아이들은 잠들기 전 부모님에게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한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편안한 순간을 이야기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인류가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스토리텔링은 인간 사이의 가장 본질적인 소통 방식이었다.
저명한 정신분석가이자 리더십 학자인 맨프레드 케츠 드 브리스 인시아드대 교수는 50여 년간 글로벌 리더들을 코칭하며 하나의 사실을 발견했다. 탁월한 리더와 평범한 리더의 차이는 스토리텔링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간을 ‘호모 내러투스’, 즉 이야기하는 존재로 정의하며 스토리텔링을 단순한 말하기 기술이 아닌 리더십의 본질로 정의한다.
“그러니까 말이야…”로 시작하는 이야기의 마법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이야기하는 사람의 생각이나 의견, 아이디어에 자연스럽게 공감한다. 이야기에 점점 더 빠져들수록 이야기가 불러일으키는 기쁨, 혐오, 분노, 슬픔, 불안, 공포, 놀라움 같은 감정을 함께 느끼게 된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듣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연민과 공감, 관용과 존중 같은 가치를 배운다. 스토리텔링 기술은 기억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방대한 정보를 구조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시간을 초월해 다른 사람의 삶과 경험에 연결되는 장치이며 나와는 다른 관점을 지닌 사람들의 삶에 이입해 그간 떠올리지 못했던 새로운 생각을 창발하는 창의성의 원천이다. 게다가 이야기는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데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원하는 결과를 이루거나 능력을 익히는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들려줄 때 그 이야기를 믿으며 생기는 자신감은 자기실현적 예언이 될 수 있다. 신라시대부터 내려온 소위 ‘서동요 전략’이 현재 시대에도 유효한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