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Column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채용 문화에 크게 두 가지 변화를 일으켰다. 첫째는 채용 방식이다. 과거 대기업 공채는 ‘그물로 물고기 잡기’였다. 많은 지원자 가운데 일정한 스펙에 부합하는 일부를 골라내는 형태다. 하지만 요즘은 정기 공채보다 수시 채용이 흔하다. 이를테면 ‘작살로 물고기 잡기’라 할 수 있다. ‘어떤 경험이 있고, 어떤 업무를 했으니 특정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타깃 리쿠르팅’이다. 둘째는 ‘덜 뽑는다’는 것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이 시작되면서 채용 인원이 크게 줄었다. 대면으로만 가능할 것 같던 보험 영업과 제약사 세일즈, 약국 처방까지도 DT로 가능한 시대가 됐다. 더 이상 인력이 필요 없는 직군이 생기면서 채용 규모는 앞으로 더 줄 것으로 예상된다.
요약하면 직무 중심의 소규모 수시 채용이 트렌드가 됐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트렌드하에서 평판 조회는 기업들에 무엇보다 중요한 채용 도구가 됐다. 직무 수행에 필요한 경험과 역량을 갖췄는지, 채용 대상자가 실제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췄는지를 과거의 평판에 비춰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남이 써주는 이력서’나 ‘보이지 않는 이력서’라 할 만하다. 과거엔 외국계 기업이나 대기업 정도에서나 평판 조회를 활용했는데 몇 년 전부터는 스타트업이나 공공기관, 공무원 채용 등에도 사용되는 추세다. 평판 조회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임직원이나 구직자 개개인들에겐 평판을 관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MZ세대 직장인에게도 평판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일선 인사부장들의 바람과 달리 MZ세대는 ‘이직을 하는 것도 실력이고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나랑 조직의 핏(Fit)이 제대로 맞지 않으면 이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 자칫 이러한 사고 과정에서 어차피 이직할 것이니 지금 직장의 평판은 중요치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다른 업계로 자리를 옮기면 평판 역시 ‘리셋’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업들의 평판 조회가 갈수록 철저해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생각은 위험할 수 있다.
MZ세대가 좋은 평판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먼저, MZ세대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타파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돈 받는 만큼만 일한다거나’ 혹은 ‘나는 오너십이 없다’는 식의 편견을 깨 보자. 내 업무가 아니더라도 나의 이력에 도움이 될 만한 새로운 프로젝트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손을 들도록 하자.
내 편을 적어도 세 명은 만들어 두자. 이직할 회사의 평판 조회에 대비한 것이다. 본인의 업무 역량 및 성과를 얘기해줄 직속 상사, 협업 능력에 대해 답해줄 동료, 본인의 리더십에 대해서 언급할 후배 등 최소 3인을 추천인으로 확보해야 한다. 평판을 속이라는 뜻이 아니라 공정하고 객관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참고인을 확보해 두라는 의미다. 사내에서 나보다 경력이 많은 롤모델을 선정하고, 멘토를 부탁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의 능력을 끌어올릴 기회일 뿐만 아니라 좋은 평판을 전하는 우호적인 메신저도 확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간관리자 이상으로 올라가면서는 내부의 적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 나에게 비판적인 소수 그룹이, 경우에 따라선 전체 평판을 쥐고 흔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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