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리테일 시장이 양극화됐다. 온라인 시장은 유례없는 성장을 기록한 반면 오프라인 시장은 큰 타격을 입었다. 도심의 수많은 점포, 대형 백화점을 비롯해 길게는 수백 년에 이르는 역사를 가진 가게들이 잇따라 폐업하는 등 전 세계 리테일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오프라인 리테일 시장의 침체를 앞당긴 걸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한다. 팬데믹이 오프라인 리테일 시장에 결정적인 타격을 줬다고 흔히 생각하지만 이전부터 오프라인 리테일 시장은 온라인에 뒤처져 왔다는 것이다. 불충분한 재고, 찾기 힘든 상품, 고객이 원하지 않는 직원의 판촉 활동, 높은 가격 등 오프라인 매장은 여러 면에서 고객이 불편을 겪게 했다. 기껏해야 원하는 상품을 구매해 바로 가져올 수 있다는 것 정도가 장점이었지만 요즘은 몇몇 온라인 쇼핑몰도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프라인 리테일 시장은 그야말로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던 셈이다.
반면 온라인 리테일 기업은 업계의 규칙을 바꾸며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아마존이 대표적이다. 1994년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제조 기업이나 소규모 리테일 업자들이 제품을 팔 수 있도록 시장을 열어주는 마켓 플레이스 사업으로 리테일 시장을 장악했다. 거대 마켓 플레이스 기업이 무서운 건 사업 영역에 한계가 없다는 점이다.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곧 리테일 기업이 돼 자체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금은 의료, 금융, 교육 등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