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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세포마켓의 등장과 진화

“콕 집어 추천” 신뢰 바탕으로 ‘세포 마켓’ 쑥쑥

윤여진,박기완 | 297호 (2020년 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소비자이자 판매자인 셀슈머가 주도하는 1인 마켓, 즉 세포마켓 시장이 인스타그램의 성장에 힘입어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인스타그램이 유튜브에 대항하는 커머스 플랫폼으로 떠오르면서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들을 중심으로 개인 마켓이 활발하게 형성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판매자는 오랜 시간 편집 없이도 손쉽게 게시물을 업로드하고, 재고 상황을 공유할 수 있고, 고객은 판매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접점을 유지할 수 있다. 이 같은 세포마켓에서는 팔로워 수보다도 댓글이나 ‘좋아요’ 같은 참여, 즉 인게이지먼트(engagement)가 더 중요하다. 세포마켓을 활용하고 싶은 제조업 브랜드들 입장에서 타깃 고객의 참여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핏(fit)이 맞는 인플루언서를 찾아야 하는 이유다.


편집자주
본 기사는 필자들이 공저한 『나는 세포마켓에서 답을 찾았다』(2020, 미래의 창)의 내용을 요약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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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을 바탕으로 자기만족을 추구하면서 유급으로 생산 또는 유통을 개별적으로 수행하는 개인 마켓1 , 바로 세포마켓의 정의다. 이 세포마켓은 소비자이자 판매자인 셀슈머가 주도하는 1인 마켓이다. 이 1인 마켓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하기 전에도 존재했다. 쿠팡, G마켓, 11번가 등의 오픈 마켓(판매자가 구매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중개 시장) 역시 개인이 상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1인 플랫폼이다. 단 이 플랫폼에서는 누구나 판매할 수 있긴 하지만 판매자 입장에서 제품 차별화가 어려우므로 최저 가격에 의존해야 한다. 이처럼 쿠팡 같은 대형 업체까지 판매와 배송에 직접 뛰어들면서 개인 판매자들의 입지는 더욱 약화되고 있다.

SNS, 블로그, 스마트 스토어 등 다양한 플랫폼의 발달로 유통과 판매가 민주화되면서 세포마켓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세포마켓의 발전을 견인하는 것은 ‘인스타 마켓’이다. 즉,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를 기반으로 한 세포마켓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소규모 판매업의 특성상 인스타 마켓의 시장 규모를 정확하게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2020년 2월 기준 인스타그램 세포마켓과 관련된 해시태그인 ‘#마켓’과 ‘#마켓중’을 검색하면 각각 190만 건, 14만 건의 게시물이 쏟아져 나온다. 인스타 마켓은 백화점, 편집숍, 홈쇼핑과 같은 기존 유통 채널과 경쟁•협력하면서 전통적인 유통 체계를 흔들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17년 3월부터 ‘SNS 인플루언서 마켓’ 팝업행사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으며, 같은 해 12월 인플루언서 편집숍인 ‘아미마켓(Amie Market)’을 오픈해서 운영 중이다. 플리마켓(flee market)도 발전을 거듭하며 인플루언서들이 고객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5년 시작한 유명 플리마켓 ‘띵굴시장’에는 매번 다양한 인플루언서의 상품들이 모여든다.

쇼핑 플랫폼으로서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의 파급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인스타그램이 SNS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2015년 15%에서 2019년 26%로 증가했고2 , 매월 사용자만 10억 명이 넘는다. 이런 인스타그램이 이제는 명실상부한 쇼핑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2019년 5월, 인스타그램 비즈니스 및 미디어 총괄 부사장인 짐 스콰이어스는 한국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인스타그램의 미래를 두고 ‘생산•판매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쇼핑 플랫폼’이라 말하기도 했다. 전 세계 13개국 13∼64세 2만1000명의 인스타그램 사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인스타그램 사용자의 92%가 인스타그램에서 상품을 보고 구매 관련 행동을 했고, 85%가 상품 정보를 검색했으며, 63%가 브랜드 웹사이트 혹은 앱을 방문했고, 35%가 직접 구매한 적이 있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인스타그램에서 비즈니스 관련 게시물은 2018년 대비 2019년 50% 정도 증가했고, 2019년 기준으로 2500만여 개 비즈니스 프로필이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상품을 확인한 뒤 온라인 매장 사이트로 이동이 가능한 ‘쇼핑’ 기능이 추가되면서 약 1억3000명의 사용자가 이 기능을 통해 상품을 구매했다. 최근 미국에서 마케터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89%가 인스타그램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플랫폼이라고 대답했을 정도다.3 이런 흐름을 타고 인스타그램은 이른 시일 내로 앱 내에 자체 결제 서비스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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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마켓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인스타그램이 ‘관심’을 기반으로 일상적 소통을 장려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의 알고리즘은 사용자 관심사에 따라 콘텐츠를 노출한다. 사용자가 많이 검색하는 해시태그, 댓글과 ‘좋아요’ 등의 참여를 한 게시물, 본인 피드에 올리는 게시물에 관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그 결과에 따라 뉴스피드 및 ‘검색과 탐색’ 탭에 인기 게시물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수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메가 인플루언서가 있어도 해당 분야에 관심 없는 사용자는 그의 게시물을 마주하지 못할 확률이 크다. 이처럼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들과 팔로워들의 관심과 취향은 대개 동질적이다. 인플루언서는 표적 시장의 대표적 페르소나인 경우가 많고, 팔로워들은 그런 관심과 취향을 지지한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이 이미지와 영상을 매개로 하고, 실시간 댓글, DM(Direct Message, 개인 메신저) 등으로 소통도 가능하기 때문에 팔로워들은 인플루언서를 친밀하게 느낀다. 이렇게 팔로워가 인플루언서에게 느끼는 친밀감은 상품에 전이돼 브랜드 및 상품과의 심리적 거리까지 좁혀준다.4

인플루언서의 일상에 녹아든 상품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스토리텔링 소재다. 소비자를 대변하는 인플루언서가 발품 팔아 발굴한 상품은 인플루언서 특유의 색채, 특별한 의미를 띠게 된다. 이 연장선상에서 최근 팔로워가 몇천 명 정도 되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도 각광받고 있다. 수만 명에서 수십만 명이 넘는 팔로워들을 거느린 메가 혹은 매크로 인플루언서들이 범접하기 힘든 연예인 같은 존재라면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은 ‘능력 있고 잘나가는 옆집 언니나 형’으로 인식된다. 따르는 사람의 수는 적어도 동질적인 사람들이 끈끈하게 모여 있다면 마케팅 효과는 더 클 수 있다. 신뢰를 기반으로 형성된 커뮤니티기 때문에 구매 전환율이 높다. 많은 수수료와 비용을 치러야 하는 메가, 매크로 인플루언서들에 비해 제조업체에서 부담해야 하는 금액도 상대적으로 적다. 이들은 더 적은 수의 브랜드와 협업하고, ‘친구나 동생 같은 팔로워’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쌓은 애정을 바탕으로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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