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코로나19 확산과 같은 비상 경영 체제에서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는 비즈니스 연속성 확보에 도움이 된다. RPA가 단순 반복 업무를 처리하는 동안 임직원이 전례 없는 위기를 타개하는 고난도, 고부가가치 업무를 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과 결합한 RPA, 즉 지능형 자동화 봇을 사람을 대체할 ‘인력’으로 보는 디지털 워크포스 개념까지 등장했다. 이런 디지털 워크포스는 주문량이 급격하게 늘어난 식품 및 의약품, 의료용품 제조 업계 등에서 원활한 공급망을 유지하고 추가 자재 등을 원활히 확보하는 데 특히 유용하다. 기업들이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면 로봇과 사람이 협업할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의 전환을 꾀해야 한다.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인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국내외 기업들이 임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에 다시 한번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미 2018년 7월 처음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차출퇴근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 근무시간 관리에 직원 자율권을 부여하는 재량 근로제가 시행되기 시작했다. 일부 기업이 신속하게 시차출퇴근제, 재택근무 등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유연한 HR 체계와 재택근무가 가능한 IT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화상회의 솔루션인 줌(Zoom), 구글 행아웃 미팅(Hangout Meet), 시스코 웹엑스(Webex) 등이 상용화되면서 매일 업무 회의를 진행하고 서로 업무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풍경도 더는 낯설지 않게 됐다.
코로나19 이후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언택트(Untact)’ 문화의 확산으로 IT 인프라 기반의 재택과 유연 근무가 지금보다 보편화될 것이다. 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자동화로 인해 사람은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업무에 집중하고 나머지 업무는 로봇에 맡기는 ‘인력 재배치’가 선택이 아닌,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 될 것이다.
전례 없는 위기, 사업 연속성을 확보하는 RPA여러 새로운 기술 중에서도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위한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obotic Process Automation, 이하 RPA)’는 비상 경영 체제에서 사업연속성을 확보하고 핵심 업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RPA는 반복적이고 전형적인 대량의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봇(Bot)이다. RPA가 사람을 대신해 조회, 비교, 입력 등 단순 반복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해주면 나머지 직원들은 보다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RPA의 역할은 빛을 발한다. 로봇 소프트웨어 봇이 단순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동안 인간이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을 타개하는 고난도, 고부가가치의 업무를 담당할 수 있도록 업무 재배치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 상황에서 RPA는 그 어느 기술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다양한 산업의 프로세스를 혁신할 수 있다. 특히 공중 보건 위기 속에서 재난 극복 과정의 속도와 효율성을 대폭 향상시킨다. 대표적인 예로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를 들 수 있다. WHO에서는 소프트웨어 봇을 활용해 임상 데이터를 수집한다. 의료 종사자가 일일이 입력하지 않아도 소프트웨어 봇이 자동으로 임상 데이터를 자료 양식에 맞춰 빠르고 정확하게 기입하며 봇 스스로 임상 테스트를 기획하고 실험해본 뒤 e메일로 결과를 보고해준다.
민간 기업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IT 아웃소싱 업체 팩테라(Pactera)는 RPA를 기반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직원들의 감염 위험도를 평가하는 ‘팩테라 직원 리스크 평가 도구(Pactera Employee Risk Assessment Tool)’를 개발했다. 오토메이션애니웨어의 소프트웨어 봇인 아이큐봇(IQ Bot)을 기반으로 한 이 솔루션은 사람이 데이터를 읽고 처리하듯이 인지 자동화(Cognitive Automation) 기술을 통해 비정형 데이터를 정형화하고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자동화한다.
실제로, 팩테라 직원 리스크 평가 도구는 사람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 뒤 외부에서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직원의 코로나19 감염 위험도를 확인한다. 그리고는 감염된 경우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한다. 이때 데이터 수집과 분석은 기업이 임직원들의 동의를 얻어 받은 휴대전화 번호를 통신사에 확인 요청하고, 통신 기록을 기반으로 출장 동선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다음 봇은 통신 기록 기반의 임직원 출장 동선과 확진자 동선을 비교해 코로나19 감염 위험도가 있는지 판단한 뒤, 임직원 본인과 기업에 알려주는 e메일을 자동 전송한다. 이런 접근을 통해 기업은 임직원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적극적으로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마카오에 위치한 오토메이션애니웨어 기술 파트너사 넷크래프트(NetCraft)는 마카오 현지의 코로나19 발생 현황을 보여주는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소프트웨어 봇을 통해 5∼15분마다 5개의 핵심 소스로부터 데이터를 취합해 대시보드에 업데이트하고 있다. 봇 스스로 데이터를 업데이트하기 때문에 사람 손이 가지 않으며, 누구나 웹사이트에 접속하기만 하면 마카오 감염병과 관련된 정보를 한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사용자들은 이 GPS 기반 대시보드에서 코로나19 환자 발생 지역, 병원 대기 시간, 지역별 마스크 재고량, 은행 상황 등 소프트웨어 봇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는 다양한 최신 정보를 편리하게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