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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9. 공유 오피스 혁신? 기대만 앞섰던 ‘위워크’

일의 ‘뉴패러다임’ 기대했지만
부동산 임대사업 한계 못 넘어

김선우 | 287호 (2019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애덤 뉴먼이 이끄는 위워크는 뉴욕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공유 오피스를 확장하며 주목을 받았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비롯한 투자자들이 위워크를 높게 평가했던 이유는 이 회사가 프리랜서나 작은 스타트업 종사자들에게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며 ‘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아날로그적인 부동산 임대 사업이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없었다. 기업가치 폭락 후, 뉴먼은 자신이 가진 경영권을 소프트뱅크에 넘기는 조건으로 10억 달러 이상을 챙겨가며 악당 이미지를 굳혔다.




위워크1 의 추락이라는 비극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2명이다. 한 명은 위워크의 공동 창업자이자 전 CEO인 애덤 뉴먼(Adam Neumann)이고 다른 한 명은 위워크의 가장 큰 투자자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다. 둘은 죽이 잘 맞는 사이였다. 손 회장은 ‘기업의 잠재력은 창업자의 야망의 크기보다 클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공격적이고 대담한 창업자를 좋아한다. 뉴먼은 손 회장이 좋아하는 바로 그런 류의 창업자였다. 하지만 무모할 정도로 너무 대담하고 꿈이 커서 문제였다.

창업자가 1000만 달러를 투자해 달라고 하면 손 회장은 “그럼 10억 달러를 주면 어떻게 할 수 있는데”라고 물어보는 사람이다. 그럼 창업자는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그렇게 큰돈은 상상해본 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뉴먼은 달랐다. 그는 손 회장에게 “10억 달러가 아니라 100억 달러를 주면 별을 따올 수 있다”고 말하는 그런 창업자였다. 이렇게 잘 맞는 투자자와 창업자 관계를 찾기도 힘들지 않을까.

이런 두 사람의 합작으로 한때 기업가치가 470억 달러까지 올랐던 위워크는 2019년 말 파산할지도 모르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올해 스타트업 기업공개(IPO) 계획 중 큰 주목을 받았던 위워크의 IPO는 물 건너간 지 오래다. 기업 가치 평가는 잘나가던 때의 6분의 1 수준인 80억 달러로 떨어졌고 11월 말 전체 인력의 약 19%인 2400명을 감원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위워크의 이런 추락은 근래에 보기 드문 최악의 스타트업 실패 사례로 불리고 있다.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한 뉴먼은 회사에서 쫓겨났다. 그 와중에도 10억 달러를 넘게 챙겨서 나갔다. 위워크가 자신의 다음 알리바바라고2 공언하면서 위워크의 가치를 혼자서 견인하다시피 한 손 회장의 평판에는 흠이 갔다. 올해 초만 해도 실리콘밸리 최고의 실력자로 불렸던 그다.

이렇게 위워크가 추락하게 된 데는 뉴먼 창업자의 잘못이 가장 클 터이다. 뉴먼은 기업 적자가 쌓여가는 가운데서도 개인 이득을 챙기는 데 몰두했다. 하지만 손 회장의 잘못된 판단도 한몫했다. 손 회장은 어쩌면 단순한 부동산 기업에 지나지 않는 위워크의 가치를 너무 높게 책정하면서 거품을 만들었다. 기업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면서 성장 외에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아 창업자를 응석받이로 만들었다는 비판도 받는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차례대로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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