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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경영: 닌텐도 라보 이야기

기술보다 ‘놀이’라는 업의 본질을 지키다

이경혁 | 261호 (2018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닌텐도는 2017년 휴대 가능한 콘솔 게임기기 ‘스위치’를 내놓으면서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둔다. 그리고 2018년 초 ‘라보’라는 종이 공작 놀이세트를 내면서 스위치와 라보를 연결해 놀 수 있도록 만들었다. 100년이 넘은 회사가 여전히 ‘게임’과 ‘놀이산업’ 화제의 중심에 위치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닌텐도는 언제나 오락 산업의 중심을 잃지 않고 있었다. 둘째, 업의 본질이 동시대의 트렌드 안에서 어떻게 변화해야 살아남는지에 집중했다. 마지막으로 기술에 매몰되기보다는 ‘놀이’라는 업의 본질에 무게를 뒀다.

편집자주
현대사회에서 게임은 세계를 비추는 하나의 거울이자 많은 사람의 생활 공간이며, 동시에 첨단의 미디어이기도 합니다. 게임이 구성되는 원리, 스토리와 캐릭터에 반영되는 철학과 사람들의 행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라는 또 하나의 게임판에서 생사를 건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경영자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국내 최고 게임칼럼니스트 이경혁 게임연구자가 ‘게임과 경영’을 연재합니다.



들어가며
2018년 1월 독특한 신제품 소개 영상이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 돌기 시작했다. 이미 전년도에 ‘스위치’라는 새로운 컨셉의 게임 기기를 출시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던 게임회사 닌텐도의 로고로 시작한 동영상은, 그러나 게임 같지 않은 무언가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널찍한 골판지에 무언가를 인쇄하더니 이내 손으로 이를 뜯어 뭔가를 끼워 붙이면서 만드는 모습을 보여줬다. 피아노 건반처럼 보이는 골판지로 만든 모형에 ‘스위치’ 게임기의 컨트롤러와 휴대용 화면이 끼워지는 순간 사람들은 경악했다. “닌텐도가 또 뭔가를 만들었구나!”

삽시간에 엄청나게 회자된 동영상은 골판지 모형을 조립해 기존의 닌텐도 게임기 ‘스위치’를 새로운 장난감으로 만드는 모습을 보여줬다. 골판지로 만든 피아노 건반을 치면 실제 피아노 소리가 나고, 낚싯대를 만들어 낚싯줄을 휴대용 화면에 이어 붙이면 진짜 낚싯대를 당겨 가며 플레이하는 낚시 게임기를 만들 수 있었다. 오토바이 핸들로 조작하는 레이싱 게임, 엑셀 페달이 달린 자동차 게임을 넘어 아예 휴대용 컨트롤러의 진동을 활용해 걸어 다니는 로봇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장난감이다. 닌텐도 ‘라보’의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닌텐도 라보’는?
‘닌텐도 라보’는 분명 게임회사가 내놓은 콘텐츠이고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지만 그렇다고 게임 자체에 완전히 포커싱이 맞춰진 제품도 아니다. 라보의 주력 상품인 버라이어티 패키지 안에는 ‘토이콘(Toy-con)’이라고 불리는 골판지 제작품을 만들 수 있는 골판지 시트와 고무줄, 스펀지 등이 들어 있다. 라보를 구매한 사람은 게임팩을 기기에 꽂아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설명서대로 골판지를 뜯어내고 조립해 무언가를 만들어야 하고, 그 결과물에 원래 가지고 있던 ‘닌텐도 스위치’ 제품의 부속들을 합체해야 한다.

그렇기에 라보는 게임 콘텐츠 상품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레고’나 ‘과학상자’처럼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재미에 좀 더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골판지를 조립해 만든 오토바이 핸들에 게임 디스플레이를 부착해 실제 오토바이 운전하는 것과 같은 게임을 즐긴다고 하더라도 게임 자체보다는 그 제작 과정에서의 즐거움이 훨씬 더 크다. 재질이 골판지라는 점이 이를 강하게 뒷받침한다. 애초에 낚싯대나 핸들 자체가 중요했더라면 튼튼한 플라스틱이나 금속 소재로 된 별도의 제품을 출시하는 게 합리적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닌텐도는 라보의 조립 과정과 완성품의 작동 방식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조립 과정은 종이 매뉴얼이 아닌 스위치 게임기의 화면을 통해 3차원 그래픽 동영상으로 제공된다. 직접 손으로 잘라 붙이고 끼워 맞추는 과정을 통해 완성된 제품은 내부 구조를 살펴보기 좋게 돼 있어 내가 만든 장치가 어떤 기계적 작동을 하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형태다. 성인들도 어린 시절 한 번씩은 해봤던 종이 공작과 같은 만들기의 재미가 손끝과 머릿속에서 느껴질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한마디로 라보는 만드는 재미에 충실한 디자인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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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 라보의 원전
종이 공작과 같은 만들기의 즐거움은, 그러나 어린 시절 공작의 추억에 머물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는 차별점을 통해 거듭난다. 어쨌든 라보는 단순한 골판지 세트가 아니라 게임회사 닌텐도의 최신 게임 기기에 덧붙는 제품이라는 점이다. 닌텐도 스위치가 없다면 라보도 없다.

2017년 첫선을 보인 닌텐도의 차기 게임 콘솔기기 스위치는 어느덧 8세대로 진입하기 시작한 게임 콘솔기기에 하이브리드 컨셉(가정용+휴대용)을 표방한 제품이다. 조이콘(‘스위치’의 게임 컨트롤러)을 휴대용 디스플레이 양옆에 붙이면 휴대용 게임기가 되고, 두 개의 조이콘을 분리해 합치면 하나의 게임패드처럼 작동하기도 하며, 기기 자체를 TV나 모니터에 연결된 독에 꽂아버리면 충전과 함께 대형 화면으로 게임이 송출돼 가정용 게임기와 같은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컨셉이다. 이 제품은 상당한 주목을 끌며 2018년 상반기 기준으로 2000만 대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일반적인 인식 속에 자리하는 가정용 게임기기가 가진 이미지를 떠올려 보자. 텔레비전 근처에 적당한 부피를 차지하고 들어앉은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스위치가 선택한, 탈착이 자유로운 독특한 방식은 새로운 경쟁우위를 가져올 수 있었다. 기존의 가정용 게임기 경쟁은 주로 더욱 강력한 기능을 더해 더 화려한 그래픽과 사운드를 보여주려는 지점에서 벌어졌다. 하지만 스위치는 텔레비전 앞이 아니라 기기를 빼어 든 순간부터 아무 데서나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 그러면서도 게임기의 스펙이 여러 모바일 전용 기기 중에서는 사실상 최상위권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었다는 점 등이 차별화 포인트였다.

새롭게 디자인된 스위치 기기가 가진 특징을 닌텐도는 라보를 통해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로 전환하며 또 한번의 새로움을 일궈냈다. 탈부착이 가능한 조이콘, 무선으로 연결되는 휴대용 디스플레이, 가속 센서를 통한 조이콘의 위치와 움직임 체크 기능, 적외선 카메라와 독특한 촉감을 만들어내는 미세진동 기능은 단지 게임 플레이만을 위해 쓰여야만 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닌텐도는 캐치해 냈고, 여기에 골판지라는 클래식한 감성의 공작을 덧붙였다. 내 손으로 만드는 종이 공작, 그러나 실제처럼 작동하는 종이 공작! 고전적인 감수성이 첨단 디지털 기기와 컬래버레이션를 이뤄내는 순간이었다.

어찌 보면 게임기와 게임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는 회사가 그 기기를 가지고 이런 상상을 해낸 자체가 무척 놀라운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더 신기한 사실은 따로 있다. 닌텐도는 사실 원래 이런 걸 잘 만드는 회사였고, 스스로가 그러한 자신들의 정체성을 잊고 살아 오지도 않았다는 사실이다.

닌텐도의 역사 in 게임
닌텐도의 성공에 힘입어 이제는 널리 알려진 대로, 이 회사는 1889년 화투패를 만들어 파는 개인 상점에서 출발했다. 창업자인 야마우치 후사지로는 화가이자 장인이었다. 카드놀이에 쓰이는 ‘카루타’를 만들어 담뱃가게를 유통망 삼아 판매하는 것을 주업으로 했다. 회사 이름은 ‘닌텐도곳파이’였다.

1949년 제2대 회장이자 야마우치 후사지로의 사위였던 야마우치 세키료가 외도 등의 가정 문제로 잠적해버려 회장 자리가 비자 창업자의 외손자인 야마우치 히로시가 그 자리에 올랐다. 와세다대 법학부에 재학 중이던 히로시는 자퇴 후 20대의 젊은 나이에 닌텐도의 지휘권을 잡았다. 이때까지 닌텐도의 중심을 차지하던 플레잉 카드 제작은 젊은 CEO와 함께 새 시대에 걸맞은 모습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회사 이름을 ‘닌텐도 카루타’로 바꾼 야마우치 히로시는 일본 최초의 플라스틱 코팅 카드를 발매하고 디즈니사와의 제휴 계약을 통해 디즈니 캐릭터 카드를 출시하는 등 외조부의 사업에 동시대의 트렌드를 섞어 놀이 문화의 중심을 잃지 않는 행보를 지속한다. 자신의 방향이 틀리지 않음에 확신을 얻은 야마우치는 회사 이름에서 ‘카루타’를 빼고 ‘닌텐도 주식회사’로 이름을 바꾸고 동시에 기업공개를 실행했다.

즉석 쌀밥, 택시회사, 러브호텔 등 여러 사업에 손대던 그는 결국 닌텐도의 자산은 담뱃가게에서 시작해 백화점과 완구점까지 뻗어 나간 강력한 유통망과 사업의 본질에 자리한 오락 콘텐츠임을 깨달았다. 할아버지의 카드를 세련되게 재창조해 효과를 본 그는 다음 시대의 오락거리가 될 수 있을 보다 획기적인 무언가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신규 사업 부서에서 처음으로 가져온 괴짜 작품은 곧바로 회장의 승인을 얻어 개당 800엔의 가격으로 팔리기 시작했다. 닌텐도의 첫 번째 완구 상품, ‘울트라 핸드’였다.

‘울트라 핸드’가 100만 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성공하자 닌텐도는 울트라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새로운 장난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1970년대 초중반에 쏟아진 이들 장난감은 유사 제품, 카피 제품을 통해 한국에도 꽤나 알려진 제품들이 적지 않다. 울트라 핸드와 러브 테스터 등이 대표적이다.

그 과정에서 야마우치의 감각을 건드린 것은 비디오 게임기였다. 1975년 이미 미국에서 아타리 등의 게임사들이 텔레비전에 연결해 쓸 수 있는 가정용 게임기들을 출시해 상당한 인기를 모으고 있었다. 미국 제품들을 수입해 일본에서 판매하는 것으로 시작된 닌텐도의 비디오게임 사업은 점차 발전했고, ‘게임 앤 워치’에 이르면서 해외 수출에서 본격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1983년 비디오게임사에 한 획을 그은 가정용 게임기 ‘패미콤’이 출시되면서 닌텐도는 본격적으로 비디오게임의 대명사와 같은 지위를 획득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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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로부터 배워야 할 것
이제는 그다지 새로울 것 없어 보이는 닌텐도의 역사 이야기를 굳이 꺼내 든 것은 닌텐도의 라보가 갑자기 툭 하고 튀어나온 별종이 아니라 그들이 늘 걸어왔던 길의 연장선상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결과물이라는 점을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화투패와 카드를 만들던 회사가 휴대용과 가정용을 섞어놓은 하이브리드형 비디오게임기를 만들어 내고 여기에 장난감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골판지 공작이 가능한 무언가를 덧붙여가는 과정은 닌텐도라는 회사가 수십 년간 걸어왔던 길의 축소판으로 볼 수 있는 구석들이 적지 않다. 라보의 출시가 닌텐도 고유의 철학과 엮이는 지점들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해볼 수 있을 것이다.

1. 닌텐도는 언제나 오락 산업의 중심을 잃지 않았다
카드에서 완구로, 완구에서 게임으로 상품은 변하고 콘텐츠는 달라졌다. 1889년에 설립된 회사가 지금까지도 최신의 트렌드로 거론된다는 점은 이 회사가 얼마나 끝없이 자기 혁신을 해 오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결과면서 동시에 그 많은 변화 속에서 중심에 자리하는 업의 본질만큼은 결코 놓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3대 회장이었던 야마우치 히로시가 새로운 활로를 찾으며 더듬었던 여러 가지 신규 비즈니스 중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한 사례도 있었고 실마리를 찾지 못해 실패한 케이스도 있었다. 그러나 닌텐도의 선택은 문어발식의 무차별 사업 확장이 아니라 핵심 가치로부터 뻗어 나갈 수 있는 가능성들을 향했다. 화투패 제작사가 러브호텔과 즉석 쌀밥을 걷어내고 다음 행보로 ‘울트라 핸드’ 같은 완구를 택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들의 업에 대한 확신과 신뢰가 바탕이 됐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2. 업의 본질이 동시대의 트렌드 안에서 어떻게변화해야 살아남는지에 집중했다
놀이산업이라는 업의 본질을 중심에 꽉 쥐고 있되 닌텐도는 그 본질이 시대와 환경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폭을 가늠했다. 종이로 만들던 화투패에 석회 가루를 입혀 내려치는 맛을 더했고, 전후 미국 대중문화의 대규모 붐업 시기에 디즈니 캐릭터 라이선스를 도입했다. 동시대 대중문화 지형이 변화하면서 일본의 놀이문화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 결과였다.

여러 가지 신기한 장난감을 만들어내는 데 신규 비즈니스 연구 역량의 상당 부분을 투여할 수 있었던 선택 또한 이러한 부분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당대 신기술에 익숙한 젊은 공학도들을 연구 전면에 배치하고 그들의 괴짜스러워 보일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받아들여 만들어낸 장난감들은 기술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놀이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남들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카드놀이에서 기계식 장난감과 전자장치 장난감을 거쳐 비디오게임에 이를 수 있었던 힘은 비디오게임기라는 장치가 주는 선입견까지도 ‘기기’가 아니라 ‘장난감’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의 단초를 제공하며 전혀 새로운 방식의 라보라는 프로젝트를 일궈내는 데까지도 영향력을 미쳤다.

3. 기술에 매몰되기보다는 ‘놀이’라는 업의 본질에 무게를 뒀다
닌텐도의 선택들을 결과론적으로 되짚어 본다면 ‘기술에 집중하되 본질에 무게를 둔다’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고사양 고스펙’의 게임기로 퍼포먼스 경쟁을 벌이는 전략도 유효하지만 적어도 현재 존재하는 게임기 회사 중 가장 오랫동안 놀이 산업에 몸을 담아 온 회사 입장에서 보다 효율적인 것은 자신들이 100년이 넘게 지켜 온 놀이라는 본질에 대한 노하우일 것이다.

기술에 정통하되 단지 기술이 뽑아내는 결과의 화려함에 매료되지 않고 업의 본질에 시대정신을 얹어낼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활용도를 이끌어내는 것이야말로 비즈니스와 테크놀로지의 균형점을 잡아내는 일일 것이다. 매우 고전적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첨단에 위치하는 기술을 만나야만 현실화가 가능했던 닌텐도의 라보 프로젝트는 업과 기술이라는 관계의 적절성을 이야기할 때 빼놓기 어려운 사례가 됐다.

본질을 잃지 않는 변화의 과정을 드러내 준 라보
비단 비즈니스의 영역에만 국한되는 얘기가 아니라 세상 만물이 오랜 시간 스스로 존재하고 이어져가는 방식에는 본질을 잃지 않는 변화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본질을 놓치는 변화는 마치 석탄이 된 고생대 식물을 식물로 부를 수 없는 것과 같은 단절을 낳으며 변화 없이 현재의 존재에만 집착하는 본질은 진화에 적응해내지 못한 식물들처럼 멸종의 앞날을 피하지 못한다.

닌텐도의 라보 프로젝트가 성공적이었느냐를 평가하는 것은 지금 시점에서는 섣부른 일일 것이다. 최신 기술의 게임기기에 골판지 공작을 얹은 이 프로젝트는 어느새 몇 번 하다 보면 더 할 게 없다는, 혹은 신기함 이상의 가치는 없다는 혹평도 마주하곤 하는 결과물이다.

우리가 라보를 주목하는 이유는 단지 이 프로젝트 하나 때문이 아니다. 19세기에 놀이용품을 만들어 팔던 회사가 21세기에도 계속 이슈의 중심에서 동시대의 놀이산업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본질과 변화 사이의 균형점을 놓치지 않고 이어져 온, 닌텐도의 DNA를 우리는 라보라는 가장 최근의 프로젝트를 통해 바라볼 수 있다. 설령 몇 년의 시간이 더 흐른 뒤 라보가 결국은 실패한 무언가로 남는다 하더라도 그것이 닌텐도의 실패는 될 수 없을 것이다. 그 실패를 만든 DNA는 또 다른 프로젝트를 통해 본질을 잃지 않는 변화의 과정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소개 이경혁 게임칼럼니스트 grolmarsh@gmail.com
이경혁 칼럼니스트는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등에서 일하다 퇴사한 후 현재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게임문화 연구를 전공하고 있는 게임연구자다. 매체로서의 게임이 현대사회와 인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서 ‘게임화’하는 사회에 대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찾고 전파한다. 성균관대에서 ‘게임과 인문학’이라는 교양과목을 운영하고 있으며 시사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에 게임 관련 패널로 출연 중이다. 저서로는 『게임,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창(2016)』 『81년생 마리오(2017, 공저)』 『슬기로운 미디어생활(2018, 공저)』 등이 있다.
  • 이경혁 | 현)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게임문화 연구, 게임연구자
    현)시사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에 게임 관련 패널
    grolmars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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