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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웨이, 사물 인터넷과 플랫폼 전략 外

이미영 | 249호 (2018년 5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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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으로 주문한 제품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차 트렁크에 실려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빈집 앞에 덩그러니 놓인 택배 상자가 없어질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정해진 장소, 시간 내 주문한 상품을 찾으러 가야 하는 조급함도 사라질 것이다.

아마존은 아우디, 국제화물 운송업체 DHL과 손을 잡고 이 서비스를 시험 운영하고 있다. 고객은 정해진 시간과 날짜에 아마존이 보내는 위치 추적기를 수령한다. 이 추적기를 차량에 넣어놓으면 DHL 배송기사가 고객 자동차의 위치를 찾아낸다. 기사는 1회용 디지털 접속 코드를 사용해 트렁크 문을 열고 택배 상자를 넣는다. 트렁크가 잠기면 접속 코드는 자동 폐기된다.

한때 아마존 전자상거래, 사물인터넷(IoT) 등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한 업무를 주도했던 존 로스만은 여기서 아마존의 핵심 가치와 전략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첫째, 아마존의 고객 ‘집착’이다. 고객이 불편하다고 생각한다면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어떻게든 만들어낸다. 주문한 상품을 집 앞으로 배달하는 것도 모자라 고객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불안한 심리까지도 해소하겠다는 세심함으로 접근한다.

둘째, 연결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아마존은 고객에게 보다 편리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혀 연관성 없어 보이는 고객의 ‘자동차’를 운송 시스템에 연결했다.

이처럼 아마존은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을 연결하는 고리를 만들어 창의적인 방식으로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고객에게 선사했다.

스피커 ‘알렉사’를 통해 고객이 필요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미리 제공하는 센스를 발휘한다. 작은 막대기 형태의 ‘대시’를 조정하면 기저귀나 정수기 필터, 세탁기 세제를 다 쓰기 전에 구매할 수 있도록 편리함을 제공한다. 아마존이 인공지능(AI), 빅데이터만큼 그것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IoT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다.

고객의 삶과 연결된 정보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로 이어진다. 아마존은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전자책 기기인 킨들을 팔면서도 커다란 수익을 얻는다. 고객들이 킨들을 이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구매하기 때문이다. 알렉사도 다른 기업들이 활용하는 음성 대화용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존 로스만은 아마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10가지 원칙으로 정리해 소개했다. 아마존만 가능한 성공 스토리가 아니다. 고객에게 집착해 미처 가렵다고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미리 긁어주고, 유연한 사고를 통해 전혀 연관성이 없는 사물과 제품을 연결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기존 사업에서 어떻게 새로운 비즈니스로 확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면, 생각은 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다면 존 로스만의 제언을 참고해볼 만하다. 단, 조건이 있다. 시도했다가 실패한 경험을 용인하고 그것을 다시 새로운 도전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
하다. 아마존이 1년 만에 1억7000만 달러를 날려버린 ‘파이어 폰’ 실패 사례 앞에 당당한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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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서관은 170만 유튜브 구독자를 거느린 콘텐츠 크리에이터다. 그는 덜 알려진 게임을 풀어가면서 인터넷 방송을 한다. 그가 연간 벌어들이는 돈은 무려 17억 원.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그가 어떻게 인터넷 유저들을 열광시키는 1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대도서관은 평범한 사람도 충분히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관건은 열정과 성실함이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가 있어야 하고, 독자가 많든 적든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끈기가 필요하다. 1년만 눈 딱 감고 해보자. 쓸데없고 재미없다고 느꼈던 내 얘기에 사람들이 귀 기울이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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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변수가 많아 뚜렷한 답을 규정하기도 힘든 세상이다. 이런 상황에 맞춰 기업도 변해야 한다. 더 민첩하게 움직여 빨리 실행하고 실패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가야 한다. 이때 핵심은 기존과 다른 형태의 사업과 조직이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기업들을 생각해보자. 대부분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토대로 위험을 감수하며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보수적이고 위계적이며 경직된 한국 기업들도 미래 조직문화를 도입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인재 선발 기준, 인재를 가르치는 방식, 팀 운영 방식 등 미래 조직을 꾸릴 수 있는 실천 방안을 세세하게 알려준다.

이미영 기자 mylee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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