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KGSB Knowledge

세계 1위 주류업체 마오타이의 비밀

248호 (2018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저우언라이가 대장정 시절 맛본 이후 중국 공산당의 공식 만찬주가 된 프리미엄 바이주(고량주) 브랜드인 구이저우 마오타이는 2012년 중국 정부의 반부패 캠페인의 철퇴를 맞아 1년 만에 주가가 반 토막 났다. 그러나 2014년 이후 판매량과 순이익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며 2017년 마침내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의 주류업체가 됐다. 이런 롤러코스터 같은 부활의 원인을 두고 회사 측과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린다. 회사 측은 이제 마오타이가 공공기관 연회에서 마시는 술이 아니라 가족, 개인 모임에서 마시는 국민주로 포지셔닝하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한다. 그러나 외부 전문가들은 마오타이의 주 소비층인 40세 이상 중산층 남성의 인구와 소득이 증가한 것이 주요인이며, 업무비로 마오타이를 마시기 어려워진 공무원들이 사비로 구입하기 시작한 것도 착시현상을 가져오고 있다고 말한다. 어쨌든 당분간은 마오타이가 세계 1위 주류업체의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113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나 나올법한 컴백 스토리다. 3년 전,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酒廣)는 궁지에 몰렸다. 과거 이 회사는 중국 최고의 주류업체로 인정받았고 마오타이는 중국 정부가 여는 모든 연회에 등장하는 필수 아이템이었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의 부정부패 추방 캠페인에 큰 타격을 입었다. 영업이익과 주가 모두 곤두박질쳤다. 마오타이 주가는 14개월 동안 약 50% 하락해 2014년 1월에는 1주당 119위안(약 2만 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후 상황이 급반등했다. 놀라운 기세로 회복하기 시작한 마오타이는 2017년 4월 조니워커 등 다수의 유명 브랜드를 소유한 디아지오를 뛰어넘으며 글로벌 기업가치 1위의 주류회사가 됐다.1 또 2017년 12월 중순에는 주가가 650위안(약 11만 원)을 넘어가며 상하이 주식시장에서 가장 비싼 종목이 됐다. (2018년 1월에는 788위안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림 1))

114


마오타이의 부활에 대해서는 논란이 없지 않다. 어떤 사람들은 마오타이의 주가 회복이 중국 국가부주석인 왕치산(王岐山)이 반부패 캠페인의 고삐를 다소 늦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본다. 다른 이들은 마오타이의 성공이 중국 중산층을 타깃으로 재빠르게 리브랜딩한 성공적인 결과라고 말한다. 국영 통신사인 신화통신사는 2017년 11월 마오타이의 치솟는 주가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경고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 신화통신은 이 회사의 주식이 “액체로 된 금”이라며, 투기 심리가 주가 상승을 일부 부추겼을 것이라 시사했다.

마오타이는 어떻게 이런 놀라운 컴백을 이룰 수 있었을까?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이 흔히 그렇듯 마오타이 역시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깊은 사연이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국민주(酒)

중국의 1위 바이주(白酒, 고량주) 브랜드로서 독보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던 마오타이의 추락은 드라마틱했다. 1970년대 닉슨 대통령의 역사적 중국 방문에 동행했던 미국 CBS의 저널리스트 댄 래더는 수수가 원료인 바이주를 마셔보고 나서 ‘액체로 된 면도날’ 같은 맛이라 평하기도 했다. 또 『바이주』라는 제목의 중국 독주 입문서를 쓴 데릭 샌드하우스는 이렇게 말했다. “마오타이는 아주 강한 브랜드를 갖고 있다. 미국 시장에는 이와 비교되는 대상이 없다. 중국의 독주 시장은 바이주라는 하나의 술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으니까.”

중국인들의 바이주 사랑은 놀라울 정도다. 국제 주류 연구기관인 IWSR의 조사에 따르면 2016년 중국 사람들은 이 ‘국민주’를 12억 1000만 상자2 마셨다. 마오타이 등 중국 내 바이주 소비는 중국 전체 독주 시장의 99.6%를 차지한다.

중국에서 ‘국민주’라는 말에는 남부에서 주로 마시는 황주(黄酒) 등 다양한 전통주가 포함된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인기 있는 것은 역시 바이주다. 샌드하우스는 그 이유를 중국의 근현대사에 근거해 설명한다.

“바이주는 이전부터 있었던 황주보다 훨씬 세고, 가격이 저렴해 중국의 농민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반면 상류층은 계속해서 황주를 즐겨 마셨다. 1949년에 중화인민공화국이 설립된 이후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지위가 높아지면서 그들이 선호하는 주류의 가치도 함께 올라갔다.”

다른 바이주 브랜드는 마오타이의 인기를 따라갈 수 없었다. 공산당의 지도자였던 저우언라이는 1930년대 장제스의 국민당 군대를 피해 중국 남서부를 돌았던 ‘대장정’ 중 구이저우 지방을 지나며 마오타이를 접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산주의자들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저우가 총리가 된 후 그는 모든 국빈 만찬에 마오타이를 제공하도록 했다. 이후 중국이 급속 경제성장의 시대로 진입했을 때, 지도자들이 즐기는 술을 맛보고 싶던 일반 시민 사이에서도 마오타이에 대한 수요가 치솟았다.

2012년이 되자 마오타이 생산량은 증가하는 시장 수요에 맞추지 못했다. 부족한 공급으로 병당 가격은 2000위안(약 34만 원) 이상으로 올랐고, 회사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50% 이상 상승했다. 중산층에서의 수요도 증가했지만 많은 양의 마오타이는 여전히 정부 연회에서 소비되고 있었다. 몇몇 애널리스트들은 정부기관이 이 당시 마오타이 소비의 약 50%를 차지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결국 시진핑 주석이 2012년 말 집권해 널리 알려진 반부패 운동을 시작하자 마오타이에 대한 수요도 떨어졌다. 구이저우 지방에서 활동하는 마오타이 중간 도매상(그는 이름을 밝히기 거부했으며 ‘황’ 씨라고만 말했다)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했다. “소매가격이 830위안까지 떨어졌었다. 우리가 받아오는 도매가격은 819위안이었는데 말이다.” 현재 소매가는 1530위안까지 회복한 상황이다.

마오타이 역시 고통을 느꼈다. 2014년과 2015년, 순이익 증가율은 약 1%에 그쳤다.

마오타이의 회복, ‘새로운 시도’ 덕분일까, ‘기존 관계’ 덕분일까

위기는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았다. 2017년 10월, 마오타이는 1∼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간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투자자들은 흥분했다. 회사 측은 치밀하게 비즈니스 모델을 재창조했기 때문에 이런 부활이 가능했다고 재빨리 선언했다. 회사 웹사이트에는 회장 위안런궈(袁仁國)의 말이 올라왔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는 마오타이가 정부 위주의 소비에서 벗어나 기업체 행사, 가족 모임, 캐주얼한 모임과 개인적 소비로 전환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마오타이는 브랜드를 노출하기 위한 활동에도 상당한 투자를 감행했다. 국영방송사인 CCTV의 황금시간대 메인 뉴스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 ‘국민 시간 알리미’로 포지셔닝한 것이다. 매일 저녁 7시가 될 때마다 “국민의 바이주 마오타이가 7시를 알려드립니다”라는 메시지가 울려 퍼진다. 또한 마오타이는 연고지인 구이저우성에 자체적으로 학교와 공항을 설립했다. 그뿐만 아니라 하이난주의 인기 관광 리조트 지역인 싼야시에도 초호화 호텔도 세울 계획이다. 바이주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한 바이주 테이스팅과 ‘스토리텔링 이벤트’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런 시도가 브랜딩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지만 2012년 이후 마오타이의 소비자층에 변화가 생긴 것은 사실이다. 상하이에 근무하는 한 펀드매니저는 “유통업자들에 따르면 현재는 기업체 수요가 마오타이 소비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정부 측 수요는 약 20%대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중국 초상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 소비가 늘어나는 현황은 중국 소비자 구매력 증가의 자연스러운 결과일 수도 있다. “중산층은 매년 1000만 명씩 확대되고 있으며 마오타이도 그만큼 더 소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이들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닐 것이라 예상한다. 중국의 유명한 식음료 산업 애널리스트 토니 주는 “마오타이는 여전히 국빈 만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민간 연회 수요가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마오타이의 회복세를 설명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단지 정부 공무원들이 개인 시간에 바이주를 마시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뿐이라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공무원들은 과거에 바이주를 구매하고 업무 비용으로 처리했지만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그런다고 해서 술을 마시던 사람들이 다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건 아니다. 같은 사람들이 다른 방식으로 술을 사고 있을 뿐이다.”

또한 그는 마오타이가 최근 구이저우성에 하고 있는 투자가 브랜드 재구축보다는 정부와의 관계 유지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마오타이는 프로모션이 필요 없는 브랜드다. 따라서 나에게는 이 모든 것이 지역 경제에 대한 지원과 CCTV에 대한 기여로 보인다”고 설명한다.

호황과 추락

마오타이의 호황, 추락, 부활을 더욱 극적으로 만든 또 다른 요인은 투자 측면에서의 매력이다. 2013년까지 마오타이는 말 그대로 ‘액체로 된 금’처럼 그 자체가 투자 대상이 되곤 했다. 구이저우에서 마오타이 중간상인으로 일하는 황 씨는 “2012년에는 사람들이 사재기와 투기 목적으로 마오타이를 사들였기 때문에 확실히 가격거품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 결과, 2013년 마오타이 주가가 폭락했을 때, 엄청난 양의 바이주가 시장에 풀려서 가격과 수요에도 영향을 끼쳤다.

마오타이는 생산 과정이 길고 복잡해 가격 변동성이 크다. 다른 바이주 브랜드와 달리 마오타이는 9번 증류 과정을 거치고 3년을 숙성시키기 때문에 생산에 적어도 5년이 필요하다. 이는 시장의 수요 변화에 대해 마오타이가 즉시 반응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현재 마오타이 재고량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며, 생산의 유연성이 떨어지므로 가격은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가족 모임이나 연회에서 소비되는 양이 많은 명절에는 1병당 약 1800위안(약 30만 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황 씨는 이제 마오타이를 사재기한다 해서 큰 이득을 얻을 수 없기에 2012년처럼 병당 2000위안까지 오르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의 빈 술잔들을 채우다

적당한 수준의 수요에 맞춰 마오타이의 판매량과 매출은 당분간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마오타이는 2017년 판매목표를 2만6000톤으로 잡았고 2018년에는 그보다 증가한 총 2만8000톤을 판매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중국 초상증권은 마오타이가 이미 2017년에 3만 톤 이상을 판매한 것으로 추산했다.

마오타이가 이런 식의 성장을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중국시장연구그룹의 총괄 벤 케이벤더에 따르면 마오타이의 주요 소비층은 아직 40세 이상의 남성이다. “젊은 소비자들은 마오타이 같은 브랜드를 이전 세대만큼 선호하지 않으며 수입 와인과 증류주 종류가 다양해진 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

주류 전문지인 더 드링크 비즈니스에 따르면 중국은 2017년 상반기 동안 2억5400만 리터의 와인을 수입했다. 전년 대비 13.9% 증가한 수치다. 이 수치는 바이주 소비와 비교하면 여전히 적은 양이지만 중국의 주류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는 징조로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연회에서 강한 술을 연달아 ‘원샷’ 하는 문화가 있었지만 이젠 좀 더 느긋한 분위기에서 마시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 상하이에서 근무하는 사업가 알렉스 리는 이렇게 말한다. “비즈니스 디너에서도 더 이상 바이주는 많이 안 마신다. 너무 비싸고 건강에도 안 좋다. 이젠 와인을 선호한다. 몇백 위안이면 좋은 와인을 살 수 있다.”

한편으로는 연회 문화가 변화하면서 마오타이도 이익을 보고 있다는 신호도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건강에 더 좋고 고급스러운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도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의 사업가인 리 루이는 이렇게 말한다. “친구들과 마오타이 한 병 마시는 것은 괜찮다. 질 나쁜 바이주 브랜드들과는 달리 좋은 바이주는 숙취가 없다.” 토니 주 역시 비슷한 트렌드를 감지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은 바이주를 재발견하고 있다. 적게 마시고 더 좋은 걸 마시자는 게 새로운 모토다.”

또한 마오타이의 주요 고객층인 40대 이상 중국인들은 점차 부유해지고 인구수도 늘어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중국 술 전문가인 샌드하우스는 “젊은 층의 바이주 소비는 줄어들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알 수 없다. 중국의 주류 소비는 항상 출세와 성공에 연결돼 있다. 현재 사회 초년생인 사람들도 앞으로 커리어가 발전하면서 바이주를 더 많이 마시게 될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이런 이야기들은 마오타이의 높은 주가를 정당화해주고 있다. 하지만 몇몇 애널리스트들은 걱정하고 있다. 2017년 12월12일 기준 마오타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4.1에 달했다. 익명을 요구한 상하이의 한 펀드매니저는 “이 수준에서 마오타이 주식을 사는 건 현명하지 않다. 주가가 더 오를 여지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이렇게 비싼 주식을 사는 데에는 리스크가 더 크다”라고 말했다.

중국 시장 연구그룹의 케이벤더 역시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다. “향후 12개월 동안 주가가 계속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상승은 소비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심리의 강화와 MSCI 인덱스 편입에 따른 해외 투자의 유입 때문일 것이다.” 이 가설이 맞는다면 당분간 마오타이는 글로벌 주류 시장에서 절대적인 강자로 그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주

이 글은 CKGSB Knowledge에 실린 ‘How Moutai Became the World’s Most Valuable Liquor Maker’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위네 왕 칼럼니스트



동아비즈니스리뷰 318호 Dynamic Workspaces 2021년 04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