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들이 제가 칭찬만 하면 꼭 다음 타석에 잘 못 친단 말이죠. 이번에도 제가 칭찬을 했으니 잘 못 칠 겁니다.” 구수한 입담으로 인기가 높았던 한 프로야구 해설위원이 종종 이런 예측을 내놓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신기하게도 이 해설위원의 상식 밖 예측은 기가 막히게 딱 맞아떨어지곤 했다. 예상이 적중할 때마다 많은 사람은 해설위원의 신통한 선견지명에 감탄했다. 어떻게 그 해설위원이 칭찬만 하면 그렇게 선수들이 삼진을 당하고 병살타를 치고 그랬을까? 어떤 아나운서는 “선수들한테 해설위원님 칭찬이 들리나 봅니다”라며 놀라움이 섞인 농담을 하기도 했다.
TV 해설자가 선수를 칭찬한 후에 타격이 나빠지는 것은 해설자가 비상한 예지력을 가졌거나 타인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초능력을 가졌기 때문은 당연히 아니다. 칭찬을 받은 후에 타격이 부진해지는 것은 통계적 현상인 평균 회귀(regression to the mean)의 대표적 사례다. 평균 회귀 현상이란 어떤 측정에서 한 번 높은 점수가 나왔을 경우 통계적으로 다음번에 그보다는 낮은, 즉 평균에 보다 가까운 점수가 나올 확률이 높은 것을 말한다.
타격 부진 현상을 다시 보자. 해설자가 타석에 들어선 타자를 칭찬했다는 것은 그 타자가 전 타석에 안타를 쳤거나 최근에 타격 성적이 평소보다 좋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어떤 타자의 시즌 평균 타율이 2할5푼(25%)인데 최근에는 5할(50%)을 쳤고, 특히 바로 지난 타석에서도 안타를 쳤다고 하자. 일반적으로는 이번 타석에도 그 기록과 비슷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평균 회귀 원리에 따르면 이 타자가 이번 타석에서 안타를 칠 확률은 최근 타율(5할)보다는 시즌 평균 타율(2할5푼)에 가깝다. 잘할 가능성보다 못할 가능성이 더 크다. 게다가 원래 야구에서 타자는 3할 이상을 기록하기 어렵다. 평균 10번 중 아주 잘해야 3번 안타를 친다. 따라서 최근 잘 치던 타자가 칭찬을 받다가 범타로 물러나는 것은 신비로운 일이 아니다. 이는 타자에게 평균적으로 더 흔한 결과(아웃)가 나온, 지극히 평범한 일이다. 그 해설위원의 신묘함에 감탄하던 야구팬들은 조금 실망스러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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