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업무와 일상업무, 조직부터 분리해야 지속 가능하다 外

203호 (2016년 6월 lssue 2)

Marketing

 

혁신업무와 일상업무, 조직부터 분리해야 지속 가능하다

 

Moreau, C. Page and Marit Gundersen Engeset (2016), “The Downstream Consequences of Problem-Solving Mindsets: How Playing with LEGO Influences Creativity,”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53 (February), 18-30.

 

무엇을 왜 연구했나?

 

2010년에 전 세계 1500명의 CEO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로 신의나 국제적 감각보다 창의성이 뽑혔다. 하지만 오늘날의 기술과 교육은 실험적이고 탐험이 가득한 창의성을 북돋우는 방향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구글과 같은 인터넷 검색 엔진은 어떤 질문이든 즉각적으로 대답해주고,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시험을 대비한 교육을 한다. 영국의 교육학자 켄 로빈슨이 TED에서 발표한 유명한 영상인 ‘Schools Kill Creativity(학교가 창의성을 죽인다)’는 정답만을 가르치는 교육의 문제점을 강조한다.

 

특히 레고(LEGO)는 이런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오래 전의 레고는무언가를 만들어 보는 장난감 블록이었다. 하지만 이제는포장 박스에 그려진 성이나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포함된 설명서를 차근차근 따라해야 하는키트가 됐다. 다양한 키트의 성공적인 판매에 힘입어 레고는 최근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레고 키트를 사서 조립하는 것이 창의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까? 저자들은 오히려 창의성이 필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방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또한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문제를 선택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실험을 수행하기 전에 잘 정의된(well-defined) 문제와 잘 정의되지 않은(ill-defined) 문제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문제는 (1) 출발점, (2) 출발점에서 도착점으로 가는 데 필요한 도구, (3) 도착점이라는 3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각각의 요소가 분명하게 알려지면 잘 정의된 문제이고 그렇지 않으면 잘 정의되지 않은 문제이다.

 

잘 정의된 문제의 예는 곱하기 산수 문제나 조각 퍼즐 맞추기이다. 분명한 출발점이 있고(곱해져야 하는 2개의 숫자; 맞추어져야 하는 퍼즐 조각), 출발점에서 도착점으로 가는 데 필요한 도구가 분명하게 정해져 있으며(첫 자리 숫자를 곱한 뒤 10이 넘으면 앞자리에 1을 더한다; 가장자리부터 퍼즐 조각을 맞춘다), 마지막으로 이미 결정된 도착점이 존재한다(곱셈의 정답; 퍼즐 박스에 그려진 그림과 맞추어 보는 것). 이에 반해서 잘 정의되지 않은 문제의 예는 “어떻게 하면 쓰레기 재활용을 증진시킬 수 있는가?”이다. 이 문제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출발점이 분명하지 않고(가정에서의 노력? 동네의 노력? 국가의 노력? 재활용 물질에 따른 문제?), 출발점에서 도착점에 가는 데 필요한 도구가 다양하며(관찰? 인터뷰? 제품 개발? 설득? 선거?), 마지막으로 분명한 도착점이 존재하지 않는다(재활용의 자유화? 전 국민의 재활용 의무화? 재활용 물질의 폐기?). 이에 따라 저자들은 레고 키트를 완성하는 것은 잘 정의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보았고, 레고 블록을 가지고 미리 정해지지 않은 무언가를 만들어 보는 것은 잘 정의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저자들은 크게 2개의 실험을 통해서 잘 정의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창의적 문제 해결에는 방해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참가자를 총 6개의 그룹(사전 문제에 따른 3개 분류 X 사후 문제에 따른 2개 분류)으로 나눴다. 먼저, 사전 문제가 주어지지 않은 그룹, 사전 문제가 잘 정의된 문제로 주어진 그룹(37개 블록이 들어 있는 레고 달 탐사선 키트 완성하기), 그리고 사전 문제가 잘 정의되지 않은 문제로 주어진 그룹(달 탐사선 키트에 쓰이는 37개 블록으로 자유롭게무언가만들기)으로 나누어졌다. 그러고 나서 모든 참가자들은 두 가지 사후 문제 중 하나에 배정됐다. 잘 정의된 사후 문제는 MAT(Miller Analogy Test)라는 것으로 고위직 지원자의 선발과 승진에 사용되는 논리 능력 검증이었다. 잘 정의되지 않은 사후 문제는토란스 테스트라는 것으로, 그림의 일부만 주어진 상태에서 완성하는 것이다. 이는 얼마나 독특하고 추상적이고 디테일을 표현했는지를 측정한다.

 

이렇게 3 X 2로 설계된 실험을 수행한 결과, 사후 문제가 잘 정의된 경우에는 사전에 어떠한 문제를 풀었는지가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사후 문제가 잘 정의되지 않은 경우에는(토란스 테스트) 어떤 사전 문제를 해결했는지가 영향을 줬다. 사전 문제가 주어지지 않았거나 레고로무언가를 만든(잘 정의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한) 경우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지만 레고로 달 탐사선 키트를 완성한(잘 정의된 문제를 해결한) 경우에는 토란스 테스트에서 나타나는 그림의 독특성과 추상성이 크게 떨어졌다. , 잘 정의된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곧이어 잘 정의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할 때는 방해가 된 것이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참가자를 사전 문제에 따라서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 그룹의 참가자들은 잘 정의된 문제를 해결하고, 두 번째 그룹의 참가자들은 잘 정의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했다. 그런 다음 2개의 레고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하나는 앞선 실험에서 사용한 달 탐사선 키트였고, 다른 하나는 무작위로 레고 블록이 들어 있는 가방이었다. 실험 결과, 잘 정의된 문제를 해결한 참가자들은 67%가 달 탐사선 키트를 골랐고, 잘 정의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한 참가자들은 44%만이 달 탐사선 키트를 선택했다. 참고로, 실험에 참가하지 않은 일반인들에게 물었을 때는 오직 39%만이 달 탐사선 키트를 골랐다. 다시 말해 잘 정의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창의적인 문제 자체를 선택하지 않도록 방해하는 경향이 있음이 드러났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결과는 혁신적인 결과를 원하는 기업은 조직 문화를 분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속설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디즈니는 일상적인 업무를 하는 직원(테마파크의 캐스트)과 상상력이 필요한 일을 하는 직원(고객의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구분해서 고용하고 관리하며, 두 가지 종류의 일을 한 사람에게 맡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MW도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일반 사무직 직원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없도록 분리시켜 뒀으며, Alessi도 새로운 콘셉트는 외부의 전문가를 통해서 수혈을 받고 일상적 업무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처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잘 정의된 문제와 잘 정의되지 않은 문제는 전혀 다른 생각 방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하나의 기업 내에 직종을 구분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보인다.

 

또한 본 연구 결과는 판매하는 제품의 성격에 따라서 소비자들의 마음 상태를 알아맞히려는 노력이 필요함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조립 순서가 차근차근 설명된 설명서가 포함된 이케아의 가구를 판매할 때는 소비자가 사전에 잘 정의된 문제를 해결한 상태(주말보다는 회사일을 하는 주중)가 효과적일 것이다. 반대로, 요리나 셀프 인테리어 등 자유도가 높은 DIY(Do-It-Yourself)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할 때는 소비자가 사전에 잘 정의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판매에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대학 교수 designmarketinglab@gmail.com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캐나다 Univer-sity of Toronto Rotman School of Management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동적 의사결정 심리학을 바탕으로 디자인 마케팅, 신제품 개발, 소비자 행동에 관해 주로 연구하고 있다.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인기 콘텐츠 유료화, 플랫폼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Oh, Hyelim, A. Animesh, and A. Pinsonneault, “Free versus for-a-fee: The impact of a paywall on the pattern and effectiveness of word-of-mouth via social media”, MIS Quarterly, 40, 1, (2016), 31-56.

 

무엇을 왜 연구했나?

 

뉴스와 같은 정보재 산업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해 급변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뉴스 등의 정보 콘텐츠를 무료로 인터넷 포털 등을 통해 소비하는 것에 익숙하다. 신문 산업은 특히 신문 구독자 수가 급감함에 따라 큰 타격을 입었다. 대부분 신문사들은 온라인 사이트의 광고 수입으로 이를 대체하려고 하고 있으나 실제 온라인 광고는 신문 지면 광고에 비해 가격이 낮다. 따라서 신문사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여러모로 시도해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2011 3월에 paywall 가격 정책을 도입했다. Paywall 도입 이후 매달 일정 수량의 기사만 무료로 제공되고, 그 이상의 기사를 보기 위해서는 유료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NYT는 대중들의 여론 형성 과정에 당사 기사들이 활용될 수 있도록 유기적인 paywall을 구축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기사의 링크를 통해 NYT 기사에 접근하는 경우에는 무조건 무료로 제공했으며 이는 매달 제공되는 무료 기사 집계에서 제외됐다. 콘텐츠 유료화는 구독을 통한 직접적인 수익을 증가시키는 한편 웹 트래픽을 감소시켜 광고 수익은 오히려 낮추는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저자들은 NYT paywall 도입 전 3주와 도입 이후 3주간의 소셜미디어상의 구전 활동과 NYT 웹 트래픽의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 콘텐츠 유료화 전과 후의 트위터를 통한 NYT 기사 공유 양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총 1287570개의 트윗을 통해 분석했으며, 이것이 NYT로 유입되는 웹 트래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NYT 기사들 중롱테일의 콘텐츠 기사들이 더 많이 공유되는 것을 발견했다. , 트위터를 통해 공유되는 NYT 기사들의 분포가 인기 주류 기사들에서 비주류 틈새 기사들로 더 많이 대체됐다. 저자들은 이를 두 가지 관점에서 설명한다. 첫째, 콘텐츠가 유료화되면 지불의사금액이(willingness to pay) 낮은 사람들은 무료 콘텐츠 이상의 기사는 소비하지 않게 된다. 인기가 많은 대중적인 주류 기사의 경우 NYT 이외에도 다른 무료 사이트를 통해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지불의사 금액 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주류 기사보다는 비주류 틈새 기사들의 수요 비중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트위터 등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되는 기사는 대중적인 인기 기사들보다는 틈새 관심사를 다루는 비주류 기사가 더 많아지게 된다. NYT 무료 콘텐츠 소비를 전략적으로 하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되는 기사의 성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둘째, NYT 기사를 많이 읽는 사람들(heavy user)은 적게 읽는 사람들(light user)에 비해 주류 기사뿐만 아니라 롱테일의 비주류 기사들도 많이 읽는다. NYT가 유료화 정책을 도입한 이후 전자는 지속적으로 NYT 기사를 읽기 위해 구독을 하는 반면 적게 읽는 사람들은 NYT 기사의 소비를 줄인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NYT의 기사 소비 분포가 좀 더 비주류 롱테일 기사 쪽으로 쏠리게 된다.

 

저자들은 또한 트위터를 통해 공유되는 기사들이 주류 인기 콘텐츠보다는 비주류 틈새 콘텐츠로 대체되는 경향이 커지면서 소셜미디어 구전 효과가 웹 트래픽 유입에 미치는 영향이 약해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 콘텐츠 유료화는 일차적으로는 구독 콘텐츠에 영향을 미치면서 공유되는 콘텐츠의 성격을 변화시키고, 이차적으로는 이로 인해 소셜미디어 구전 활동의 영향력을 감소시켰다. , 소셜미디어를 통해 buzz를 일으키는 기사들의 성격이 대중적으로 관심을 끌 만한 기사가 아닌 롱테일의 기사들이 많아짐에 따라 이를 통해 NYT 사이트에 유입되는 사용자들이 줄어들었다. , 트위터를 통한 기사 공유 구전 활동의 바이럴 효과가 축소됐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에서 가격 정책은 직접적으로 구매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구전 활동 양상을 변화시켜 간접적으로 플랫폼의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존 광고 수익을 통해 무료로 제공되던 콘텐츠를 유료화하면 인기 콘텐츠보다는 virality가 상대적으로 낮은 비주류 콘텐츠에 대한 공유가 상대적으로 많아지게 되며, 이는 전반적으로 플랫폼에 트래픽 유입 효과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 비주류 콘텐츠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돼도 이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서 이를 통해 콘텐츠 플랫폼으로 사용자가 유입되지는 않는다. 연구에서는 NYT가 비록 의도적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한 사용자 유입을 위해 Paywall 설계 시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접근한 기사는 무상으로 제공하는 전략을 펼쳤으나 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paywall 도입을 통한 콘텐츠 유료화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바이럴 효과를 반감시키게 되며, 이는 궁극적으로 온라인 광고 수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기 콘텐츠는 무료로 제공하고, 롱테일 콘텐츠만 유료 구독자에게 제한적으로 접근을 허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인기 콘텐츠만을 주로 제공하는 콘텐츠 플랫폼의 경우에는 유료 구독제로 전환하면 구독자 수가 줄 뿐만 아니라 구전 활동이 침체돼 웹 트래픽이 감소하고, 궁극적으로는 이로 인해 광고 수익이 급감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NYT paywall과 같은 가격 정책은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문재윤고려대 경영대 교수 jymoon@korea.ac.kr

 

필자는 연세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뉴욕대 스턴스쿨에서 정보시스템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홍콩 과기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현재는 고려대 경영대에서 MIS 전공 교수로 재직하면서 온라인커뮤니티,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등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Finance & Accounting

 

기업명성 위해 조세회피 소극적 국세청 조사 공정한 역할이 중요

 

Based on “Coping with rivals’ absorptive capacity in innovation activities”, by Pia Hurmelinna-Laukkanen and Heidi Olander in Technovation, 2014, 34, pp.3-11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들은 세전이익의 약 30%를 세금으로 지출한다. 기업의 입장에서 조세회피는 현금 유출을 감소시켜 기업가치를 증가시키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실제로 GE는 조세 담당 부서에 1000명 가까운 직원을 배치하고, 이를 이익중심점(profit center)으로 적극 활용한다. 그러나 현금 흐름의 개선이라는 효과에도 불구하고 조세회피의 정도는 기업별로 큰 편차를 보인다. 일부 기업들은 세전이익의 30%가 넘는 금액을 꾸준히 조세로 지출하는 반면 다른 기업들은 세전이익의 10% 정도만 세금으로 지출한다. 조세회피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들이 조세회피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은 회계학 연구자들 사이에서 ‘under-sheltering puzzle’이라고 불릴 만큼 흥미로운 이슈로 여겨진다. 매사추세츠공대(MIT)와 듀크대 공동연구팀은 기업의 조세회피 전략 도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미국 기업의 조세담당 임원(tax executive) 595명을 대상으로 기업의 조세회피와 관련된 내부 의사결정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팀이 기업에 던진 질문은귀사가 조세회피 전략을 실행하지 않은 중요한 이유들은 무엇인가였다. 이에 대해잠재적인 기업평판의 훼손부정적인 언론 보도와 관련된 위험이 중요한 이유라고 대답한 기업의 비율은 각각 69.5% 57.6%였다.이는 공격적인 조세회피를 보이는 기업들이 대중들에 의해부정한 기업시민(bad corporate citizen)’으로 낙인찍힐 수 있으며, 시장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과 일치하는 결과다. 실제로 조세정의를 위한 시민단체(Citizens for Tax Justice)는 매년 유난히 낮은 유효세율(법인세 현금 지출액을 세전이익으로 나눈 값)을 보이는 기업들의 명단을 공개하며 그들이 이익의공정한 몫을 세금으로 납부하지 않는 반사회적인 기업이라고 주장한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62.1%의 기업들은국세청의 세무조사와 관련된 위험이 조세회피 전략을 실행하지 않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라고 대답했다. 이는 특정 기업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확률이 19%에서 37%로 증가할 경우 그 기업의 유효세율이 2% 증가한다는 기존 연구의 분석 결과와도 일치한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많은 미국 기업들은 중요한 기업전략을 도입할 때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 테스트를 수행한다고 한다. , 새로운 전략의 도입으로 인해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이 <월스트리트저널>의 제1면을 장식할 가능성이 있다면 기업은 그 전략을 수행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OO기업은 어떤 방법으로 수십억 달러의 세금을 회피했는가?’와 같은 헤드라인이 유력 매체의 제1면을 장식한다면 해당 OO기업은 엄청난 사회적 비난과 정치적 비용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연구팀은 기업의 조세전략을 담당하는 임원들에게 직접 던진 질문을 통해 많은 기업들에서 기업명성에 대한 우려가 조세회피 정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이들은 추가 분석을 통해 기업 평판 유지를 위해 조세회피를 포기하는 기업들은 최종 소비자인 일반 대중과 거래하는 소매업종에 속한 경우가 많다는 결과를 보였다. , 대중에게 부도덕하거나 비애국적으로 비춰질 경우 기업 활동에 큰 타격을 입는 기업일수록 조세회피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세청의 모니터링이 기업의 조세회피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고려할 때, 기업들이 공정한 몫의 이익을 세금으로 납부하는 선량한 기업시민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과세당국의 적절하면서도 공정한 역할 수행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김진욱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금융감독원 자문교수 jinkim@konkuk.ac.kr

 

필자는 건국대 경영학과와 The Ohio State University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Cornell University에서 통계학 석사, University of Oregon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Rutgers University 경영대학 교수를 거쳐 2013년부터 건국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현재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조세회피 및 금융기관 회계이다.

 

 

Technology Management

 

경쟁력 있는 라이벌, 그 존재만으로 우리가 혁신하진 않는다

 

Based on “Coping with rivals’ absorptive capacity in innovation activities”, by Pia Hurmelinna-Laukkanen and Heidi Olander in Technovation, 2014, 34, pp.3-11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의 혁신 창출은 R&D 투자, 뛰어난 인력과 같은 기업 내부 역량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기업이 뛰어난 혁신을 만들어낸다 하더라도 라이벌 기업이 외부 지식에 대한 높은 흡수 역량을 가지고 있다면 자사의 혁신을 빠르게 모방해 혁신을 더 이상 혁신적이지 않게 만들어 버릴 수 있다. 여기서 흡수 역량은 하나의 조직이 외부의 지식과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혁신을 창출한 기업은 혁신을 통해 만든 지식이나 기술에서 발생한 이익을 보호해주는 환경 및 제도적 장치인전유성 체제(appropriability regime)’를 활용해 자사의 혁신에 대한 정보를 외부에서 접근하기 어렵게 한다. 본 논문은 전유성 체제라는방패와 라이벌 기업의 흡수 역량이라는이 각각 기업의 혁신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방패가 창의 공격을 막는 데 효율적인지를 분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본 연구는 라이벌 기업의 높은 흡수 역량이 빠른 학습을 통해 기업이 개발한 혁신의 이익폭을 줄일 뿐만 아니라, 기업의 혁신에 대한 인센티브 자체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업의 혁신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예측했다. 하지만 핀란드의 제조업·ICT 산업·건설 산업 등 다양한 산업의 155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예상과 달리 라이벌 기업의 높은 흡수 역량이 주는 부정적인 영향을 찾을 수 없었다.

 

반면 전유성 체제는 그 강도가 높을수록 혁신을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전유성을 보장해주는 방법인 특허권, 상표권, 기업 비밀, 지식의 암묵성 등을 다양하고 깊이 있게 활용하는 기업일수록 더 많은 혁신 성과가 만들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라이벌 기업의 흡수 역량이 기업의 혁신 창출에 주는 직접적인 영향을 뚜렷하게 확인하지 못했음에도 라이벌 기업의 흡수 역량과 전유성 체제의 상호 작용은, 상호 작용의 크기가 클수록 혁신 성과 창출에 더 긍정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이 결과에 따르면 충분한 전유성 체제를 갖춘 기업은 강력한 라이벌을 만날수록 혁신 활동이 저해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많은 혁신을 창출한다. , 방패라 생각했던 전유성 체제가 창의 공격을 방어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 역량을 더 강하게 키워주는 역할도 수행한다는 것이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의 연구결과는 삼성그룹 고() 이병철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이었던메기론을 떠올리게 한다. 강력한 라이벌이 나의 역량을 더 키워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본 연구의 연구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강력한 라이벌의 존재 그 자체만으로는 기업의 혁신 성과가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라이벌 기업의 도전과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 내의 혁신을 충분히 보호하고 활용하게 해주는 전유성 체제를 갖춰야만 나의 역량 역시 커질 수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유성 체제를 잘 갖추고 있는 기업일수록 라이벌 기업의 도전에 대응해 더 많은 혁신을 만들 수 있다. 역사학자 아놀드 J. 토인비도 저서 <역사의 연구(A Story of History)>를 통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외부의 침입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운 민족이 살아남았다는 것을 밝혔다. 점차 심화되는 글로벌 경쟁 상황 속에서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혁신을 전유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볼 때다.

 

조길수경영혁신전략연구회 대표 gilsoo.jo@gmail.com

 

필자는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경영혁신전략연구회 대표로 활동하며 국내외 유수 학술저널에 혁신 전략, 벤처기업 M&A, 전략적 제휴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기업의 혁신 전략, 하이테크 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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