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standing Global Trends
Article at a Glance
기업들은 ‘아방가르드’한 문화를 생산하고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에게 주목해야 하는 것만큼 ‘게이트 키퍼’들과의 소통도 중요시해야 한다. 특히 수십억 네티즌들이 블로그와 각종 UCC 사이트를 통해 생산하고 있는 현재는 ‘아이디어 과포화’ 시대로 볼 수 있는데, 이런 시대일수록 ‘게이트 키퍼’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결국 이들도 ‘트렌드 리더’ 혹은 ‘트렌드 세터’가 된다.
가스통 갈리마르, 리오 카스텔리, 안나 윈투어, 그리고 테비 게빈슨에 이르기까지, 기업들은 유명 게이트 키퍼들을 찾아 소통하고 그들과의 소통을 통해 다가올 유행 트렌드를 제대로 읽을 수 있어야 한다. |
편집자주
매해 연말이 되면 ‘20XX년 트렌드 예측’류의 책이 서점에 넘쳐납니다. 하지만 대부분 신문기사와 몇 가지 특정한 문화현상을 짜깁기한 것에 그쳐 실망을 줄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자들은 사회와 문화의 변화,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 위치한 소비자들의 트렌드 변화를 알고 싶어 합니다. 글로벌 문화 전략가인 조승연 작가가 현재 세계적 ‘트렌드 리더’와 그들이 만들어내는 해외의 최신 문화 트렌드, 그리고 그것이 비즈니스에 미칠 영향에 대해 소개합니다.
‘트렌드 리더’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떠오르나? 아마 대부분 ‘창의적인 일’을 해서 먹고사는 사람들을 떠오르게 한다. 인간은 끊임없이 새롭고 기발한 멋을 추구한다. 그것은 또한 인류 발전의 원동력일 것이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패션, 예술, 소리, 디자인들을 개발해서 유행을 이끄는 사람들이 주목을 받는다. 지난 번 연재에서 소개했듯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왔고, 미래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고 세팅하는 실험적인 사람들은 ‘아방가르드’의 멤버로서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수십억 네티즌이 블로그, UCC(User-Created Content) 비디오 포털, 위키 포털 등을 통해 매일매일 새로운 아이디어를 용광로처럼 뿜어내는 ‘아이디어 과포화 시대’로 급속하게 이전하면서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는 역할이 아방가르드 예술가에서 문화학에서 나온 ‘게이트 키퍼’라고 부르는 그룹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게이트 키퍼란?’ 참고.)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이 있지만 구슬이 서 말이 아니라 백만 말씩 있으면 이 말은 더 중요해진다. 수요 공급 원리에 따라 너무 흔한 구슬은 가치가 거의 0원으로 떨어지고, 사람들이 선호하는 방법으로 꿰는 기술을 가진 사람의 몸값이 오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아이디어 홍수 시대가 되면서 사람들은 안목 높은 누군가가 그 많은 구슬 즉, 아이디어들 중에서 유용하고 감동적인 것을 추려내 보기 쉽게 정리해 보여주기를 바라게 된다. 이런 이유로 새로운 창의성의 다양한 산물들 중 쓸 만한 것들만 뽑고 모아 멋진 조합으로 보여주는 ‘게이트 키퍼’ 업종이 크게 부상하고 있다. 게이트 키퍼들의 역할은 색안경과 같다고 보면 된다. 안경 렌즈 모양과 색에 따라 세상이 다르게 보이듯 게이트 키퍼들이 구슬을 꿰는 방식, 즉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산물들을 조합하는 방식이 사람들의 세상 보는 프레임이 된다. 따라서 기업가들도 신세대의 소비 트렌드와 발 맞춰 상품 개발과 판매에 성공하려면 세계적인 게이트 키퍼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소통해야 한다. 그들이 다가올 유행을 만들어낼 것이기 때문이다.
가스통 갈리마르: 1대 스타 게이트 키퍼
‘게이트 키퍼 시대’를 연 사람은 20세기 초 프랑스의 가스통 갈리마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프랑스 대표 출판사 에디숑 갈리마르의 창업자다. 인쇄물 시대에 가장 중요한 문화 게이트 키퍼들은 잡지, 신문, 출판사의 편집장들이었다. 그들은 수많은 뉴스, 유행, 상품, 아이디어들 중 대중들에게 필요한 것들만 추려서 조합하는 일을 했다. 이 작업은 정보의 홍수로 결정 장애를 겪는 수많은 현대인들에게 복음 같은 것이었다.
20세기 초까지 프랑스의 미디어 산업은 전 세계의 문화를 리드했다. 프랑스는 세계 최초로 시민혁명에 성공해 다른 나라 사람들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언론의 자유를 보장받았다. 당연히 전 세계의 ‘크리에이티브들’이 자유를 찾아 파리로 몰려들었다. 또한 프랑스는 시민 혁명의 성공으로 일반 시민들도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됐다.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 숫자가 급격히 늘었다.
문맹률이 적은 프랑스의 대중은 글 쓰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시장을 만들어 줬다. 글을 쓰는 사람은 파리 시장에서 성공해야만 큰 돈과 명예를 얻을 수 있었다. 이 금맥을 찾아 스스로 글 솜씨가 있다고 자부하는 유럽 각국의 젊은이들이 파리로 쏟아져 들어왔다. 결과적으로 파리에 수만 명의 철학자, 시인, 언론가 지망생들이 몰려들어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는 분량의 지식과 작품을 쏟아냈다. 당연히 우수한 작품들이 많았지만 형편없는 글이나 읽을 가치가 없는 거짓 글들까지 섞여 독자 스스로 그 모든 글을 다 읽어보고 옥석을 가리기가 힘들어졌다. 게다가 산업 발달로 생활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할 만큼 바빠져 그 모든 정보들을 가려 읽을 시간까지 없어졌다. 그러나 이런 변화를 비즈니스 기회로 승화시킨 사람이 있으니 바로 갈리마르 출판사 창업자 가스통 갈리마르다.
질문, 답변, 연관 아티클 확인까지 한번에! 경제·경영 관련 질문은 AskBiz에게 물어보세요. 오늘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Click!
회원 가입만 해도, DBR 월정액 서비스 첫 달 무료!
15,000여 건의 DBR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