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 살리기 위해 실패를 집단적 사건으로 보는 시각을…

178호 (2015년 6월 Issue 1)

세계적 학술지에 실린 연구성과 가운데 경영자에게 도움을 주는 새로운 지식을 소개합니다

 

Strategy

 

기업가정신 살리기 위해

실패를 집단적 사건으로 보는 시각을

 

Life after business failure: The process and consequences of business failure for entrepreneurs”by Deniz Ucbasaran, Dean A. Shepherd, Andy Lockett and S. John Lyon in Journal of Management, 2013, 39(1), pp.163-202.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의 가치는 혁신과 기회를 추구하고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원동력이라는 데 있다. 이 순간에도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많은 신생기업들이 탄생하고 있으며 이 중에는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과 같은 거대기업으로 성장할 회사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많은 신생기업들은 3∼5년을 버티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지는 운명에 처한다. 많은 경영 전도사들은 이러한 실패와 시행착오가 새로운 도전과 성공을 가능케 하는 값진 교훈이며 디딤돌이라고 위로하곤 한다. 이들은 좌절을 극복한 많은 성공기업 사례를 되새기며 좌절하지 말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끊임없이 도전하라고 설파한다. 정말 값진 도전은 실패로 끝나도 훗날의 성공을 위한 뼈가되고 살이 될까? 실제로 쓰디쓴 실패를 경험한 현역 기업인들(entrepreneurs)도 같은 생각일까? 수많은 경영전도사들과 달리 일부 영국과 미국의 학자들은 견해를 달리한다. 실패를 딛고 도약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사업실패(business failure)에 지나치게 비관적일 필요는 없으나 그렇다고 이를 미화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한다. 실패를 바탕으로 거듭나기를 당부하기에 앞서 실패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것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자들은 2000여 편의 관련 문헌을 선별해 41편의 핵심 문헌을 중심으로 사업실패가 주는 학문적 의미를 비교적 상세히 기술했다. 먼저 사업실패란 실적 저하에 따른 책임 또는 파산으로 인한 소유권(ownership)의 완전 상실로 정의될 수 있다. 금전적 측면 이상의 막대한 손실을 의미한다. 사업의 실패는 막대한 재무적 비용을 초래하기 때문에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의 도움마저 없다면 금전적 손실로부터 벗어나는 데 꽤 오랜 기간을 버텨야 할지도 모른다. 사업실패에 따른 사회적 비용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다. 기존의 사회적 관계로부터의 단절, 삶과 직장의 불균형 심화, 실패자라는 사회적 오명을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는가도 고려돼야 한다.

 

사업실패에 따른 심리적 비용 역시 간과될 수 없다.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고 이를 배움으로 간주할 만큼의 기업가들은 생각만큼 흔치 않다. 부정적 감정을 긍정에너지로 승화시키는 데도 개인차가 있을뿐더러 실패한 모든 기업인에게 일반적으로 처방될 수 있는 전화위복 과정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연구가 전무한 실정이라고 지적한다. 실패에 실패가 거듭될 경우 극복과정은 더욱 난해해진다. 결론적으로 연구자들은 사업실패에 따른 막대한 비용은 금전적 비용뿐 아니라 사회적, 심리적 비용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상호작용을 통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 같은 비용들이 지나치게 단순화되거나 묵인돼왔음을 일깨우고 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우리는 그동안 사업실패의 요인이 무엇이고 성공의 법칙이 무엇인지에만 골몰해 왔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재무적 손실과 기회의 상실 이면에는 실패한 기업인이 느끼는 상실감은 매우 복잡한 형태로 나타난다.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하면 이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은 지나치게 낭만적이다. 따라서 사업을 준비하는 기업인이라면 설령 닥칠지 모르는 실패가 가져올 다양한 비용들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지 나름 그럴듯한 실패 시나리오를 다각도로 설정한 후 실패의 조건들을 상상해 보는 것도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일 수 있다.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인들이라면 앞서 언급한 실패비용들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따로 분리해 낼 수는 있는지, 가장 최소화할 비용이 무엇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책 입안자들에게는 사업실패를 개개인이 아니 집단적 사건으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정부가 어려운 노약자,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는 것처럼 이미 실패한 기업인들이 느끼는 현실적 괴리감을 파악해 효과적으로 돌볼 수 있는 방안을 입체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연구자들은 성공의 모습을 애써 보여주는 데에만 급급해 말고 실패의 수많은 모습들을 알려주고, 검증하고, 어려움에 처한 기업인들이 느끼는 사회, 심리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 연구는 실패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보는 것이 결코 성공을 가로막는 방해물이 아님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류주한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Marketing

 

부정행위 방지위한 능력

온라인 제휴마케팅에 꼭 필요

 

Based on “Risk, Information, and Incentives in Online Affiliate Marketing,” by Benjamin Edelman and Wesley Brandi (2015),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52(Feb), 1-12.

 

무엇을 왜 연구했나?

온라인 제휴마케팅(affiliate marketing)은 온라인 매체의 실적에 따라 광고비를 지급하는 마케팅 방식을 주로 일컫는다. 온라인 제휴마케팅은 1996년 아마존(Amazon.com)이 공식적으로 수익배분 프로그램을 이용한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아마존은 웹사이트나 개인 블로그에 아마존으로 연결하는 링크를 걸고, 이를 통해 들어온 방문자들이 도서를 구입하면 계약된 광고비를 지급했다.

 

그동안 마케터들은 미리 광고비를 정해 놓고 광고를 진행했기 때문에 광고 효과에 대해 끊임없는 고민을 해왔다. 그러나 온라인 제휴마케팅은 고객이 회원가입을 하거나 구매를 하는 등의 성과가 났을 때 광고비를 지불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광고비 지불에 대한 초기 부담과 광고 효과에 대한 고민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온라인 제휴마케팅을 할 때도 역시 믿을 수 있고 광고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매체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온라인의 특성상 대부분 서로 만나본 적도 없는 회사들과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파트너를 선택하고 관리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온라인 제휴마케팅의 여러 문제들을 조사하고, 특히 제휴 파트너의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관리를 내부적으로 수행할 때와 외부 전문업체에 위탁할 경우의 장단점을 비교해 효과적인 온라인 제휴마케팅 파트너 관리방안을 제시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하버드대 에델만 교수 등의 연구팀은 4523개의 온라인 제휴마케팅 광고주(머천트, merchant)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Linkshare, Commission Junction, Google Affiliate Network 등 주요 온라인매체(affiliate)와의 제휴마케팅 행동에 대한 조사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보고했다.

 

1) 온라인 제휴마케팅은 기본적으로 광고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작은 온라인 매체라도 충분히 광고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2) 그러나 온라인 제휴마케팅에는 많은 부정행위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감시하는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다. 부정행위들의 발생빈도를 보면 유명 도메인과 비슷한 철자의 사이트를 만들어 잘못 접속한 소비자를 유인하는 타이포스쿼팅(typosquatting 혹은 url hijacking)이 가장 많았고, 애드웨어(adware)나 로열티앱(loyalty apps)의 불법 설치, 사용자 컴퓨터의 인터넷 접속 기록을 조작하는 쿠키스터핑(cookie stuffing) 등이 뒤를 이었다.

 

3) 제휴사 관리를 위해 머천트들은 내부 인력이 관리를 하거나 중개사이트 등 외부 전문업체에 관리를 위탁한다. 이러한 관리 시스템이 부정행위 방지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보니 타이포스쿼팅의 방지는 내부 관리가, 쿠키스터핑과 애드웨어를 방지하는 것은 외부 전문업체의 관리가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4) 부정행위의 정도에 따른 조사 결과를 보면, 명백한 부정행위를 방지하는 것은 외부 관리가, 명백하지 않는 회색지대의 부정행위를 방지하는 것은 내부적인 관리가 효과적이었다. , 불법이라 할 수는 없지만 산업 규범을 위반하는(borderline) 행위들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회사 내부에서 관리 능력을 갖춰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온라인 제휴마케팅은 2000년대에 들어 빠르게 성장했고 SNS와 스마트폰이 부상하면서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제휴마케팅에 따른 부정행위들도 점점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관리 시스템이 요구된다. 현재 많은 머천트들이 중개사이트를 활용해 제휴사들을 관리하고 있지만 제휴사들의 부정행위들을 방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국내 유명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원하지 않는 팝업 창이 계속 뜨는 바람에 고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제휴사가 더 많은 인센티브를 위해 애드웨어를 불법으로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로 인한 고객 불만은 머천트에게 향할 수밖에 없다.

 

많은 머천트들이 이러한 부정행위를피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온라인 제휴마케팅의 기본인 신뢰를 무너뜨린다. 온라인 제휴마케팅은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윈윈하기 위한 마케팅이다. 따라서 신뢰를 해치는 부정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노력과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홍진환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jinhongs@naver.com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한 뒤 중앙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듀폰, 엠드림, 옵티멈경영연구원에서 근무했 고 일본 히토츠바시대 연구원, 중국 임기대 교환교수를 지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마케팅 전략, 신제품 개발 및 신사업 전략 등이며 저서로 <코에볼루션> 등이 있다.

 

Psychology

 

외향성에 대한 후한 평가

때론 사회적 손실을 부른다

 

Popularity, Similarity, and the Network Extraversion Bias by Daniel C. Feiler and Adam M. Kleinbaum (2015). Psychological Science, 26, 593-603

 

무엇을 왜 연구했나?

지도자는 외향적이어야 할까? 통념은 그러하나 실제로 꼭 그렇지만은 않다. 구성원이 수동적인 경우에만 외향적인 성격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능동적인 구성원들에게는 외향적인 성격이 오히려 해가 된다. 그런데 왜 외향적인 사람을 지도자로 선출해야 한다는 그릇된 통념이 자리잡고 있는 것일까? 이를 위해서는 심리과학과 네트워크과학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네트워크 구성에는 인망(Popularity) 효과와 유유상종(Homophily) 효과가 있다. 인망 효과는 사교적이고 붙임성이 좋은 외향적인 사람이 보다 많은 사람들과 사회관계를 형성하는 현상이다. 유유상종 효과는 비슷한 사람끼리 사회관계를 형성하는 현상이다. 이 두 현상이 동시에 작용하면 사회연결망은 대부분 외향적인 사람들로 채워지게 된다. 인망 효과 때문에 붙임성이 좋은 외향적인 사람의 사회연결망 규모가 크기 마련인데 유유상종 효과로 인해 외향적인 사람이 주도하는 사회연결망 안에는 외향적인 사람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형성하는 사회연결망에는 외향적인 사람이 더 많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외향적인 사람과 내향적인 사람의 사회 전반의 실제 구성 비율은 비슷하다. 이처럼 외향적인 사람이 실제보다 더 많은 것처럼 지각되는 현상을 연결망 외향성 편향(Network Extraversion Bias)이라고 한다. 연결망 외향성 편향은 사람들의 행동과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등 심리적으로 사회환경에 근본적인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외향적인 사람이 다수라고 지각하면 사람들은 외향성을 사회규범이라고 여기고 외향성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려 한다.

 

무엇을 발견했나?

다트머스대 연구진은 연결망 외향성 편향이 왜 발생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미국 동북부의 MBA 프로그램 신입생 284명을 대상으로 두 차례(입학 후 5주 이후와 11주 이후)에 걸쳐 사회연결망을 조사했다. 1차 조사에서는 참가자들이 점심이나 저녁 등 비공식적인 사회활동을 함께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제시하도록 했다. 2차 조사에서는 사회연결망에 대한 조사 이외에 참가자들의 5가지 유형의 성격(외향성, 개방성, 성실성, 친화성, 신경성)에 대한 정보도 수집했다. 연구결과 외향적인 성향이 강할수록 친구의 수가 많았다. 또한 다른 사람들로부터도 친구라고 인용되는 경향도 강하게 나타났다. 외향적인 성향일수록 외향적인 사람과 친구가 되는 경향도 크게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연결망 외향성 편향도 드러났다. 참가자들의 사회연결망 내에 존재하는 외향적인 사람의 수가, 전체 사회 속의 외향적인 사람의 수보다 많았다. 이런 성향은 연구참가자의 성격이 외향적일수록 더 강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주변에 외향적인 사람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해서 실제로 사회 전반적으로 외향적인 사람이 많은 것은 아니다. 외향적인 사람이 많은 것처럼 보일 뿐이다. 외향성에 대한 과대평가는 외향성이 보다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성격인 것으로 오판하도록 한다. 이는 경영상 손실로 이어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지도자의 자질로서 외향성과 내향성은 똑같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외향적인 사람이 지도자로 올라서는 경우가 많다. 외향성, 개방성, 성실성, 친화성, 신경성 등 5가지의 정도에 따라 구분할 수 있는 성격에는 좋고 나쁨이 없다.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 사교적이고 붙임성이 유리한 상황이 있고, 과묵하고 조용한 것이 장점이 될 때도 있다. 심지어 낯선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영업직에서조차 외향성이 반드시 유리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향성과 내향성을 함께 지니고 있다. 인간은 극단적인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정체성 형성, 의사결정 및 행동 등 사람됨은 사회환경에 의해 좌우된다. 연결망 외향성 편향은 외향성이 사회 규범이고, 바람직한 성격으로 오인되도록 한다. 외향성을 과대평가하지 않기 위한 의도적인 노력과 더불어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안도현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미디어심리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다.

 

Human Resources

 

내향적이고 성실한 직원

성과급에 큰 영향 받지 않아

 

Based on “More bang for the buck?: Personality traits as moderators of responsiveness to pay-for-performance” by Fulmer, I.S. & Walker, W.J. (2015). Human Performance, 28,(1), 40-65.

 

무엇을 왜 연구했나?

과거 국내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고정급(fixed-pay) 혹은 월급제 보상제도를 실시하고 성과와 상관없이 동일한 임금을 노동자에게 지급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연봉제가 확산되는 트렌드와 더불어 이전 1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다음해 연봉을 결정하는 형식으로 바뀐 것이다. 대리점 소속 자동차 영업사원, 보험설계사, 택시기사 등은 일별 혹은 월별 매출에 따라 보상의 대부분이 결정되는 성과급제 직종에 해당된다. 적용되는 정도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최근 우리 사회 전반에서는 이처럼 성과에 따라 보상의 수준을 결정하는 성과급제를 도입하려는 조직이 늘고 있다.

 

극단적인 성과급제는 생산량 단위당 임금이 결정되는(piece-rate) 성과급제지만 대개는 일부 기본급에 월별, 혹은 년별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가 추가된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성과급제는 노동자의 동기부여 수준을 높여 더 큰 성과를 낸다는 가설에 바탕을 둔다.

 

성과급제 관련 실증연구들을 종합한 메타연구 결과들 역시 성과급제가 개인의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보였다. 이 연구들은 성과급제의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노동자들에게 어떤 행동이 바람직한지 명확하게 알게 하고 이에 힘입어 성과를 내려고 최선을 다하는 직무행동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데 근거를 둔다. 하지만 고정급제에서는 어떤 행동이 바람직한지 신호를 명확히 전달할 수 없어 노동자 개인의 특성이나 취향에 따라 직무행동이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동자 개인의 특성이나 취향에 따라 성과급제에 대한 반응도 달라질 수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미국의 럿거스대와 노스조지아대 교수로 이뤄진 연구진은 미국 남부의 한 주립대에서 경영학 수업을 듣고 있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두 번의 실험을 실시했다. 개인의 성격이 성과급제 효과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탐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본 연구에서는 보상제도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가 개인의 성격에 의해 좌우되는지를 연구했다. 보상제도는 성과급제도와 고정급제도를 비교했으며 개인의 성격은 성격 5요인 중 외향성, 성실성, 정서적 안정성을 조절변인으로 포함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외향적인 사람은 내향적인 사람에 비해 보상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성과급제에 더 크게 반응할 것이고, 성실성이 높은 사람은 보통 사람들보다 더 꾸준하게 노력하는 성향을 가졌기에 성실성이 낮은 사람들에 비해 성과급제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또 정서적 안정성이 높은 사람은 성과급제라는 압박 상황에서도 걱정을 덜 하고 좀 더 안정적으로 자신의 가용 자원을 활용하기에 정서적 안정성이 낮은 사람보다 더 높은 수준의 성과를 보일 것으로 제안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학생들에게 철자 바꾸기(anagram) 과제를 주고 보상제도를 번갈아 제시했다. 처음 두 번은 보상을 주지 않고 연습의 기회로 삼았고, 나머지 6번의 시도 중 홀수 번째 시도에서는 고정급제로 매번 3달러의 보상을 줬다. 짝수 번째 시도에서는 성과급제로 정답마다 30%의 보상을 줬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과업을 좀 더 구조화해 개인이 자의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여지를 줄였다. 실험에 참여한 경영학 전공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호와 알파벳이 쌍으로 주어진 키(Key)를 가지고 기호들의 조합을 알파벳으로 전환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두 번째 실험에서도 보상이 없는 두 번의 연습 후에 총 7회의 보상이 주어진 시도가 있었고, 홀수 번째 시도에서는 고정급제(매회 $3.00), 짝수 번째 시도에서는 성과급제(정확하게 수행할 때마다 30%)에 따라 보상이 주어졌다. 본 연구에서의 성과급제(piece-rate)는 생산량 단위당 보상이 결정된다.

 

무엇을 발견했나?

첫 번째 실험결과는 가설과 동일하게 성과급제와 성과와의 관계에 개인의 성격이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나타냈다. 우선, 성과급제에서의 성과가 고정급제에서의 성과보다 높았다. 외향적인 사람들이 고정급제에서보다 성과급제에서 평균보다 더 높은 수준의 성과를 보였다. 성실성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 모두 고정급제보다 성과급제에서 더 높은 수준의 성과를 보이기는 했지만 성실성이 높은 사람들에 비해 낮은 사람들에게서 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정서적 안정성이 높은 사람들의 경우 성과급제에 대한 반응이 고정급제에 비해서 더 높게 나타났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첫 번째 실험과 달리 개인의 성격이 미치는 영향이 덜했다. 외향성과 성실성은 유의한 효과가 없었으며 정서적 안정성만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가 실험실에서 경영학 전공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우리나라 일반 직장인들의 보상체계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극단적 방식의 성과급제를 다뤘기에 실제 조직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본 연구 결과는 다음의 교훈을 제시한다. 성과급제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개인의 성격에 따라 좌우될 수 있으므로 보상제도를 적용하기 전에 조직구성원들의 성향을 좀 더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구성원들이 매우 외향적이고, 성실성은 낮고, 정서적 안정성은 높은 경우에는 성과급제가 효과적일 수 있겠으나 내향적이고, 성실성이 높고, 정서적 안정성은 낮은 경우에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특히 성과급제하에서는 외향성이 높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람들에 비해 성과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고정급제하에서는 급격하게 저하된 성과를 보임을 고려할 때 외향성이 높은 사람들은 보상제도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종합하면 성과급제가 고정급제가 더 효과적이라고는 하지만 조직 구성원들의 성격을 고려해 적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송찬후KAIST 기술경영학과 교수 chanhoo@kaist.ac.kr

필자는 성균관대 산업심리학과를 졸업하고 University of Wisconsin-Oshkosh에서 심리학 석사, University of Nebraska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Fairleigh Dickinson University에서 조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관심 분야는 기업의 사회적책임, 윤리경영, 기업범죄, 리더십 등이다.

 

 

Sociology

 

다양성이 주는 함정:

가교적 문화의례 통해 극복하자

 

The Role of Bridging Cultural Practices in Racially and Socioeconomically Diverse Civic Organizations”, by Ruth Braunstein, Brad R. Fulton, and Richard L. Wood, in American Sociological Review, 2014, 79(4), pp. 705∼725.

 

무엇을 왜 연구했나?

다양성은 경영학이나 사회학에서 오랫동안 논쟁거리였다. 어떤 이들은 다양성이 조직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준다고 주장한다. 조직이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돼 있을수록 서로 다른 관점과 지식의 결합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논리다. 따라서 다양성은 창조성, 혁신 역량, 전략적 의사결정 역량, 나아가 조직성과를 제고하는 데 기여한다. 또 다양성이 높으면 외부 이해관계자들과 폭넓게 소통하는 데도 유리하기 때문에 조직 이미지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 반대의 주장도 있다. 다양성은 집단 간 문화충돌과 갈등을 조장하기 때문에 조직의 통합을 저해하고 응집성을 약화시키며 궁극적으로는 조직역량, 안정성 나아가 생존 자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두 주장이 강력한 논리적 정합성과 경험적 증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논쟁은 아마도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위의 연구는 이 두 가지 입장 중 어느 한 편에 서는 대신에 다양성이 조직에 던지는 각종 도전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이 연구는 지역사회 문제 해결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개신교, 천주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 다양한 종교집단이 모여 만든 다()종교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자들은 서로 다른 계층적 기반을 가진 종교집단들이 어떻게 커다란 갈등 없이 성공적으로 조직의 미션을 수행했는지를 살폈다. 연구자들이 주목한 것은 문화적 다양성을 가로지르는 가교적 문화의례(bridging cultural practices), 구체적으로는 공중기도 의례였다. 공중기도는 각 종교집단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의례 활동이지만 그 형식이나 내용이 판이하다. 공중기도 의례가 잘 활용되는 경우 집단 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전체적인 다양성을 유지하면서도 서로를 하나로 묶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집단 간 갈등이 증폭돼 오히려 조직의 해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연구에 따르면 다종교 시민단체는 공중기도 의례를 정교하게 활용함으로써 서로 다른 종교 집단 간의 연대성을 높이고, 동시에 다양성이 줄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강화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하나님, 알라, 야훼 등 구체적인 신의 이름을 부르는 대신 그 이름이 무엇이든 사회적 약자를 돌보고 평화와 사랑을 추구하는초월적 존재를 향해 기도함으로써 모든 종교집단이대의를 위해 연대할 수 있도록 했다. 공중기도를 통해 다른 종교에 대한 존중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것도 흔히 관찰됐다. 요컨대 이 단체에서는 집단 간 차이를 억누르거나 무시하는 대신에 공중기도 의례라는 상징적 활동을 통해 다양한 문화가 서로 용인되고 공통의 대의하에 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의식을 공유했다는 것이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구성원의 다양성이 조직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지, 부정적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논쟁은 실무적 측면에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한다. 긍정적 측면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높은 다양성이 조직성과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하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부정적 측면을 지지하는 입장에서는 다양성을 억누르기 위해 공동체주의적 문화를 극도로 강요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정치적, 사회적 목적을 위해 결성된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했다. 하지만 이 연구가 주는 함의는 기업과 같은 경제조직에도 적용될 수 있다. 어느 기업이든 성, 연령, 계층, 전공 영역 등 여러 차원에서 다양한 구성원들을 고용하고 있고 각 집단은 다른 집단과 구분되는 독특한 하위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다양성은 어찌 보면 조직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이다. 이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서로 간의 차이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한편 공통의 신념 체계 아래 이런 차이를 녹여낼 수 있는 가교적 문화의례를 적극적으로 고려해봐야 한다. 공중기도 의례에 대한 기능적 등가물은 기업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정동일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dijung@sookmyung.ac.kr

필자는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코넬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림대 사회학과를 거쳐 숙명여대 경영학부에 재직하고 있다. 기업 간 네트워크, 제도주의 조직이론, 조직학습, 경제사회학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는 플랫폼 기반 조직생태계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94호 The Centennial Strategy 2020년 4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