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투자 없이도 혁신역량 키울 수 있다

176호 (2015년 5월 Issue 1)

세계적 경영 학술지에 실린 연구성과 가운데 실무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지식을 소개합니다

 

Strategy

 

자본투자 없이도

혁신역량 키울 수 있다

 

Need for cognition as an antecedent of individual innovation behavior” by Chia-Huei Wu, Sharon L. Parker and Jeroen P. J. de Jong in Journal of Management, 2014, 40(6), pp.1511-1534.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 경영에 있어 조직의 혁신역량뿐 아니라 직원 개개인의 창의적 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시되고 있다. 이들의 창의력과 혁신역량이 기업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더 나은 기업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직원 개개인의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 기업은 다양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으며 기업문화 개선, 직원 사기 진작이나 동기부여를 위한 혜택 제공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유럽과 호주의 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진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같은 제도적인 개선책이 직원들의 혁신 역량과 창의력을 키우는 데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이보다는 직원 하나하나가 스스로 생각에 몰입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스스로 몰입하고 생각하는 인지능력만으로도 효과적으로 기존 정보에서 새로운 정보를 창출하고 문제점을 더 빨리 파악해 해결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다. 혁신역량 강화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기업들의 입장에선 다소 비현실적인 주장이 아닐 수 없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진은 정책연구와 컨설팅 서비스 제공을 전문으로 하는 네덜란드계 다국적 기업 1곳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했다. 이 조직은 9개의 사업부로 나뉘어 있으며 외부 조직이나 단체와도 다양한 계약을 통해 업무를 수행하는 말 그대로 매우 수평적 조직구조를 갖춘 집단이다. 팀 단위로 업무를 수행하는, 비교적 창의적이며 혁신성이 뛰어난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이 회사 내 다양한 직책의 189명 직원을 대상으로 생각을 즐기는 인지정도(need for cognition), 직업자율성(job autonomy), 시간압박(time pressure), 개방성(openness), 개인성향(personality) 등에 관한 설문을 실시해 실증 연구를 했다. 연구결과 직원들 개개인의 직무요건만 바꾸더라도 충분히 혁신역량과 창의력을 진작시킬 수 있음이 증명됐다. 이를 위해 먼저 개개인의 직업자율성(job autonomy)이 보장돼야 한다. 규율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업무영역이 확대될수록, 좀 더 도전적인 과제가 부여될수록 기존 지식과 정보를 새로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연결시킬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지고 업무에 대한 책임감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직원들에게 엄격한 시간적 압박을 가하는 것이 혁신역량과 창의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를 완수하는 데 시간제한을 둘 경우 직원들은 정보처리에 더 박차를 가하며 기존 관습(routine)에서 벗어난 새로운 문제해결 방식을 도모하려는 적극성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결론적으로 연구진은 자율성을 보장하나 시간적 압박을 엄격히 가하는 것이 직원 창의력 함양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연구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직원 개개인의 창의력과 혁신 마인드를 우선시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며 이를 통해 직원 하나하나가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에 몰입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환경 조성은 더 많은 직무권한을 부여하되 엄격한 데드라인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굳이 우수한 사내 교육프로그램, 멘토링 시스템, 사내혁신팀 구성 등과 같은 자본 투자가 없더라도 개개인의 혁신역량 강화가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유사한 주장들이 이미 많은 매체를 통해 제기돼 왔으나 이론을 바탕으로 실증적으로 검증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결론적으로 기업이 창조적이고 혁신지향적인 집단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의사결정 과정을 단순화하고, 업무수행에 제한을 없애며, 작업의 난이도를 상향 조정하는 것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여기에 직원들의 엄격한 시간 관리 능력이 배양된다면 혁신적인 조직으로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류주한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Marketing

 

신흥시장 진출,

때론 현지화보다 ‘100% 수입품이 낫다

 

Based on “Spillover of Distrust from Domestic to Imported Brands in a Crisis-Sensitized Market,” by Hongzhi Gao, Hongxia Zhang, Xuan Zhang, and John G. Knight (2015), Journal of International Marketing, 23(1), 91-112.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글로벌 마케팅에서 해외 브랜드의 영향은 복합적이다. 일반적으로는 현지의 상이한 시장 환경에 적응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본사의 관리 비용 등 현지 시장 경쟁에 따른외국인 비용(liability of foreignness)’을 극복해야 한다. 그런데 신흥시장에서는 자국 제품에 대한 낮은 신뢰도로 인해 해외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처럼 복합적인 상황에서 제품 카테고리의 치명적 위기는 해외 브랜드에 어떤 영향을 미 치는가? ‘사태파동이라 할 수 있는 제품위험 위기(product-harm crisis)는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이때 위기를 초래한 하나의 브랜드뿐 아니라 동종 제품 카테고리 전체에도 커다란 손실을 끼치곤 한다.

 

2008년 중국의 멜라민 우유 파동은 중국의 식품 안전과 관련한 심각한 문제로 비화됐다. 중국 싼루(Sanlu)를 시작으로 중국 3대 유제품 업체(멍뉴, 이리, 광밍)와 네슬레(Nestle China) 등 해외 브랜드 제품까지 총 22개 브랜드의 유제품에서 인체에 유해한 멜라민이 검출됐는데, 이로 인해 중국산 식품들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한국산 식품들이 큰 인기를 모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중국 현지 브랜드와 하이브리드 브랜드(네슬레처럼 해외 브랜드를 사용하지만 현지에서 생산하는 브랜드)로부터 초래된 제품 위기는 각각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무엇을 발견했나?

뉴질랜드 빅토리아대와 중국 베이징대 등의 연구팀은 중국 소비자 2156명을 대상으로 2008년 중국 멜라민 우유 파동 상황에서 이 위기 상황을 초래한 현지 브랜드와 하이브리드 브랜드가 다른 브랜드 카테고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어떤 경우에 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멜라민이 검출된 중국 로컬 브랜드에 대한 신뢰 하락은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은 중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를 함께 떨어뜨리는 동화(assimilation)효과를 나타냈다. 한편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수입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는 상승하는 대조(contrast)효과가 나타났다.

 

2) 제품 위기를 초래한 하이브리드 브랜드에 대한 신뢰 하락은 중국 브랜드와 해외 브랜드 모두에 대한 신뢰도를 함께 떨어뜨리는 동화 효과만을 나타냈는데 중국 현지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더 유의하게 나타났다.

 

3) 현지 브랜드 중 대표 브랜드가 제품 위기를 초래할 경우 다른 중국 현지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하락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났다. 반면 수입 브랜드에 대한 영향은 유의하지 않게 나타났다.

 

4) 사람들이 위기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더 크게 인식할수록 1)에서 말한 두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마케팅의 글로벌화는 이미 모든 산업에 걸쳐 나타나고 있으며 해외 마케팅을 위해서는홈그라운드의 이점을 가진 현지 기업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이 외국인 비용을 줄이기 위한 현지화(localization)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과 같은 신흥시장은 안전 등에 대한 규제가 약하고 현지 기업의 품질관리 역량이 부족해 자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글로벌 브랜드 제품에 비해 낮은 편이다. 특히 멜라민 파동 같은 제품 위기상황은 신흥시장에서 더욱 빈번히 일어나는데, 이럴 때는 현지화보다는 ‘100% 수입산처럼 현지 기업 및 산업과 거리를 유지하는 전략이 더 효과적이다.

 

또한 현지화 전략을 이미 실행하는 경우라도 문제 발생 시 즉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해외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를 더욱 높이기도 한다. 2005년 중국 KFC에서 인체에 해로운 수단홍 성분이 검출됐을 때, KFC는 즉시 공개적으로 사과를 해 중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도 했다. 이처럼 시장 환경의 변화가 심한 신흥시장 마케팅에서는 그 시장에 적합한 위험 인식과 대비가 필요하다.

 

홍진환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jinhongs@naver.com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한 뒤 중앙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듀폰, 엠드림, 옵티멈경영연구원에서 근무했 고 일본 히토츠바시대 연구원, 중국 임기대 교환교수를 지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마케팅 전략, 신제품 개발 및 신사업 전략 등이며 저서로 <코에볼루션> 등이 있다.

 

 

 

Sociology

 

공식적인 계획 강할수록

인사편향 줄어든다

 

Who’s the Boss? Explaining Gender Inequality in Entrepreneurial Teams”, by Tiantian Yang and Howard E. Aldrich, in American Sociological Review, 2014, 79(2), pp. 303∼327.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의 성공은 리더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두말할 필요도 없다.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는 스타트업 기업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리더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해당 분야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조직관리 역량을 겸비하고 있는 사람이 리더십을 발휘할 때 스타트업 기업의 성공 가능성은 커진다. 그런데 스타트업 기업, 특히 창업팀(entrepreneurial team)에서는 이 같은 능력주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창업팀 멤버들이 친구, 친척, 배우자 등의 인간관계로 얽혀 있는데다 리더를 선발하는 공식화된 기준조차 없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능력보다는 친소관계나 생득적인 귀속지위에 따른 편향이 작동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 창업팀 내에 뛰어난 여성 멤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남성 멤버가 리더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연구는 일차적으로 창업팀 리더십의 성 불평등이 능력에 따른 것인지, 혹은 대표적인 귀속지위인 성()에 따른 것인지를 탐구했다. 나아가 어떤 상황에서 성에 따른 편향이 완화되고 능력중심적인 리더십 선발이 강화되는지를 살펴봤다.

 

 

 

 

무엇을 발견했나?

저자들은 능력주의와 귀속주의가 현대사회의 경쟁적 문화의 산물이며, 두 가지가 경제적 행위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로부터 출발한다. 경제적 목적을 추구하는 기업은 능력주의 운영원리를 선호하면서 동시에 귀속주의라는 강력한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저자들은 우선 미국 창업팀 패널조사 자료를 분석했다. 결과에 따르면 관련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멤버들이 창업팀 리더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똑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단지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리더가 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았다. 다음으로 이 연구에서는 창업팀 리더십에서 남성 편향을 완화시키고, 능력에 따른 리더십 구성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첫째는 멤버들의 능력이 확연히 차이가 나서 누가 우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쉽게 가릴 수 있는 경우다. 예를 들어 학력, 직장 경험, 창업 경험, 전 직장에서의 위치 등 개인의 역량을 나타내는 모든 지표들이 일관되게 뛰어나다면 그 멤버가 리더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멤버의 우월성을 가리기 힘든 경우에는 남성 편향이 크게 작용했다. 둘째, 공식화 정도가 높은 경우다. 목표 시장과 제품, 예상 수익과 성장 경로 등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가지고 있고 소유지분 분배에 대한 공식화된 합의가 이뤄진 창업팀에서는 남성 편향이 낮고 능력주의 지향이 강했다. 셋째, 창업팀이 부부 중심으로 구성된 경우에는 남성()이 창업팀을 지휘할 가능성이 높았다. ‘남성이 브레드위너(생계비를 버는 사람 혹은 가장)’라고 하는 사회적 통념과 규범 때문에 능력과는 무관하게 남편이 리더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창업팀에서 리더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리더가 해당 분야의 동향이나 시장상황, 관련 기술을 잘 파악하고 조직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스타트업의 성공 가능성은 크게 향상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성뿐만 아니라 연령, 연줄, 친소 관계, 지분 등 능력과는 무관한 요인들이 스타트업 기업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경향이 있다. 당연히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스타트업의 성공 가능성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비단 스타트업뿐만 아닐 것이다. 기성 조직에서도 문제해결팀이나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운영할 때에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저자들이 구체적인 처방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분석에서 본 바와 같이 타깃 시장과 제품, 기업 목표 등에 대한 공식화된 계획을 갖추는 것만으로도 적절한 리더를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처음부터 멤버들의 역할을 명확히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무엇보다 귀속주의적 지향을 완화시키려는 사회적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정동일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dijung@sookmyung.ac.kr

필자는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코넬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림대 사회학과를 거쳐 숙명여대 경영학부에 재직하고 있다. 기업 간 네트워크, 제도주의 조직이론, 조직학습, 경제사회학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는 플랫폼 기반 조직생태계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Psychology

 

리더십 발휘하려면

소통의 양보다 질이 중요

 

Leader emergence through interpersonal neural synchronization by Jing Jiang, Chuansheng Chen, Bohan Dai, Guang Shi, Guosheng Ding, Li Liu, and Chunming Lu (2015). PNAS, 112, 4274-4279.

 

무엇을 왜 연구했나?

지도자(leader)가 되기 위해서는 지지자(follower)와의 소통이 중요하다. 지도자와 지지자와의 소통에 대해서는 두 가설이 경합하고 있다. ‘소통의 양가설은 소통의 빈도가 많은 사람이 지도자로 부상한다는 가설이다. 반면소통의 질가설은 얼마나 말을 많이 하는가보다는 대화 상대의 의도 파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 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단지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상황을 파악해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내용으로, 대화를 이끄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통의 질은 대화하는 사람들 뇌 안의 신경세포 작용을 관찰함으로써 파악할 수 있다. 신경세포의 관찰은 신경세포 작용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소의 소모량을 측정하는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자기공명영상)와 전기신호 EEG(Electro EncephaloGram·뇌전도)를 측정하는 방법 등이 많이 쓰였다. 그런데 MRI는 거대한 기계 안에 누워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EEG는 머리의 움직임에 민감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단점을 어느 정도 극복한 방법이 NIRS(Near Infrared Spectroscopy·근적외선 분광). NIRS는 신경세포의 산소소모량을 측정한다는 점에서 MRI와 비슷하지만 자기장 대신 빛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장비도 훨씬 작아 머리에 띠처럼 두르거나 모자처럼 쓸 수 있다. 대화하는 두 사람의 신경세포 작용을 동시에 측정하면 소통의 질이 높은 사람들은 신경세포 작용이 유사해지는 동기화 현상이 나타난다. 또한 대화 상대의 의도를 파악해 주도하는 사람이 지도자이기 때문에 지도자의 뇌에서 동기화가 먼저 일어날 것이다. 이처럼 두 사람 사이의 신경세포 동기화 정도를 INS(Interpersonal Neural Synchronization·대인 간 신경 동기화)라고 한다.

 

무엇을 발견했나?

중국 베이징사범대, 독일 훔볼트대, 네덜란드와 독일의 막스플랑크연구소 및 미국 캘리포니아대(어바인) 등의 공동 연구진은 INS를 측정해 대인소통과정에서 지도자가 어떻게 떠오르는지 탐구했다. 연구진은 중국인 36명을 12개 소집단으로 나눠 특정 주제를 주고 5분 동안 자유롭게 토론하도록 했다. 토론 주제는 임산부, 발명가, 의사, 우주인, 생태학자 및 부랑자가 무인도에 남게 된다면 어떤 사람을 먼저 살려줘야 할지 판단하는 것이었다. 토론하는 장면을 녹화하면서 fNIRS(functional near infrared spectroscopy·기능성 근적외선 분광)를 이용해 신경세포의 작용을 기록했다. 뇌 활동의 특정 시점만을 기록하는 NIRS와 달리 fNIRS는 연속적인 시점을 기록한다. 또한 대학원생 8명에게 소집단의 토론영상의 내용을 분석하도록 해 집단 내에서 지도자 역할을 하는 사람을 판별하도록 했다. 분석결과 지도자와 지지자 사이에서는 대화과정에서 신경세포의 작용이 동기화하는 경향이 강했다. 반면 지지자와 지지자 사이에서는 대화과정에서 신경세포 작용에 동기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누가 먼저 신경세포를 상대에게 동기화하는지 측정했는데 지도자의 뇌에서 먼저 동기화하고, 지지자가 따라오는 경향을 보였다. 끝으로 소통의 양과 소통의 질을 분석했는데 소통의 질이 신경세포 동기화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지도자는 이끄는 사람이다. 이끌기 위해서는 사회적 상황을 파악해 그 상황에 맞는 적절한 행동과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지도자는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하면서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고 비음성언어를 적절하게 사용함으로써 집단 내의 대화내용을 조정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방적으로 말을 많이 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의 말을 우선 들어야 한다. 즉 지도자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기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안도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미디어심리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8호 The New Chapter, Web 3.0 2022년 07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