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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때 쓰는 동정심 유발 전략, 자칫하면 무능력으로 보일 수 있다

안도현 | 169호 (2015년 1월 Issue 2)

 

 

세계적 경영 학술지에 실린 연구성과 가운데 실무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지식을 소개합니다

 

Psychology

위기 때 쓰는 동정심 유발 전략, 자칫하면 무능력으로 보일 수 있다

Corporations are Cyborgs: Organizations elicit anger but not sympathy when they can think but cannot feel by Tage S. Raia & Daniel Diermeier. (2015).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126, 18-26.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 활동에는 위기가 있기 마련이다. 해킹을 당해 대량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고, 공장에서 유독가스가 유출되기도 하며, 임직원이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빚기도 한다. 위기 중에는 책임소재가 명백하게 기업 외부에 있는 경우도 있다. 이때 기업은 억울함을 강조하며 스스로를 희생자로 제시하는 방법이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다. 사람들은 기업에 대해서도 인격을 지니고 있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에 대해서는 동정심을 보이며 비난하지 않는 것처럼 기업도 억울한 일을 당하면 소비자의 동정심을 살 수도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그런데 동정심 유발 전략은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개인에 대한 지각방식이 항상 기업에도 적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사회적 대상에 대해 지각할 때 크게 두 가지 기준으로 판단한다. 하나는 의도와 목표를 실행할 능력의 여부에 대한 작인성(作因性·agency) 여부이다. 다른 하나는 고통을 경험할 수 있는 능력의 여부에 대한 경험성 여부다. 사람들은 기업에 대해 작인성은 개인과 같은 수준으로 지각한다. 반면 기업의 경험성에 대한 지각은 개인에 대한 지각과 많이 다르다.

 

무엇을 발견했나?

미국 노스웨스턴대 공동 연구팀은 기업의 작인성과 경험성에 대한 지각을 분석하기 위해 4차례 실험을 했다. 실험1은 미국인 84명을 대상으로 기업과 개인에 대한 판단을 비교했다. 먼저 연구 참가자들을 2개 집단으로 구분해 집단1에게는 기업가 개인의 이야기를 읽도록 했고 집단2에게는 기업의 이야기를 읽도록 했다. 이야기의 종류에 따라 집단을 추가로 나눴다. 집단1a와 집단2a는 기업가 혹은 기업이 고객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판매하는악한으로 묘사한 이야기를 접했고 집단1b와 집단2b는 기업가 혹은 기업이 소유한 정보시스템이 해킹 당해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취당한희생자로 묘사한 이야기를 접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제시된 기업가 혹은 기업에 대해 분노 또는 동정의 감정경험 정도와 기업이 의도한 바대로 실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지(의도 실행능력), 기업이 고통을 느낄 것으로 생각하는지(고통경험 능력) 여부에 대해 답했다. 실험결과 분노하는 정도와 의도 실행능력에 대해서는 개인과 기업에 대한 평가가 차이가 없었다. 반면 동정하는 정도와 고통의 경험능력에 대해서는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기업보다는 개인이 고통을 경험하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고 이러한 지각은 해킹의 피해에 대해 동정하는 태도로 이어졌다. 실험2에서는 경영진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기업 내부의 시각과 기업 외부 일반인들의 시각과 비교하기 위해서였다. 실험결과 기업 내부의 시각에서는 동정 및 고통 경험 여부에 대한 개인과 기업에 대한 판단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실험3에서는 기업을 의인화한 다음 참가자들에게 실험1과 같은 자극물을 제시했다. 이때 고통 경험 여부 및 동정심에 대한 개인과 기업에 대한 지각의 차이가 사라졌다. 실험4에서는 스포츠팀을 추가했다. 실험 결과 스포츠팀에 대해서는 개인과 기업의 중간 정도 반응이 나타났다. 개인보다는 동정심을 덜 유발하지만 기업보다는 더 유발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기업은 위기상황에서 스스로를 피해자로 묘사해 동정심을 유발하는 전략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기업에 대해 작인성, 즉 의도를 실행하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하지만 고통을 경험하는 능력은 없다고 보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아무리 기업이 실질적인 피해자라 하더라도 소비자들은 기업에 대해 동정심을 느끼지 않는다. 기업이 스스로를 피해자로 묘사하면 소비자의 분노는 피할 수 있지만 동시에 역량이 결핍된 조직이라는 평가도 받게 된다. 따라서 위기에 처한 기업은 비록 사건 발생의 책임이 없어도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영웅이 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효과적인 위기극복 전략이 될 수 있다.

 

 

안도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다. SSCI급 학술지에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Marketing

 

희소성 강조하는 마케팅 경기하락 때 대체로 효과 크다.

Sharma, Eesha and Adam L. Alter (2012), “Financial Deprivation Prompts Consumers to Seek Scarce Good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39 (October), 545-560.

 

무엇을 왜 연구했나?

지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던킨도너츠는무민이라는 핀란드의 유명 캐릭터를 한정 판매하는 행사를 시행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0% 증가했다. 스타벅스는 한정판 다이어리를 제공하는 연말 이벤트를 오랜 기간 동안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바비브라운이 아이섀도 팔레트인 리치 초콜렛 컬렉션을 가을 한정 상품으로 출시했고 아우디 코리아도 준중형차 Q3 100대를 한정판 모델로 선보였다. 일정 기간 동안만 구매할 수 있는 특별판 아이템을 위주로 진행되는 희소성 마케팅은 증가하는 추세다.

 

뉴욕대의 두 연구자는 희소한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경기 하락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저자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현재 자신의 경제 상황을 파악할 때 과거 자신의 씀씀이와 비교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상황이 좋다고 하더라도 주관적으로는 나쁘다고 느낄 수 있다. 2011년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백만장자 중 42%는 과거와의 비교 때문에 현재 부유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처럼 자신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고 느끼면 심리적인 부족분을 보충하기 위해 누구나 가지지 못하는 물량이 부족한 제품을 잘 찾고 이를 획득하려는 성향이 높아질 것이라고 저자들은 주장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저자들은 희소성에 대한 인식과 선호가 주관적 경제 상황에 대한 이해와 연관이 있다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여러 실험을 수행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피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에게는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를 떠올리라고 요청했고 다른 그룹에게는 경제적으로 윤택했던 시기를 떠올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모든 피험자들에게 빨간색과 하얀색이 들어간 옷을 입고 복잡한 그림에 숨어 있는월리를 찾아라게임을 수행하라는 과제를 냈다. 실험 결과, 자신의 경제 상황이 나빴던 기억을 떠올린 그룹은 자신의 경제 상황이 좋았던 기억을 떠올린 그룹에 비해서 월리를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냈다.

 

다음 실험에서는 피험자들에게 금융 상황에 관한 5개의 질문을 물어본 뒤 경제적으로 궁핍한 그룹과 경제적으로 풍족한 그룹으로 구분했다(작년에 비해서 올해의 금융 상황이 더 낫다, 동료들에 비해서 나의 금융 상황이 더 낫다, 작년에 비해서 올해에 물질적으로 풍요롭다, 동료들에 비해서 내가 물질적으로 풍요롭다, 작년에 비해 올해에 돈을 더 자유롭게 쓸 수 있다). 그리고 모든 피험자들에게 두 가지 색깔로 이뤄진 M&M 초콜릿 20개를 주고 원하는 만큼 먹으라고 했다. 이때 초콜릿 중 15개는 단일 색깔이었고 5개는 각각 다른 색깔이었다. 실험 결과, 자신의 경제 상황이 궁핍하다고 느끼는 그룹은 자신의 경제 상황이 풍족하다고 느끼는 그룹에 비해 전체적으로 더 많은 초콜릿을 먹었고, 특히 희소한 색깔의 초콜릿을 더욱 많이 먹는 경향을 보였다.

 

마지막 실험에서는 절반의 피험자들이 자신의 경제 상황이 어려웠던 시기를 떠올리고, 다른 절반의 피험자들이 자신의 경제 상황이 윤택했던 시기를 떠올린 뒤, 자판기에 들어 있는 2개의 초콜릿(허쉬, 트윅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2개의 초콜릿은 가격과 내용물에서 차이가 없지만 자판기 내부에 배치된 10칸의 자리 중에서 하나가 8칸을 차지했고 다른 하나가 2칸을 차지하도록 조작했다. 실험 결과, 자신의 경제 상황이 나빴던 기억을 떠올린 그룹에서는 71%의 피험자들이 2칸만 차지하고 있는 희소한 초콜릿을 선택했지만 자신의 경제 상황이 좋았던 기억을 떠올린 그룹에서는 이 비율이 36%로 떨어졌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저자들의 실험은 경기가 하락하는 시기에 희소성을 강조하는 마케팅 기법이 강력한 효과가 있으며 사회적으로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헬스클럽, 건강한 음식, 은행의 저축상품 등 자기관리에 도움되는 상품들에 희소성을 강조하면 구매를 촉진할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 불필요한 제품들에도 희소성이 강조되면 가뜩이나 개인이 재무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과도한 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designmarketinglab@gmail.com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University of Toronto Rotman School of Management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동적 의사결정 심리학을 바탕으로 디자인 마케팅, 신제품 개발, 소비자 행동에 관해서 주로 연구하고 있다.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친구따라 아이폰 산다! 중심성 높은 고객을 마케팅 타깃 삼아라

Based on “Peer influence in the diffusion of iPhone 3G over a large social network” by Miguel Godinho de Matos, Pedro Ferreira, and David Krackhardt, (MIS Quarterly, Vol 38., No 4. (December 2014), pp. 1103-1133)

 

무엇을 왜 연구했나?

신제품이 시장에서 널리 알려지고 퍼져가는 과정에서 주위 사람의 영향(peer influence)은 어떻게, 얼마나 작용할까?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제품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친구나 아는 사람이 어떤 신제품을 구입하면 그 제품에 관심을 갖거나 따라서 구입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광고에서 흔히이 제품을 다른 사람은 이미 대부분 구입했다고 강조하는 것이나, 또는 무료로 제품을 제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의 기회를 늘리려는 것 등은 주위 사람의 영향을 마케팅에 이용하려는 것이다.

 

이런 주위 사람의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과거 연구는 많았지만 이들 대부분이 가격이 싼 제품에 대한 것이거나 실제 데이터가 아니라실험 방법론에 따라 한정적으로 진행된 연구들이었다. 본 논문은 아이폰 3G가 처음 등장했을 시기의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주위의 아는 사람들이 아이폰을 구입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의 아이폰 구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증적으로 검증했다. 먼저 저자들은 아이폰이 출시된 직후인 2008 8월에서 2009 7월까지 유럽 한 국가의 통화자료를 분석했다. 이 통화자료에는 익명 처리된 전화번호(실제 번호를 임의의 고유 번호로 바꾼 것), 통화 대상번호(또한 익명처리), 통화지속 시간이 기록돼 있다. 그리고 각 번호에 대해서 성별, 나이, 요금제 종류, 단말기 종류, 번호별로 저녁시간에 주로 통화하는 지역(, 사용자의 거주 지역)에 대한 정보를 분석했다.

 

우선 통화내역을 바탕으로 각 사용자의 소셜네트워크(social network, 가족, 친구 등 자주 교류하는 사람들)를 확인하고, 이 소셜네트워크 내에서 아이폰 3G가 어떻게 보급되는지, 이 과정에서 주위 사람들이 아이폰을 구입한 것이 어떤 사람의 아이폰 구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분석했다. 이 분석에서 각 사람의 나이, 성별과 거주 지역 등의 영향뿐 아니라 각 소셜네트워크의 특성(early adopter집단인가 등)을 통제해서 이들 영향을 제외하고 순수한 주위 사람의 영향만을 분석했다. 또한 이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경우의 예상 결과를 시뮬레이션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이폰 구입에는 소셜네트워크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어떤 사람의 주변인이 모두 아이폰을 구입한 경우 그 사람이 아이폰을 구입할 확률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약 1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변수를 다 고려할 때 아이폰의 판매에서 소셜네트워크의 영향은 약 14%인 것으로 조사됐다. , 주위 사람의 영향 때문에 아이폰이 14% 더 팔렸다는 것이다. 이러한 영향은 상당히 큰 것이기는 하지만 과거 연구에서 다룬 제품보다는 적은데, 그 이유는 아이폰의 경우 상당히 고가의 제품이고 개인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제품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 기업 입장에서는 이러한 소셜네트워크의 영향을 어떻게 신제품 보급에 활용할 수 있을까? 소셜네트워크의 분석에서 각 개인의 특성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중요한 것은 근접 중심성(closeness central-ity 혹은 degree centrality)과 매개 중심성(betwee-ness centrality)이다. 근접 중심성이라는 것은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은 사람과 연결돼 있는가를 나타내는 것이다. 매개 중심성은 서로 연결이 없는 두 집단의 중간에서 이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얼마나 많이 하는가다. 아는 사람이 많은 사람의 근접 중심성이 높고, 서로 교류가 없는 다양한 집단과 교류가 많은 사람의 매개 중심성이 높다. 기업에서 마케팅을 하는 경우 근접 중심성이나 매개 중심성이 높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주위 사람의 영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효과적일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논문에서는 또 신제품을 어떻게 프로모션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시뮬레이션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의 경우는 임의의 소비자에게 무료로 제품을 제공하는 것은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효과가 충분치 않아서 손실을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으로 프로모션 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접 중심성이나 매개 중심성이 높은 소비자들만을 대상으로 제품 체험을 하도록 하는 것은 효과가 크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이익을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품을 무료로 제공하기보다는 가격 할인과 같은 일부분 보조를 하는 방법 사용하면 비용 대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에서는 주위 사람의 영향이 스마트폰과 같은 고가의 디지털 제품에도 나타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분석해서 보여주고 있다. 스마트폰은 가격이 높고 사람들이 신중히 구매 결정을 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이러한 소셜네트워크의 영향력이 다른 제품보다 작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에서 제품체험을 통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때 다른 제품과 같이 임의로 제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방법은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고, 영향력이 큰 사람을 골라서 선택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 논문의 분석 결과가 보여주고 있다.

 

임 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il.im@yonsei.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정보기술의 사용과 영향, 개인화, 추천시스템 등이다.

 

 

Human Resources

지역차별 없이 다양성 존중 조직 구성원 간 지식공유 늘어난다

Based on (2014). “A multilevel analysis of the effects of HR diversity management on employee knowledge sharing” by Shen, J., Tang, N., & D’Netto, B.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Human Resource Management, 25(12), 1720-1738.

 

무엇을 왜 연구했나?

최근 특정 지역 출신의 지원자는 배제한다는 한 국내 기업의 신입사원 모집공고로 여론이 들썩였다. 그 원인이 단순 실수로 인한 것이었든, 의도적이었든 간에 기업의 인사관리에 있어 다양성을 고민할 필요가 있음을 각성하게 했다. 기업들이 실제로 특정 지역을 차별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충분하지 않지만 학력, 성별, 나이 등에 대한 차별은 아직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상위법인 헌법에서 평등과 차별금지를 언급하고 있고 근로기준법을 포함한 다양한 하위 법률들이 차별을 금지함에도 불구하고 채용, 승진, 평가, 보상, 교육·훈련 등의 인사관리 전반에서 일정 정도의 차별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와 관련해 비단 차별뿐만이 아닌 능동적인 수준에서 다양성 관리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기업 인사관리에 있어 다양성 관리 노력이 구성원들의 지식공유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알아봤다. 지식공유행동이란 기업 구성원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동료들과 공유하는 행위로 기업의 성장과 경쟁력 강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사회는 미국, 중국 등의 다민족 국가들과는 달리 다양성의 필요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했으나 최근 급증하는 다문화가족, 여성 인권 및 차별에 대한 인식 변화 등으로 인해 다양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다양성이란 문화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미국이 인종, 나이, 성별 등에 대한 다양성을 고민하는 데 비해 중국의 경우에는 다양성이란 민족, 나이, 성별, 호구제도에 대한 다양성을 포함한다. 중국의 호구제도란 농촌과 도시 주민을 구분하고 농촌 주민이 산업화된 도시 지역에서 직장을 구하고 거주할 수 없도록 한 제도로 지금은 다소 완화된 상태다. 도시에 사는 농민공의 경우 취업, 거주, 의료보험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해 차별 논란이 거셌다. 본 연구는 중국에서 데이터를 수집했기에 호구제도에 의한 차별이 포함됐다.

 

호주와 중국의 대학교수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광둥성과 푸젠성에 있는 총 37개 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업이 구성원들을 차별하지 않고 조직 차원에서 다양성을 추구할 때 구성원들의 지식공유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르게 표현하면 기업의 인사관리 정책이 차별을 최소화하고 공정성을 추구하며 조직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될 수 있도록 설계된 경우, 구성원들도 자신이 가진 지식을 조직 내 다른 구성원들과 자발적으로 나누려는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다양성 관리와 지식공유행동과의 관계는 조직에 대한 신뢰에 의해 매개됐다. 조직의 인사관리 제도가 구성원들의 인종·민족, 성별, 호구 등에 따라 차별하지 않고 다양성을 추구하면 구성원들의 조직에 대한 신뢰 수준이 더 높아졌다. 또 이렇게 높아진 조직에 대한 신뢰는 동료들과의 자발적인 지식공유행동의 증가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조직에 대한 신뢰와 지식공유행동과의 관계는 조직 내 협동적 규범에 영향을 받는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협동적 규범 수준이 높은 조직에서는 조직에 대한 신뢰와 지식공유행동과의 관계가 협동적 규범 수준이 낮은 조직에 비해 더 강한 관계를 나타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 결과는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차별과 다양성 관리를 연구했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민족(혹은 인종)이나 호구제도에 의한 차별은 없을지 몰라도 출신 학교, 학력, 성별, 출신 지역, 종교, 장애 등에 의한 차별은 암암리에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양한 형태의 차별 혹은 수동적인 다양성 관리로 인해 구성원들이 느끼는 조직의 다양성 관리의 정도가 낮으면 구성원들은 조직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하게 된다. 또 궁극적으로 다른 구성원들과의 지식공유행동이 감소할 수 있다. 조직에서 시행하는 인사관리 제도들이 적극적으로 다양성을 추구하고 잠재적인 차별을 줄일수록 구성원들 간의 지식공유행동은 증가함을 고려할 때 인사관리제도의 설계나 시행할 때 차별적인 요소가 있는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기업은 구성원들을 공정하게 대해야 할 것이며 다양성에 대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 다양성의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포용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최고경영진은 다양성 관리를 조직의 핵심가치로 인정하고 조직의 전략 및 일상적인 경영에 있어 다양성을 반영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내 인구통계적인 구성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구성원들이 다양성, 혹은 차별이나 불공정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설문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고 조직 내 구성원들의 다양성의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다양성 관리에 대한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송찬후 KAIST 기술경영학과 교수 chanhoo@kaist.ac.kr

필자는 성균관대 산업심리학과를 졸업하고 University of Wisconsin-Oshkosh에서 심리학석사, University of Nebraska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Fairleigh Dickinson University에서 조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관심 분야는 기업의 사회적책임, 윤리경영, 기업범죄, 리더십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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