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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epth Communication

허태혁 | 158호 (2014년 8월 Issue 1)

편집자주

DBR은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과 반응을 체계적으로 수렴해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열독자를 중심으로독자패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Indepth Communication’은 독자패널들로부터 DBR 최근 호 리뷰를 들어본 후 추가로 궁금한 점에 대해 해당 필자의 피드백을 받아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허태혁 제7기 독자패널(신원)

DBR 156호에 실린천하의 스타벅스, 프랑스에선 쓴 잔!’을 흥미롭게 읽었다. 스타벅스와 디즈니, 그리고 다른 많은 기업들이 실패했다. 그 나라와 산업의 문화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기업의 성공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에 다시 한번 공감했다. 혹시 이러한 문화를 어느 정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효과적인 지표가 있는지 궁금하다. 산업과 나라마다 다르겠으나 거시적인 관점에서 나라, 산업마다 공통된 문화 측정 지표가 있다면 추천해달라.

 

 

이재형 제7기 독자패널(KT)

DBR 156호의천하의 스타벅스, 프랑스에선 쓴 잔!’을 읽고 현지화 전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스타벅스의 사례도 흥미로웠지만 버거킹 사례에 대해 궁금증이 생긴다.

 

버거킹이 프랑스에서 쓴 잔을 마신 후 2013 12월에 프랑스에 재진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 17년 만의 재진출인데 성과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궁금하다. 또한 맥도널드는 프랑스 현지화에 성공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략의 차이에 대해서도 알려달라.

 

조승연 문화전략가

먼저 허태혁 독자께 답변 드리겠다. 지금까지 비교문화학 지표로는 Geerf Hofstede 박사의 ‘Cultural Dimension’ 지표가 가장 유명하고 많이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문화권이 달라지면 지표라는 개념 자체에 문제가 생긴다. ‘무엇을 측정해야 하는지자체가 바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그래서 어느 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인류학자들이나 문화 전문가들에게 특정 문화권의 가치관 분석을 의뢰한다. 미국이 2차 대전에서 일본과 싸울 때 베네딕트 박사에게 연구를 의뢰해서 오늘날까지 일본 문화 입문서라고 할 수 있는 <국화와 칼>이 저술됐는데 이는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방식이다. 이것은 지표를 만들기 전에 측정할 항목을 판단하는 때도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재형 독자께 답변을 드리겠다. 버거킹 같은 경우에는 2013 2개의 체인점이 성업 중인데 기차역이라는 특수 상황을 잘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단 버거킹이 재진출할 때 직접 운영을 하기보단 프랑스에서 이미 250개의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올리버베트랑드와 합작 협정을 맺었다. 프랑스 상황에 알맞은, 조심스런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맥도널드 같은 경우에는 버거킹에 비해 현지 프랜차이즈가 머스터드, 치즈같이 프랑스 사람들에게 익숙한 발효음식을 현지 조달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프랜차이즈들이 상당한 자율성을 갖고 현지에 적응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예를 들어서 필자가 생활하던 파리 Belleville는 이슬람교도들이 많은 지역이라 맥도널드에서 할랄(이슬람 교리에 맞는) 햄버거를 파는 모습도 본 적이 있다. 뼈아픈 실패 이후 문화전략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수아 제7기 독자패널 (LG전자)

DBR 155호에 게재된 동남아시아 시장으로의 금융산업 진출 전략 관련한 기고문을 잘 읽었다. 중국·일본계 은행들은 동남아시아 현지 은행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하면서 수익을 늘리고 있는 데 반해 한국 은행들의 성공적인 국외 M&A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중국·일본계 은행에 대비해 한국 은행들에 전략적 선택과 집중이 요구되는 분야나 타깃 서비스는 무엇이며 틈새시장 공략을 위한 맞춤형 상품 개발 등 준비해야 할 역량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궁금하다. 아울러 은행 외 보험, 증권 등의 사례가 있다면 알고 싶다.

 

 

이은호 올리버와이만 상무

필자는 최근 모 일본 은행의 서울 지점에서 근무하는 지인들과 만나 일본 은행들의 동남아시아 진출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자국 은행들의 효과적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적극적 자세 및 역할이었다. 독자 패널이 제기한 바와 같이 개별 은행 차원의 전략적 선택 및 집중, 틈새시장 공략을 위한 맞춤형 상품 개발은 성공적 시장 진입을 위한 필수 선결 요건이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동남아시아 금융 시장의 치열한 경쟁 구도를 감안한다면 필수 선결 요건들을 갖추는 것만으로는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 일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 정부와 한국 금융기관이 긴밀한 공조 체계를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단계적 시장 공략 계획을 실행해 간다면 조속한 성과 가시화를 도모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점을 먼저 강조하며 독자 패널의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먼저 전략적 선택 관점이다. 우선 은행업을 소매금융(Retail) 및 기업금융(Wholesale)으로 구분해 본다면 필자는 현지에서 확보된 예수금을 바탕으로 소매금융을 중점 육성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현지화 달성을 위한 필수 단계라 믿는다. 물론 속도 측면에서 다소 더딜 수 있기는 하나 이 접근법은 현지의 리스크가 본점으로 전이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뿐만 아니라 본점 차입을 통한 기생 구조(저축은행형 사업)가 아니라 현지에 구축한 사업 기반을 바탕으로 현지 시장에 침투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현지화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요구되는 핵심 역량은현지 고객에 대한 적확한 신용평가 체계 구축이다. 베트남 로컬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시장 진입 및 현지 예수금 확보에 성공한 국내 모 대형 은행의 경우 본사 고객 신용평가 체계 기반의 현지 시스템을 구축한 후 이를 바탕으로 가계 대출, 신용카드 등의 분야로 영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90%가 넘는 현지 채용 인력들에게한국식 교차판매 영업 노하우를 효과적으로 전이한 결과, 현재 외국계 은행 중 현지 영업 실적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국내 대형 은행의 경우, 고객 기반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현지 시스템 기반의 모바일 뱅킹을 도입했다. 현지 사용자 중심의 UI(user interface) 구현을 통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추구한 것이다. 현지화에 성공한 국내 은행들의 이 같은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핵심 성공요인은 (1) 소매금융 중심의 현지 예수금 확보 (2) 철저한 현지화 전략 기반의 조직 구성 (3) 리스크 관리 및 상품·서비스 개발로 요약될 수 있다.

 

보험, 증권 분야의 경우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은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성공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국내 모 대형 보험사는 2009년 베트남 시장에 현지법인(100% 지분 출자)을 설립하는 등 현재 3개국에서 보험 영업을 하고 있다. 현지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에 기반한 현지화 조직 구축 및 현지 기업들과의 네트워크 활용이 이 보험사 현지화 전략의 핵심 요체다. 이 보험사의 현지 법인은 95% 이상 현지인들로 구성돼 있다. 특히 보험 영업의 핵심인 설계사 채널은 현지 보험 시장 이해도가 높은 베테랑급 현지 인력들을 중심으로 구축돼 있다. 또한 중국 대형은행들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강력한 방카슈랑스 채널을 확보했다. 국내 모 대형 증권사의 경우 2010년 현지 업체 M&A를 통해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진출 당시 0.25%에 불과하던 시장점유율은 2014년 현재 1.12%까지 올라왔다. 고성장 시장 중심 진출 전략 및 자사 경쟁 우위 영역 중심의 선별적 사업 수행이 시장점유율 상승을 견인했다. 현지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 거래 시스템을 진입 초기부터 도입하고 본사의 검증된 리서치 기법을 현지 직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수함으로써 현지 고객들에게 성공적으로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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