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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비즈니스는 콘텐츠 비즈니스다

김남국 | 150호 (2014년 4월 Issue 1)

 

콘텐츠는 미디어 관련 기업들만 신경 쓰면 되는 분야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원래 콘텐츠는 미디어에 담기는 내용물을 뜻합니다. 하지만 개념을 더 확장해보면 인간의 오감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수단을 활용, 스토리 라인이나 메시지를 전달해 만족감을 주는 상품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콘텐츠는 미디어 기업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다른 분야라도 기업 활동의 대부분은 콘텐츠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기업의 브랜드를 일종의 콘텐츠로 받아들입니다. 브랜드 자극에 노출되자마자 소비자들은 특정한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이는 구매 의사결정과 만족도 등에 결정적 영향을 끼칩니다. 그래서 현명한 기업들은 제품 기획부터 연구개발, 제조, 판매, 마케팅 등 가치 창출 활동의 전 과정에서 핵심 메시지가 효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되도록 노력합니다. 따라서 핵심 메시지를 다양한 수단으로 전달하는 콘텐츠 제작 방식을 활용하면 가치 있는 브랜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 호 DBR Case Study에 실린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제품 개발단계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자연주의라는 핵심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자연주의 콘셉트를 내세운 화장품 브랜드는 많았지만 이니스프리처럼 직접 제주도에서 녹차밭을 운영하며 이 원료로 제품을 만들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내도록 옅은 색조의 제품을 주로 출시하는 등 가치사슬 전체를 핵심 메시지와 잘 일치시킨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이 밖에 광고 홍보물 제작,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상, 리더십 발휘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핵심 메시지 선정 및 전달, 경쟁우위의 핵심 원천으로 여겨지는 조직문화 관리 등에서도 콘텐츠의 영향력은 절대적입니다. 따라서 미디어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 과정에서 획득한 성공적인 콘텐츠 제작 노하우는 비즈니스에 큰 도움을 줍니다.

 

콘텐츠의 핵심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참신성 혹은 의외성입니다. 전통적인 왕자 공주 스토리라인을 파격적으로 깨트린 영화겨울왕국의 흥행은 참신성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새롭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고 결론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콘텐츠는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사극처럼 장르적 특성 때문에 불가피하게 결론을 예상할 수밖에 없다면 적어도 그 전개방식이 달라야 합니다. 피 말리는 시청률 및 흥행 경쟁에서 체득한 참신한 콘텐츠 제작 방법론은 차별화 노력을 하고 있는 기업들에 큰 통찰을 줍니다.

 

두 번째 성공 요인은 진심입니다. 어떤 가수는 이별을 주제로 한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1년간 아무리 노력해도 감정이 잡히지 않아 고생을 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여자친구와 이별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가수는 여자친구와 이별을 했고 그 감정을 담아 노래를 했습니다. 이 감정은 대중에게 고스란히 전달됐고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기업도 진정을 담기 위한 콘텐츠 제작자들의 열정만큼은 배워야 합니다.

 

세 번째 요인으로는 끝없는 진화를 들 수 있습니다. 장수하는 프로그램 가운데 처음 기획 당시의 포맷을 그대로 유지하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소비자와 소통하며 변화를 꾀했습니다. 분 단위로 공개되는 시청률 같은 살벌한 지표가 이를 강제한 측면이 있지만 특정 패턴을 예단하지 않고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자세만큼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

 

DBR은 콘텐츠 제작과 관련한 지혜와 노하우들이 기업 활동 전반에 가치 있는 지침이 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이번 스페셜 리포트를 기획했습니다.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 얻은 생생한 지식은 물론이고 소비자 경험을 제대로 설계하기 위한 구체적 대안,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 제작, 콘텐츠 글로벌화 방안, 인문학적 시각 등 다양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창조 산업의 최전선에 있는 콘텐츠 분야의 노하우를 토대로 새로운 영감과 통찰을 얻어가시기 바랍니다.

 

김남국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march@donga.com

  • 김남국 김남국 |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편집장
    -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정치부 IT부 국제부 증권부 기자
    -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선임연구원
    mar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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