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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접점 종업원은 ‘경계초월자’ 창의역량 높일 교육 필요하다

허원무 | 141호 (2013년 11월 Issue 2)

 

Marketing

 

고객접점 종업원은경계초월자창의역량 높일 교육 필요하다

Based on “Examining the Drivers and Performance Implications of Boundary Spanner Creativity” by Agnihotri, R., Rapp, A. A, Andzulis J. M., & Gabler, C. B. (Journal of Service Research, 2013, In-press).

 

무엇을 연구했나?

서비스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고객접점에 있는 종업원들의 역할이 과거에 비해 확대되고 있다. 특히 다양한 고객응대 상황에서 고객의 욕구를 파악하고 고객을 만족시키며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또 종업원들은 고객 욕구와 정보를 기업 내부로 전달해서 시장지향적인 마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가능하게 해준다. 이와 같이 고객을 적절하게 응대하고 기업 내부에 정보를 전달하는 고객접점의 서비스 종업원을경계초월자(boundary spanner)’라고 한다.

이 연구는 지속적인 고객가치혁신과 고객지향적인 마케팅에 필요한 경계초월자들의 창의성을 높이는 요인을 파악하고 창의성이 성과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을 분석하는 데 목적을 뒀다.

 

무엇을 발견했나?

기업용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영업사원1  (107)과 그들의 관리자(17)를 설문조사했다. 영업사원들로부터는 정서지능, 창의성, 상사로부터의 업무 피드백을 측정했다. 관리자들로부터 영원들의 고객문제해결 수준과 이들의 직무지식 정도를 측정했다. 마지막으로 직무성과는 해당 기업에서 평가한 객관적인 성과지표를 사용했다.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직무에 관한 지식, 정서지능이라는 역량 요소와 상사의 피드백이라는 동기요소가 경계초월자의 창의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이 세 요인 중에서 정서지능의 역할이 가장 컸다. 둘째, 직무지식이 창의성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정서지능에 의해서 증폭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창의성이 높은 경계초월자들은 서비스 현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파악하고 응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직무성과로 연결됐다. 마지막으로 상사의 피드백은 창의성이 직무성과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첫째, 경계초월자들의 창의성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 투자 및 지식 공유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창의성은 개인차원의 역량과 특성에 기인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교육훈련과 지식공유 활동과 같은 시스템에 의해서 구성원의 창의성이 제고될 수 있다.

둘째, 상사의 직무활동에 대한 건설적인 비평, 조언, 제안, 전반적인 평가와 같은 피드백 활동이 창의적인 업무 수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상사의 피드백이 긍정적 또는 부정적 평가 여부와 관계없이 지속적인 피드백 자체가 경계초월자들의 창의적 업무 수행의 주요한 동기가 된다는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최근 한국 경제에서창조경제가 화두가 되고 있으며 성공 사례로 일부 대중 스타나 문화 콘텐츠가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고용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 서비스 분야에서 창조경제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서비스 종사자들의 창의 역량을 제고시킬 수 있는 교육(: 직무지식, 감정지능, 문제해결 능력, 아이디어 도출법 등)이 필요하다. 또한 실패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고 창의적인 방법을 시도할 수 있는 조직문화와 상사의 배려와 격려 같은 시스템적인 요소가 매우 중요하다. 특정 산업이나 제품이 아닌 기업과 창조적 서비스를 실현하는 종업원 관점에서 창조경제를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허원무 부경대 경영대학 교수 wmhur@pknu.ac.kr

필자는 한양대에서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석·박사를 취득했다.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을 거쳐 부경대 경영대학에 재직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과 사회적 마케팅, 서비스 기업의 고객-종업원관계 마케팅, 감정노동에 대한 고객반응과 채널전략 등이다.

 

Finance&Accounting

아웃소싱 펀드, 성과 나쁘면 바로 중단 일반산업에서도 시사점 많아

Based on “Outsourcing Mutual Fund Management: Firm Boundaries, Incentives, and Performance”, CHEN, J., HONG, H., JIANG, W. and KUBIK, J. D., The Journal of Finance, 68: 523∼558.

 

무엇을 연구했나?

펀드 운용사가 자사 이름을 내걸고 출시했더라도 그 펀드를 반드시 그 운용사가 운용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 운용사에 아웃소싱할 때도 적지 않다. 미국에서는 49.5%의 회사들이 펀드의 32.5%를 아웃소싱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펀드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하는 펀드가 아웃소싱된 상품인지 모를 때가 많다. 이 논문은 미국 시장에서 펀드의 아웃소싱 형태와 그 성과를 연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펀드 아웃소싱은 크게 두 가지에 의해 결정된다. 첫째, 출시되는 펀드와 펀드 운용사의 핵심 역량이 일치하는지 여부다. 어떤 펀드 운용사의 핵심 역량이 성장주 투자라도 고객들이 채권, 글로벌, 밸런스 펀드 등을 요구하면 해당 운용사는 핵심 역량과 거리가 있는 펀드를 전문 운용사에 위탁해 출시할 수 있다. 둘째, 펀드 운용의 고정비용이다. 운용하는 펀드 규모가 크지 않으면 정규직 펀드매니저를 채용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때 아웃소싱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 논문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 펀드 운용사의 핵심 역량과 일치하지 않는 상품에서 아웃소싱이 10% 더 많이 발생한다.

- 아주 작거나 큰 규모의 펀드 운용사보다 중간 규모의 펀드 운용사들이 아웃소싱을 더 많이 한다. 이 같은 현상은 상반되는 두 요소들 때문에 나타난다. 첫째, 펀드가 클수록 기존 고객들의 요구가 많아져 아웃소싱의 필요성이 커진다. 둘째, 펀드가 클수록 펀드 운용을 위한 고정비용의 비중이 낮아져서 아웃소싱이 불필요해진다. Fidelity American과 같은 대형 펀드들이 아웃소싱을 거의 하지 않는 이유다.

- 아웃소싱된 펀드는 내부 펀드에 비해 성과가 좋지 않을 때 운용을 중단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 내부에서 운용하는 펀드는 성과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를 얻고 이런 정보들에 근거해 펀드 운용의 계속 여부를 결정할 수 있지만 아웃소싱된 펀드에 대해서는 성과 외에 다른 요소를 관찰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 펀드 운용의 중단 리스크 때문에 아웃소싱된 펀드일수록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비슷한 내부 펀드에 비해 대형주에 10% 이상 더 투자한다.

- 아웃소싱된 펀드에 대해서는 펀드 운용사가 직접 정보를 수집하고 적절히 컨트롤할 수 있는 수단이 부족하다. 따라서 내부에서 운용하는 비슷한 성격의 펀드보다 성과가 1% 정도 나쁘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아웃소싱은 펀드 산업 이외에 다른 산업에서도 중요한 수단이다. 이 논문의 주요 결과는 다른 산업의 아웃소싱 및 그 관행을 이해하는 데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특히 아웃소싱 관리와 예상되는 성과 및 반응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특정한 성과를 지나치게 중시해 아웃소싱 회사를 관리한다면 해당 회사의 행태를 왜곡시켜 궁극적으로는 장기 성과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hyoungkang@gmail.com

필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버지니아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듀크대 푸쿠아 경영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군장교 근무 후 리먼브러더스 아시아본부 퀀트전략팀, 삼성자산운용, 국제통화기금, 액센츄어 등에서 재무와 금융에 관한 교육 및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하버드대 Edmond J. Safra Center for Ethics의 리서치 펠로이기도 하다. 주 연구 분야는 금융 혁신, 비기술적 혁신, 자원배분과 전략에 대한 프로세스, 행동재무 등이다.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고객의 의식성이 높은 경우 광고에서 기술의 유용성 강조하라

Based on “How Does Personality Matter? Relating the Five-Factor Model to Technology Acceptance and Use” by Sarv Devaraj, Robert F. Easley, and J. Michael Crant, (Information Systems Research, Vol. 19, No. 1 (March 2008), pp.93-105)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술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사람들이 신기술을 얼마나 잘 수용해서 사용할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사람들의 신기술 수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해 왔고, 그중 하나가 개인의 성격(personality)이다. 사람의 성격이 그 사람의 다양한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 논문에서는 사람의 성격유형이 새로운 기술의 수용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연구했다.

성격유형의 구분 방식 중에서 최근에 심리학과 경영학 분야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5요인 모델(five-factor model·FFM)이다. FFM은 사람의 성격을 5가지 차원으로 구분한다. 하나는 목적지향성을 살피는의식성’, 두 번째는외향성의 정도다. 세 번째는 감정의 불안정성을 보는신경성이고, 네 번째는 생각의 유연성과 수용성을 살피는개방성이다. 마지막은 얼마나 다른 사람들과 맞출 수 있는가를 보는동조성이다. 이 연구에서는 FFM을 기술수용에서 많이 사용되는 기술수용모형(technology acceptance model·TAM)에 적용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사람들은 기술이 사용하기 쉽다고 생각할수록, 그 기술이 유용하다고 생각할수록 기술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 즉 다른 사람이 기술과 관련해서 나에게서 기대하는 사회적 규범이 기술수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분석결과 개인의 성격이 신기술 수용에 다양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의식성이 높은 사람은 유용성의 영향이 더 컸다. , 목적지향적이고 꼼꼼한 사람에게는 어떤 기술의 유용한 정도가 그 기술의 수용결정에서 중요하다는 말이다. 또 의식성이 높은 사람은 사회적 규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외향성이 높은 사람도 사회적 규범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신경성이 높은 사람은 유용성의 영향을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기분에 좌우되는 성격을 가진 사람에게는 기술의 유용성은 그 기술의 수용에서 중요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동조성이 높은 사람은 같은 기술이라도 다른 사람들보다 더 유용하다고 평가했고 사회적 규범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방성은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논문의 교훈은 두 가지 상황(기술이 내부용이나 외부용이냐)에 따라 나눠서 생각할 수 있다. 기업이 내부적인 시스템을 개발해서 이의 활용도를 높이려고 하는 경우라면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직원의 성격유형을 파악할 수 있다면 (많은 기업이 채용할 때 성격검사를 실시한다) 이를 활용해서 맞춤형 훈련을 생각해 볼 수 있다.의식성이 높은 집단에는 기술의 유용성을 강조하고 공통적으로는 사회적 규범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기업이 어떤 혁신적인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 출시하고 고객의 수용을 촉진하는 경우에는 아래와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 우선 타깃 고객이 의식성이 높은 경우에는 광고나 마케팅에서 기술의 유용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타깃 고객이 의식성, 외향성, 동조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사회적 규범(‘다른 사람들도 이 기술을 사용하거나 사용할 것이라는 메시지)을 강조하는 것이 신제품 수용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임 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il.im@yonsei.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정보기술의 사용과 영향, 개인화, 추천시스템 등이다.

 

Behavioral Economics

금융상품에 마인드스페이스 도입 올바른 금융행위의 패러다임 생긴다

Based on “Influencing financial behavior: From changing minds to changing contexts” by P. Dolan, A. Elliott, R. Metcalfe, and I. Vlaev (2012, Journal of Behavioral Finance, Vol. 13, pp.126-142)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금융상품 구매자의 올바른 금융행위를 유도하려는 행동경제학적 접근법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구매자의 믿음, 태도, 목표 등을 변화시켜 소비자의 의사결정과 행위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다. 구매자의 심리와 생각을 변화시키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인지적 패러다임을 활용한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구매자의 주변 환경이나 상황의 변화를 통해 합리적 구매행위를 유도하는 방법이다. 이른바상황적 패러다임에 따른 접근법이다. 본 논문은 영국의 사례연구를 통해 상황적 패러다임이 금융시장에 만연된 시장참여자들의 비합리적 금융행위를 바로잡는 데 어떻게 활용될 수 있고,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고찰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교육을 통해 소비자의 생각을 바꿔 궁극적으로 소비자 행동에 영향을 끼치려는 인지적 패러다임과 달리 상황적 패러다임은 행위변화를 유도하는 수단으로서 금융상품 구매자가 구매과정에서 접하는 여러 가지 상황(Context) 요소를 선택한다. 소비자 구매욕구와 행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요소는 다음의 9가지 질문을 반영한다. 1) 상품정보를 누가 전달해 주는가(Messenger) 2) 인지적 오류가 반영된 상품인가(Incentives) 3) 주변 사람들은 상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반응하나(Norms) 4) 상품의 기본설정은 적절한가(Defaults) 5) 타 상품과 명확한 차별성을 가지는가(Salience) 6) 상품에 대한 설명은 적절히 이뤄지는가(Priming) 7) 구매정서를 충분히 자극하는가(Affect) 8) 적극적 참여를 독려하는가(Commitments) 9) 자아통제를 가능케 하는가(Ego) 9가지 요소의 첫 글자를 따서 MINDSPACE라고 부른다.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의 균형을 유도하듯 MINDSPACE를 활용해 정교하게 설계된 금융상품은 수요를 만족시킴과 동시에 공급의 목적을 달성한다.

논문은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고객들을 돕기 위해 고안된 영국 STB(Secure Trust Bank) RBS(Royal Bank of Scotland/NatWest)의 금융 신상품에 대해 분석했다. 이들 신상품에는 여러 가지 MINDSPACE의 요소가 도입돼 있었다. 무엇보다 두드러진 특징(Salience)은 은행계좌가 사용 용도에 따라 분리돼 있다는 점이었다. 용도 분리는 능동적 선택이 필요 없는 기본설정(Defaults)을 의미한다. , 고객들은 하나의 상품에 가입하지만 금융기관을 통해 기본적으로 제공받는 계좌의 수는급여와 고정비용이 자동 입금/지출되는 계좌고정비용 외 기타 비용 관리가 목적인 계좌 두 가지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비용관리를 자연적, 필연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상황에 놓이게 된다. 특히 상품을 두 개의 독립된 계좌로 나눔으로써 심적 회계(Mental Accounting)라는 유인(Incentive) 효과까지 발휘됐다. 두 계좌 간 이체는 가능했지만 소비자 마음속에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도록 유도해 기타 비용을 이용 가능한 자금 이내로 유지하려는 노력을 이끌어 냈다.

신상품을 소개받게 된 경로도 눈여겨볼 만하다. 신상품 가입자들은 재정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전부터 상담을 받아 왔던 부채관리컨설팅회사로부터 상품 소개를 받았다. , 신뢰할 수 있는 정보전달자(Messenger)가 존재했다는 의미다. 이에 더해 전문 지식을 지닌 은행 직원들이 생소한 신상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도록 했다. 전문성이 가미된 세부적인 설명은 생소한 상품에 대한 고객의 신뢰도를 높였고 계좌에 대한 의문을 풀어주는 등의 역할을 하게 됐다. 한 가지 기억 정보가 자극을 받으면 관련된 기억들이 함께 떠오르도록 유도하는 선행자극(Priming) 기능을 제공한 셈이다.

고객들의 책임감을 높이도록 유도한 점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 고객들 스스로 계좌관리를 하면서 금융의 자아통제를 실현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자아효과(Ego)가 존재했다. 정기적 고정비용을 상쇄하고 추가적 기타 비용을 커버하기 위해 정확한 계좌 및 비용관리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고객 본인의 적극적 참여(Commitment)도 필요했다.

이처럼 금융상품 하나에 MINDSPACE 요소를 적절히 활용한 상황적 패러다임 접근법은 긍정적 결과를 낳았다. STB RBS 신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은 평균적으로 부채는 줄어든 반면 저축은 늘었고 은행수수료 지출금액도 감소했다. 금융 지식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재정적 어려움이 한층 가중됐던 고객들이 이들 신상품 덕택에 재정적 자립도를 높일 수 있었던 것. 논문은 STB RBS 사례 외에도 MINDSPACE 요소를 도입한 다른 금융 신상품을 분석했는데 모두 비슷하게 저축 증가와 효율적 금융관리라는 긍정적 효과가 발견됐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사례연구에서 잘 드러났듯이 소비자들의 금융 행위는 금융 상품에 MINDSPACE라는 상황적 요소를 반영함으로써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다. MINDSPACE가 사회심리학, 인지심리학, 행동경제학 실험 및 현장 연구의 결과물이며 인간이 지닌 보편적 행위변화 요인임을 감안할 때 상황적 패러다임은 금융상품과 금융행위에 국한돼서만 적용할 수 있는 모형이 아니다. 금융정책, 사회적/상업적 기업의 마케팅 전략/전술, 초중고 및 대학 교육 관련 정책 및 커리큘럼, 연금을 포함한 각종 사회복지제도 등 다양한 분야에 MINDSPACE를 접목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그리고 테네시대(The University of Tennessee, Knoxville)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재직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Political Science

CIA의 미국기업 해외진출 지원, 경제이익에 국가안보 덤까지

Based on Daniel Berger, William Easterly, Nathan Nunn, and Shanker Satyanath, “Commercial Imperialism? Political Influence and Trade during the Cold War,” American Economic Review, Vol.103, No.2 (2013), pp. 863-896.

 

무엇을 왜 연구했나?

대내외적으로 정보기관에 대한 논란이 점점 격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국정원 직원이 야당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달았다는 이른바국정원 댓글 사건, 미국에서는 국가안전보장국의 외국 정부에 대한 도청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 사건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 이런 사건들 때문에 정보기관의 역할과 기능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정보기관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냉전시대 정보기관의 역할에 대한 재검토는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제공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냉전 기간 중 정보기관은 군사안보에만 관련되는 업무만 담당했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조금 다르다. 특히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정치 및 외교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 및 금융 문제도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해 기업 활동에 기여했다. 이 논문은 CIA가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미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도왔는가를 경험적으로 검증하고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양지가 아닌 음지에서 활동하는 정보기관의 활동을 실증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네 명의 필자들은 최근 비밀 해제된 CIA문서를 통해 미국 정부의 외국 정부에 대한 영향력을 측정했다. 이를 위해 이들은 해외에 있는 CIA 지부가 개입했던 국가들과 그렇지 않았던 국가들을 구분해 미국과 양자 무역 통계를 검토했다. 그 결과 CIA가 개입한 국가들이 그렇지 않은 국가들보다 미국으로부터 더 많이 수입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사실은 세 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 첫째, CIA의 성공적 개입으로 양자 무역의 거래 비용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CIA가 개입한 국가들이 비교우위가 적은 미국 상품을 더 많이 수입한다는 사실을 보면 이 설명은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 둘째, CIA가 개입한 국가들에서 새롭게 출범한 정부가 이념적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향하기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수입을 더 하게 된다는 것이다. 통계 분석 결과는이념자체는 양자 무역을 증가시키는 데 의미 있는 공헌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두 번째 가설은 맞지 않았던 셈이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대출과 원조가 미국 상품의 수입 증가에 도움을 줬다는 설명도 있다. 이 설명은 부분적으로 타당한데 CIA의 개입은 미국 상품 수입에 약 16% 정도의 효과를 준 것으로 측정됐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연구는 군사안보 대립이 중심적이었던 냉전시대에도 정보기관은 경제적 이해관계를 등한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즉 정보기관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것은 단순한 경제적 이익을 증가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국가안보와 국가이익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사실 이 교훈은 국가 간 갈등의 축이 경제와 금융으로 이전하고 있는 탈냉전시대에 더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이미 주요 국 정보기관들은 IT 시설과 자원을 국제적 해킹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물론 핵심 기술의 유출을 방지하는 데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이왕휘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leew@ajou.ac.kr

필자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런던 정경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아주대 정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국제금융통화체제, 기업지배구조 등이며등 국내외 정치경제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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