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로스쿨의 Negotiation Newsletter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대 로스쿨의 협상 프로그램 연구소가 발간하는 뉴스레터 <네고시에이션>에 소개된 ‘Breaking the negotiation rule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NYT 신디케이션 제공)
당신이 정기적으로 협상을 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협상에 대한 수많은 통념들을 숙지하고 있을 것이다. 십중팔구 당신은 효과적으로 협상하기 위한 특정 룰들을 지키며 이를 어기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창조성과 운이 개입하는 어느 영역에서나 그렇듯 협상에서 지나치게 룰에 의존하면 너무 경직될 수 있고 좋은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통념에서 벗어나는 것에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어떤 상황에서 일반적인 협상 원칙들을 무시해도 괜찮은지 조언하려고 한다.
1. ‘즉흥적으로 하는 것’은 나쁜 생각이다.
가장 중요하고 강조되는 협상 관련 조언 중 하나는 협상 준비에 충분히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다. 성공은 종종 순식간에 생각해내는 것보다 얼마나 세심하게 준비하는지에 달려 있다. 현명한 협상가들은 준비하는 동안 자신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양보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지, 상대방의 관심사와 대안은 무엇인지와 함께 법적 윤리적 이슈와 같은 수많은 요소들을 분석한다. 이상적인 세계에서라면 모든 중요한 협상에 앞서 우리는 이런 식으로 완전 무장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맹점은 이렇게 준비하는 것이 협상 테이블에서 즉흥적으로 대응할 능력을 줄여버린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느 대형 공기업 CFO는 이사진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했던 상황을 털어놨다. 그는 긴장했고 발표할 내용을 미리 적어 준비한 내용을 완벽하게 지키면서 발표했다. 그 후 그는 그가 대본에 적힌 대로 프레젠테이션했다는 점에 이사진이 좌절했다는 것을 알았다. 이사진을 진실한 대화에 참여시키는 데 실패하면서 그는 서로 더 잘 이해하고 상대방의 통찰에 기대 발전할 기회를 놓친 것이다.
어떻게 하면 협상 준비를 잘하되 과하지는 않게 할 수 있을까? 준비 과정의 일환으로 믿을 만한 동료와 미리 역할을 나눠 협상을 연습해보라. 상대방이 당신에게 커브볼을 던지도록 해보고 당신의 임기응변 능력을 평가해달라고 부탁하라. 즉흥적일 수 있도록 연습하면 불안을 잠재우고 새로운 발견의 기회에 노출될 수 있다.
2. 장거리 협상은 별로다.
e메일에는 언어적 또는 비언어적 신호가 없고 전화 통화에는 비언어적 신호가 없기 때문에 협상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장거리 협상보다 직접 얼굴을 맞댄 협상이 낫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서로 떨어져 협상하면 직접 만나 협상할 때보다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물론 대면 협상에는 다양한 이점들이 있고 장거리 협상을 하기 전에는 최소 한 번 직접 만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어떤 전문가들, 특히 경험이 적고 직급이 낮은 협상가들은 우리에게 전화나 e메일로 협상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타당한 이유들이 있다.
전화로 협상하면 눈을 맞추거나 적절한 시점에 미소를 짓는 식의 비언어적이면서 사회적인 세부사항들을 걱정하지 않고 메모에 집중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e메일로 제시안을 주고받을 때도 상대방이 내놓는 제안에 즉각 반응할 필요 없이 충분히 분석하고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입장을 표명할 수 있다.
장거리 협상에는 전략적 이유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몇 년 전, 어느 대형 공기업은 미국 법무부가 제기한 소송에서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처음에 CEO는 본능적으로 비행기를 잡아타고 정부 측 인사와 직접 협상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참모들은 CEO가 워싱턴으로 찾아가서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는 신호를 주면 제자리에 머물면서 냉정하게 대처할 때보다 정부 측에서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 CEO는 조언을 주의 깊게 들었고 장거리 협상을 통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냈다.
요점은 어디서 어떻게 협상할지 결정할 때는 어떤 형식이 가장 편한지, 그 선택이 상대방에게 어떤 신호를 주게 될지 고려하라는 것이다.
3. 경쟁보다 협력이 낫다.
협상가들은 가치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할 때보다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상대방과 협동할 때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처음 시작하는 협상가들은 종종 협상을 단순하게 본다. 상대방이 얻는 것은 무엇이든 이쪽의 희생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협상 경력이 당신 정도 되는 시점에는 아마 상대방과 함께 자원을 파악하고 양쪽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는 거래를 만들어가는 일에 능숙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선의와 협력의 결과, 크기가 커진 파이에서 내 몫을 가능한 많이 주장하는 일이 불편해질 수 있다. 사실 당신은 서로 윈윈 하는 협상이 되려면 강한 업무관계를 취해서 당신의 가치를 희생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을지도 모른다.
이는 실수다. 당신은 자신과 당신이 대표하는 사람들을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 것만큼이나 가치를 주장해야 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상대방의 반감을 사지 않고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당신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오랫동안 파트너와 함께 세부사항을 정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각각 사업에 투입하는 재능과 시간, 자원에 따라 이익과 손실을 어떻게 배분해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시간이 왔다.
하버드 법대 교수인 로버트 보든은 자신의 몫을 지나치게 낮게 제시하지 말고 이익 배분이라는 문제를 또 다른 공동해결 대상으로 보자고 제안하라고 조언한다. 그렇게 하면 당신의 창의성을 이 어려운 과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에는 업계 기준, 유사한 계약, 제3자의 의견 등 가치를 객관적으로 나누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외부 기준을 찾아보라고 보든은 조언한다.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 공정하다고 여기고 싶어 하기 때문에 가치 있는 주장이라는 증거가 뒷받침되면 상대방의 주장을 수용하기 어렵지 않다.
이런 방법으로 우호적인 업무관계를 유지하면서 당신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번역 |윤자영 pompom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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