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DBR은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과 반응을 체계적으로 수렴해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열독자를 중심으로 ‘독자패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Indepth Communication’은 독자패널들로부터 DBR 최근 호 리뷰를 들어본 후 추가로 궁금한 점에 대해 해당 필자의 피드백을 받아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유기찬 5기 독자패널 (한전 KDN)
DBR 124호 ‘스티브 잡스는 왜 팀 쿡을 키웠나?’ 기고문을 잘 읽었다. 특히 부하의 단점을 보완하려 하기보다는 장점을 극대화하며 과제를 통해 스스로를 육성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라는 지적이 인상 깊었다. 하지만 이런 제안은 적은 인원으로 동일한 목표를 공유한 소규모 프로젝트 조직에는 유용할 것 같지만 대규모 기업에서는 문제점이 있을 것 같다. 사실 기업 현장에서는 1) 중도 퇴사 등으로 인한 비용 손실 2) 직원 육성 과정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문제 3) 잠재적 경쟁자 양성 우려 등으로 인해 부하 직원을 육성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이에 대한 조언을 듣고 싶다.
정동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필자는 중도 퇴사 등으로 인한 비용이 발생할 것이 두려워 내부 직원들을 키우지 않고 외부에서 수혈하는 것에 더 중점을 두어 조직을 운영하는 회사는 장기적으로 훨씬 더 큰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고 믿는다. 한전과 같은 대규모 기업이야말로 인재육성을 분권화시켜 하부 조직으로 그 권한과 책임을 이양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업무 추진 시 필요한 기본 역량교육이나 조직 가치와 철학과 관련된 일반적인 이슈들, 그리고 승진자 교육 등은 중앙의 인적자원개발(HRD) 부서에서 총괄해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
사실 스트레치된 업무 목표하의 action과 solution 지향적인 인재개발 방식은 아무리 체계가 잘 잡혀 있는 대기업 인적자원개발 부서라 할지라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게 불가능하다. 각 사업 부문의 업무 특성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운영은 개별 부서나 사업 부문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하게 하되 부하 성장을 독려하기 위해서는 상사가 적극적인 코칭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평가를 지속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인적자원개발과 인적자원관리(HRM)의 유기적인 통합 혹은 협업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이를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부하 육성을 주저하는 이유로 잠재적 경쟁자를 키우는 결과를 낳게 될까 우려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하루빨리 생각의 틀을 바꿔야 한다. 조직 차원에서도 이런 생각들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이제 나이와 기수에 의해서만 승진과 보직을 정하는 한국 기업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자신의 역량과 조직의 성공에 얼마나 공헌할 수 있는가 여부가 커리어 성공의 더 중요한 요소가 된 시점에 경쟁자가 생겨날까 두려워 부하 육성을 하지 않는 상사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사실을 조직에서 끊임없이 강조해야 한다. 리더 하나하나가 부하 육성을 통해 조직 전체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그 조직에는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대한민국의 많은 기업과 리더들이 깨달았으면 한다.
정근오 DBR 5기 독자패널(후지제록스)
125호 DBR Case Study ‘동물 실험 없는 화장품, 착한 소비를 깨웠다’는 마케팅 업무를 하는 사람으로서 고객에게 전달되는 마케팅 메시지의 중요함을 다시 한번 크게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LG생활건강 비욘드 브랜드의 전략과 그에 따른 매출 실적 변화는 특히 치열한 화장품 시장에서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국내 화장품 소비자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해외 관광객 그룹에도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했는지, 그런 부분의 결과는 어떻게 집계되고 있는지, 또한 판매 채널과 관련해 백화점과 같은 판매 채널을 이용한 Prestige와 좀 더 대중화된 Masstige 라인 중 어느 쪽에 집중했는지 알고 싶다.
이계춘 LG생활건강 비욘드 부문장
비욘드는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동일한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중국, 일본의 패션 잡지나 관광 가이드지에 브랜드 콘셉트와 제품을 광고 및 홍보하며 명동, 이대 등 주요 관광 상권 매장에서도 동일한 캠페인 메시지가 담긴 매장 VMD(Visual Merchandising Display)를 연출한다. 관광객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비욘드 제품 ‘패치의 신’ 라인이나 ‘립스틱을 부탁해’ 라인 등은 디자인 자체가 ‘동물실험 반대’와 ‘멸종위기 동물 보호’ 콘셉트를 담고 있다. 매장 직원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제품을 설명할 때도 디자인을 설명하고 친환경 콘셉트를 셀링 포인트로 잡아 ‘대한민국 No.1 친환경 화장품이며 화장품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착한 브랜드 비욘드입니다’라고 소개한다. 이런 활동들이 모여 비욘드의 외국인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비욘드는 Masstige 브랜드로 대형마트의 숍인숍과 멀티숍, 로드숍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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