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나비안 스타일 본질은 ‘소통’

126호 (2013년 4월 Issue 1)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이 유행이다. 스칸디나비안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구와 인테리어 분야에서 시작한 유행이 패션, 유아용품 등을 거쳐 교육에 이르기까지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자녀와 충분히 대화하고 교감하는 것을 중시하는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교육 방식은 소위스칸디 대디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만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은 왜 갑자기 사회 전반에서 열풍을 불러일으키게 됐을까? 스칸디나비안 유행의 원조인 가구의 경우 장식을 가급적 배제하면서 기능성과 조형미를 강조한 것이 과시적인 멋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진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유아용품은 북유럽 국가들이 아이를 위해 가장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한다는 부모들의 인식 덕분에 안심할 수 있는 유아용품의 대명사로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이처럼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부상은 기존 유행에 대한 반작용으로 시작했다. 미니스커트가 유행한 후 롱스커트가 유행하듯 기존 유행의 대척점에 서있는 새로운 트렌드로서 북유럽 스타일의 가치가 부각된 것이다. , 북유럽의 문화와 철학 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이뤄졌다기보다는 기존 유행을 대체하는 또 하나의 유행으로서 떠오른 것이다. 여기에 스칸디나비안이라는 신선하면서도 약간은 낯선 이미지가 강력한 브랜딩 효과를 배가했다.

 

교육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북유럽 교육법이 부상한 배경에는 그 이전의 오랜 트렌드였던 소위알파 맘타이거 맘에 대한 반작용이 자리잡고 있다. 거기에 복지국가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북유럽의 이미지 덕분에 단숨에 새로운 대안처럼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부모의 역할은 탄탄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체계적인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재능을 조기에 발견해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통제와 관리는 필수적이고 엄격한 규칙을 적용한다. 어린 시절부터 경쟁 속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게 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필수 과정이다.

 

반면스칸디나비안 교육법은 가정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생활 속의 교육이다. 가사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중시한다. 저녁 식사는 반드시 온 가족이 모여서 함께하며, 아이들 교육에도 엄격한 통제보다는 자율성을 중시하고, 대화를 통한 교감을 나누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좀 더 넓게는 자녀와의 소통과 교감을 중시하면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부모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우리나라의 부모 중 북유럽의 교육 방식을 진정으로 실현할 수 있는 여건을 가진, 그리고 의지를 가진 부모가 매우 드물다는 점이다. 정시 퇴근해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아이들과 대화할 수 있는 아버지는 얼마나 있을까? 그리고 자녀들의 권리와 결정을 존중해 생활의 자율성을 부여해주는 부모는 얼마나 있을까?

 

물론 부모들의 노력에 따라 자녀들과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는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경쟁 위주의 환경에서 벗어나 자녀들을 믿고 모든 것들을 스스로 결정하게 내버려두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 구조 속에서는 부모에게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일종의 희망고문인 셈이다.

 

또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북유럽 교육법이 진지한 대안이 아닌 단순히 새로운 유행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다. 스칸디나비안 교육법의 핵심은 소통을 통해 교감하는 것이다. 충분히 교감하면 자녀의 생각을 알 수 있고 그들의 선택을 믿고 존중해 줄 수 있다. 단순히 함께 식사하고 대화 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주말에 함께 놀아준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자칫 자녀와 부모 모두에게 피곤하고 어색한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기업 경영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의 로열티를 높이고, 내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 새로운 경영기법을 도입하고, 해외사례들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자사에 얼마나 적합한지를 따지기보다 유행하면 일단 도입하고 본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부 임직원 간의 소통과 교감이다. 소통과 교감만 될 수 있다면 굳이 일류기업의 방식을 따를 필요도, 최신 유행하는 기법을 도입할 필요도 없다. 나만의 방식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나만의 방식은 유행에 따라 흔들리지 않는다.

 

 

이승택 스토케 코리아 대표

이승택 대표는 한국쓰리엠, 질레트, P&G 등에서 15년 넘게 글로벌 소비재 브랜드의 영업과 기획, 마케팅 부문을 담당한 경험을 가진 글로벌 브랜드 전문가다. 2010년 스토케의 한국 담당자로 임명됐으며 2012년 스토케 코리아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인천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9호 Fly to the Metaverse 2021년 09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