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 Resources
Based on “Status Differences in the Cognitive Activation of Social Networks” by Smith, E. B., Menon, T., & Thompson, L. (Organization Science, 2012년 vol. 23: 67-82)
왜 연구했나?
최근의 주요 화두 중의 하나는 단연코 소셜네트워킹 또는 사회적 네트워킹이라고 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하건, 통하지 않건 다른 사람들과의 인맥을 유지하고 넓혀가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인식 또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사회적 네트워크 및 인맥은 구직 등 주변의 도움이나 정보가 절실한 경우에 그 효과를 톡톡히 발휘한다. 예전에 비해 실직 및 이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사회적 네트워크의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같은 사회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자신이 가진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능력은 사람마다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그러한 개인차 중에서도 자신이 인식하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의 높고 낮음에 따라 사회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정도에서 차이가 있고, 그 차이가 새로운 직장에 대한 정보의 차이를 낳고, 결과적으로 사회적 불평등을 지속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흥미로운 주장을 하고 있다.
무엇을 연구했나?
논문은 두 개의 대조적인 사례로 시작된다. <뉴욕타임스>에 실린 마빈 파웰(Marvin Powell)이라는 디트로이트의 생산직 근로자의 실직 사례가 첫 번째다. 파웰은 제너럴모터스(GM)에서 근무하다가 실직했는데 그는 실직 후에 가까운 친구들이나 가족, 친지하고만 어울려 시간을 보내고 그들과 더 가깝게 지내는 모습을 보였다. 두 번째 사례는 <뉴욕타임스>에 실린 마크 고햄(Mark Gorham)이라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졸업생의 이야기다. 고햄은 휴렛패커드(HP)의 부사장으로 근무하다가 실직했는데 그의 실직 후 모습은 첫 번째 사례의 파웰과 매우 대조적이다. 고햄은 실직 후 8년간 연락이 없던 예전 동료에게 연락을 하는 등 매일 3명의 새로운 인맥을 형성해 나갔다. 고햄의 목표는 그 달 말까지 모두 60명의 새로운 인맥을 만드는 것이었다.
위의 두 사례에 등장하는 파웰과 고햄 모두 구직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두 사람의 구직 전략은 매우 다르다. 상대적으로 사회적 지위가 낮다고 할 수 있는 생산직 근로자인 파웰은 가까운 사람들과의 사회적 네트워크로 관계의 범위를 축소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할 수 있는 화이트칼라 근로자인 고햄은 사회적 네트워크의 범위를 적극적으로 확장시키는 전략을 사용했다. 자신이 인식하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는 권력의 유무에 관한 인식과 직결된다. 자신이 높은 사회적 지위를 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어느 정도의 권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실직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자 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사회적 네트워크의 확장 전략을 채택한다. 반대로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낮게 인식하는 사람은 권력으로부터도 멀어져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실직 등의 상황에서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고 위축되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주변의 가까운 친구와 가족, 친지들과의 네트워크로 사회적 관계를 한정 짓고 그 안에서 위안을 찾는 경향이 높게 나타난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이 인식하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에 따라 사회적 네트워크의 활용 정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설문과 실험 연구를 통해 살펴봤다.
어떻게 연구하고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자들은 설문연구를 위해 1985년도 General Social Survey(GSS) 데이터를 활용했다. 이 설문은 인구통계학적으로 대표성을 띠는 미국인 1395명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본 연구에서는 806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자신의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실직의 위험을 느낄 경우 더 광범위하고 많은 사회적 관계를 맺음으로써 자신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확장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GSS 데이터가 한 시점에서 이뤄진 설문연구이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밝히는 데 한계가 있고 어쩌면 예상했던 관계와 반대방향의 관계가 성립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자신의 사회적 네트워크가 이미 협소하기 때문에 실직 위험을 더 크게 느낄 수도 있는, 역방향의 관계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밝힐 수 있는 실험연구를 추가로 진행했다.
실험연구를 위해 미국 중부의 한 대학교 학생 108명을 모집해 우선 자신이 생각하는 자기 가족의 사회적 지위를 측정했다. 미국 내 사회적 계층을 나타내는 피라미드를 보여주고 자기 가족이 피라미드상 어디에 위치하는지 선을 그어 표시하도록 했다. 학생이 응답한 가계수입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학생들을 두 개의 실험 집단으로 나눴는데 한 집단은 ‘구직을 한다면 어떤 느낌이 들지 생각해 보라’고 함으로써 안정적인 직업의 느낌을 가지도록 했다. 다른 집단은 ‘실직을 한다면 어떤 느낌이 들지 생각해 보라’고 함으로써 불안정한 직업의 느낌을 가지도록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측정하기 위해 ‘중요한 일이 있을 때 누구와 상의를 하는가’라는 질문을 주고 최대 10명의 이니셜을 적도록 했다.
실험연구의 실증분석 결과 또한 설문연구 결과와 일관되게 나타났다.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낮게 인식할수록 실직 등의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더 협소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생각해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에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높게 인식하는 사람일수록 실직과 같은 상황에서 더 광범위하고 다양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생각해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단순히 사회적 지위의 높고 낮음에 따라 사회적 네트워크가 다르다는 것이 아니라 실직 같은 위협적이고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이들이 활용하는 사회적 네트워크가 다르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높게 인식하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과 역량을 인정받고 확인받기 위해 오히려 더 광범위하고 다양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낮게 인식하는 사람은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더 협소하고 가까운 관계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광범위하고 다양한 사회적 네트워크의 효용에 대해서는 기존 많은 연구와 경영 관련 서적, 잡지에서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 특히 첫 직장을 찾는다든지 실직 후 다음 직장을 찾는 등의 상황에서는 유용한 정보의 원천으로서 사회적 네트워크의 효과적인 활용이 더욱 중요해진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을 안다고 해서 모두가 그대로 실천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본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다.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낮게 인식하는 사람의 경우는 어쩌면 다음과 같은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실직 후 자신의 능력에 회의를 가지고 위축돼 가까운 친구나 가족들과의 관계에만 집중하고 그 안에서 위안을 찾다 보니 새로운 정보나 기회로부터 멀어져 결과적으로 실직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기업과 일선 관리자들에게 본 연구가 주는 시사점은 종업원들에게 새로운 직무 관련 기술을 교육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이들이 다양하고 광범위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맺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라는 것이다. 종업원들이 자신과 가까운 친구나 동료들과의 사회적 네트워크에만 집중하지 않고 인맥을 넓혀나갈 수 있도록 링크트인(LinkedIn)이나 페이스북(Facebook) 같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활용하도록 장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들 SNS의 장점 중의 하나는 자신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비주얼화해준다는 것이다. 한동안 연락이 뜸했던 관계도 쉽게 찾아내고 관계를 재구축하기도 용이하다. 종업원들이 광범위하고 다양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되면 새로운 정보와 지식, 조언을 구해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종업원들이 가까운 동료들과의 관계에만 집중할 경우 끼리끼리 뭉쳐 팀 내 팀이 형성되는 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볼 때도 기업과 관리자들이 종업원들의 사회적 네트워크에 관심을 가지고 네트워크를 확장시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승윤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syrhee@hongik.ac.kr
필자는 서울대 경영대학에서 학사·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미국 미시간대에서 ‘조직행태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경영학회 조직행태론 분과에서 수여하는 ‘최고 박사학위 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를 거쳐 현재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종업원의 감정 및 정체성, 사회적 네트워크, 회사에 대한 애착감 형성, 기업 및 종업원의 덕이 있는(virtuous) 행동의 효과 등을 주제로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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