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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epth Communication

이홍렬 | 114호 (2012년 10월 Issue 1)

 

편집자주 DBR은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과 반응을 체계적으로 수렴해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열독자를 중심으로독자패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Indepth Communication’은 독자패널들로부터 DBR 최근 호 리뷰를 들어본 후 추가로 궁금한 점에 대해 해당 필자의 피드백을 받아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이홍렬 DBR 4기 독자패널(LG상사)

DBR 112호 스페셜 리포트에 소개된 ‘silver but trendy… 확실한 특화전략이 먹힌다는 기사를 접했는데 일본에 3년 반 정도 체류하면서 느낀 것들이 체계적으로 설명돼 있었다. 기사에서 시니어의 욕구를 조사한 자료들을 살펴보면 예외 없이소외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하지만 일본의소외는 개인적 경험상자발적인 소외비자발적 소외로 양분될 수 있다고 본다. 일본의 경우자발적인 소외를 원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들을 위한 특화된 서비스 혹은 제품을 어떻게 기획해야 할까.

 

김도웅 네모파트너스 마케팅 부문 대표

먼저 노령층의소외이슈를외로움/적적함이라는 정서적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데 대해 감사드린다. ‘자발적 소외는 아마도 취직하지 않고 부모 세대에 의지해서 살아가는캥거루족또는기생독신의 비율이 한국은 100명 가운데 7명 수준이지만 일본은 6명 가운데 한 명꼴로 추산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본다. 장기 불황과 초고령화를 일찍부터 경험한 일본의 시니어층에는 사회적 책임과 부양의 의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고 싶은자발적 단절의 심리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자발적 소외를 선택한 시니어층에게는 아무래도 독립적인 생활과 다양한 사회 활동을 지원하는 서비스 중심 모델이 적합할 것이라고 판단된다. 지난 기고문에 소개된 AARP Concierge Service 모델이 점차 일본을 거쳐 한국에서도 각광받는 날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시니어층을자발적 소외비자발적 소외로 구분해 보는 것은 Psychodemographic 측면에서 Target Customer Profiling을 보다 정교하게 할 수 있어 고객 유형별 니즈 기반의 서비스 설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김형숙 DBR 4기 독자패널(조인컨설팅)

DBR 111 ‘Design Thinking’ 스페셜 리포트에서 다룬기본프로세스(감성능력의 80% 시각, 보여줘라)’는 가치를 구체적으로 시각화하고 기술혁신에서 공감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람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정의 과정에서 고객 니즈와 그의 시각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모든 고객과 모든 니즈에 대해 시각화하고 프로토타입을 구성하는 것은 시간, 물리적으로 매우 힘들다. 물론 모든 시도와 해결안이 새로운 문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개방성이 Design Thinking의 특성이지만 그럼에도 문제해결의 시간과 자원이 한정돼 있기에혁신가의 딜레마에 빠지지 않고 문제해결 후보안을 선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시각화나 개발의 대상이 되는 가장 중요한 고객 니즈를 선별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

 

유덕현 에듀케이시아 대표

고객 니즈의 성격에 따라 시각화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는 방법은 없다. 보다 심도 깊은 이해를 위해 모든 것을 시각화할 수 있다면 좋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알려면 Design Thinking에서 이야기하는 시각화와 프로토타입의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두 가지 개념을 정의하자면시각화감성적 단서를 제공하는 행위이며프로토타입제공된 감성적 단서자체다. 통상 시각화라고 하면 미술이나 디자인 전공자가 해야 하는 복잡하고 시간을 소요하는 일이라고 여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Design Thinking에서 요구하는 시각화는 그런 작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종종 강의를 듣거나 회의를 하면서 낙서를 하는 것조차 시각화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IDEO에서 브레인스토밍 하는 모습을 보면 포스트잇에 글과 함께 간단한 그림을 그리는 경우가 많다. 지난 번 글의 프로토타이핑 사례로 실렸던 스틸케이스 사진은 프로토타이핑의 후기단계인 인증에 해당한다. 초기 영감단계의 프로토타이핑은 메모지 위에 그린 조악하기 그지없는 낙서로부터 출발한다.

 

또 시각화는 그림을 그리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언어 개념의 공간적 배열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현재까지 수소, 산소, 탄소 등 알려진 109개의 원소들이 무작위로 나열돼 있다면 우리에게 아무런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 그러나 19세기 러시아 화학자였던 멘델레예프는 당시 알려졌던 63종의 원소를 수년간 다양한 범주로 분류한 끝에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원소주기율표의 원형을 만들어내 화학 분야의 급성장을 유도할 수 있었다. Design Thinking에서 포스트잇을 주요한 도구로 사용하는 이유는 지식을 평면공간상에 시각적으로 자유로이 분류하거나 재배치해 정보 간 관계에서 새 통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의 니즈에 관련한 설문이나 의사결정 시에도 시각화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병원에 환자가 내방했을 때 병증 정도를 진단하기 위해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는데 통증 정도를 묻고 그 정도를매우 아프다에서부터거의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순서로 5점에서 1점까지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미국의 한 병원은 이러한 설문자체가 환자들에게 통증 정도에 대한 아무런 기준도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통증 정도에 따라 배를 움켜쥐는 그림과 같이 몸의 자세가 변하는 그림들을 제시하고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서비스를 혁신할 수 있었다.

 

왜 이렇게 하는 것이 중요한가? 첫째는 현대 커뮤니케이션의 주요 수단인 언어나 문자의 특성 때문이다. 언어는 실제세계 그 자체가 아니다. 감각적 정보에서 추상화된 도식으로, 그리고 다시 개념으로 요약된 정보이며 규칙이다. 언어가 생략한 측면을 찾아내기 위해 다시 실제세계에 대해 감각적 탐색을 해야 혁신을 할 수 있다. 둘째는 의사결정을 위해서다. 우리 스스로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우리가 꽤나 언어 논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감정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이 환자가 필기할 두 가지 볼펜 중 하나를 선택하는 데에도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그만큼 감성은 의사결정에 절대적이다. 그리고 그 감성은 이미지와 같은 감각적 단서로부터 유발된다. 스토리가 효과적인 이유도 우리에게 무의식적으로 이미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인한 실패비용을 생각한다면 시각화나 프로토타이핑에 투자할 가치는 충분하다.

 

박동국 DBR 3기 독자패널(나루아토)

인수합병에서 일대일(一對一) 거래의 경우 DBR 112흥정? NO! 사실과 기준으로 설득하라칼럼에서 지적한 협상법의 적용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일대다(一對多) 거래의 인수합병에서는 단순히 가격 측면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물론 옵션으로 고용이행 등을 내세울 수도 있지만 다수의 인수 의향자들을 대상으로 현금 확보를 우선 목적으로 삼는 인수합병의 경우 매각기업에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옵션의 가치보다는 금액 측면이 가장 중시될 것 같다. 이럴 경우에는 어떠한 협상전략을 펼치는 게 좋은지 궁금하다.

 

최철규 HSG 휴먼솔루션그룹 대표

매각 협상의 이슈가 가격밖에 없다면 엄밀히 말해협상(negotiation)’이라기보다는입찰(bidding)’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높은 매입가격을 써낸 업체가 인수자로 선정된다. 협상학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이 같은 입찰 장터가 만들어지기 직전의 단계다. 회사를 파는 입장에서는 최대한 많은 손님(인수 의사가 있는)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

 

바꿔 말하면 좋은 BATNA(Best Agreement to a Negotiated Agreement·협상이 결렬됐을 때의 대안)를 확보하는 게 매각 가격을 높이는 데 있어 핵심이다. 많은 손님을 모으기 위해, BATNA를 개발하기 위해, 또 다른 말로는 본인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전문 협상가들은 매각 조건을 매력적으로 만든다. 예를 들어 외국사의 인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환율 리스크를 헤지(hedge)해 준다거나 추가 부실을 우려하는 인수 후보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일정 수준의 풋백(put-back) 옵션을 거는 방안 등이 대표적인 예다.

 

반대로 회사를 사려는 입장에서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상대의 BATNA를 약화시키는 방법을 쓴다. 바꿔 말해 손님이 모이는 걸 막고, 나 홀로 (기업) 쇼핑을 하기 위해 인수후보자를 제한하기 위한 논리(: 외국계에 파는 것은 국부 유출이다)를 만드는 방법 등을 활용한다.

 

기업 M&A 협상의 경우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에 이미 협상의 절반 이상은 진행됐다. 매각사 입장에서는 BATNA를 얼마나 확보했는지에 따라, 인수를 원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상대의 BATNA를 얼마나 무력화 시켰느냐에 따라 협상결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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