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nce&Accounting
겸손하고 경청하는 CEO보다 전투력 있는 CEO가 성공한다
Based on “WHICH CEO CHARACTERISTICS AND ABILITIES MATTER?” by Steven N. Kaplan, Mark M. Klebanov, and Morten Sorensen (Journal of Finance, Forthcoming)
무엇을 연구했나?
어떤 조직이든 리더(Leader)가 있기 마련이다. 리더가 갖춰야 할 조건, 특성 또는 능력이 무엇인지는 학문의 여러 분야에서 매우 흥미롭게 다뤄지는 주제다. 최근 파이낸스 분야에서도 관심을 많이 갖기 시작했는데 이는 기업의 리더인 CEO가 갖고 있는 권한이 크고 그들이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을 중심으로 CEO들이 천문학적인 연봉을 가져간다는 사실에 많은 토론이 이뤄지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연구들은 특정한 하나의 사례(case)를 연구하는 방식에 치우쳐 왔기 때문에 사실 알려져 있는 지식은 그다지 폭이 넓고 깊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어떤 능력을 가진 CEO가 성공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객관적 자료를 들어 할 수 있는 대답이 별로 많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는 다시 말해 많은 CEO들의 샘플을 대상으로 체계적이고 계량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적다는 것인데 이번에 소개할 연구는 이런 면에서 놀랄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어떻게 연구했는가?
먼저 Steven Kaplan(미국 시카고대 교수) 외 2명의 학자들은 전문 경영진 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ghSMART라는 회사로부터 약 300명의 CEO에 대한 평가 자료를 구했다. 이 평가 자료가 흥미로운 것은 우선 사모투자자(LBO와 벤처캐피털)들이 CEO로 고용할 것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의 평가를 ghSMART에 의뢰해서 수행했다는 것이다. 또한 평가항목이 매우 자세해서 일반적으로 CEO에 대해 궁금해 할 만한 항목들을 거의 다 담고 있다. 예를 들어 개인(Personal) 항목에는 조직과 계획을 효과적으로 잘 짜는지(Organization and Planning), 얼마나 추진력이 있는지(Aggressive but respectful or Moves fast) 등이 있으며 상호관계(Interpersonal) 항목에는 남의 이야기를 잘 듣는지(Listening Skills), 다른 사람들과 협동을 잘하는지(Teamwork), 비판을 수용할 줄 아는지(Open to Criticism and Ideas) 등이 포함된다. 이외에도 많은 항목들이 있는데(항목이 40개가 넘는다) 즉 CEO 개인의 추진력이 중요한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과의 융화가 중요한지, CEO의 지적인 능력이 중요한지, 감성적인 측면이 중요한지 등 일상에서 부딪치는 고민을 모두 포괄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 자료를 토대로 Steven Kaplan 교수 등은 이들이 CEO로 성공했는가 아닌가에 대한 3가지 지표를 만들었는데 여기에는 다소 주관적인 지표(사모투자자들이 그들이 고용한 CEO에 대해 사후적으로 내린 평가)로부터 객관적인 지표(기업의 시장가치, 언론의 평가 등)까지 들어갔다. 자, 어떤 CEO가 성공했을까?
결과와 시사점은 무엇인가?
우선 gsSMART가 평가한 항목 중 상당히 많은 것들이 CEO의 성공 여부와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언뜻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뒤집어 보면 CEO에게는 상당히 다양한 능력이 요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기업은 General한 능력을 가진 리더를 원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는 최근 CEO 연봉이 급등하고 있는 것과도 연관이 크다. 시장에는 General한 능력을 가진 CEO가 희소할 것이고 모든 기업이 (산업과 관계없이) 이러한 CEO를 잡으려고 경쟁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 놀랄 만한 결과는 다음이다. LBO와 벤처캐피털 샘플을 나눠봤을 때 LBO 회사의 경우 공격적이고 추진력이 있는(‘aggressive’ ‘fast mover’ ‘persistent’ ‘proactive’) CEO가 성공할 확률이 높았고 벤처캐피털 기업의 경우 상호관계를 중요시하는(‘teamwork’ ‘listening skills’ ‘open to criticism’ and ‘treats people with respect’) CEO가 성공할 확률이 낮게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를 단순화하면 강한 CEO가 필요하고 부드러움은 성공에 필요한 능력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기존에는 기업이 처한 상황이나 특성에 따라 CEO에게 다른 능력이 요구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물론 이 연구가 통념을 일거에 뒤집는 것은 아니지만 전투력 있는 CEO가 성공한다는 일관된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불어 리더는 조직원들을 잘 소통시키고 융화시켜서 team 중심으로 이끌어 갈 줄 알아야 한다는 일종의 상식은 맞지 않을 수 있다는, 매우 도발적인 발견이 될 수도 있다.
이창민 국민대 경영대학 교수
필자는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주립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금융연구소 자본시장팀(증권, 자산운용 담당)을 거쳐 국민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현재 하버드대 Edmond J. Safra Center for Ethics의 리서치 펠로이기도 하다. 재무(Finance),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와 자본시장(Capital Market) 분야에서 활발하게 강의 및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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