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패널질문_필자피드백
편집자주
DBR은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과 반응을 체계적으로 수렴해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열독자를 중심으로 ‘독자패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In-Depth Communication’은 독자패널들로부터 DBR 최근 호 리뷰를 들어본 후 추가로 궁금한 점에 대해 해당 필자의 피드백을 받아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이지훈 DBR 3기 독자패널(CVA)
100호에 실린 ‘고객 불만 한 건이 SNS 타고 일파만파?’를 읽고 질문한다. 글에서는 SNS를 활용한 고객관리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업의 SNS 운영 목적 설정, 채널 전략 관점에서의 SNS 활용 방안 모색, SNS 활용을 통한 기대효과 설정 등은 기업과 고객 간 SNS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유익한 가이드라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SNS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은 기업-고객이 아닌 고객-고객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긍정적인 고객 간 상호작용(customer-to-customer interaction)을 일으킬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한 차원 높은, 차별화된 SNS 기반 고객관리 전략으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단순히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그치지 않고 고객과 고객 간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견인할 수 있는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다.
이길민 액센츄어 코리아 경영컨설팅 상무
SNS는 기본적으로 개인 간의 소통에 가장 적합한 형태의 네트워크다. 하지만 기업과 개인 간의 소통에 있어서도 여전히 중요한 도구 중의 하나임에는 틀림 없다. 기업의 대 고객 활동 유형을 마케팅, 세일즈, 서비스 세 가지 관점으로 볼 때 SNS는 특히 대고객 서비스 영역에서 가장 효과적인 직접 소통 채널 중 하나로 활용될 수 있다. 단, 마케팅이나 세일즈 관점에서 SNS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질문에서와 같이 특히 고객 간 소통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SNS의 효과적 활용 방법으로는 SNS 파워유저와의 협력(파워유저를 공식적 허브(hub)로 활용한 마케팅 전파력 강화), 소속 직원들의 디지털 마케팅 허브화(化)(소속 직원들의 고객 간 네트워크 활용), 그리고 오프라인 소비자 커뮤니티 지원을 통한 SNS 활성화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특히 오프라인 소비자 커뮤니티는 해당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경우가 많아 이들을 해당 기업의 SNS 지지자로 확산시키면 매우 효율적이다.
여은하 DBR 3기 독자패널(이음파트너스)
101호에 실린 METATREND Idea의 ‘은근함과 반전, 재미를 주는 ‘감추기’의 미학’ 기사를 흥미롭게 봤다. 제품에 감춰진 진정성의 의미를 담은 다양한 사례들에 감동을 받았다. 스타일 위주의 시각적 접근에서 벗어난 제품의 본질, 더 나아가 진정성을 제품에 담기 위해서는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소비자 소구의 방법도 같은 철학을 반영해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내용의 서비스 개념까지 포함한 디자인 영역에 대한 필자의 미래 방향성을 더 듣고 싶다.
신동윤 메타트렌드미디어그룹 수석연구원
감추기는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다. 먼저 첫 번째는 사용자에게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강요하지 않는 편안함과 세심함이다. 수많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중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서비스들의 특징은 이런 인터페이스의 단순화다. 사용자들은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좋아하는 콘텐츠에 라이크 버튼을 누르고, 핀을 꽂으며, 트윗을 날리는 간단한 동작으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이 뒤에서 사용자들의 행동을, 그리고 취향을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는 복잡한 과정은 사용자들이 알 필요가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다른 요소를 모두 감추고 최소한으로 단순화된 UX(User Experience)는 사용자의 혼돈을 최소화함으로써 자신들의 목적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해준다.
감추기가 제공하는 또 다른 가치는 사람들에게 생각하고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는 것이다. 미래학자인 니컬러스 카(Nicholas Carr)는 2010년 발표한 저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The Shallows)>에서 인터넷과 스마트 단말들로 인해 사람들의 사고가 점차 단편적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상품과 서비스에 감춰진 부분을 추가하고 여백을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생각하고 사유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과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겉으로 드러내고 노골적으로 스토리를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스토리를 찾고 음미할 수 있도록 살짝 감춰진 디자인은 사람들에게 은근한 재미와 함께 사용자와 상품, 서비스의 인터랙션을 통해 만들어지는 스토리빌딩의 과정을 제공한다.
감추기는 무언가를 속이고 드러내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조그만 관심만으로도 쉽게 찾을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무엇이어야 한다. 이를 통해 은근하고 우아하게 드러내는 본질이야말로 사람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진정성을 확보하고 인터랙션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요소가 된다.
양천호 DBR 3기 독자패널(프로티비티)
102호 스페셜 리포트 중 ‘투자자 기대관리’를 읽고 질문한다. 현실에서는 IR 부서나 기타 지정 채널에서 정직한 정보를 정확하게 공개하는 일을 저해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는 회사가 공식보도자료를 통해 제공하지 않은 내부 정보가 기사화되는 일일 것이다. 투자자들에게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극복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겠고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다른 사람보다 먼저 입수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겠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전략이나 영업비밀의 유출, 허위 사실의 경우 회사의 이미지 타격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공식보도자료를 통하지 않은 사실(허위 사실의 여부를 떠나)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거나 추적 및 대응할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김준영 큐더스IR연구소 소장
100% 정답이 없는 질문이다.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에게 비대칭적인 정보가 상존하는 현실에서 기업이 자사 상황에 맞춰 언론을 100% 통제하고 정보를 관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흔히 주식시장을 일컬어 ‘꿈을 먹고 사는 곳’이라고 칭하고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는 말이 격언으로 회자된다. 주식시장은 확인된 정보보다는 기대감과 가능성을 지닌 소식에 더 큰 반응을 보인다. 많은 사람들은 희망의 단서에 환호하고 불확실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 아닌 투기에 휩쓸릴 여지가 크다.
이렇다 보니 기업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사실은 이미 공론화된 ‘뉴스’로 인식되는 경향이 크고 불특정 다수가 인지하고 있어 더 이상 ‘정보’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신선하지 않은 상식으로 취급받기 일쑤다. 이 때문에 회사의 기밀이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가치 높은 고급 정보로 취급되고 나아가 시장 선호도가 높다는 이유로 뉴스로 채택돼서 주가 급등락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곤 한다.
기업은 의도하지 않은 정보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특성과 성향을 파악하고 미디어그룹 및 투자자와의 관계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내부자 정보 관리를 체계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기업 내부에서 발생한 핵심 정보를 생성하거나 습득할 수 있는 체계를 완성하고 외부 활동 시 창구를 단일화해서 정보에 대한 게이트 키퍼를 강화하는 한편 기업 정보에 대한 대외 오픈 방법 및 시점을 Top Manager의 권한으로 규정해야 한다. 이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기업 기밀이 노출됐을 경우 정보 노출 경로를 파악하고 차단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불확실한 루머에 대한 기업의 입장을 명확하게 전달해 불미스러운 상황을 방지하는 최소한의 리스크 대응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기업은 규모를 떠나 이해관계자가 다양하고 많아 극소수 지인에게만 공유된 기밀이라고 해도 항상 공론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또한 체계적인 내부 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데 소홀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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