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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관리 및 대형 거래 방법론

비용절감.업무효율.가치창출... 모두 부동산에서 나온다

김문덕 | 90호 (2011년 10월 Issue 1)



20년 전의 일이다. 한 세계적인 호텔 체인이 경기 호황기에 접어들자 사업 확장을 계획했다. 호황기였기 때문에 담보의 120%까지 대출을 받아 500∼1000개로 체인 호텔을 계속 늘려갔다. 1996년에 우리나라의 저축은행 격인저축대부조합(savings loans & credit union)’ 사태가 터졌다. 금융기관이 갑자기 대출을 회수하면서 이 호텔 체인은 순식간에 자금 압박을 받았다. 전문성이 없는데도 무리하게 개발 사업에 손을 댔기 때문이었다. 이 결과 체인은 호텔 운영에 전념하고, 개발회사는 분사하는 식으로 문제 해결의 가닥을 잡았다. 채권자를 설득하고 우량 회사와 부실 회사로 나눠 부실을 털어냈다. 이후 이 회사는 본인들이 잘하고 있는 호텔 운영 부문에 주력해 현재 2800개 정도의 호텔을 보유한 대형 호텔 체인으로 성장했고 호텔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부동산에 관한 의사결정이 기업의 흥망성쇠를 가르는 핵심요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부동산 투자를 통해 성공한 정보기술 회사도 있다. 한 외국계 정보기술(IT) 업체는 IT비즈니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R&D 부문의 투자를 늘리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기업의 R&D 투자 평균인 3∼10% 정도보다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해 수익성과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개발하고자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많은 자금이 필요했다.

먼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 포트폴리오 분석을 진행했다. 자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파악한 결과 영업 및 마케팅과 고객 지원 부서가 입주한 부동산, R&D 센터가 들어선 부동산, 본사 등의 3가지 자산을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가운데 영업 및 마케팅과 고객 지원부서가 들어선 부동산의 일부를 매각해 R&D센터에 투자하기로 했다. 계획이 수립된 후 프로젝트는 전사에 걸쳐 대대적으로 진행됐다. 기업 부동산 컨설팅을 통해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 있는 보유 자산을 매각해 임차로 변경(Sales & Lease-back 임차조건부 매각)하고 경쟁력 있는 지역으로의 사무공간 이전을 동시에 진행했다. 또한 직원 1명당 점유비용(Occupancy Cost)을 줄이되 업무 효율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부서통합(Office Consolidation)을 병행했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수행한 결과 이 IT 업체는 원하는 지역에 충분한 공간의 R&D센터를 확보하게 됐다. 또 경쟁력과 수익성을 모두 갖춘 상품을 만들어 안정된 환경 속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연이은 불황으로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비용 절감과 자금 유동화 방안을 모색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불황 이후를 대비해 경쟁력 있고 수익성 있는 상품 개발에 대한 투자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불황 속에서는 기업이 보유한 가장 큰 자산인 부동산의 전략적 활용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부동산 거래 방법론을 소개한다.

글로벌 기업의 부동산 관리

과거 경영자들은 부동산을 판매, 생산, 저장, 관리 등의 다양한 업무 자원을 수용하는 공간으로만 여겼다. 기업 가치를 증진시키기 위해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할 자산으로는 부동산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하지만 현대 기업경영자들은 변화무쌍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부동산을 기업 가치를 증진시키는 효율적 관리 대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포춘 선정 500대 기업들을 살펴보면 기업 자산의 25∼30% 수준(장부가치 기준)을 부동산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상업용 부동산이다. 이들 기업은 기업 가치 향상을 위해 부동산 자산을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유형으로 관리하고 있다.

첫째, 시설관리(Facility Management) 유형이다. 이는 기업 내 각 부문의 요구에 부응하는 수동적 관리를 의미한다. 시설물의 유지, 보수, 관리, 에너지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 등이 이 유형에 포함된다. 둘째, 자산관리(Asset Management) 유형이다. 기업 부동산의 가치와 주주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방법을 찾는 능동적 관리 형태다. 부동산 포트폴리오 전반을 운영한다. 대기업이나 부동산 전문 기업 등이 이러한 방식으로 부동산을 관리한다. 셋째, 기업가적 관리(Entrepreneurial Management) 유형이다. 부동산 관리 마인드를 가진 기업가가 투자 기회를 찾아 부동산을 공격적으로 관리하는 형태이며 보편적인 유형은 아니다.


부동산 자산에 관한 의사결정은 기업의 전략, 경영 성과, 신용 등급에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부동산 관련 의사결정은 최고경영진이나 이사회에 의해 이뤄진다. 기업 소유의 대형 부동산의 경우 부동산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이 중요하기 때문에 결정 이전에 전문가의 조언을 얻는 과정도 필요하다.

부동산 자산의 수명주기(Life Cycle)

자금 유동화를 위해 인수합병(M&A), 보유 부동산의 조건부 매각, 회사채 발행 등 여러 가지 방법이 동원된다. 일반적인 부동산 투자자의 경우 부의 극대화를 위한 투자 기회 포착에 집중한다. 반면 기업 부동산 관리자는 기업의 주요 업무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에서 기업의 가치를 증진시키기 위한 부동산의 취득, 관리, 처분 등의 활동을 복합적으로 진행한다. 기업 부동산의 수명은 자금 현황과 비용 관리 측면에서 <그림 1>과 같은 주기를 가진다.

기업 부동산 관리는 기업이 비즈니스 활동을 하면서 필요한 부동산(오피스, 사옥, 물류창고, 공장, 서비스 센터, R&D 센터, 전시장, 데이터 센터, 콜 센터 등)의 매입/매각 또는 임대차를 할 수 있게 전략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직원 1명당 최적의 업무 효율화를 위한 공간관리(space management), 정보기술(IT) 발전에 따른 데이터 센터 이전, 업무 효율화를 위한 사무실 통합 및 분산(Office Consolidation & dispersion), 9.11 테러나 동일본 대지진 등의 비상 상황에서의 사무실, R&D 센터, 콜 센터의 전략적 이전 및 복구, 보유자산의 가치평가와 자산의 효율화 방안 등 폭넓은 업무가 포함된다.

기업이 새로운 공간으로 이전하거나 기존 사무실을 리뉴얼할 때는 최적의 공간 활용과 비용 절감을 위한 공간관리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현재 직원의 숫자와 향후 5년 정도의 인력관리 계획을 바탕으로 공간계획을 검토한다. 이때 공간의 효율적 사용과 임대료에 관한 평가가 필요하다.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재무 분석을 하고 이를 토대로 공간 확대, 감축, 이전 등의 방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한다.

최근 회사들의 특징은 IT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서버 룸(server room)이나 데이터센터(data center)에 할애하는 비중이 크다. 특히 금융회사이거나 IT회사일수록 필요한 공간이 크기 때문에 임대료 부담이 꽤 큰 편이다. 최근 서울시내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의 임대료가 평당 10만 원을 넘어서면서 저렴한 서버 룸과 데이터센터 공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한 글로벌 IT 회사는 2년 전에 회사의 서버 룸을 인천 지역으로 옮겨 연간 임대료를 45000만 원 이상 절감했다.

많은 회사들이 한 빌딩에 있기보다는 근처 빌딩에 분산돼 있는 경우가 많다. 사업이 성장하면 공간 수요가 증가하지만 기존 빌딩에 마땅한 공간이 없거나 임대공간을 줄여달라는 건물주의 요구 등이 공간 분산의 주된 이유다. 공간이 지나치게 분산되면 업무 처리 등의 비효율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 많은 회사들이 오피스를 통합하는 프로젝트들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의 경우 여의도의 작은 본사와 근처 빌딩에 오피스들이 분산돼 있었지만 현재는 을지로에 새로 생긴 프라임건물로 계열사들이 이주를 했다.



반대로 오피스 분산(office dispersion)을 추진하는 기업도 있다. 영업직원이 많은 보험사 등이 대표적이다. 외근 직원이 많은데 임대료가 비싼 지역의 빌딩에 사무공간을 많이 확보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부서 이외의 영업 등의 외근 부서를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싼 공간으로 이전하거나 공용 사무공간을 만들어 상주 오피스 면적을 줄일 수 있다.

대형 부동산 거래

기업의 보유 자산 효율화 과정에서 유휴 부동산이 발생하거나 기업의 투자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야 할 때가 종종 있다. 보유 부동산이 많거나 부동산을 거점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서비스 기업에서는 관리부서에 부동산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게 일반화됐으나 보유 부동산이 적거나 성장이 빠른 기업의 경우 부동산 관리부서의 담당자들이 대형 부동산의 거래 방법을 몰라 애를 먹곤 한다. 근린생활 빌딩이나 소형 상가 및 오피스 빌딩의 거래는 일반 주택 거래와 큰 차이가 없다. 반면 규모가 큰 기업부동산의 거래는 인수합병(M&A)과 거의 유사한 절차를 통해서 거래가 되기 때문이다.

대형 부동산의 거래 절차는 크게 1)매각 자문사 선정 2)가치평가 및 마케팅 전략 수립 3)마케팅 및 입찰 4)우선협상자 선정 및 양해각서(MOU) 체결 5)실사 6)계약체결 7)거래 종결 등의 7단계로 나눌 수 있다. 기업 부동산 관리 담당자를 위한 대형 부동산 거래 솔루션을 소개한다.


공인중개사와 전문 자문사의 차이

주택을 중개하는 공인중개사와 기업 부동산 거래 자문사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공인중개사는 국가로부터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며 부동산의 거래계약서에 매도자 및 매수자와 공동으로 날인을 한다. 반면에 컨설팅사는 별도의 국가 자격증을 받지 않는다. 대신 회사의 인력구성, 실적, 신뢰도 등의 브랜드를 통해 고객들의 신뢰를 얻는다. 거래 전반에 걸쳐 자문서비스만을 제공하기 때문에 거래 계약서에 날인을 하지 않는다. 자문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의 경우 중개사는 거래 당사자 양쪽에서 수수료를 받을 수 있지만 컨설팅사의 경우에는 자신을 고용한 고객사의 이익을 대변하고 고객으로부터만 수수료를 받는 게 일반적이다.

1. 매각 자문사 선정

기업 부동산 거래는 M&A와 마찬가지로 매도자는 매각자문사, 매수자는 매입자문사를 별도로 선정하고 실제 거래 전반에 걸친 자료 준비와 협상 업무를 위탁한다. 과거에는 외국인 투자자 및 대기업이 주로 전문 자문사(컨설팅사)를 이용했으며 300억 원 이상의 부동산 거래에 자문사를 이용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문사를 이용하는 기업이 중견기업으로 확대됐고 100억 원대 거래도 전문 자문사에 의뢰하는 게 일반화되고 있다.

기업들이 자문사를 선정하기 위해 먼저 제안요청서(Request for Proposal, RFP)를 자문사들에 송부한다. 이어 자문사들이 제출한 자문 용역 제안서(Proposal)를 평가하고 선정하는 절차를 진행한다. RFP는 대상 물건의 간략한 정보, 매각목표 기간 등 기업이 요구하는 기준 등을 포함하면 된다. 회사의 공문 형태 문서가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제안서에는 회사소개 및 유사 실적, 참가 인력소개, 개략적인 가치 평가 및 매각전략을 담는다. RFP를 받은 후 2주 정도 후에 접수하는 게 일반적이다.

국내에서 기업 부동산 관련 자문을 제공하는 업체로는 해외의 글로벌 브랜드를 가진 외국계 회사 4∼5개와 국내 업체 4∼5개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이외에도 4∼5명의 직원으로 이뤄진 중소형 자문업체들을부티크 자문 업체라고 부르기도 한다.

2. 가치평가 및 매각전략 수립

선정된 매각 자문사가 해야 할 첫 번째 업무는 매각 대상 부동산의 적절한 가치 평가다. 매각가치는 매각의 시점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매도자의 자금사정 때문에 단기간 내에 매각할 경우에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매각하는 경우보다 매각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게 일반적이다. 매각 전략은 주로 입찰 방식, 마케팅 방법 및 기간, 타깃 매수자 선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A. 입찰방식 결정 입찰방식은 다음과 같이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은 공개입찰 방식이지만 매도자 및 물건에 따라 제한경쟁 입찰과 수의계약 방식도 활발하게 사용된다.

공개 입찰방식은 법원의 경매나 금융기관의 공매가 일반적인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매도자가 재정적으로 어렵지 않다면 되도록 공매나 경매는 피하는 게 좋다. 공매나 경매로 매각하면 매수자가 충분한 실사를 하지 못하고 입찰할 수밖에 없어 매입가를 보수적으로 산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정상물건보다 낙찰가가 낮아질 우려가 있다. 예를 들어 최근에 공매로 거래된 강남 소재 한 빌딩의 경우 국내 온라인 기업이 금융기관의 공매를 통해서 낙찰을 받았다. 다른 기업들이 빌딩 소유주와 협상 중인 금액이 낙찰가보다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수의계약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투명성이 떨어지고 거래 가격이 낮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실제 거래를 보면 공개입찰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입찰경쟁에서 탈락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면 비용측면에서 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에 당초 예상가보다 약간 높은 가격에 매입하는 게 적정하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매도자 입장에서도 입찰자들에게 회사 보안 자료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은 매수자들보다는 신뢰도 높은 소수의 매수자들과 협상하는 것을 선호한다.

B. 마케팅 방법 및 시기 공매와 경매를 제외하면 입찰 방식과 상관없이 대형 부동산 입찰 전에 입찰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일대일 마케팅이 기본적으로 사용된다. 미디어 광고와 각종 홍보, DM 발송 등이 병행되기도 한다. 하지만 공개입찰이라 해도 자문사들이 입찰자들의 신용평가 후 신뢰한 만한 입찰자들에게만 보안유지각서를 받고 자세한 자료를 제공하는 게 일반적이다.

최근 서울의 오피스시장은 매도자 중심의 시장이다. 사옥과 같은 오피스빌딩의 경우 약 3개월 내에 매매계약을 마칠 수 있다. 보통 매매계약을 할 때 계약금 10%를 지불한 후 1∼3개월 내에 잔금을 치르고 명의를 이전하는 것으로 거래가 종결된다. 총 거래기간은 3∼6개월 정도가 적당하다. 서울 오피스시장은 다른 시장보다 유동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연면적 2만 평 규모의 오피스빌딩 거래가 협상 시작 15일 만에 끝난 사례도 있다. 자문사가 평소에 물건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 가치평가 및 실사 등을 모두 마칠 수 있었다

C. 타깃 매수자선정 범용성이 높은 오피스빌딩의 경우에는 기업수요자 외에도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한다. 특히 할인점과 공장 물류창고 등의 부동산은 계속 사용하면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부동산 유동화가 목적인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부동산 매각 후 매도자가 재임대(Sale and Lease back)하기 때문에 매수자는 재무적인 투자 목적의 기관투자가가 될 수 있다.

이 밖에 기업 수요자도 타깃 고객이 될 수 있다. 매각 자문사들은 새로 잠재 투자자를 발굴하기보다는 기존에 사옥 또는 공장을 찾고 있는 기업들에 물건을 소개하는 게 일반적이다. 기존에 매물을 물색하고 있지 않은 기업의 경우에는 예산확보, 최종 이사회 승인 기간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매각하는 물건의 주요 타깃 매수자가 되기 어렵다.

3. 마케팅 자료 작성

A. 물건 소개서 (Teaser Memorandum) 물건을 소개하는 팸플릿 수준을 말하는 것으로 리플릿(leaflet)이라고도 한다. 3∼4쪽 분량으로 물건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자료다.

B. 보안유지각서(Non Disclosure Agreement 또는 NDA, Confidentiality Agreement 또는 CA) 물건 소개서의 대부분은 보안유지각서 없이 제공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투자안내서(IM)는 보안유지각서를 받고 제공한다. 부동산의 매각 등이 기업의 주가 및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보안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만약 입찰자들이 이를 어기면 손해배상 등의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보안유지에 유의해야 한다. 매도자뿐 아니라 매수자 측에서도 보안유지가 필요할 경우에는 양사가 날인한 보안유지각서를 작성할 수도 있다.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은 날인 보안유지각서에 매도자의 서명(counter sign)을 받는 것을 의무화하기도 한다.

C. 투자 안내서 (Information Memorandum, IM) 투자 안내서는 해당 부동산의 현황 및 운영에 대한 상세한 자료가 포함된다. 이는 매수자들이 입찰 가격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근거 자료가 된다. 잘못된 자료가 포함되면 매수자가 실사를 진행하면서 매각 가격을 할인하는 빌미가 될 수 있다. 매수자는 이 문서를 상세하게 검토하고 사용 여부를 승인해야 한다. 이후의 부동산 거래 프로세스는 선정된 자문사들이 직접 진행한다. 기업의 의사결정이 필요할 경우에는 자문사가 해당 내용에 대해 상세히 조언한다.

4. 마케팅 및 입찰

제한경쟁입찰도 정해진 일시에 매입의향서(Letter of Interests, LOI)를 마감하는 것으로 입찰을 진행한다. 일부 펀드의 경우에는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입찰 마감 후 변호사 또는 경찰의 입회하에 매입의향서를 개봉하는 경우도 있다. LOI는 구속력이 없는(Non-Binding) 내용이기 때문에 입찰사의 공문형태로 작성된다. 이 문서에는 매입 희망가격, 매입 목표 일정, 자금계획 등이 포함된다.

5. 우선협상자 선정 및 MOU 체결

매입 자문사들은 접수된 LOI에 제시된 조건들을 평가해 우선 협상자를 1차로 선별(Screening)해 소수의 업체만 후보로 선정한다. 이 후보 업체들의 조건을 자세하게 비교 분석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업체들과 직접 미팅을 해서 매도자의 의향을 정확히 파악해 가장 조건이 좋은 업체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한다. 선정된 우선협상자와 구체적인 협상을 거쳐 양해각서(Memorandum of Understanding, MOU)를 체결한다.

6. 계약 체결 및 거래 종결

양해각서가 체결되면 잠재 매수자는 4∼6주 동안 독점권을 가지고 대상 물건을 실사하고 계약서 협상을 진행한다.

국내 오피스 시장 매매 동향

현재 국내 오피스빌딩의 잠재 매수자는 국내 기관투자가, 외국계 펀드, 국내 기관, 기업 등으로 나눌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에는 외국계 펀드만이 오피스를 매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국민연금을 비롯한 각종 연기금 및 국내 기관투자자가들의 부동산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부동산투자회사(REITs), 부동산펀드 등 국내 펀드들도 외국계 펀드 못지 않은 매수 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국내 연기금의 매수 여력은 이제 해외시장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또한 위기 이후 시장 회복에 대한 학습효과로 인해 재무적으로 탄탄한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들도 저가 매수기회로 보고 오피스빌딩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투자 여력이 약해진 것으로 추산되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한국 오피스시장에 대한 투자는 좀 더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오피스 시장이 해외 시장에서 회복탄력성이 좋은 시장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 진출했던 기존 30여 개의 외국인 투자가 이외에도 신규 외국인 투자가가 글로벌컨설팅 회사들의 자문을 받아 한국 투자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 경제는 최근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와 유럽 재정위기 등의 여파로 2011년 성장률이 연초 전망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견실한 성장세와 양호한 수출입 균형을 보이고 있는데다 오피스 시장의 중요한 지표인 고용률과 실업률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한국의 8월 실업률이 3.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았다.

오피스 거래규모는 2011 1분기(1∼3)에 이어 2분기에도 2007∼2009년 평균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2분기의 총 거래규모는 1조 원 정도로 1분기와 비교해 33% 증가했고 전년 동기와 비교해 2배 정도로 상승했다. 2011년 상반기의 거래규모는 1 8000억으로 이는 2010년 총 거래의 74% 수준이다. 하반기 들어 상반기보다 매물이 증가하고 있고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세도 보이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2011년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거래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 상반기의 프라임 오피스 빌딩의 자본환원율(Cap Rate)과 시장거래가(Capital Value) 2010년 말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이 얼마 전 기준금리를 몇 차례에 걸쳐 올렸는데도 국내 투자자들의 높은 유동성으로 인해 빌딩의 담보대출 이자율과 자본환원율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추세는 2011년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

부동산은 전통적으로 애착이 강한 자산이다. 또한 누구나 부동산 관리를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보유한 부동산의 시장 가치를 오해하는 소유자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부동산에 대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에 집중하기보다 관리에 치중하는 일도 많다.

그러나 부동산 가치를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잘못 인지하게 되면 가격에 대한 주관적인 요소 때문에 그 부동산을 사기도 팔기도 힘들어지는 상황이 된다. 관리에만 치중하다 부동산 가치를 떨어뜨리거나 자산을 방치하는 부작용도 나타난다.

최근에는 기업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부동산에대한 전략적인 관리 노력이 강해지고 있다. 단순히 분양을 하거나 무조건 공실을 줄이는 임대를 하기보다는 노후된 오피스 빌딩, 혹은 연수원 등을 호텔로 리모델링을 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앞서 언급했듯이 시내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부서들을 통합해 기업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사무공간 통합도 활기를 띠고 있다. 앞으로는 1∼2인용 주택시장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건물 전체를 한 회사가 임대해 활용하는 주거용 부동산 시장도 등장하고 있다. 기업 경영자는 보유한 부동산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굴지득금(掘地得金)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문덕 세빌스코리아 대표 MDKim@savills.co.kr

한국희 세빌스코리아 투자자문본부 상무 khhan@savills.co.kr

김문덕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차량, 대우건설, 쌍용건설, 경기개발공사 등을 거쳐 비에이치피코리아 전무, 리먼브러더스 인베스트먼트 코리아 부사장, MGPA 아태지역 투자개발 담당 매니징 디렉터 등을 역임했다. 한국희 상무는 한양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시정개발연구원을 거쳐 1997년부터 세빌스코리아 투자자문본부에서 일하고 있다. 서울파이낸스센터(SFC) 매입, 강남파이낸스센터(GFC) ING타워 매각 등의 거래에 관여했다.

 

  • 김문덕 김문덕 | - (현) 세빌스코리아 대표
    - 비에이치피코리아 전무, 리먼브러더스 인베스트먼트 코리아 부사장
    - MGPA 아태지역 투자개발 담당 매니징 디렉터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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