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에서 가장 폭넓게 공유되는 이론인 ‘상황 적합성 관점(Contingency Perspective)’에 따르면, 환경이 변하면 기업도 환경과 함께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 기업은 생존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외부 환경에서 조달하기 때문이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거장 챈들러 교수는 이에 더해 ‘조직은 전략을 따른다(Structure follow strategy)’는 명제를 제시, 조직 특성은 그 기업이 추구하는 전략의 실행에 적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모든 전략은 환경의 요구에 적합하게 수립돼야 하며, 조직은 선택된 전략의 실행에 적합하게 설계돼야 한다. 하지만 많은 기업에서 거꾸로 조직이 전략을 규정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외부 시장 환경은 스마트폰을 생산하라고 요구했지만, 노키아처럼 저가 휴대전화를 주력으로 만들던 회사에서는 이런 환경 변화에 맞게 발빠르게 전략을 수정하지 못했다. 이는 기존 관행을 중시해온 조직이 전략을 규정한 꼴이다.) 이는 곧 수단과 목적의 전도라는 심각한 불합리성을 초래하며 초장기, 초우량 기업의 꿈을 좌절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Vol.61 p.78 [조직이 전략을 따르지 않는 이유는?] ·신동엽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