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뺄까? 계속 할까? 아니면 바꿔 볼까?

59호 (2010년 6월 Issue 2)

상하이는 요즘 엑스포 관람객으로 출렁인다. 각국 국가관의 입장 대기시간이 그 나라 국력의 바로미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관에 대한 좋은 기억과 함께 중국의 무서운 발전도 새삼 느꼈다. 엑스포를 즐기고 돌아온 후 호텔 객실에서 바라본 황포강의 전경도 인상적이었다. 기존 중국 호텔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는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말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와 시설에 일행의 대부분이 후한 점수를 주었다.

상하이를 여러 번 와봤다는 신 사장은 엑스포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어가려는 목적이 있어서인지 뭐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관람 둘째 날 아침 식사 자리에서 신 사장은 사업 이야기를 꺼냈다. 현재 하고 있는 사업에서 무언가 개선점을 찾고자 하는데 그 방향이 좀체 정리가 잘 안 된다고 했다.
 
먼저 문제를 정의해야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다음과 같이 물었다. “지금 그대로 하면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뭔가 혁신적인 대반전을 기대하기 전에 약간 수정해 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라고 묻자 그것도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아침에 호텔 방을 나서면서 침대 시트를 갈아 달라고 할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하룻밤 더 사용할 것인지 결정 해 달라는 메모를 보셨냐고 했더니 봤다고 했다. 어떻게 했냐고 물었더니 하루 더 사용해도 좋다는 의사를 표현했단다.
 
호텔의 전반적인 환경경영 활동을 통째로 바꾸기는 쉽지 않다. 전체 객실정리 서비스를 완전히 혁신적으로 바꾸기 어려운 상황에서 객실의 시트를 하루 더 사용하게 할 것인지 아닌지를 고객들이 결정하게만 해도 추가적인 전기와 물의 사용을 일정부분 줄일 수 있다. 신 사장에게 객실 시트의 예처럼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찾아낼 수 있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신 사장에게 소개한 기법은 창의적 도전(creative challenge)이라는 방법이다. 기존 방법에서 뭔가 제거(eliminate)할 요소가 있는지, 또 기존의 방법을 그대로 유지해도 좋은 이유(reasons)는 무엇인지, 그리고 아예 대안(alternatives)을 마련해 볼 수 있는 것은 없는지 등을 검토해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내는 기법이다.
 
신 사장은 이 방법이 마음에 드는 것 같았다. 기존 방법을 공격하거나 비판하기보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향을 찾아내는 데 지금 하고 있는 방법을 잘 이용할 수 있어서이다. 호텔에서 에너지를 줄이고 친환경 경영을 하기 위한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그저 투숙객에게 침대 시트 교체 여부를 묻기만 한 데서 상당한 에너지를 줄일 수 있게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귀국 전에 신 사장은 장 상무에게 분명 오더를 내릴 것 같았다. 그래서 ERA 적용 단계와 사례를 간단히 정리해 e메일로 전송했다. 조만간 신 사장으로부터 창의적 도전 기법을 활용해 뭔가 산뜻한 해결책을 찾아냈다는 소식을 듣기를 기대한다.
 
창의적 도전(ERA)
 
ERA는 기존 방식에서 몇몇 요소를 제거(eliminate)하거나, 계속 그 방식을 유지해야 할 이유(reasons)를 찾아보거나, 대체 가능한 다른 대안(alternatives)을 찾아내 기존의 방식의 필요성, 타당성, 그리고 독특성을 검증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법
 
편집자주 서비스 경영과 생산관리, 물류 등을 연구해온 김연성 인하대 교수가 비즈니스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툴을 사례와 함께 소개합니다. 김 교수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벤처기업 사장을 역임하고 <서비스경영> <생산관리> <품질경영> 등 다수의 저서와 논문을 저술했습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83호 Future Food Business 2019년 10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