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반도체 개발까지 뛰어든 車 업체들
모빌리티 산업 ‘제2의 아이폰 모먼트’
Article at a GlanceCES 2026이 보여준 변화의 핵심은 모빌리티 산업의 경쟁 축이 더 이상 ‘차를 잘 만드는 하드웨어 경쟁’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기차 확산을 계기로 차량은 점점 ‘바퀴 달린 컴퓨터’로 변모하고 있고, 승부처는 배터리·모터 같은 부품이 아닌 차량용 운영체제(OS), 지속적인 OTA 업데이트, 차량 내 AI 비서와 앱 생태계, 사용자 경험(UX)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퀄컴·엔비디아 같은 반도체·플랫폼 기업은 자동차의 ‘두뇌’를 공급하는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했고, 구글·아마존 등은 OS·클라우드·음성 비서를 통해 차량의 서비스 접점을 선점하려 한다. 완성차 업체들은 혁신 속도를 높이기 위해 빅테크 기업과의 협업이 필요한 동시에 고객 접점과 데이터 주도권을 빼앗길 위험도 안고 있어 ‘협력과 견제’가 공존하는 코피티션(co-opetition) 구도가 구조화되고 있다.
모빌리티 대전환, 전기차 넘어 SDV로소프트웨어와 OS로 사용자 경험 재창조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전 세계 기술 산업의 흐름을 가늠하는 무대다. 특히 이번 CES 2026에서는 모빌리티 산업 전체의 구도와 역학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자동차 산업은 지금 한 세기에 한 번 있을 법한 대전환기를 지나고 있다. 화석연료에서 전기로의 에너지 전환, 기계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이중 혁명이 동시에 일어나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전동화 차량(ZEV)이 중국 내 전체 자동차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시장의 축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중국은 연간 1100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세계 전기자동차(EV)의 절반 이상을 소비하는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고 폭발적 내수와 공격적 수출을 바탕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해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앞다퉈 EV 투자 계획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향후 1000억 달러 이상의 전동화 투자를 예고했고, 도요타도 700억 달러를 투입해 2030년까지 30종 이상의 BEV(배터리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여러 글로벌 OEM이 포스트 내연기관 시대를 준비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CES 2026은 이 같은 전기차 전략의 경쟁 무대를 방불케 했다. 스타트업은 물론 현대자동차그룹, 메르세데스벤츠, 소니혼다모빌리티 등 완성차 업체들이 각 사의 최신 전기차 모델과 콘셉트를 전시하며 미래 모빌리티 비전과 기술력을 과시했다. 예컨대 소니혼다모빌리티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기반 게이밍, 콘텐츠 플랫폼과 함께 퀄컴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를 채택해 강력한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아필라 1(AFEELA 1)을 공개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자체 개발 중인 운영체제인 MB.OS 기반 신형 전기 세단을 전시하며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 기능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