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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 있는 돈의 사회학

분노 있는 곳에 새 비즈니스가 있다

김수경 | 360호 (2023년 0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갤럽이 발표하는 ‘세계 감정 보고서’에 따르면 ‘부정적 경험 지수’는 2006년 24에서 2021년 33까지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분노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기업에서 분노는 ‘비용(cost)’으로 계산된다. 사원들의 분노는 노사 갈등으로 이어지고, 소비자들의 분노는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분노를 어떻게 통제하느냐는 성공적인 경영의 열쇠다. 폭발적인 분노를 ‘자산(asset)’으로 사용하는 사례를 이미 ‘분노 산업’에서 찾아볼 수 있다. 분노 산업의 성공적인 열쇠는 분노의 ‘조절’이 아닌 ‘조장’이다. 특히 한국 사회에선 정치가 대표적인 분노 산업이 되고 있다. 한국인들이 현재 느끼는 가장 큰 갈등 인식은 ‘여당과 야당의 갈등’, 즉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다. 한국 사회의 정치 양극화와 정치 과잉 현상은 곧 정치 유튜버의 수익으로 이어지는 등 분노가 돈이 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필자 소개

필자는 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 기자로 근무했다. 스탠퍼드대(Stanford University)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국제대학원 연구교수,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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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0년 전 개봉한 대니 보일 감독의 영화 ‘28일 후’는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서로를 닥치는 대로 죽이고 정부와 사회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된 영국의 상황을 묘사한다. 끔찍하고 잔인한 화면 구성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지만 분노가 바이러스의 형태로 감염된다는 설정의 신선함 덕에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땐 그저 흔한 좀비 영화의 하나로, 감독의 상상력이 다소 엉뚱하고 기발하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20년 후 분노가 어떻게 우리 사회를 집어삼키는가를 생각하면 보일 감독의 예지력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그는 분노라는 감정의 폭발적 전염성에 일찍이 주목한 것이다. 오늘날의 우리 사회를 보자. 여성 혐오, 성소수자 혐오, 노인 혐오, 아동 혐오, 조선족 혐오, 무슬림 혐오 등 혐오의 새로운 변종들이 끝도 없이 생산된다. 인터넷에는 온갖 혐오의 언사가 넘쳐나고 정치는 분노를 부추겨 세를 규합한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실제로 사람들의 정신 건강을 통해 드러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습관 및 충동 장애’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0년 4375명에서 2021년 7715명으로 증가했다. (그림 1) 습관 및 충동 장애는 자신과 남에게 해가 되는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정신질환으로 분노조절장애가 대표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분노조절장애로 진료받은 사람은 2015년 1721명에서 2019년 2249명으로 5년 동안 30%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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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비단 국내 상황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의 여론 조사 업체 갤럽은 해마다 ‘세계 감정 보고서(Global Emotions Report)’를 발간한다. “어제 하루 동안 당신은 분노, 걱정, 슬픔, 스트레스, 신체적 고통을 느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을 종합해 ‘부정적 경험 지수’를 측정한 결과 2006년 24에서 2021년 33까지 증가했다. (그림 2) 갤럽은 세계인들이 겪는 부정적 감정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며 단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참고로 2021년 가장 부정적 감정을 많이 느낀 나라는 아프가니스탄이었다. 2021년은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된 바로 그해이다. 전쟁, 분쟁, 테러의 증가가 인간을 점점 더 불행하게 만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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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 분노는 ‘비용(cost)’으로 계산된다. 사원들의 분노는 노사 갈등으로 이어지고, 소비자들의 분노는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다. 분노를 어떻게 통제하느냐는 성공적인 경영의 열쇠다. 경영 컨설턴트들은 분노를 건강하게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 온갖 조언을 쏟아낸다. ‘분노를 이용해 사업을 일으키는 10가지 방법’(포브스 2016년 6월24일 자), ‘직장에서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하버드비즈니스리뷰 2022년 4월22일 자), ‘화가 난 고객이 당신의 브랜드를 사랑하게 만드는 세 가지 방법’(앙트르프레너 2021년 1월21일 자) 등 분노를 다루는 방법에 대한 저마다의 노하우를 공유한다.

그런데 만약 분노를 ‘자산(asset)’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분노는 곧 에너지다. 부정적 감정들은 대개 강렬하다. 분노, 좌절, 질투와 같은 감정에 휩싸여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어떤 대상에게 분노를 느끼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숨이 가빠지며 심하게는 몸이 활활 타오르는 느낌을 받는다. 때론 맨정신에 할 수 없었던 일들을 저지르기도 한다. 홧김에 돈을 쓰는 ‘시발비용’(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면 쓰지 않았을 비용을 일컫는 비속어)을 생각해보자. 분노를 잘만 이용하면 사람들로 하여금 너도나도 지갑을 술술 열게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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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산업의 성공 열쇠는 분노를 ‘조절’하는 것보다 ‘조장’하는 것에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정치는 대표적인 분노 산업으로 변질됐다. 상대 진영을 공격하고 때론 악마화해 분노를 추동하면 이는 곧 표가 된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는 멕시코 이민자에게 ‘강간범’ ‘마약밀매자’라는 막말을 서슴지 않았지만 그런 혐오 발언이 다문화주의의 피해자라 생각하는 블루칼라 백인 노동자 계층의 분노 포인트를 정확히 공략한 덕분에 대통령 당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 사회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진영 갈등은 해마다 심화되고 있다. 2022년 5월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집단별 갈등 인식 조사’에 따르면 여러 갈등 중 ‘여당과 야당의 갈등이 크다’고 응답한 사람이 95%로 가장 많았다. (그림 3)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여야 갈등을 문제라고 꼽은 것이다.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크다’고 응답한 사람도 94%나 됐다. 1년 전(2021년 5월) 조사와 비교하면 각각 7%p, 6%p 증가한 수치다(1년 전에는 빈부 갈등이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다).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갈등으로는 ‘진보와 보수 간 갈등’(47%)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여당과 야당 간 갈등’(45%)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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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상품화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선 분노도 돈이 된다. 한국 사회의 정치 양극화와 정치 과잉 현상은 곧 정치 유튜버의 수익으로 이어진다. 슈퍼챗1 액수가 집계되기 시작한 2020년부터 2022년 12월까지 슈퍼챗을 많이 받은 한국의 유튜버 1~5위 가운데 정치 관련 유튜버가 1~4위를 차지한다. (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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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의 상황을 보면 이러한 정치 과잉은 한국만의 독특한 현상이라는 점이 드러난다. 영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정치 유튜버가 슈퍼챗 상위(1~10위)에 기록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미국이 유일하게 슈퍼챗 1위를 정치 유튜버가 차지했다. ‘Timcast IRL’은 팀 풀(Tim Pool)이라는 이름의 시카고 출신 30대 청년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데, 그는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로 알려져 있으며 극우적 발언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21년 1월6일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 의회를 습격하는 사건이 벌어졌을 때 팀 풀은 유튜브 방송 중 이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고 그 결과 다수의 시청자로부터 슈퍼챗을 받았다. 사실 이는 ‘위험하거나 불법적 행위를 부추기는’ 콘텐츠를 금지하는 유튜브 정책에 반하는 것이었다.

국가별로 슈퍼챗 수익 1위 채널을 보면 각 사회가 무엇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지를 엿볼 수 있다. (표 2) 일본의 경우 우루하 루시아(潤羽るしあ)라는 이름의 여성 버츄얼 유튜버(virtual youtuber, 실제 사람이 아닌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성우가 더빙을 입힌 유튜버)가 슈퍼챗 1위를 차지했다. 우루하 루시아는 전 세계 슈퍼챗 수익 1위이기도 하다. 영국의 경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팀의 팬이 운영하는 채널이 슈퍼챗 1위를 차지했다. 영국의 열정적인 축구 팬덤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한국은 정치 유튜버에게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 사실 그들의 말 중엔 상대 진영을 조롱하고 매도하는 내용도 적지 않다. 한국인들은 내가 싫어하는 정치인에게 욕을 대신해주는 대가로 슈퍼챗을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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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수퍼챗으로 큰돈을 지불한다 한들 내 손에 쥐어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체 슈퍼챗으로 무엇을 구매하는 것일까? 슈퍼챗은 내 감정에 대한 대가다. 분노를 해소하거나, 성적 욕망을 채우거나,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열정을 충족시키는 데 지불되는 값이다. 현대사회에서 유튜버들은 일종의 감정 대리인의 역할을 한다.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에 시달리는 여성들은 ‘먹방’을 통해 식탐을 대리만족하고, 반복되는 일상에 찌든 현대인들은 여행 유튜버를 통해 자유를 만끽한다. 문제는 우리가 유튜버를 통해 해소하고자 하는 감정이 종종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는 ‘혐오’가 어떻게 유튜버들의 수익 모델로 자리 잡기 시작했는지를 보여준다. 2019년 한국방송학보에 실린 김지수•윤석민의 논문2 에 따르면 개인 방송을 진행하는 유튜버가 여성 혐오 발언을 할수록, 그리고 혐오 발언의 공격성이 높을수록 후원 수익의 증가율이 커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논문은 여성 혐오가 일부 개인의 도덕적 문제나 실수가 아닌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상품과 이익으로 전환된 신종 비즈니스임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혐오 비즈니스 구조에 대한 근원적 변화 없이 개인의 도덕성에 기대는 것만으로는 실효성 있는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내훈의 책 『프로보커터』3 는 사회 통념상 드러낼 수 없는 불만이 유튜브를 통해 표출될 수 있는 건 후원금 수익과 조회 수 장사 덕분이라고 꼬집는다. 그는 이러한 방식으로 ‘사회적 승인 없는 사회’가 세력화되고 있음에 우려를 표명한다. 그는 유튜브가 막말과 도발을 일삼는 ‘나쁜 관종’들의 생계 수단으로 전락한 세태를 꼬집으면서 예전 같으면 사회적으로 승인받지 못하고 사장됐어야 할 주장이 온라인이라는 초연결성(hyperconnectivity)에 힘입어 세력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언제나 돈이다.

사실 혐오 비즈니스의 이면에는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강박이 자리하고 있다. 정치적 올바름은 말이나 행동에서 인종, 민족, 언어, 종교, 성차별 등의 편견이 드러나지 않게 하자는 것이다. 1990년 10월28일 뉴욕타임스가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헤게모니의 부상(The Rising Hegemony of the Politically Correct)’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이래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개념은 미국 사회는 물론 전 세계 시민들의 말과 행동을 지배하는 규범으로 자리 잡았다. 비록 훌륭한 의도에서 시작된 문화지만 언제나 정의롭고 올바르고 깨끗한 일종의 ‘멸균된’ 언행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PC충’(정치적 올바름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사람을 낮춰 부르는 말), ‘PC질’(정치적 올바름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행위를 낮춰 부르는 말)과 같은 냉소를 동시에 발생시켰다.

그런 점에서 극우 정치의 전 세계적 부상이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반감에서 유래한다는 분석은 흥미롭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2016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그의 성공 비결을 분석하는 기사에서 ‘정치적 올바름’에 정면으로 맞선 것이 오히려 보수 진영을 결집시켰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시 무슬림 입국 제한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정치적으로 올바르려 애쓴다고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전선’의 마리 르펜(Marie Le Pen) 대표는 2017년 대선에 출마해 “전통적 보수들은 정치적 올바름에 맞서는 것이 두려워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자신에게 투표할 것을 호소했다(국민전선은 이후 국민연합으로 당명을 바꿨다).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2020년 영국의 노예무역 전력에 대한 흑인 인권운동가들의 비판에 대해 “그들은 영국을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보이게 하기 위해 역사를 편집하려 든다”고 비판했다. 당시 영국에서는 처칠을 비롯해 노예무역에 관여했던 위인들의 동상에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낙서가 그려지거나 동상이 끌어내려지는 등의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혐오로 돈을 버는 분노 산업이 사회를 망가뜨리지 않게 하려면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다면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조던 피터슨, 스티븐 프라이, 마이클 에릭 다이슨, 미셸 골드버그가 쓴 『정치적 올바름에 대하여』(2019)는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학자, 교수, 언론인 사이의 ‘멍크 디베이트’를 책으로 엮어 낸 것이다. 멍크 디베이트는 캐나다 금광 재벌 피터 멍크가 세운 오리아재단이 2008년부터 주최하는 글로벌 토론회 명칭이다. 2018년의 주제는 “정치적 올바름은 진보라고 할 수 있는가”였다. 피터슨 토론토대 교수(반대)는 정치적 올바름이 좌파의 집단주의 이념이며 이는 서구 문명의 산물인 개인주의에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개인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이슨 조지타운대 교수(찬성)는 소수자들에게는 개인이라는 정체성이 허용되지 않았기에 떠넘겨지듯 집단의 정체성을 부여받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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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쟁에서 주목할 만한 사람은 작가이자 배우인 스티븐 프라이다. 그는 동성 결혼을 한 성적 소수자로 평소 본인을 ‘온건 좌파’라고 이야기했지만 정작 정치적 올바름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설교조의 개입, 젠체하는 태도, 독선, 이단 사냥, 수치심 주기, 증거 없이 하는 확언, 공격, 마녀사냥식 심문, 검열” 등 자신이 일생 동안 혐오해왔던 모든 것이 정치적 올바름에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멍크 디베이트는 3000명의 방청객에게 토론 전과 후 해당 주제에 대한 견해를 조사한다. 토론 전에는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36대64였는데 토론 후에는 30대70으로 더 벌어졌다.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회의가 더 짙어진 것이다.

그래서 정치적 올바름을 지금이라도 폐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정치적 올바름이 사라진 사회는 약자에 대한 배려가 사라지고 오로지 강자만이 살아남는 약육강식의 정글이 될 것이다. 최소한의 도덕적 규범도 작동하지 않는, 약자에 대한 혐오와 조롱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인간은 인간성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정치적으로 올바른 말과 행동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한편으론 인간의 어두운 단면을 아예 부정하는 듯한 ‘멸균된’ 올바름이 사회를 질식시킬 때 혐오라는 괴물은 슈퍼챗을 먹이 삼아 증식하게 된다는 우려도 함께 고민해봐야 할 대목이다. 분노 산업의 확장을 어떻게 멈출 것인가에 대해 여전히 답은 없다. 그러나 개인의 윤리와 도덕에 호소하는 것만으로 분노 산업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건 분명하다.


김수경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sookim@h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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