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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스타트업 DNA

엘리트 군대 경험이 스타트업 창업 밑거름

천백민 | 353호 (2022년 9월 Issue 2)
편집자주

이스라엘에서 설립된 스타트업의 수는 전 세계 3위 수준입니다. 국가나 인구 규모를 생각했을 때 놀라운 수치입니다. 창업의 기본이 되는 도전 정신과 호기심, 끈기 등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모두 체계적으로 주어진 것이 그 비결로 꼽힙니다. 천백민 상명대 교수가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문화와 대표 기업들을 신규 연재 코너를 통해 소개합니다.

Article at a Glance

이스라엘에는 현재 7000여 개의 스타트업이 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이스라엘 스타트업 수만 해도 100여 개에 이른다. 이스라엘이 이렇듯 스타트업 강국이 될 수 있었던 비결에는 ‘하브루타’라는 독특한 교육 방법이 꼽힌다. 하브루타는 선생님과 학생, 학생과 학생이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답을 찾는 학습법이다. 또한 이스라엘의 군대 제도 역시 이스라엘 기업들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모든 젊은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남자는 32개월, 여자는 24개월 의무 복무를 하는데 어느 부대에 입대하는지가 어느 대학에 입학하는지만큼 중요하다. 좋은 부대에 입대할수록 이후 취업이나 창업에 필요한 기술과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탈피오트’나 ‘8200’ 등 이스라엘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부대에선 복무 기간에 수학, 물리학 등을 함께 공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입대 경쟁률 역시 수천 대 1에 달한다.



이스라엘 하면 팔레스타인 및 중동과의 분쟁이나 예루살렘 성지가 있는 나라 혹은 유대인의 나라 정도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세계적인 창업 강국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22년 현재, 이스라엘에는 7000여 개의 스타트업이 있고 이 가운데 지금까지 나스닥에 상장한 기업의 수는 100여 개에 이른다. 이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그림 1]은 2021년 기준,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분야별 투자 유치 순위를 나타낸 그래프다. 매년 순위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대체로 투자를 많이 받는 분야는 사이버 보안(Cybersecurity), 헬스케어(Healthcare), 기업용 소프트웨어(Enterprise Software), 핀테크(Fintech), 이커머스(e-commerce) 등이다. 2021년에는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들이 가장 많은 투자를 받았다. 금융 분야에 IT를 접목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가 2위를, 이스라엘이 전통적으로 강국인 사이버 보안 분야가 3위를 차지했다.

이스라엘은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규모의 대기업은 없지만 다양한 스타트업이 탄생하면서 나라 경제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대한민국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지원을 통해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활성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스타트업 규모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인지도 측면에서 이스라엘보다 더 잘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스라엘은 어떤 배경을 갖고 있기에 스타트업 강국이 됐을까? 유대인은 어떤 특성을 갖고 있기에 창업에 강할까? 이에 대한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유대인과 이스라엘의 교육 특징, 군대 제도, 그리고 문화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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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학습법

흔히들 유대인은 똑똑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는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의 아이큐 평균은 106으로 이스라엘 국민 평균인 94보다 높다. 유구한 역사와 더 많은 인구, 더 좋은 머리를 가지고 있는 우리보다 유대인이 세계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유는 뭘까? 여기에는 미국의 경제와 정치 분야에서 활동하는 유대인 네트워크의 영향력도 한몫하지만 그들의 교육 방식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학교에서 돌아온 초등학교 자녀에게 어떤 질문을 하는가? 공부에 중점을 두는 부모라면 “오늘 공부 열심히 했어?” 정도가 일반적일 것 같고, 대인 관계에 신경을 쓰는 부모라면 “친구들과 잘 지냈어?” 정도를 물을 것 같다. 하지만 이미 많이 알려져 있듯 유대인들은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오늘은 어떤 질문을 했니?”라고 물어본다고 한다. 유대인 부모들은 왜 “오늘은 어떤 질문을 했니?”라고 물을까? 여기에는 모든 것에 의문을 갖고, 왜 그런지 생각해 보고, 이해가 가지 않으면 자신의 의견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질문하는 습관 하나로 사고방식, 자기 표현력, 적극성 측면에서 우리와 차이가 발생한다.

이스라엘 교육법의 특별함 중 하나가 가정교육이다. 함께 식사를 하면서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유대감을 갖는다. 유대인들의 밥상머리 교육에서 특별한 것은 가정교육의 일차적인 책임자가 아버지라는 것이다. 아버지는 가정에서 유대교의 성경인 『토라(Torah)』를 가르치는 제사장이자 인생의 스승이 돼 준다. 많은 대화를 통해 자녀의 고민을 들어주고 조상의 지혜를 배경으로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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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교육 방법 중에 ‘하브루타’가 있다. 유대교의 성경인 『토라(Torah)』를 배우는 과정을 해석한 것이 『탈무드』인데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학습 방법을 하브루타라고 한다. 하브루타는 서로 질문하면서 하는 공부 방법으로 유명하다. 즉, 선생님이 설명하는 것을 듣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 또는 그룹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서로 묻고 대답하면서 스스로 답을 찾는 것이다. 선생과 학생, 학생과 학생이 하브루타 방법으로 서로 질문하고 토론하면서 서로의 다른 생각을 이해하며 여러 사람의 지혜가 담긴 집단지성을 갖게 된다. 중국 속담에 ‘보잘것없는 사람도 세 사람만 모이면 제갈량의 지혜가 나온다’라는 속담이 있다.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 있고,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가 모이면 새로운 지혜가 탄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브루타를 통해 교육을 하는 유대인에게는 “오늘은 선생님에게 무엇을 배웠니?”가 아니라 “오늘은 어떤 질문을 했니?”라는 물음을 자식에게 하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이다.

에드거 데일은 ‘학습의 원추(Cone of Learning) 이론’을 통해 학습을 하고 48시간이 지난 후에 기억에 남는 것에 대해 실험했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읽기만 한 경우는 10%, 듣기만 한 경우는 20%, 보기만 한 경우는 30%, 보고 들은 경우는 50%, 말하고 필기한 경우는 70%, 행동하고 말한 경우는 90%를 기억한 결과가 나왔다. 여러분도 학창 시절에 공부하면서 ‘소리 내서 읽으면 더 기억에 오래 남는다’ ‘쓰면서 외우면 효과가 더 좋다’ 등의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유대인들은 옛날부터 이 원리를 알고 하브루타 학습법으로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생각을 정리하고, 궁금한 내용에 대해 질문하고, 본인의 생각을 주장하면서 지혜를 쌓았던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발표력을 키우며, 파트너가 됐던 상대방을 더 잘 이해하게 되는 효과들을 얻게 된다. 그들은 진정한 살아 있는 교육을 예전부터 지금까지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군대 제도와 문화

이스라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의 군대 제도와 문화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경쟁력이 군대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모든 젊은이는 입대 후 남자는 32개월, 여자는 24개월 동안 의무 복무를 하게 된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이스라엘의 청소년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아니라 입대를 먼저 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군의 정식 명칭은 ‘이스라엘 방위군(Israel Defense Force, IDF)’이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원자를 선별할 때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받지 않는다. 출신 배경도 묻지 않는다. 방위군이 중요시하는 요소는 입대 대상자가 어떤 기술을 익혔는지 확인한 후 이들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한다. 이미 갖고 있는 지식과 경험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술과 잠재력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신병 선발 과정에서 형제애와 배려심에 큰 가치를 부여하며 복무 후에도 끊임없이 동지애를 강조한다. 군대에서 형성된 인간관계는 평생 동안 이어진다. 예비군을 지역 단위로 편성하는 것이 아니라 복무한 부대 단위로 편성하기 때문에 그들은 제대 후에도 예비군을 통해 만나게 되고 때로는 함께 전투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스라엘은 인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예비군이 실제로 전투에 참가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군대는 평생을 함께하는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 곳이기 때문에 가혹 행위를 하거나 무책임한 행동을 함으로써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등의 행동이 발생해선 안 되고 실제로도 잘 발생하지 않는다. 군대 커뮤니티 내에서 평판이 평생을 따라다니기 때문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다른 나라의 군대에 비해 지휘관급 직업군인의 비율이 상당히 낮다. 이러한 이유로 신병이 계급과 관계없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스라엘 군에서는 선임을 계급이 아닌 이름으로 부른다. 다른 나라의 군대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문화다. 계급이 아닌 이름을 부름으로써 자율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인간관계 역시 상명하복이 아닌 수평적인 관계로 형성된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인간관계가 수평적인 것이지 지휘 체계가 수평적인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군에서 수평적인 인간관계의 장점은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윗사람만이 지시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의논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사결정 구조는 전투가 발생하는 전시 상황에서도 적용된다. 이런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은 유대인들은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서는 옳다고 믿는 일을 밀고 나가는 고집과 용기가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참여해 문제해결을 위한 의견을 제시하는 군대 생활을 통해서 이스라엘 젊은이들은 예상치 못한 낯선 상황을 능동적으로 해결하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에서는 거리낌 없이 의견을 개진하고, 창업으로 회사를 이끌 경우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형성된다.

이스라엘 방위군에서 장교가 되는 지름길은 없다. 모든 이스라엘 장교가 예전에는 평범한 병사였다. 한때 훈련과 전투를 함께한 동지가 장교가 되기 때문에 그가 장교가 된 이유를 누구보다 잘 안다. 그렇기 때문에 상급자와 하급자가 서로를 인정하는 수평적 계급 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 이들에게 계급이란 개인이 지닌 역량과 지휘 능력을 인정하는 징표이지 높고 낮음의 표시가 아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원동력 ‘탈피오트’

이스라엘의 졸업반 고등학생들의 관심사는 어느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부대에 입대하는가이다. 좋은 부대에 입대해 군 복무를 마친 후 좀 더 넓은 시야를 지닌 성인이 된 후에 대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쟁 영웅을 배출한 전투 부대, 군에서 가장 비싼 무기를 다루는 공군 등도 인기 부대이지만 스타트업과 관련된 엘리트 부대에 대한 관심도 높다. 그 사례로는 해마다 50명이라는 소수 인력을 뽑는 데 경쟁률이 무려 수천 대 1에 달하는 탈피오트 부대가 있다. 탈피오트는 히브리어로 ‘견고한 산성’ 또는 ‘높은 포탑’이라는 의미다. 탈피오트가 탄생한 데는 역사적인 배경이 있다. 이스라엘은 1973년 이집트의 공격으로 시작된 ‘욤 키푸르 전쟁(4차 중동 전쟁)’에서 방위 체계의 취약점을 발견했다. 그전까지 중동과의 전쟁에서 승승장구하던 이스라엘 국민들은 패배 직전까지 갔던 욤 키푸르 전쟁을 통해 큰 충격을 받았다. 이스라엘 군의 기술 발전이 없다면 이와 같은 굴욕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선지적인 학자와 군 수뇌부가 합심해 과학 분야의 엘리트 양성을 계획하게 됐다. 배출된 엘리트들이 이스라엘 군 발전에 필요한 기술을 주도하는 것이 탈피오트의 목적이었다. 탈피오트를 만들 때 세 가지 핵심 제안이 있었다. 첫째, 자연과학과 무기 기술 지식을 소유한 재능 있는 인재들을 통해 다른 국가에는 없는 혁신적인 무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둘째, 이스라엘 방위군에서 가장 비싼 무기를 다루고 가장 존경받는 공군이 주축이 돼 이 프로그램을 맡는다. 셋째, 탈피오트 후보생들은 첨단 무기 시스템 개발에 필수적인 물리학과 수학 관련 학위를 취득해야 한다. 이러한 핵심 제안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전국의 수재들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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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피오트 후보생이 되면 군대에서 9년을 보내게 된다. 3년 동안 히브리대에서 학위 과정 공부를 한다. 교육 과정을 마치면 수학, 물리학, 컴퓨터공학의 학사 학위를 받게 된다. 이후 6년의 군 생활을 더 하게 된다. 탈피오트 사관후보생들은 히브리대 재학 중에 틈틈이 부대에 파견된다. 파견을 통해 현장을 직접 체험하면서 군에 존재하는 문제를 직접적으로 알게 된다. 예를 들어, 포탄을 직접 들고 움직여 봄으로써 얼마나 무거운지, 가벼운 포탄이 있으면 어떨지 생각하게 되는 식이다. 이러한 직접 파견을 통해 20세 안팎의 어린 후보생조차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장군보다 더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고 군대를 전반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식견을 갖게 된다. 수많은 부대에서 보낸 경험들은 탈피오트 출신들이 더 완벽한 사고를 하는 데 도움이 되며 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 ‘아이언 돔’도 탈피오트 사관후보생의 아이디어에 의해 개발된 것이라 한다. 아무리 복수의 학위를 준다고 해도 9년이라는 시간은 20대를 전부 군에서 보내야 하는 긴 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수재들이 서로 들어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는 점이 흥미롭다.

인기의 비결은 제대 후의 성공과 네트워크에서 찾을 수 있다. 탈피오트 부대를 나오는 순간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이들을 서로 데려가려고 줄을 선다. 통신과 컴퓨터 부문 최고 기업들 중 일부는 ‘탈피오트 출신만 채용한다’고 공고를 내기도 한다. 탈피오트 출신이 창업했다는 이유만으로 세계적 투자 기업이 수백억 원의 돈을 쉽게 시드 단계에서 투자한다. 탈피오트는 최고 중의 최고 엘리트 조직으로 선후배가 서로를 이끌어주면서 이스라엘 스타트업 세계를 이끌어가고 있다. 1990년대 말 윈도 사용자들을 위한 채팅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ICQ는 AOL에 4억 달러에 인수됐다. 탈피오트 출신들이 만들었던 ICQ는 이스라엘 기업 매각 금액 중 최고를 기록하며 젊은이들의 가슴에 창업의 불을 지핀 존재였다. 탈피오트 출신들은 ‘탈피넷’과 같은 모임을 만들어 서로 끌어주고 도와주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사이버 보안에 특화된 8200부대

이스라엘에서 탈피오트와 쌍벽을 이루는 부대로 8200부대가 있다. 8200부대는 이스라엘의 대표적 정보 부대다. 사이버 전쟁을 담당하는 선봉 부대이면서 최강의 엘리트 집단이다. 탈피오트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8200부대는 건국 전부터 존재했다고 한다. 탈피오트가 만들어진 후 불필요한 엘리트 스카우트 경쟁을 피하기 위해 두 부대는 서로 다른 선발 기준과 질문 사항을 준비했다는 일화가 있다. 8200부대에 입대하면 첨단 컴퓨터, 통신, 보안 기술을 교육받아 전역 후 창업을 하는 기반 기술을 갖추게 된다. 이스라엘은 사이버 보안 산업에서 명실공히 1위 국가이다. 이러한 명성과 업적은 8200부대의 존재에 기인한다. 실제로 지금까지 8200부대 출신이 설립한 기업이 1000여 개가 넘는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포천 100대 기업이 사용하는 보안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체크포인트(Checkpoint)다. 체크포인트는 2022년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160억 달러에 달하는 대표적인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다. 이러한 단단한 네트워크와 명성으로 창업을 위한 협력이 가능하고 선배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에 입사해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엘리트들은 앞다투어 8200부대에 입대하고 싶어 한다.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갖고 있으면서 엄청난 집중력과 천재성을 자랑한다. 이스라엘에는 자폐증 환자를 입대시키는 ‘로임 라호크’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로임 라호크는 히브리어로 ‘먼 곳을 본다’는 뜻이다. 영상 분석이나 전자 장비 조립과 같은 특정 분야에서 자폐증을 갖고 있는 병사가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한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특수 프로그램을 통해 자폐증 환자들도 사회 진출을 위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물론 군 역시 특정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인재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처럼 이스라엘의 젊은이들은 군 생활 동안 수평적인 의사결정 구조에 의해 문제해결에 참여하며 책임감을 배우게 된다. 군 복무는 시간을 견디며 의무를 다하는 기간이 아니라 최신 기술을 경험할 수 있고, 평생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이러한 기질과 사회•문화적인 환경을 기반으로 이스라엘 젊은이들은 좀 더 쉽고 과감하게 창업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실패하더라도 또다시 도전하는 용기를 가질 수 있다.


천백민 상명대 지능•데이터융합학부 조교수 bmchun@smu.ac.kr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를, 상명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IBM과 Stratasys에서 근무하며 ICT와 3D프린팅 분야에 오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창업을 통해 이스라엘 스타트업 기술을 국내에 소개하는 사업을 수행한 바 있다. 2020년부터 상명대에서 신기술과 스타트업 분야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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