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인터넷은 1960년대, 한국에서는 1980년대에 도입됐다고 알려져 있다. 아이폰은 2007년에 탄생했다. 적어도 국내에서 스타트업이란 용어가 활발하게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에 접어들고 나서다. 지금은 너무나 익숙한 용어와 개념인 인터넷, 휴대전화, 스타트업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지 않다. 하지만 출현과 동시에 인터넷과 IT, 수많은 스타트업이 발전해 온 속도는 가히 빛의 속도라 불릴 만하다. 끊임없이 변하고, 매일 새로운 무언가가 등장한다. 스타트업의 홍보란 이렇게 말도 안 되게 빠르게 우리 앞에 나타나 세상을 바꿔가고 있는 ‘기술과 혁신 뒤에 있는 사람들’, 바로 그들의 시간을 기록하는 일이다. 그리고 피터 틸(Peter Thiel)이 제시한 제로투원(Zero to One)의 개념처럼 0에서 1을 창조하는 일이다. 성공적인 스타트업 홍보는 ‘0’의 상태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2016년 7월15일, 유튜브를 통해 모바일 메신저 회사 ‘라인(LINE)’이 나스닥에 상장하는 모습이 생중계됐다. 화면 속에는 ‘라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신중호 라인 대표를 포함해 아는 얼굴들도 보였다. 필자가 몸담았던 스타트업 ‘첫눈’ 출신들이었기 때문이다. 문득 2006년 6월29일 배포했던 네이버(당시 NHN)와 첫눈의 인수합병 보도 자료가 떠올랐다.
라인은 네이버가 2006년 6월29일 인수합병을 발표한 스타트업 첫눈의 구성원들이 네이버 합류 이후 개발한 메신저 서비스에서 출발한 회사다. 현재 크래프톤의 의장인 장병규 대표가 창업한 첫눈은 세이클럽으로 유명한 네오위즈의 공동 창업자 장 대표가 26명의 검색팀 직원을 이끌고 분사해 꾸린 조직이었다. 검색에 대한 혁신적인 철학과 우수한 개발진으로 인해 시작부터 주목을 받았던 첫눈은 국내외 굵직한 빅테크 회사들의 끊임없는 구애를 받으며 창업 1년여 만에 네이버의 품에 안겨 큰 화제를 모았다. 한국에서 스타트업의 엑시트(출구 전략, exit)라는 개념이 흔하지 않았던 시기였기에 시작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그것도 정식 서비스를 론칭하지도 않았던 스타트업이 350억 원이라는 큰 규모로 인수합병된 데 대해 놀랍다는 반응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