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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NFT의 탄생과 진화

캐릭터 NFT 운명, 메타버스가 쥐고 있다

정재학,박보성 | 352호 (2022년 09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크립토펑크, 크립토키티, BAYC 등 캐릭터 NFT는 NFT 시장을 이끈 주역이다. 캐릭터 NFT는 가상 자산의 개념으로 시장에 등장했고 이후 과시를 목적으로 SNS 프로파일 사진으로 활용됐다. 캐릭터 NFT를 커뮤니티의 정체성으로 여기며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커뮤니티도 나타났다. 웹 3.0 방식으로 캐릭터 NFT 보유자들은 각자가 보유한 NFT로 자유롭게 2차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다. 앞으로 캐릭터 NFT의 성공 여부는 메타버스에서 NFT가 아바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



현재 대중에게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체감하게 해주는 일등 공신은 아마도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가 아닐까. 블록체인을 대표하는 비트코인, 이더리움이나 스마트 콘트랙트1 를 기반으로 개발된 다양한 서비스는 크립토(가상 자산) 세상 속 그들만의 리그에서 회자되고 아직은 대중이 실생활에서 만나 보고 만질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2021년 이후 NFT는 유명인이 만들고 보유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동시에 매일 일상에서 접하는 제품과 연계된 온갖 종류의 NFT가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2021년 12월 영화배우 강동원은 자신의 목공 영상을 NFT로 제작했고, 2022년 2월 세계적인 뮤지션 스눕독은 새 앨범 ‘B.O.D.R(Bac On Death Row)’를 NFT로 출시했다. 예술, 공연에 관심 있는 대중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실생활에서 NFT를 접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서울에 사는 누군가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NFT 골드바를 구매해 기부하고 있다. BHC치킨을 구매하는 데 쿠폰 대신 NFT를 쓰고, GS25 편의점에 가면 NFT를 제시하고 삼각김밥을 가져갈 수도 있다. NFT는 현재 대중이 인터넷을 넘어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블록체인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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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NFT로 꼽히는 크립토펑크(crypto-punks)가 탄생한 2017년만 해도 NFT는 비트코인이나 알트코인의 인기에 밀려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후 NFT 표준 기술을 갖춰 등장한 크립토키티(cryptokitties)도 대중에게는 여전히 존재감이 미미했다. 하지만 2021년 크립토펑크가 뒤늦게 인기를 끌며 크립토 세계에서 NFT는 보유자들을 소위 ‘인싸’로 만들어주는 주요한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유가랩스(Yuga Labs)의 ‘지루한 원숭이’라는 캐릭터를 NFT화한 ‘BAYC(Bored Ape Yacht Club)’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비로소 NFT가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곧이어 출시된 한국산 NFT 프로젝트 메타콩즈(metakongz.com) 역시 성공을 거두면서 국내에서도 NFT는 그 어느 블록체인 기술보다도 가상 세계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시장의 관심 덕에 2021년 하반기부터 트위터, 메타에 이어 유튜브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NFT 서비스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고 국내에서는 업비트와 같은 가상 자산 거래소들이 NFT 거래 플랫폼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단기간에 온라인만이 아니라 오프라인 기업들도 자사 제품과 연계한 NFT를 시장에 무분별하게 쏟아내 대중들은 NFT에 양극화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NFT에 대한 적절한 가치 평가 없이 FOMO(Fear of Missing Out)로 ‘묻지 마’ 투자에 뛰어드는 이들이 있는 반면 애초에 NFT를 내재 가치가 없는 거품으로만 보는 이들도 있다. BAYC처럼 2000% 이상 가치 급등을 거듭하는 NFT가 있는가 하면 잭 도시의 최초 트윗 메시지처럼 폭락한 NFT도 있어 NFT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불안감은 사람들마다 차이가 크다.

이렇게 격변하고 있는 NFT의 가치와 역할은 어떻게 발전해 왔고, 앞으로는 어떻게 발전해 나갈까. 이 글에서는 캐릭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캐릭터 NFT’가 4단계에 걸쳐 진화해온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현재 성공을 거둔 NFT 대부분이 캐릭터 NFT이다. 특히 원숭이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NFT 프로젝트들이 마케팅 관점에서 흥미로운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에 이들의 진화 방식을 살펴보면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세상에서 신선한 마케팅 수단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NFT 시장을 주도하는 캐릭터 NFT

대중들은 유명 미술 작품의 경매 기사를 통해 NFT를 접했기에 NFT는 예술 작품을 위한 것이라는 이미지가 남아 있다. 실제로 예술가들은 NFT에 큰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예술 작품을 NFT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최초의 NFT였던 크립토펑크는 예술 작품을 대상으로 한 NFT로 보기 어렵다. 2017년 6월, 라바랩스(Larva Labs)가 출시한 크립토펑크는 남자, 여자, 좀비, 유인원, 외계인 5개 캐릭터로 구성됐다. 의상, 헤어스타일, 액세서리 등 여러 속성(Attribute)을 다양하게 변화시켜 남자 6039개, 여자 3840개, 좀비 88개, 유인원 24개, 외계인 9개 등 총 1만 개의 이미지를 8비트 디지털 캐릭터로 제작해 NFT로 발행했다. 현재 한 캐릭터당 몇억 또는 몇십억 원에 달한다.

이 캐릭터들은 창작자가 주체가 돼 본인의 창의적 아이디어에 많은 노력을 투입해 만든 것이 아니다. 눈, 코, 입 등을 캐릭터의 속성으로 지정하고 각 속성을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다변화한 뒤 단순 조합해 만들었기에 대중이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예술 작품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최초의 NFT 표준 기술을 기반으로 한 크립토키티나 현존하는 NFT 중 가장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BACY 등 크립토펑크 이후에 나온 주요 NFT 역시 동일한 이유로 ‘창작’보다는 ‘제작’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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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크립토펑크는 디지털 세상에서 NFT라는 기술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다. 이에 자극을 받아 표준화된 NFT가 만들어졌고, 이를 기반으로 크립토키티가 탄생했다. 현재는 BAYC를 비롯해 다양한 캐릭터 기반 프로젝트가 NFT 시장을 이끌고 있다. 지금까지 시장을 주도한 NFT를 살펴보면 대부분 크립토펑크, 크립토키티, BAYC의 고유한 특징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우선, 가장 큰 공통점은 모두 캐릭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크립토키티는 고양이, 크립토펑크는 사람•좀비•유인원•외계인, BACY는 원숭이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다. 또 다른 공통점은 모두 NFT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캐릭터들의 희소성(Rarity)을 유지하려 했다는 점이다. 캐릭터의 모양을 구성하는 눈, 귀, 털 등 주요 속성을 다양하게 제작하고 이 속성들의 조합을 통해 각 캐릭터가 통일된 정체성을 갖는 동시에 서로 다른 유일한 외모를 지닌다. 캐릭터의 희소성이 속성들의 조합으로 랜덤하게 결정되고, 랜덤하게 결정된 희소성이 가격에 그대로 반영되는 메커니즘은 캐릭터 NFT에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1단계: 게임 속 캐릭터, 디지털 자산이 되다

크립토펑크는 NFT라는 기술의 가능성을 알려준 실험적 작품이지만 NFT 표준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NFT 표준 기술을 기반으로 처음 만들어진 건 크립토키티라는 게임 속 캐릭터였다. ERC-721이라는 NFT 기술 표준을 탄생시킨 크립토키티는 NFT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게임이기도 하다. 게임 캐릭터인 크립토키티는 개인의 소유, 판매가 가능하다. 흥미로운 점은 캐릭터 간의 브리딩(Breeding)을 통해 새로운 캐릭터를 새끼로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림 2]와 같이 두 크립토키티 간 브리딩으로 새끼가 탄생하고, 이 새끼에도 새로운 NFT가 부여된다. 이처럼 크립토키티가 처음 제안한 가치 증식 모델은 이후 게임 캐릭터 NFT의 전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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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키티가 성공을 거두자 게임 산업은 NFT의 가치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게임에서 캐릭터를 NFT로 만드는 시도가 이어졌다. 이 중 가장 크게 성공한 게임은 베트남의 게임 스타트업 스카이마비스가 출시한 액시인피니티(Axie Infinity)를 꼽을 수 있다. 액시(Axie)라는 캐릭터를 NFT로 제작했으며 유저들은 게임에 참여하기 위해 액시를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수익이 창출된다. 액시인피니티는 게임에 참여한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며 캐릭터의 가치가 증가하면 수익을 버는 소위 ‘P2E (Play to Earn)’ 모델의 대명사가 됐다. 액시인피니티의 성공 이후 P2E 게임들이 우후죽순 나오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위메이드의 ‘미르4’가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했다.

최근에는 NFT를 활용한 게임이 피트니스로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P2E에서 보다 진화한 M2E(Move to Earn)는 ‘걷는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라는 개념으로 솔라나 코인 기반의 STEPN(stepn.com)이 대표적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코인워크와 같은 M2E 서비스가 등장했다.

2단계: 가상 공간 속 익명의 개인 신분증

NFT가 대중의 관심을 끌자 사람들은 캐릭터 NFT를 게임 속 디지털 자산으로 한정 짓지 않고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초기 NFT 보유자들은 남들은 갖지 못한 새로운 자산을 가졌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크립토펑크를 보유한 사람들이 이 분야의 ‘인싸’로 인식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 초기 NFT 보유자들은 자신의 NFT를 자랑하기 위해 트위터 프로파일 사진으로 캐릭터 NFT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많은 사람이 캐릭터 NFT를 SNS 프로파일 사진으로 사용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미비츠(Meetbits), BAYC, 퍼지펭귄(pudgy penguines), 게으른사자(Lazy Lion) 등 큰 영향력을 가진 PFP(ProFile Picture)로 인기를 끈 캐릭터 NFT는 가상공간 속에서 자신이 유명한 NFT 구매자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일종의 신분증 역할을 하게 됐다.

이러한 트렌드를 잘 알고 있는 SNS 서비스들은 2022년 초부터 NFT를 쉽게 프로파일 사진으로 사용하고 이들의 소유권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PFP 서비스를 앞다퉈 제공하고 있거나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최근 PFP 트렌드의 놀이터이자 크립토 유저들의 파라다이스였던 트위터는 프로파일 사진을 등록할 때 블록체인 지갑에 있는 NFT를 바로 연결해서 인증할 수 있게 하는 등 자체적인 PFP 기능을 도입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레딧을 비롯해 카카오, 네이버 등도 PFP 서비스 도입을 준비 중이다.

3단계: 가상 커뮤니티의 아이덴티티

2020년 이후 가상공간에서 NFT나 암호화폐에 관심을 가진 커뮤니티들이 만들어지며 이들 커뮤니티는 자연스럽게 NFT를 커뮤니티의 핵심 자산으로 여겼다. 특히 캐릭터 NFT를 기반으로 커뮤니티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NFT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크립토펑크나 크립토키티는 NFT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의 아이덴티티 형성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다. 반면, 그 이후 출시된 캐릭터 NFT 커뮤니티들은 예외 없이 캐릭터를 이용해 강력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있다. 강력한 아이덴티티를 구축한 커뮤니티들은 해당 캐릭터 NFT를 보유한 사람들을 커뮤니티에 공고하게 결속시키고 강력한 커뮤니티 아이덴티티를 커뮤니티 참여자들이 커뮤니티 안팎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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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NFT 보유자는 가상공간에서 개인의 실제 신분을 밝히고 싶지는 않지만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의 이미지를 향유하고, 자신의 재력 또는 가상공간에서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수단으로 캐릭터 NFT를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지 가상 세계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특징은 아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있어 보이는’ 비싼 옷, 명품 가방을 찍어 사진을 올리는 소위 ‘있어빌리티’ 트렌드가 가상공간에서는 캐릭터 NFT를 보유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캐릭터 NFT는 이러한 욕구를 충족하는 데 최적의 수단이다. 대부분의 캐릭터 NFT 프로젝트는 캐릭터들이 공통적으로 가질 속성을 정하고, 캐릭터의 머리 형태, 눈, 코, 입 등 캐릭터 속성에 작은 변화를 가하며 1000개에서 2만 개에 달하는 고유한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같은 유형의 캐릭터이기에 아이덴티티의 통일성을 유지하는 데 지장이 없으면서도 각기 다른 속성을 지니고 있어 신분 증명 역할도 가능하다. 반면 아트 NFT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수의 NFT가 발행되거나 동일한 그림을 NFT로 제작한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기반으로는 적절하지 않다.

캐릭터 NFT를 기반으로 커뮤니티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한 대표 사례가 BAYC다. BAYC는 ‘Bored Ape Yacht Club’의 약자로 ‘암호화폐 가격의 급상승으로 급격하게 부자가 돼 세상만사가 지루해져 버린 원숭이들의 호화스러운 모임’이라는 취지의 커뮤니티다. 배경, 옷, 귀걸이, 눈, 털, 모자, 입 등 7개 속성에 따라 전부 다르게 생긴 1만여 개의 원숭이 캐릭터를 커뮤니티의 구심점으로 만들었다. NFT 판매에만 집중했던 기존 캐릭터 NFT 개발자들에 비해 BAYC 개발자들은 누구보다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BAYC는 뉴욕, 영국, 홍콩 등 각지에서 NFT 홀더들을 대상으로 요트 선상 파티, 클럽 파티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하는 등 NFT 보유자가 상징적 가치를 넘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오프라인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며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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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 웹 3.0 시대 캐릭터 파생 비즈니스

캐릭터 NFT 커뮤니티는 페이스북이나 네이버 카페 같은 기존 온라인 커뮤니티와 다른 중요한 차이점을 하나 갖고 있다. 네이버 카페는 보통 취미 생활을 공유하거나 친목을 도모하려는 모임들로 대부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참여자들이 커뮤니티에 돈과 시간을 소비한다고 해서 혹은 커뮤니티가 인기를 끈다고 해서 참여자들이 직접적인 경제적 이득을 얻기는 힘들다. 오히려 그 안에서 영업을 하는 등 영리 추구 활동을 하는 참여자들은 비난을 받거나 탈퇴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BAYC와 같은 NFT 커뮤니티는 커뮤니티가 인기를 끌고 발전할수록 참여자들이 경제적 이득을 얻게 되는 구조로 설계됐다. NFT 기반 커뮤니티에 참여하기 위해 참여자들은 반드시 해당 캐릭터 NFT를 구입해야 한다. 따라서 커뮤니티가 인기를 끌면 NFT의 가격 또한 필연적으로 상승하기 마련이다.

NFT 커뮤니티가 크게 성공하자 NFT 커뮤니티에 경제적 혜택을 기대하는 참여자들이 많아졌고, 이런 특징을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캐릭터 NFT의 비즈니스 모델을 웹 3.0 방식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BAYC는 공식 홈페이지에 명확하게 ‘Ownership and commercial usage rights given to the consumer over their NFT’라고 명시했다. 발행된 NFT에 대한 IP 소유권을 커뮤니티 참여자들에게 전적으로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즉, 커뮤니티 참여자에게 본인이 소유하고 있는 NFT를 제한받지 않고 마음껏 상업적으로 활용 또는 변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웹 3.02 방식을 기반으로 캐릭터 NFT가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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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BAYC와 같은 NFT 커뮤니티 참여자들은 본인이 소유하고 있는 캐릭터 NFT를 활용해 자기만의 2차 비즈니스를 자유롭게 펼칠 수 있게 됐다. 예컨대 본인이 소유한 원숭이 NFT를 티셔츠나 가방에 프린팅해 팔 수 있으며 또 새로운 브랜드로 발전시킬 수 있다. 이 모든 일에 커뮤니티에 허락을 구하는 과정은 필요하지 않다. 크립토페인터(cryptopainter)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BAYC NFT 보유자는 미국에서 합법으로 인정받은 대마초 브랜드 ‘백팩보이즈(Backpack Boyz)’와 컬래버레이션으로 브랜드화된 대마초 상품을 기획하며 미국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의 블록체인 리서치 회사 페어스퀘어랩은 BAYC를 구매하고 해당 NFT를 분할해 조각 투자 형태로 재판매한다. 보통 브랜드 옷이나 캐릭터 상품을 구입해도 이를 마음대로 변형해 개인 사업에 사용할 수는 없다. 시장에 존재하는 일반적 브랜드 캐릭터들은 중앙화된 캐릭터 IP라고 볼 수 있는 반면 캐릭터 NFT는 탈중앙화된 캐릭터 브랜드로 해석할 수 있어 좀 더 웹 3.0에 충실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최근에는 크립토펑크도 커뮤니티 차원에서 캐릭터를 브랜드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2차 비즈니스를 시도하고 있다. 크립토펑크 캐릭터 NFT를 갖고 있는 사람 10명 이상이 모여 본인들이 소유한 크립토펑크 캐릭터 기반으로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어 게임을 제작하고 있다. 마블 세계관처럼 어떤 크립토펑크는 히어로 역할을 하기도 하고, 어떤 크립토펑크는 악당 역할을 하는 등 다양한 스토리 요소가 포함됐다. 게임 개발과 같은 활동은 모두 탈중앙화 자율 조직(DAO)3 방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네덜란드의 튤립이 될 것인가,
메타버스의 꽃이 될 것인가?

최근 내재적 가치가 없는 캐릭터에 지나치게 큰 기대를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과 과열된 묻지 마 투자에 대한 반발로 NFT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서 측정한 NFT 인덱스는 2021년 11월25일 약 500만 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올해 4월까지 60% 이상 급락했다. 기술의 발달과 확산이 이뤄지기에는 너무 짧은 기간 동안 무분별한 투자가 쏠렸고 기업들 역시 NFT 프로젝트를 남발해 NFT가 신뢰를 잃고 시장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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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의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현재 NFT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캐릭터 NFT 커뮤니티의 행보를 통해 캐릭터 NFT가 어떤 방향으로 새롭게 진화할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원숭이 캐릭터를 처음으로 탄생시킨 유가랩스는 게임사 애니모카브랜드(Animoca Brands)와 협업을 통해 BAYC NFT를 활용하는 메타버스 게임 ‘아더사이드(Otherside)’를 개발하고 있다. 이 메타버스에서는 원숭이 캐릭터가 주인공이며 이 밖에도 다양한 캐릭터 NFT를 하나의 세계관에 연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유저들은 메타버스에서 NFT 스토어를 구축하고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NFT를 사용해 자신의 캐릭터를 꾸밀 수 있다. 이를 위해 BAYC 커뮤니티는 DAO로 변신을 꾀했고, 메타버스에서 통용될 가상 화폐 ‘에이프코인(APE Coin)’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캐릭터 NFT가 활동하는 메타버스의 부동산을 판매하기 시작하는 ‘아더디드(Otherdeed)’ NFT를 선보였다. 이처럼 NFT를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다각화한 덕에 유가랩스의 매출은 지난해 1억2500만 달러에서 2022년 4억5500만 달러까지 뛸 것으로 예측 된다.

메타버스 속 아바타는 메타버스가 발전하는 데 꼭 필요한 핵심 요소이며 해당 메타버스의 본질, 즉 아이덴티티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캐릭터 NFT는 가면을 쓰면서도 정체성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도구다. 만약 원숭이 NFT가 메타버스 속에서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된다면 다른 캐릭터 NFT도 급속하게 메타버스 생태계로 진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독자적인 메타버스를 구축하거나 기존 메타버스로의 진출을 도모할 것이다. BAYC를 추종하며 만들어진 메타콩즈 역시 ‘디네이션즈(DeNations)’라는 메타버스에 진출할 예정이다.

과연 NFT는 캐즘(chasm)4 을 극복하지 못하고 17세기 네덜란드 튤립처럼 거품 붕괴 이후 시장에서 사라질 것인가?5 아니면 구조 조정의 시기를 겪고 실질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해 결국 가상 시장에서 화려한 꽃을 피울 것인가? 그 열쇠는 메타버스가 쥐고 있다. 만약 대중이 메타버스를 받아들인다면 캐릭터 NFT 역시 다시 한번 큰 도약을 하며 ‘메타버스 속에서 개인이 완전히 소유하는 아바타’로 자리 잡을 것이다. 만약 메타버스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정착하지 못한다면 캐릭터 NFT만이 아니라 다른 NFT들 역시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정재학 서강대 경영대 교수 jaihak@sogang.ac.kr
정재학 교수는 현재 서강대 경영대학에서 마케팅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며 코넬대에서 공학 석사와 마케팅 전공 박사 학위 를 취득했다. 美 JMR(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등 저명 학술지에 다양한 논문을 발표했으며 2000년도 MSI 선정 전미 최우수 박사 논문상을 수상했다. 국내 IT, B2B, 소비재 산업의 주요 기업들에 자문과 컨설팅을 활발히 해오고 있다.

박보성 카카오 전략기획실 매니저 bs97@naver.com
박보성 매니저는 현재 카카오 전략기획실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관련 해커톤, 강의, 콘텐츠 제작, 학회 활동을 통해 진정한 Web 3와 메타버스의 의미를 알리고 있다. 2021 메타버스 해커톤 과학기술부 장관상, ‘Chainlink 해커톤 DAO 부문 대상, 2021 위믹스해커톤 대상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이 있으며 멋쟁이사자처럼, 한국표준협회, 콜로소 등에서 메타버스, 블록체인 관련 트렌드 강의를 진행했다.
  • 정재학 | 서강대 경영대 교수 jaihak@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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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보성 | 카카오 전략기획실 매니저

    필자는 CURG, D3LAB DAO 학회 소속으로 블록체인 및 메타버스 관련 해커톤, 강의, 콘텐츠 제작, 학회 활동을 통해 진정한 웹 3.0의 의미를 알리고 있다. 메타버스 해커톤 과학기술부 장관상, ‘Chainlink 해커톤’ DAO 부문 대상, 위믹스해커톤 대상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보유하고 패스트캠퍼스, 멋쟁이사자처럼, 한국표준협회, 콜로소 등에서 신기술 트렌드 관련 강의를 진행했다.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기술 트렌드와 신선한 시각을 널리 알리고 있다.
    bs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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