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k Management

기후 리스크, 문제는 무엇이고 대비는 어떻게

344호 (2022년 05월 Issue 1)

014


Based on “The Economic and Policy Consequences of Catastrophes”(2013) by R. S. Pindyck and N. Wang in American Economic Journal: Economic Policy, 5: 306-339.

무엇을, 왜 연구했나?

최근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사무총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최우선 도전 과제는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라 역설한 바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기후 리스크로 인해 블랙스완(Black Swan)으로 잘 알려져 있는 극심한 경제 충격이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이미 이러한 극단적 재난 리스크를 그린스완(Green Swan)이라 표현하며 기후 리스크가 자연생태계와 시민사회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화폐와 금융의 안전성까지 흔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가령 자연재해로 인한 농산물과 에너지 가격의 폭등은 단기간에 식료품 가격의 급등을 야기할 수 있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 또는 혹한으로 노동 생산성이 급락하게 되면 경제 전체의 생산성에도 악영향이 초래될 수 있다. 홍수, 폭염, 폭설, 지진 등의 각종 자연재해는 경제 주체(금융기관, 기업, 가계 등)의 경제적 비용과 재정적 손실을 크게 증가시킬 것이다. 이에 기후 리스크는 정책 당국자 및 경제 주체의 다양한 금융 의사결정에서 반드시 고려돼야 할 위험 관리 요소로 간주돼야 한다.

국제사회는 지난 15년 동안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돼 왔던 극단적 재난 사건들(Rare Disasters)의 파괴적 파급 효과(Disruptive Impact)를 지속적으로 경험해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2010년 유로존 금융위기, 2015년 중국 주식시장 붕괴와 은행 부문의 유동성 및 신용 위기의 확대, 그리고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발 팬데믹이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한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최근의 COVID-19 팬데믹의 두 가지 극단적 재난 사건을 비교해보면 향후 중•장기적인 시계 구조에서 기후 리크스가 우리 사회 경제에 어떤 방식으로 부정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지에 대해 구조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와 컬럼비아대 공동 연구진은 재난 리스크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기존의 효용 함수 극대화 프레임(Utility Maximizing Framework)1 과 확률론의 포아송 이론2 을 통해 재난 리스크 관리 모형을 개발했다. 이제 재난 리스크 관리 모형의 시사점을 중심으로 기후 리스크가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자본 축적과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정책 당국자는 어떻게 기후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무엇을 발견했나?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경기침체기가 존재했지만 최근의 코로나발 팬데믹은 과거의 경제 충격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으로 국내외 사회 경제에 심각한 파급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기본적으로 바이러스는 사람들과의 인적 교류를 막고 경제 생산을 멈추는 등의 봉쇄 조치로 인해 직접적으로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바이러스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이동 제한과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의 각종 고강도 조치는 곧바로 운송업•숙박업•관광산업•자영업 등을 중심으로 실물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져온다. 금융기관으로부터 파생됐던 기존의 경제 충격과는 상관없이 바이러스로 인한 실물경제의 부정적 파급 효과 자체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하고 금융경제에서 경제 주체의 소비 활동과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다. 특히 최근 연이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비롯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대출 규제 강화는 기업 및 가계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들어 전체적인 부도율 및 연체율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

018


먼저, 본 연구에서는 전체 경제 생산성 Y에 대해 생산을 정의하는 생산 변수(Production Variable) A와 생산을 결정하는 생산 요소(Production Factor) K의 곱, 즉 Y=AK를 따르는 ‘AK’ 생산 기술(Production Technology)을 고려한다. 여기서 생산 변수 A는 보통 시변성(Time Variation)을 갖고 있으며, 생산 요소 K에는 자본 축적과 노동력(Labor Force) 등이 해당된다. 본 연구의 재난 리스크 모형에 따르면 재난 리스크는 (1) 예상치 못한(Unexpected) 상황에서 (2) 외부적으로(Exogenous) 발생해(3) 영구적으로(Permanent) 생산 요소 K에 부정적 파급 효과를 가져온다. 이는 보통 우리가 위험 관리 프레임에서 고려하고 있는 정규분포의 평균적인 시나리오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오히려 재난 리스크는 그동안 발생 확률이 거의 없다고 판단해왔던 정규분포의 꼬리 부분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극단적인 사건이다. 본 연구는 재난 사건을 포아송 점프를 통해 생산 요소 K가 이산 하방 점프(Discrete Downward Jump)의 속성을 갖는 것으로 모델링한다. 예를 들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발생한 재난적 사건은 생산 요소 K의 15% 영구적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 이렇게 재난 리스크로 인해 생산성을 좌우하는 자본과 노동력의 손실이 발생하게 되면 경제 전체의 생산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경제 주체의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결과적으로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재난 리스크 관리 모형을 기반으로 중•장기적인 시계에서 기후 리스크가 얼마나 자주(How Likely), 얼마나 많이(How Much) 경제 주체의 자본 축적, 경제 성장, 그리고 부(Wealth)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대한 정량적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이를 정책 분석(Policy Analysis)에 체계적으로 반영해 기후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첫째, 기후 리스크를 줄이거나(Reduce) 억제하기(Limit) 위해 사회적 비용(Social Tax Rate)을 얼마만큼 지불하는 것이 합당한가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통해 사회적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경제학의 확실성 등가(Certainty Equivalent)3 의 개념을 활용하면 기후 리스크의 발생 가능성 자체를 없애거나 기후 리스크가 가져올 수 있는 최대한의 발생 가능한 파급 효과를 줄이기 위해 정책 당국자가 최대로 지불할 수 있는 사회적 비용, 즉 WTP(Willingness To Pay)를 정량적으로 측정해 사회적 비용 계산에 반영할 수 있다.

둘째, 정책당국자와 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사회적 비용에 대한 합의가 마련된 이후에는 지금까지 널리 활용돼 왔던 파생금융상품 중 신용부도스와프(Credit Default Swap)4 와 유사하게 기후 리스크 보험(Climate Risk Insurance)을 설계하는 정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기후 리스크 보험의 보장 기간 동안에 정책당국자는 보험사에 주기적으로 기후 리스크 보험료(프리미엄)를 납입하고 만약 이 기간 동안 정책당국자와 보험사가 미리 정의한 특정 재난적 기후변화 사건이 발생할 경우 정책당국자가 보험사로부터 한 번에(Lump-Sum) 보험금을 지급하는 형태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때 정책당국자는 정의된 재난적 기후변화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보험사에 보험료를 계속 납입해야 하며 아무런 재난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란 1990년 2월14일 지구에서 60억㎞ 떨어진 곳에서 반사된 햇빛의 띠 사이 작은 점으로 나타난 지구를 말한다. 또한 1994년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이 쓴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대기오염으로 밤하늘의 별을 제대로 보기가 쉽지 않은 지금, 어쩌면 그동안 우리는 무한하고 광대한 우주 무대에서 이 창백한 푸른 점을 보존하고 소중히 여겨야 하는 인간의 책임을 간과했다. 소유를 늘리고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지구를 희생시켜왔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인간이 자연의 주인이라는 자만심을 벗어버리고 원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하기 위한 우리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그것이 우주에서 우리의 유일한 집인 ‘창백한 푸른 점’을 보존하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박세영 노팅엄경영대 재무 부교수 seyoung.park@nottingham.ac.uk
필자는 연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포항공대에서 투자/위험관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여신금융협회 조사역으로 재직한 후 싱가포르국립대에서 박사후 과정을 거쳐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영국 러프버러경영대에서 재무 조교수로 재직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포트폴리오 이론을 중심으로 한 투자/위험관리와 은퇴, 보험, 연금 등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자산 관리 등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1호 Diversity in Talent Management 2022년 08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