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SI 월드 지수 은행 산업 부문 글로벌 1위를 기록한 KB금융의 ESG 경영 체계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ESG 최고 의사결정 기관인 ESG위원회를 설립하고 글로벌 수준의 최상위 ESG 원칙을 선언해 강력한 실행 의지를 밝혔다.
2. KB금융의 내부 배출량뿐 아니라 자산 포트폴리오 배출량까지 탄소배출량을 객관적 기준에 따라 엄격히 측정하고 세부적인 감축 목표를 수립해 국제적 인증을 받았다.
3. RE10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체적인 탄소배출 감축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친환경 대출 상품을 개발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함으로써 고객 기업의 탄소배출 감축을 유도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투자자뿐 아니라 정부와 고객, 직원 등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업은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 ESG를 수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적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단지 흐름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ESG 활동을 흉내만 내서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장기적 가치 창출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특히 최근 ESG가 유행처럼 확산되면서 ESG 워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ESG 활동의 진정성에 대한 검증과 평가는 보다 엄격해질 가능성이 높다. 체계적인 ESG 전략을 수립해 실천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그런 면에서 ESG 경영 체계를 전사적으로 추진해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한 KB금융그룹 사례를 주목할 만하다. KB금융은 ‘세상을 바꾸는 금융’이라는 미션을 바탕으로 기업 활동의 전 영역에 걸쳐 ESG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장기적인 비전과 목표를 전사적으로 내재화하고, 그에 따른 구체적인 전략 방향을 수립해 과제를 실행함으로써 ESG 경영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이런 KB금융은 2021년 11월 미국 ‘S&P 글로벌’이 발표하는 ESG 지수 중 하나인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월드 지수에 6년 연속 편입된 데 이어 은행 산업 부문 글로벌 1위로 선정되면서 ESG 경영이 글로벌 최고 수준임을 인정받았다. 이처럼 ESG 경영의 글로벌 선두주자로 인정받은 KB금융그룹의 윤종규 회장은 지난 10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26)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최고위급 회의’ 금융 분야에 참석해 KB의 ESG 전략을 공유하기도 했다. KB금융이 추진한 ESG 경영의 특징과 앞으로 전망을 집중 분석한다.
1. 글로벌 수준의 최상위 원칙 선언
금융업은 업의 특성상 직접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는 않기에 그동안 기후변화에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회사, 특히 대형 은행들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화석연료 산업에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기후 위기에 일조한다는 비난이 거세졌다. 이처럼 글로벌 대형 은행들에 적극적 행동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커지자 KB금융도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KB금융은 2020년 1월 그룹의 전 계열사가 함께 ‘ESG 이행 원칙’을 선언하고, 같은 해 3월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이사회 내 위원회로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ESG위원회는 그룹의 ESG 최고 의사결정 기관으로 그룹의 ESG 전략과 정책을 수립하고 계열사의 이행 사항을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KB금융 ESG위원회의 특징은 이사회 내 위원회 중 유일하게 사외이사와 상임, 비상임 이사를 포함한 모든 이사가 위원으로 참여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시각을 반영할 뿐 아니라 전사적으로 ESG 경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에게 분명히 밝힘으로써 강력한 실행력을 갖출 수 있었다.
KB금융은 ESG위원회의 리더십하에 글로벌 수준의 강도 높은 탄소중립 추진 활동을 이행하겠다는 원칙을 신속하게 밝혔다. 2020년 9월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모든 계열사가 참여하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화석연료 사용 감축을 위해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용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및 채권 인수 참여를 전면 중단하겠다는 내용의 실질적이면서도 강도 높은 선언이었다. 뒤이어 KB국민은행도 2021년 2월 환경 파괴 등 위험이 있는 대규모 개발 사업에 금융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전 세계 금융기관 간 자발적 협약인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s)’에 가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