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d on “CEO Overconfidence and the Timeliness of Goodwill Impairments” (2021) by Byung Hun Chung and Paul Hribar in The Accounting Review, 96(3): pp. 221-259.
무엇을, 왜 연구했나?
인수합병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이 내적 성장의 한계를 넘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선택하는 전략적 수단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수합병 시장의 규모는 4조 달러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수합병이 활성화됨에 따라 기업 영업권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영업권은 우수한 경영진, 유리한 입지 조건, 브랜드 인지도 등과 같이 기업이 초과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무형자산이다. 그런데 회계 기준은 기업이 내부적으로 창출한 영업권을 자산으로 인식하는 것을 금지하며, 인수합병 과정을 통해서만 인식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영업권은 개별적으로 식별해 별도로 인식할 수는 없으나 사업 결합에서 획득한 자산에서 발생하는 미래 경제적 효익을 나타내는 무형자산이다.
인수합병이 활성화됨에 따라 영업권은 기업의 재무상태표에서 더욱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다. 일례로 미국 기업이 2017년 한 해 동안 새롭게 인식한 영업권의 가치는 3190억 달러에 이른다. 영업권의 가치는 인수기업이 지급한 이전 대가가 피인수기업으로부터 취득 인수한 순자산의 공정 가치를 초과할 경우 해당 초과액으로 인식된다. 그런데 인수합병 이후 피인수기업이 당초 인수 당시 시점보다 실적을 내지 못하거나 시장이 기업에 불리한 방향으로 급격하게 변하면 영업권의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회계 기준은 영업권에 대해 매년 손상검사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는데 영업권의 실제 가치(회수 가능액)가 장부 금액보다 낮게 되면 그 차액만큼 손상차손을 인식해야 한다.
난양공과대와 아이오와대의 공동 연구팀은 경영진의 주관과 판단이 영업권 손상에 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 주목했다. 가격을 결정하는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영업권의 회수 가능액은 자산평가 모형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여기에는 미래 현금흐름, 할인율, 이익 등에 대한 CEO의 주관적인 판단이 수반된다. 즉 영업권의 회수 가능액을 추정하는 과정에서 CEO는 자산평가 기법을 선택하고 이에 필요한 가정들(미래 현금흐름 및 할인율)을 결정할 수 있는 재량을 가진다.
연구팀은 특히 경영자의 자기과신 성향(overconfidence)이 영업권 손상에 관한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심리학 연구들은 개인의 과신 성향이 여러 가지 인지 오류와 관련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첫 번째 인지 오류는 통제 착각(illusion of control)이다. 이는 긍정적인 결과가 일어날 확률을 보다 높게 봄으로써 우연에 의한 결과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을 뜻한다. 두 번째는 평균 이상 오류(better-than-average effect)다. 자기 능력이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며 미래에 대해 비현실적으로 낙관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세 번째, 자기 귀인(self-attribution)은 성공이 본인 능력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실패를 외부 탓으로 돌리는 성향을 뜻한다. 이 같은 인지 오류들은 자기 과신의 원인으로 작용하는데 과신 성향을 가진 개인은 자기 행동의 결과를 실제보다 낙관적으로 예측하고 과대평가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그렇다면 앞서 설명한 영업권의 회수 가능액을 추정하는 과정에서도 자기 과신 성향의 CEO는 미래 현금흐름과 내부 수익률을 추정함에 있어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예측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과신 성향의 CEO들이 영업권 손상을 인식하는 빈도가 낮을 뿐 아니라 적시에 영업권 손상을 인식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김진욱jinkim@konkuk.ac.kr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건국대와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하고 코넬대에서 통계학 석사, 오리건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럿거스(Rutgers)대 경영대 교수,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 및 기획재정부 공기업 평가위원을 역임했으며 2013년부터 건국대 경영대학에서 회계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 한국회계학회 부회장, 한국거래소 기술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회계 감사 및 인수합병(M&A)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