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avioral Economics

나쁜 날씨가 투자 심리에 미치는 영향

284호 (2019년 11월 Issue 1)



Behavioral Economics
나쁜 날씨가 투자 심리에 미치는 영향


Based on “Weather, Institutional Investors, and Earnings News” by D. Jiang et al. (2019, SSRN)


무엇을, 왜 연구했나?

날씨가 화창하면 왠지 기분이 상쾌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밝아지는 주변 분위기는 덤이다. 반면에 비가 내리거나 구름 낀 어두운 날에는 기분, 에너지, 분위기 모두 가라앉는다. 사람에 따라 개인차는 있겠지만 말이다. 더욱 재미있는 현상은 날씨의 영향력이 개인의 기분이나 에너지, 주변 분위기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리학과 실험재무학 연구에 따르면 안 좋은 날씨가 비관적 태도나 위험 및 손실 회피 성향을 부추기는 불쾌한 기분(Unpleasant Mood)을 유발하고 이는 다시 재무 의사결정이나 주식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흐린 날보다 맑은 날의 주식수익률이 높다는 다수의 국내외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뉴욕 주립대 스토니부룩의 지앙 교수팀은 기상 상태가 기업의 이익공시와 기관투자가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탐구해 날씨와 재무 의사결정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



무엇을 발견했나?

지앙 교수팀은 먼저 기업의 이익공시 14일 전부터 공시 당일까지를 기준으로 기관투자가들의 사업장 주변 50㎞ 반경의 비, 구름, 바람의 일일 수준을 통합 측정해 각 기업에 속한 기관투자가들의 악천후(Unpleasant Weather) 노출 여부를 판정했다. 즉, 일일 평균 비, 구름, 바람 노출 수준이 상위에 속하면 악천후에 노출된 그룹으로, 하위에 속하면 비악천후 그룹으로 각각 분류했다. 이익공시는 1990년부터 2016년까지 뉴욕증권거래소(NYSE), 미국증권거래소(ASE), 나스닥(NASDAQ)에 상장된 기업들의 분기별 자료에서 추출했다. 재무분석가의 이익 예측치와 주식의 시가 정보를 추가해 이익공시기간(Announcement Period, 공시일부터 2일 후까지)과 이익공시후기간(Post-Announcement Period, 공시 후 3일째부터 60일째) 동안의 이익 프리미엄을 산출해 이익공시에 대한 날씨 그룹별 기관투자가들의 반응을 살펴봤다.

악천후그룹의 이익공시기간 평균 이익 프리미엄은 0.035%(기업들의 실제 이익공시 실적이 재무분석가들이 앞서 내놓은 이익예측치보다 더 나쁘게 나올 것이라고 전망해 추가 프리미엄을 요구)이었고 비악천후그룹은 0.015%(이익공시 실적이 이익예측치보다 더 좋게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낮은 프리미엄을 요구)였다. 동일한 이익의 변화에 악천후그룹이 더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했다는 뜻이다. 악천후가 유발한 불쾌한 기분이 기관투자가들로 하여금 이익의 예측치를 더욱 비관적으로 보게 하고 불확실성에 대한 회피 성향을 자극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에 악천후그룹의 주식거래량은 비악천후그룹보다 현저히 적었고 이익공시기간 이익 프리미엄의 변동성보다 이익공시후기간 이익 프리미엄의 변동성이 훨씬 컸다.

이러한 날씨 효과는 특히 지명도와 평판이 낮은 기관투자가들에게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악천후로 말미암은 기관투자가들의 거래 의욕 감소와 이로 인한 과소대응(Under-reaction)을 원인으로 꼽았다. 흥미로운 점은 날씨 효과로 인한 거래 의욕 감소와 과소 대응 현상이 기관투자가의 소유 비중이 높은 기업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기관투자가의 투자 비중이 시장효율성을 증가시킨다는 일반적 인식과는 상충하는 결과다. 나쁜 날씨와 기분이 기관투자가의 전문성과 합리성을 해치는 걸까. 날씨 효과가 지명도나 평판이 좋은 기관투자가들에게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더불어 날씨 효과가 기관투자가들의 거래가 활발한 월초나 월말, 일반 투자자들의 주의가 다소 느슨해지는 금요일에 더 강하게 나타났다는 사실도 눈여겨볼 만하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기관투자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투자 성과를 날씨와 기분 탓으로 돌리는 건 무책임하고 무능한 태도다. 그러나 나쁜 날씨와 그로 인한 불쾌한 감정이 기관투자가들의 합리적 판단을 저해할 수 있다는 개연성은 암시하는 바가 크다. 날씨는 통제가 어려운 외적 요인이다. 통제가 거의 불가능한 요인이 기분이라는 내적 요인을 통해 투자 행위에 영향을 미친다. 날씨는 통제하기 힘들지만 기분은 어느 정도 전환이 가능하다. 날씨가 비우호적일 때 상쾌한 음악, 다정한 인사, 아로마 등으로 기분을 좋게 해주는 건 어떨까. 날씨를 탓하기보다 기분을 전환하는 것이 경제학적 상수(上手)다.


필자소개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The University of Tennessee, Knoxville)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재직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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