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 비용 압박이 거세지고 있지만 비용의 절대 규모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비용을 줄이면서 동시에 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비용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비용 혁신의 핵심은 전체 매출에서 ‘원가부담률’을 낮추는 것이다. 도요타는 표준화된 공정시스템을 도입해 불량률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품질을 제고 시켰고, 마쓰다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시제품 제작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고객 니즈를 반영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자동차로 브랜드 입지를 강화했다. 유니클로는 협력사와 역할을 확실하게 분담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데 성공했고, 시세이도는 자사가 보유한 기술과 연구 노하우를 재조합해 생산 비용은 줄이면서 제품 사용 주기를 늘린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일본기업의 수익성이 눈에 띄게 회복되고 있다. 닛케이 분석에 따르면 2017년 도쿄 증권거래소 1부 상장기업(금융 제외)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7%에 달했다. 1982년 이후 처음으로 10%를 초과한 것이다. 물론 엔저 지속과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힘입은 바도 크다. 하지만 이 거시적인 환경만으로는 일본 기업의 수익성 개선을 설명하기 부족하다. 여러 해를 거치면서 비용 구조를 혁신해 생산성을 향상시킨 일본 기업들의 노력에 주목해야 한다.
과거 일본 기업들이 불황을 견디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했다. 이면지를 활용하고, 불필요한 전기 사용량을 줄이고, 비정규직 고용을 확대해 인건비를 줄이는 등 우리가 아는 기본적인 비용 절감 방법을 활용했다. 각종 경비 절감에 주력해 수익성을 회복하는 ‘참고 견디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장기불황 이후 이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았다.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이에 따라 비용을 줄인 만큼의 효과를 보기 어려웠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비용 삭감을 기업의 ‘수익성 개선’ 목적으로만 이해했기 때문이다. 비용을 줄이면 단기적으로 매출 대비 영업이익을 높일 수 있다. 문제는 과도한 비용 삭감이다. 이미 낭비되는 비용을 최소화했는데도 불구하고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이’ 비용 삭감에만 몰두하게 되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없고, 기업 활동이 위축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