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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를 통해 본 세상

소수 지분으로 주총 의결권 잠깐 빌린다?

최종학 | 348호 (2022년 07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사조산업 오너 일가는 대주주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사조 계열사 중 사조 산업의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회사들에 3%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의 지분을 넘겼다. 주주 1인의 투표권이 최대 3%까지만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제한하는 상법 개정안을 만족시키는 동시에 감사위원 선임 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 수를 늘리기 위함이다. 상법 개정안이 입법 취지와는 달리 얼마든지 손쉽게 우회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이 문제는 법 개정보다는 처벌을 강화하고 소액주주들이 공론화에 나서며 사외이사들이 제 역할을 하는 등 다른 방법을 통해 방지해야 할 것이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있었다. 이때 삼성물산의 주식 중 7.12%를 취득하고 합병 반대를 주도했던 엘리엇 펀드가 보유한 지분들 중 일부를 총수익스와프(Total Return Swap, TRS) 거래를 통해 확보한 것이 사후에 알려졌다. 즉, 메릴린치 등 다른 외국계 금융사로 하여금 보유기간 동안의 수익이나 손실을 보전해주기로 계약을 맺고 이들이 삼성물산의 주식을 취득하도록 한 후 나중에 이 주식을 해당 금융사로부터 구입한 것이다. 금융당국이 공시에 대한 규정 위반으로 이 사건을 검찰에 고발했지만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수사를 종결했다.1

그런데 여기서 금융당국이 엘리엇을 고발한 이유는 TRS 거래가 불법이라는 점이 아니다. TRS 거래를 통해 주식을 확보한 것을 공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2015년 5월5일 삼성이 합병 계획을 발표하자 6월2일 엘리엇은 공시를 통해 삼성물산 지분 4.95%를 보유한 주주로서 합병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런데 단 이틀이 지난 6월4일에 지분이 7.12%로 늘어났다고 공시한다. 즉, 이틀 만에 2.16%의 지분이 늘어났다는 것인데 당시 거래량을 보면 이틀간 거래되는 모든 주식 물량을 엘리엇이 다 매수했다고 해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따라서 사전에 TRS 계약을 몇몇 금융사와 맺어 주식을 매수하게 한 후, 6월3일이나 4일에 이 지분을 엘리엇이 인수한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금융당국은 이 거래가 공시에 대한 규정을 피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행해진 것으로 봤다. 자본시장법상 5% 이상의 상장사 지분을 보유했거나 보유 이후 1% 이상의 지분 변동이 있는 주주는 5일 안에 보유 현황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즉, 엘리엇이 삼성물산의 지분을 많이 보유한 것을 삼성 측에서 사전에 알았다면 더 많은 준비를 했을 것이다. 따라서 보유 여부를 외부에 숨기기 위해 TRS 거래를 행한 것으로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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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학

    최종학acchoi@snu.ac.kr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서울대 경영대학 학사와 석사를 거쳐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회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홍콩과기대 교수를 거쳐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대에서 우수강의상과 우수연구상을 다수 수상하는 등 활발한 강의 및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숫자로 경영하라』 시리즈 1, 2, 3, 4, 5권과 『재무제표분석과 기업가치평가』, 수필집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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