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Accounting

경영자의 정치적 성향과 주가의 함수

김진욱 | 341호 (2022년 03월 Issue 2)
014


Based on “Managerial Political Orientation and Stock Price Crash Risk” (2020) by Wanyi Chen, Hengda Jin, and Yan Luo in Journal of Accounting, Auditing & Finance, August, 1-19.

무엇을, 왜 연구했나?

정치심리학 이론을 응용한 최근 경영학 연구들은 경영자의 정치적 성향이 개인의 위험 선호도를 보여주는 유용한 특성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미국 공화당을 지지하며 보수적인 이데올로기를 가진 경영자는 위험회피적인 성향을 보이며 이들이 경영하는 기업은 낮은 수준의 부채비율, 자본적 지출비율, R&D 지출비율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1 위험선호도는 개인이 불확실성을 평가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등 다양한 차원에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경영자의 위험선호도는 기업의 재무•투자 정책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 유타대 등 공동 연구팀은 경영자의 정치적 성향과 기업의 주가 폭락 위험 간의 관계를 연구했다. 주가 폭락(stock price crash)은 고평가됐던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주가 폭락에 대한 연구들은 주가 폭락의 중요한 요인으로 경영자의 부정적인 정보 축적 행위를 꼽는다. 경영자는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정보는 빨리 공개하지만 부정적인 정보는 일정 수준까지 쌓아 두고 공개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일정 시점까지는 부정적인 정보의 공개를 지연함으로써 얻는 편익, 예컨대 경력 관리나 경영자 보상이 그 비용보다 크기 때문이다. 그 결과, 기업의 주가는 점점 과대평가된다. 그러나 부정적인 정보를 은닉하는 비용이 편익을 넘어서 임계점에 다다를 때 경영자는 숨겨진 부정적인 정보를 일시에 공개하는 상황에 몰리게 되고, 이는 곧 주가 폭락으로 이어진다.

주가 폭락의 또 다른 요인으로는 과잉 투자가 지목된다. 경영자들은 사적 이익을 위해 과도한 투자를 하거나 음(-)의 순현재가치(NPV)를 갖는 프로젝트의 중단을 연기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경영자의 과잉 투자 성향은 잘못된 프로젝트가 부적절하게 지속되는 결과를 낳으며 이런 프로젝트의 누적된 부실 성과는 최종 만기 시점에 구체화돼 주가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018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팀은 1992년부터 2014년까지 뉴욕 증권거래소, 아메리카 증권거래소, 나스닥 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을 표본으로 삼았다. 경영자들의 개인적인 정치 성향은 미국 연방 선거관리위원회(Federal Election Commission)2 에 보고된 정치후원금 자료를 수집했다. 주가 폭락 위험은 기업의 주별 수익률 평균과 표준편차를 구한 후, 주별 수익률이 평균에서 표준편차에 3.2를 곱한 값보다 낮은 값을 보이는 주가 1회 이상 존재하는지 여부로 측정했다.

실증 분석 결과, 주가 폭락 위험은 공화당 성향 경영자들의 기업에서 낮게 나타나는 반면 민주당 성향 경영자들의 기업에서는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뿐만 아니라 민주당 성향에서 공화당 성향의 경영자로 경영자 교체가 발생한 기업은 대조군(민주당 성향 경영자에서 민주당 성향 경영자로 교체가 발생한 기업)에 비해 경영자 교체 후 주가 폭락 위험이 더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화당 성향의 경영자가 위험회피적인 성향이 강해 공격적인 재무보고와 과잉 투자를 회피함에 따라 부정적인 정보를 적시에 공시하고 부실한 프로젝트는 적절한 시점에 중단해 주가 폭락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가설과 일치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보수적인 이데올로기를 가진 공화당 성향의 경영자는 주가 폭락 위험이 낮다는 본 연구 결과는 투자자에게 실무적인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 주가 폭락 위험에 민감한 투자자들은 투자 의사결정을 내릴 때 경영자의 정치적 성향을 고려함으로써 직접 관찰하기 어려운 경영자의 위험 선호도를 평가할 수 있다.

또 본 연구는 기업의 이사회에도 시사점을 제공한다. 연구팀은 경영자의 정치 성향과 주가 폭락 위험 간의 관계가 외부 감독 기능에 따라 달라지는지를 추가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기관투자가와 외부 감사인의 감독 기능이 강할 때 경영자 정치 성향과 주가 폭락 위험의 관계는 약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경영자는 외부 감독 기능이 강력할 때 자신의 개인적 특성에 따라 기업의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행동을 자제한다는 것이다. 이사회는 외부 감독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경영자의 기회주의적인 행동을 제약할 수 있다.

한편 본 연구에서 공화당 성향의 경영자가 주가 폭락 위험을 감소시킨다고 해서 공화당 성향의 경영자가 민주당 성향의 경영자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민주당 성향의 경영자가 더 높은 수준의 자본적 지출과 R&D 지출을 보이며3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보다 적극적이라는 연구 결과4 도 있음을 참고하길 바란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jinkim@konkuk.ac.kr
필자는 건국대와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하고 코넬대에서 통계학 석사, 오리건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럿거스(Rutgers)대 경영대 교수와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 교수를 역임했으며 2013년부터 건국대 경영대학에서 회계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세무회계학회 부회장, 금융감독원 재무공시 선진화 TF 위원, 국가회계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회계 감사 및 조세 회피이다.
  • 김진욱 김진욱 | - (현) 건국대 경영대학 교수
    - (현)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
    - Rutgers University 경영대학 교수
    jinkim@konkuk.ac.kr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