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Sloan Management Review

창조•개선•파괴… 플랫폼 전쟁의 승자는?

306호 (2020년 10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필자들이 파악한 플랫폼의 미래 트렌드는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

1. 여러 전략을 빠르게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비즈니스 모델의 증가
2.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기술을 등에 업고 불가능해 보이던 사업을 구현하는 강력한 혁신
3. 소수의 대형 플랫폼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는 산업 집중화
4. 직접적인 큐레이션 및 정부 감독의 증가

이미 AI 기반의 음성 시장, 승차 공유 및 자율주행차 시장, 양자 컴퓨팅 시장 등에서 이 같은 플랫폼 패권을 둘러싼 전쟁은 시작됐다.전쟁 한복판에서 플랫폼 기업들은 때로는 저렴한 기술로, 때로는 고가 전략으로, 그도 아니면 막대한 자본 투입으로 혁신과 파괴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20년 봄 호에 실린 ‘The Future of Platforms’를 번역한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상장사들과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달성한 기업들은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을 두고 있다. 복수의 시장 주체를 한데 엮는 네트워크 효과를 기반으로 성장한 것이다. 2020년 1월 기준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높은 기업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의 모기업), 아마존 순이었으며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가 멀지 않은 곳에서 이들을 추격하고 있었다. 이 일곱 개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6조3000억 달러가 넘었고 이들 모두는 플랫폼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1

플랫폼은 비상장 벤처를 운영하는 기업가와 투자자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2017년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명단에 오른 200여 개 스타트업을 보면 그중 60∼70%가 플랫폼 기업이다. 또 이들 중에는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 알리바바의 핀테크 전문 자회사), 우버, 디디추싱, 샤오미, 에어비앤비 같은 회사들도 포함돼 있다.2

하지만 플랫폼 벤처라고 해서 성공으로 가는 길이 만만하거나 무조건 보장돼 있는 것은 아니다. 좀 더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들의 성공 경로와 완전히 다른 것도 아니다. 이유가 뭘까? 왜냐하면 플랫폼 기업도 여느 기업과 마찬가지로 결국엔 경쟁사보다 성과가 더 뛰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기적 생존을 위해서는 정치, 사회적으로 존속 가능한 플랫폼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 규제나 사회적 반목, 또 경우에 따라서는 막대한 채무에 의해 붕괴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는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디지털 플랫폼을 둘러싼 온갖 과도한 기대(가끔 플랫포마니아(platformania)라 불리는 현상) 때문에 상식이 늘 그렇게 통용되지는 않았다.

필자들은 30년 이상 플랫폼 기업들과 함께 연구하고 협력해 왔다. 2015년에는 플랫폼의 진화 방향과 일반 기업 대비 그들의 장기적인 성과를 분석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에 돌입했다. 연구 결과, 성공적인 플랫폼은 강력한 경쟁 우위와 그에 상응하는 재무적 성과를 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플랫폼의 본질이 변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플랫폼을 견인하는 생태계와 기술, 또 플랫폼 기업을 경영하는 데 따르는 도전과 규칙들도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플랫폼은 어떤 식으로든 계속 존재하겠지만 플랫폼 중심의 성공적이고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려면 경영진, 기업가, 투자자들은 다양한 유형의 플랫폼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알아야 한다. 상대적으로 쉽게 매출 성장과 수익을 내는 플랫폼이 있는 반면 왜 막대한 손실을 보는 플랫폼이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 또 향후 몇 년간 플랫폼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할 트렌드와 파괴적인 플랫폼 전쟁을 야기할 기술들도 예측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이 글에서 이런 니즈들을 다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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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업의 진화

현대의 플랫폼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 과정을 형성한 기업들을 보면 모두 익숙한 이름들이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에는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애플이 수직적으로 통합돼 있던 메인프레임 컴퓨터 산업을 붕괴시켰다. 이들은 개인용 컴퓨터(PC)를 대중에게 상용화된 최초의 디지털 플랫폼으로 만들면서 반도체, PC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운영 체제, 응용 소프트웨어, 영업 및 서비스 등 PC 산업을 이루는 개별 층위의 시장을 낳았다. 1990년대 중반이 되면서 미국에서는 아마존, 구글, 넷스케이프, 야후가, 중국에서는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일본에서는 라쿠텐 같은 기업이 제2의 플랫폼 물결을 주도했다. 이들은 인터넷을 활용해 소매, 여행, 출판 등 다양한 산업을 파괴했다. 그다음 10년은 프렌드스터(Friendster)와 마이스페이스, 그 뒤를 이은 페이스북, 링크트인, 트위터가 개척한 소셜미디어 사업이 플랫폼을 활용해 개인과 기업의 삶을 바꿨다. 개인들에게는 타인과 교류하는 새로운 방식을, 기업들에는 고객을 공략하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인 것이다. 더 최근에는 에어비앤비, 디디추싱, 그랩, 우버를 비롯해 딜리버루(Deliveroo), 태스크래빗(TaskRabbit) 같은 중소벤처가 플랫폼 전략을 바탕으로 긱 이코노미(gig economy, 임시로 사람을 구해 계약을 맺고 일을 맡기는 경제 방식-역주), 혹은 공유경제에 박차를 가했다.

오늘날 플랫폼 기업들은 거의 모든 시장에 존재한다. 이들에게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먼저, 이들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참여자가 생길 때마다 플랫폼의 가치가 증대될 수 있도록 자생 가능한 선순환의 피드백 고리를 만든다. 또 제3의 회사 및 개별 계약자로 구성된 생태계를 구축해서 기성 기업들에 필요한 전통적인 공급망과 노동력 없이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

게다가 모든 플랫폼 기업은 4가지 동일한 사업적 난관에 부딪친다. 먼저, 무엇을 플랫폼의 핵심 ‘주체’로 삼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다시 말해, 구매자와 판매자, 또는 사용자와 혁신가 같은 시장 참여자 중 어떤 집단을 불러 모을 것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둘째,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식의 문제를 해결해야 이들이 의존하는 네트워크 효과를 빨리 낼 수 있다. 셋째, 플랫폼 기업은 비용보다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플랫폼을 사용하는(남용하지 않고) 것은 물론이고, 특히 중요한 생태계를 육성하고 감독하는 규칙을 정해야 한다.

이 모든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주요 활동을 토대로 이들 플랫폼 기업을 구분할 수 있다. 즉, 플랫폼은 거래 플랫폼과 혁신 플랫폼이라는 두 가지 기본 유형으로 나뉘며 이 두 유형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기업들이 존재한다.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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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 플랫폼은 기존의 전통적인 공급자와 계약을 맺지 않은 제3의 기업들이 개발하는 PC나 스마트폰 앱 등 새로운 보완 제품 및 서비스의 발전을 촉진한다. 여기서 보완이란 단어를 쓴 까닭은 이런 혁신의 결과물이 플랫폼에 새로운 기능과 자산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이는 네트워크 효과를 일으키는 근원이 된다. 보완 요소가 많아지거나 플랫폼의 품질이 높아질수록 사용자와 다른 잠재적 시장 주체들이 그 플랫폼에 더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혁신 플랫폼은 기존 사업과 마찬가지로 보통 상품을 직접 판매하거나 대여해서 가치를 전달하고 확보한다. 무료 플랫폼의 경우에는 광고나 다른 보조 서비스를 판매해서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구글의 안드로이드, 애플의 iOS, 아마존웹서비스 모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혁신 플랫폼이다.

● 거래 플랫폼은 참여자들이 제품과 서비스, 또는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온라인 시장 혹은 중개자다. 참여자와 기능이 많을수록 이 거래 플랫폼은 더 유용해진다. 이런 플랫폼들은 중개자 역할의 플랫폼이 없었다면 발생하지 못했을 교환을 가능하게 해서 가치를 창출한다. 거래 플랫폼은 거래 수수료를 징수하거나 광고료를 부과해서 가치를 얻는다. 흔히 사용되는 거래 플랫폼에는 구글 서치, 아마존 마켓플레이스, 페이스북, 텐센트의 위챗, 알리바바의 타오바오, 우버, 에어비앤비 등이 있다.


DBR mini box
연구내용

● 이 글과 그 토대가 된 책인 『The Business of Platforms』는 플랫폼 기업들의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30년간의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 필자들은 포브스가 발표하는 글로벌 2000대 기업에 대한 20년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1995년부터 2015년까지 PC, 인터넷 서비스,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발전한 플랫폼 기업 중 가장 규모가 큰 상장사 43개를 선정한 후 이들의 실적을 대조 표본인 동종 업계 비플랫폼 기업 100개의 실적과 비교했다.

● 필자들은 연간 보고서를 바탕으로 이 43개 플랫폼 기업들과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었던 209개 기업들을 파악한 뒤, 이런 경쟁자들이 실패한 원인을 분석했다.

● 이들은 인터뷰와 사례 연구, 기타 자료들을 바탕으로 모든 유형의 플랫폼 기업들이 직면하는 일반적인 난관과 플랫폼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미래 트렌드를 확인했다.



하이브리드 회사들은 혁신 플랫폼과 거래 플랫폼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 PC와 인터넷이 등장한 초기에는 혁신 플랫폼과 거래 플랫폼이 확실히 구별되는 사업이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전략은 새롭다. 당시에는 구매자와 판매자, 광고주와 소비자, 혹은 소셜네트워크 사용자들 사이를 연결하는 일과 외부 회사들이 보완적 혁신을 일으키도록 자극하는 일은 근본적으로 다른 활동으로 보였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거래 플랫폼을 통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혁신 플랫폼 수가 점점 늘어났다. 이런 플랫폼 오너들은 애플이 앱스토어를 통해 한 것처럼 유통 통제력을 잃지 않으면서 고객 경험을 관리하는 방법을 강구해왔다. 마찬가지로, 성공한 거래 플랫폼 중에도 자신들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개방해서 제3의 회사들이 보완 앱과 서비스를 더 쉽게 개발하도록 장려하는 곳들이 생겨났다. 페이스북과 위챗 등 이런 하이브리드 플랫폼 오너들은 모든 혁신이 내부에서 이뤄질 필요도 없고 이뤄질 수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외 하이브리드 전략을 표명한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안드로이드 인수를 결정한 구글, 아마존웹서비스와 알렉사-에코라는 AI 기기를 중심으로 여러 혁신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한 아마존, 제3의 업체들을 통해 자신들의 차량 공유 및 숙소 공유 플랫폼을 보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있다. 오늘날 가장 가치 있는 글로벌 기업들(위에서 언급한)은 모두 하이브리드 전략을 따른다.

플랫폼 기업의 가치

대부분의 플랫폼이 돈을 잃지만(때로는 수십억 달러까지) 시장을 선점하는 플랫폼은 놀랄 만한 성공을 거둔다. 필자들은 1995년부터 2015년까지 기업 공개를 한 세계 최대의 플랫폼 기업 43개를 동종 업계의 비플랫폼 기업 100개와 비교했다. 두 샘플 집단의 연간 매출 규모는 약 45억 달러 내외로 대략 같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들은 절반의 직원 수로 동일한 매출액을 달성했다. 게다가 플랫폼 기업들은 기존 비플랫폼 기업보다 두 배의 수익성에, 두 배 더 빨리 성장했고, 두 배나 가치가 높았다.

43개 플랫폼 기업의 성공담을 연차보고서와 주총 자료(proxy statement)를 가지고 검토하는 과정에서 필자들은 이들 기업의 직접적인 경쟁자였으나 사업에 실패하거나 독립 기업인 채 시장에서 사라진 209개의 플랫폼 기업을 확인했다. 이들이 실패한 일차적인 원인은 한쪽 시장에서 잘못된 가격 정책을 써서 너무 비싸거나 너무 싼 요금을 매겼거나, 플랫폼 참여자들에 대한 지원이 과했거나, 시장에 너무 늦게 진입했기 때문이었다. 실패한 플랫폼 수가 이렇게 많다는 것은 플랫폼 기업들도 실패할 수 있고 경쟁 환경이나 다른 변수들에 시달릴 수 있다는 시각을 뒷받침한다. 예를 들어, 컴퓨팅과 통신 플랫폼은 지난 40년 동안 새로운 기술에 지속적인 위협을 받아왔다. 마이스페이스나 노키아, 블랙베리처럼 시장 초기에 성공을 거둔 기업들도 어느 순간 자신의 운명이 급격히 쇠락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더 크게 보면 PC가 메인프레임을, 스마트폰이 기존 휴대폰을, 그리고 스마트폰과 클라우드가 PC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플랫폼은 굉장히 성공적인 사업이 될 수 있고 일부 성공한 플랫폼 기업은 수십 년간 강력한 입지를 유지한다. 하지만 플랫폼 개발만으로는, 설사 그 사업으로 기업공개(IPO)까지 할지라도 장기적인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 플랫폼 사업도 수익을 내고 변화와 경쟁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미래의 플랫폼 트렌드

지난 20년 동안에도 플랫폼 기반 기술과 애플리케이션, 비즈니스 모델은 급격히 성장했지만 향후 20년은 이보다 더 파괴적인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화,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빅데이터 분석, 인프라 서비스 같은 새로운 기술들은 아직 잠재적으로 갖고 있는 파괴적 위력을 보여주지 않았다. 개인 사용자와 거래 데이터는 갈수록 여러 플랫폼 서비스 및 기능과 연결될 것이고, 이에 따라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결과가 모두 초래될 수 있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필자들은 다양한 산업 전반에서 플랫폼의 역학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 같은 4가지 주요 트렌드를 파악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플랫폼 사업의 가장 지배적인 전략으로 부상하고, AI와 머신러닝을 통해 플랫폼 운영과 역량이 크게 향상되고, 소수 강력한 플랫폼 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증가하고, 그리고 오늘날 일부 플랫폼 기업이 야기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플랫폼 큐레이션과 규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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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1: 하이브리드 비즈니스 모델의 증가. 경쟁과 디지털 기술 및 데이터가 가진 잠재력 덕분에 점점 더 많은 플랫폼 기업이 하이브리드 형태로 변할 것이다. 이 트렌드의 근본적인 동인은 디지털 경쟁이다. 전통적인 경제에서는 기업이 고유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려면 물리적으로 엄청난 투자가 필요했지만 새로운 디지털 세상에서 기업은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생태계 전략을 현명하게 결합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트렌드 2: 터보 엔진을 장착한 강력한 혁신. 차세대 플랫폼들은 혁신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AI와 머신러닝,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조직들은 이미 더 적은 투자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됐고 과거 몇 년 전만 해도 불가능했던 사업도 할 수 있게 됐다. AI 기술이 아직은 초기 단계에 있지만 구글,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IBM 같은 기업들은 더이상 기술을 완전히 독점적인 자산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대신에 제3의 업체들이 자유롭게 접근해서 그들의 애플리케이션을 향상할 수 있도록 회사의 AI 역량 일부를 플랫폼 서비스로 바꿔 왔다. 꾸준히 향상되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에 플랫폼들의 결합으로 더 많은 데이터가 수집될 수 있다면 미래의 플랫폼은 음성 인터페이스 기반의 제품이나 무인 자동차처럼 아주 다양한 신규 애플리케이션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트렌드 3: 산업 집중도의 증가. 전체 플랫폼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막강한 시장점유율과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는 점점 더 어려운 미션이 됐고, 이런 배경에는 멀티호밍(multihoming, 승차 공유를 위해 리프트와 우버를 모두 사용하는 것처럼 플랫폼 사용자와 보완적 참여자가 같은 목적을 가지고 복수의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현상이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큰 시장 지배력이 소수의 대형 플랫폼 기업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역설적인 상황은 일부 시장에서 한 플랫폼에 사용자들이 몰리고 그들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커지면서 일어날 것이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컴퓨터 산업에서 IBM이, 그리고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가 플랫폼 파워의 정상에 등극한 일을 생각해 보자. 지난 10년간 아마존, 알리바바, 애플,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텐센트, 우버 같은 회사들이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면서 한두 개의 지배적인 기업으로 치우치는 시장의 수가 늘어났다.

트렌드 4: 플랫폼 큐레이션과 규제의 증가. 마크 저커버그가 일찍이 말한 “빨리 움직이고 깨부수자”라는 격언은 우리가 세상 사람들과 연결될수록 더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제를 토대로 한다. 플랫폼 사업자와 투자자 대부분이 그의 말에 동의한다. 그들은 플랫폼을 통해 사람들이 점점 더 낮은 가격에 제품 및 서비스와 연결되고 전통적이고 지엽적인 시장에서 겪었던 마찰과 불완전함에서 해방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디지털 세상을 무대로 하는 모든 주체가 선하다고 할 수는 없다. 편파적 정치, 스파이, 테러리스트, 위조범, 돈세탁범, 마약 거래 관련자 등은 그저 자신의 이득을 위해 디지털 플랫폼을 사용할 뿐이다.

일단 플랫폼이 사회, 정치, 경제 체제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규모가 커지면 플랫폼 오너들이 간접적인 큐레이션에 그치지 않고 직접적인 큐레이션에 나서야 할 필요성도 커질 것이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MIT SMR 2020년 봄 호에 실린 맥스 웨셀(Max Wessel)과 니콜 헬머(Nicole Helmer)의 ‘A Crisis of Ethics in Technology Innovation’ 기사를 참조할 것.) 앞으로 몇 년에 걸쳐 사실상 대형 플랫폼 기업들은 기존의 자유로운 오픈마켓 사업체에서 한발 나아가 강화된 정부 감독과 새로운 유형의 규제를 받는 큐레이션된 사업체로 변화할 것이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세계 최대의 플랫폼이 될 만큼 힘이 세지면 책임도 커지고 감독도 강해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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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상하는 3가지 플랫폼 전쟁

오늘날에도 앞서 언급한 트렌드가 엿보이는 여러 경쟁이 벌어지고 있고, 그런 경쟁 양상을 살펴보면 앞으로 어떤 플랫폼 기술과 전략이 부상할지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빠르게 부상하는 AI, 클라우드 컴퓨팅, 퀀텀 컴퓨팅 등 여러 분야의 비즈니스 모델 변화뿐 아니라 파괴적 혁신을 이끌 것이다.

음성 전쟁: 급성장에 동반한 무질서한 경쟁. 머신러닝과 그 하위 분야인 딥러닝의 최근 발전은 패턴 인식, 그중에서도 영상과 음성에 대한 패턴 인식 기술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애플은 2011년 시리를 도입하면서 음성 인터페이스로 전 세계를 흥분시켰다. 소비자들은 최초로 제대로 작동하는(적어도 어느 정도는) 자연 대화 기술에 접근하게 됐다. 다만 애플의 시리 전략은 선발주자가 갖는 우위에도 불구하고 너무 애플다웠다. 애플이 시리를 독자적으로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이 아니라 아이폰의 보완 제품으로 설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마존이 이 시장에 들어왔다. 아마존은 2014년에 스마트 스피커인 에코와 알렉사 소프트웨어를 출시하면서 알리바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텐센트, 그 밖에 다수의 음성 기술 스타트업에 맞서 이 시장의 지배적인 플랫폼이 되기 위한 전쟁을 선포했다. 아마존의 전략은 아마존웹서비스로 구동되는 여러 플랫폼을 연결하고 음성 인식 및 고품질의 음성 합성 기능을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결합해서 제공하는 것이었다. 아마존은 이 시장이 네트워크 효과를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즉시 확인했고, 이에 제3의 개발자들이 새로운 알렉사 앱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셀프서비스형 API와 관련 툴들로 구성된 알렉사 스킬 키트(Alexa Skills Kit)를 출시했다. 아마존의 이런 오픈 플랫폼 전략은 2016년 후반에는 약 5000개 정도였던 알렉사 앱(일명 알렉사 스킬)을 2019년 9만 개 이상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아마존의 성공은 애플, 구글, 삼성, 그 외 여러 중국 기업으로 하여금 이 시장에 뛰어들게 했다. 2017년 후반까지 음성 분야는 전형적인 플랫폼 전쟁의 양상을 보였다. 아마존과 구글은 저마다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과 기능을 추가하려 경쟁하면서 자신들의 애플리케이션 가입자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제품들을 대폭 할인하기 시작했다. 또 주요 기업들 모두 소비자 전자, 자동차,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들에 회사 기술에 대한 사용 라이선스를 (보통 무료로) 제공해 왔다.

음성 컴퓨팅 분야에서 플랫폼 전쟁이 어떤 양상으로 진화할지는 멀티호밍의 용이성에 크게 좌우된다. 현재는 고객들이 음성 플랫폼을 쉽게 다른 것으로 바꾸거나 복수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관련 업체들이 스스로를 어떻게 포지셔닝하느냐에 따라서도 경쟁 형태가 달라질 것이다. 이 시장의 경쟁자들은 자신을 차별화하고 틈새시장을 공략할 기회가 많다. 몇 개만 예로 들면 애플은 음악의 품질에, 아마존은 미디어와 전자상거래에, 그리고 구글은 검색 관련 쿼리에 집중해 왔다.

반면에 이 분야의 경쟁 우위는 아직 시장 집중화를 일으킬 정도로 굳어지지 않았다. 구글은 이미 그들의 음성 기술을 수억 개의 안드로이드 기기에 내장해 왔다. 하지만 스마트 스피커 분야만 보면 수많은 사용자의 집에, 특히 미국 가정에 이미 수천만 개의 기기를 들여놓은 아마존이 최대 가입자 기반을 갖는다.

음성 플랫폼 분야의 궁극적 승리자는 최대의 가입자 기반을 구축하고 혁신적인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내서 더 활기찬 생태계를 조성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이런 생태계에서는 플랫폼 멀티호밍과 틈새 경쟁자 및 차별화된 경쟁자들의 공격을 줄일 수 있는 강력한 음성 솔루션을 창출할 것이다.

승차 공유와 자율주행차: 플랫폼에서 서비스로 발전하기. AI는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과 플랫폼 및 서비스를 배출하겠지만 기존 형태의 사업을 창조하고, 개선하고, 파괴하는 새로운 역량들도 개발할 것이다.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디디, 그랩, 우버 등 40개 기업에 총 600억 달러를 투자한 자율주행차 시장만큼 이런 역동성을 뚜렷이 보여주는 예는 없다. 비록 우버의 기업 가치가 그 정점을 찍었을 때보다는 한참 하락했고 다른 투자 대상들도 이런 수순을 밟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프트뱅크는 스마트폰으로 접근하는 승차 공유 같은 운송 서비스 플랫폼이 언젠가는 고도로 집중화된 사업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관련 기업에 투자하면 알리바바나 애플, 구글 등의 디지털 플랫폼에 상응하는 엄청난 규모의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 믿고 있다.3

역설적인 것은 AI에 의해 구동되는 이런 새로운 기술이 한 세기를 지탱한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의 패권을 위협할 뿐 아니라 현재의 승차 공유 플랫폼까지 파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용자와 운전자 간의 네트워크 효과가 상대적으로 강할지라도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은 디디와 그랩, 리프트, 우버 같은 기업들의 기존 플랫폼을 또다시 대체할 수 있다.

승차 공유 플랫폼이 풀어야 할 숙제는 간단하다. 이들의 사업 구조는 돈을, 그것도 아주 많은 돈을 잃기 쉽다는 것이다. 이베이나 익스피디아, 프라이스라인 같은 자산 경량화(asset-light) 거래 플랫폼들과 달리 승차 공유 플랫폼은 디지털만으로 가능한 사업이 아니다. 주문과 결제는 디지털로 처리되지만 서비스는 주로 그 지역을 중심으로 물리적으로 제공되며 규모와 범위의 경제도 제한적이다. 게다가 요금은 그 지역의 택시비보다 낮게 책정하면서 운전자 모집 비용에 그들의 임금까지 나간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수익을 쥐어짜도 사업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기사와 승객들의 멀티호밍 현상까지 강하다. 다시 말해, 운전자와 사용자 모두 우버와 리프트는 물론 일반 택시까지 사용한다는 뜻이다.

요약하자면, 택시 서비스나 음식 배달같이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플랫폼화를 한다 해도 소프트웨어 제품이나 다른 디지털 상품 판매처럼 꼭 수익성 높은 사업으로 성장한다는 보장이 없다. 이에 따라 디디, 그랩, 리프트, 우버는 자신들의 장기적인 계획은 승객을 운전자와 매칭하는 순수 거래 플랫폼을 넘어 서비스형 교통수단으로 확대하는 데 있다고 선언해 왔다. 리프트의 CEO인 로건 그린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자동차) 산업 전체를 소유 중심의 산업에서 구독 중심의 산업으로 바꿀 겁니다.”4 이런 새로운 모델 안에서 승차 공유 플랫폼은 다량의 자동차는 물론 자전거와 스쿠터까지 소유하거나 임대하게 될 것이다.

구글과 제너럴모터스, 도요타 등 대부분의 대형 자동차 제조사도 비슷한 전략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오랜 세월 자동차를 팔아 온, 가장 보수적인 이들 자동차 회사도 AI를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긴다.

자율주행기술은 차에서 인간 운전자를 없애겠다고 약속한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승차 공유 플랫폼 오너들은 운송 서비스의 한계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약속이 실현되려면 이 산업으로 새로운 경쟁자들을 유인해야 하는 것은 물론 R&D나 차량 구입에 엄청난 자본을 투자해야 한다. 일부 전문가는 이런 요소가 사업 조건에 더해지면 우버나 다른 승차 공유 플랫폼들은 “엄청난 수의 차량을 구입하거나 최소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그런 경쟁자에 의해 소멸될 것”으로 전망한다.5 이런 위협에 대비해 우버는 2014년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또 리프트는 그들의 오픈 플랫폼 이니셔티브(Open Platform Initiative)를 통해 파트너십을 맺는 또 다른 접근법을 취했다.

다수의 자율주행차를 소유하거나 임대하는 것은 승객을 운전자 및 운전자의 차와 매칭하는 쌍방향(two-sided)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 반한다. 만약 우버나 리프트가 다수의 자율주행 차량을 보유한 집단으로 변모한다면 이들은 본인들의 자산을 소유하고 재판매하는, 즉 회사가 직접 통제하는 일방(one-sided) 플랫폼이 될 것이다. 이때의 리스크는 자율주행 자동차 서비스의 특성상 거래량이 많은 순수 디지털 플랫폼만큼 빠르게 사업을 구현하거나 그만큼 수익성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업들이 사업을 유지할 만큼 충분한 자산과 현금흐름을 가지고 있는 한 미래의 소비자들은 더 저렴하고 더 다양한 승차 공유 서비스를 통해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양자 컴퓨터: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 1981년, 노벨상 수상자인 리처드 파인만은 동료 과학자들에게 자연을 모방한 컴퓨터, 즉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자는 도전적 제안을 했다. 그리고 그 도전은 수락됐다. 2015년 맥킨지 컨설턴트들은 약 7000명의 연구자가 양자 컴퓨팅에 관해 연구하고 있으며 연구에 투입된 예산만 총 15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정했다.6 2018년 당시에는 수십 개의 대학과 약 30개의 대기업, 12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양자 컴퓨팅에 관한 주목할 만한 R&D 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었다.7 좀 더 최근 사례를 보면 구글이 양자 컴퓨터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으며 적어도 특정 유형의 계산에 있어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훨씬 능가했다.8

오늘날 양자 기술의 상태는 1940년대 후반과 1950년대 초반의 보편적인 컴퓨팅 기술을 닮고 있다. 양자 컴퓨터는 개발과 프로그래밍이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며, 주로 대학과 기업 연구소에만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양자 컴퓨터는 획기적인 혁신 플랫폼의 대표 격이 됐다. 아울러 시뮬레이션, 최적화, 암호화, 보안 통신 분야의 전문화된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새로운 거래 플랫폼을 개발할 수 있는 또 다른 잠재력도 갖고 있다.

양자 컴퓨팅 기술을 통해 성공적인 새로운 플랫폼 사업이 나올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애플리케이션 생태계가 아직 초기 단계에 있고 플랫폼 경쟁자마다 제각각이라 네트워크 효과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에서 스핀오프된 디웨이브(D-Wave)는 1999년에 설립된 벤처로 양자 컴퓨팅 애플리케이션 분야의 선두주자다. 특허 포트폴리오도 IBM과 마이크로소프트를 능가하는 업계 최대 규모를 갖고 있다. 하지만 디웨이브는 이 분야에 진출한 다른 대부분의 업체와 달리 범용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지 않았고 최근에는 연간 특허 출원 수도 IBM에 주도권을 뺏겼다. 더 나은 프로그래밍 툴을 개발하고 애플리케이션을 현실 상황에서 테스트하려면 더 많은 연구자가 이런 특허들과 더 강력한 양자 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양자 컴퓨터가 디지털 컴퓨터를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이 분야도 메인프레임, PC, 스마트폰, 마이크로프로세서, 소비자 전자제품처럼 한 회사의 고유한 아키텍처가 지배하는 승자독식 시장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양자 컴퓨터는 앞으로도 특별한 애플리케이션에 더 유용한 차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대량 병렬 처리 계산을 위한 특수 목적 장치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또 양자 컴퓨팅 플랫폼은 암호화 애플리케이션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 때문에 높은 확률로 철저한 조사와 규제에 직면할 수 있다. 일단 양자 컴퓨터는 가장 강력한 일반 컴퓨터가 생성한 보안 키를 해제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전 세계 정보와 금융 자산 대부분이 이런 보안 키로 보호되고 있는 만큼 이는 심각한 문제가 된다. 반면 양자 컴퓨터는 해제 불가능한 보안 키를 생성할 수 있고 그런 점에서 참된 의미의 보안 통신을 촉진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분야의 선도 기업들은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는 동시에 자체적인 규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런 새로운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감독하는 데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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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자로서의 플랫폼

우리는 자동차, 자전거, 별장, 가정용 공구 등의 상품을 더 적게 사고 소유하는 미래로 향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서비스 거래를 타인과 직접 하게 될 것이다. 보다 안전하고 투명한 교환을 위해 우리는 P2P 거래 플랫폼과 블록체인 같은 범용 디지털 기술로 이런 공유 활동을 관리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미래를 열어 줄 일부 플랫폼은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교수가 설명한 파괴적 모델을 따를 것이다. 더 저렴하고 성능적으로 열악한 기술들이 점차 기존 기술을 추월해버릴 것이다. 개인용 컴퓨터가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누르면서 점차 시장을 지배하고, 전자상거래와 인터넷 시장의 부상으로 전통적인 상점들의 입지가 작아졌듯이 말이다. 물론 기존 기술과 사업 방식이 아예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래에도 음성 플랫폼과 자율주행차 등의 영역에서 이런 크리스텐슨식 파괴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플랫폼 경제에서 이런 유형의 파괴만 있는 건 아니다. 필자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플랫폼 파괴는 아래로부터만 아니라 위로부터도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애플과 아이폰은 처음부터 월등한 성능과 기능을 가진 고급 플랫폼을 선보이며 스마트폰 시장을 파괴했다. 마찬가지로 양자 컴퓨팅 시스템과 암호화나 복잡한 시뮬레이션 등의 애플리케이션도 하이엔드 시장에서 매우 값비싼 솔루션의 형태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막대한 자본의 투입은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만큼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파괴의 세 번째 유형이다. 이동 수단을 구독 서비스로 바꾸려는 시도가 좋은 예다. 스마트폰으로 운전자와 승객을 매칭해 주는 서비스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도 혁신적이었지만 신기술에 큰 투자가 필요 없다는 이점도 있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별로 언급되지 않은 이슈가 있다. 우버를 비롯한 승차 공유 플랫폼들이 수익성이 낮은 상품 운송 사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벤처캐피털에 투자해 기존 택시 사업자들을 파괴했다는 점이다. 우버 같은 벤처들이 생존하든 아니든, 소프트뱅크 같은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든 아니든, 이들은 택시 사업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했다.

요컨대, 플랫폼과 그 글로벌 생태계는 산업 전반에서 우리의 사생활과 일자리의 많은 단면에 이미 파괴적 효과를 가져왔다. 새로운 혁신 플랫폼과 거래 플랫폼은 오늘날 이 세상에서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유형의 거래와 활동을 구현했고, 플랫폼 기업들이 무엇이든 서비스 형태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해줬다. 이들이 어떻게 진화하든 미래의 플랫폼은 계속해서 혁신과 파괴를 동시에 자극할 것이다.


번역 |김성아 dazzlingkim@gmail.com

마이클 쿠수마노(Michael A. Cusumano)는 MIT SMR의 후원을 받는 MIT 슬론 경영대학원의 경영학 특훈 교수(distinguished professor)이며, 데이비드 요피(David B. Yoffie)는 맥스 & 도리스 스타(Max & Doris Starr) 재단의 후원을 받는 하버드경영대학원의 경영학 교수다. 애나벨 가우어(Annabelle Gawer)는 서리대, 서리경영대학원의 디지털 경제학 석좌교수다. 이글은 세 사람의 공동 저서인 『The Business of Platforms(플랫폼 사업)』의 내용을 편집한 것이다. 이 글에 의견이 있는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61304에 접속해 남겨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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