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tegy

향후 해외 시장의 승패 ‘네트워크 확장’에 달려

306호 (2020년 10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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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Uppsala internationalization process moel revisited: From liability of foreigness to liability of outsidership” by Jan Johanson and Jan-Erik Vahlne(2009) in Journal of International Business Studies. 40. pp.1411-1431.


무엇을, 왜 연구했나?

국제경영학 분야 세계 최고 학술지 중 하나인 Journal of International Business Studies는 지난 10년간 국제경영학 분야에 가장 기여도가 높았던 논문을 선정해 매년 발표하고 있다. 올해에는 스웨덴의 요한손(Johanson) 교수와 반(Vahlne) 교수가 지난 2009년에 발표한 세계화 과정에 관한 이론을 최고의 논문으로 선정했다. 이 논문은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겪는 다양한 모습으로부터 공통된 특징과 성공 요소를 설명하기 위해 두 교수가 지난 1977년에 제시했던 세계화 모델을 30년이 지난 2009년에 비추어 재해석하는 내용을 주로 담고 있다. 두 스웨덴 교수가 1977년 제시했던 모델은 우리에게도 익히 알려진, 이른바 ‘Uppsala international process model’이다.

1977년 발표됐던 세계화 모델은 기업의 세계화를 거시경제 환경 변화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의 하나로 설명했던 당시 주류경제학적 시각에서 벗어나 기업과 의사결정자의 관점에서 설명을 시도한 당시로서는 신선한 접근이었다. 이 모델에 따르면 기업의 세계화 과정은 해외에서 발생하는 기회와 리스크 요소를 기업의 보유 자원, 경험, 기술 등에 비춰 끊임없이 비교해가며 매출 확대와 연결하는 선택의 연속이다. 리스크는 줄이고 기회는 확대해야 하므로 해외 시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을 줄여나가는 것이 핵심이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조금씩 경험을 쌓아가며 점진적으로 해외 영토를 넓혀나가는 방안이 최선임을 주장했다. 국제경영학에서 자주 등장하는 ‘외국인 비용(Liabilities of foreignness)’과 ‘심리적 거리(Psychic distance)’라는 개념도 이때 처음 구체화됐다. 이 모델은 해외 시장 전략이 뚜렷이 정립되지 않았던 당시 많은 기업에 매우 합리적이며 실무에 적합한 지침과도 같은 역할을 했다.

과연 30년이 지난 2009년 시점에서 이 모델의 두 창시자는 자신의 이론을 어떻게 재평가하고 있을까? 요한손 교수와 반 교수는 오래된 자신의 세계화 모델이 지금도 여전히 설득력 있고 유효함을 피력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이 발전하고 변해감에 따라 미처 담아내지 못한 3가지 측면을 언급하고 자신의 이론이 한층 업그레이드되기를 희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먼저, 지난 30년간 기업의 해외 진출 동기와 과정이 그 기업이 지닌 다른 기업과의 관계 네트워크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이 짙어졌다고 주장했다. 관계망 속에 기업 가치를 공유하고 신뢰가 형성된 기업끼리 전략적 행동을 같이하는 경향이 세계화 과정에도 발견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산업 생태계의 핵심에 위치한 기업(특히, 플랫폼 기업)의 해외 전략을 타 기업들이 시차를 두고 답습하는 경향이 더 두드러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의 심리적 거리와 외국인 비용 역시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해외 시장 진출에 있어 그 시장의 특성보다는 기업의 해외 네트워크와의 신뢰, 지식과 경험의 공유, 경영 목표와 신념의 공유가 점차 주요 결정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종합해 보면 해외 시장 진출은 판매 시장 확대가 아닌 네트워크 연결성의 확장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진출 비용 역시 점차 낮아지는 추세에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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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해외 시장 진출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개척해 나가는 모험과도 같아 성장을 도모할 수 있으나 동시에 감내해야 할 리스크 또한 적지 않다. 기업의 오랜 고민은 이 리스크를 어떻게 줄이는가였다. 현지 시장 환경에 적응하고 현지 소비자를 이해하려는 각고의 노력, 시행착오와 경험치를 차곡히 누적해온 기업이 결국 해외 시장의 승자로 탄생했다. 그러나 두 학자의 분석대로 향후 해외 시장의 승자는 이 같은 노력보다는 거대한 네트워크에 편입해 동반 성장해 나가며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가는 일만 잘해도 지금까지 치러야만 했던 값비싼 해외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서도 얼마든 승자가 될 수 있다. 기업 간 연결성과 확장성으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이 네트워크를 이용해 신규 사업도 얼마든 창출해 낼 수 있다. 구글, 유튜브, 아마존, 페이스북 등은 순식간에 각자의 시장을 큰 외국인 비용과 심리적 거리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지 않고도 세계 시장으로 확대해 나갔으며 이들의 생태계에 편입된 많은 관계 기업 역시 나름의 지분을 차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공생해 나가고 있다. 이 사례들은 산업을 불문하고 세계화의 새로운 모델이 돼가고 있다. 시장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 이상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잘 구축해 나가야 하는 글로벌 경영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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