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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4. 취약점 드러낸 글로벌 공급망… 우리의 대응은?

리쇼어링은 탈출구가 아닌 ‘재편 모델’
유연하게 ‘넥스트 쇼어링’을 준비하자

류주한 | 303호 (2020년 8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미 일부 선진국은 리쇼어링 정책에 힘을 주고 있는데 전략적으로 맞춤형 정책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제약, 복제약, 반도체 관련 업체에, 일본은 액정패널, 자동차 같은 전략•기반 산업 중심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해외에서 이뤄진 리쇼어링 전략들을 살펴보면 3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1. 기업들의 리쇼어링 선택은 오프쇼어링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해외 생산보다 낮은 거래비용이 가능하거나 진출한 해외 시장의 확장성이 기대 이하일 때, 필요한 요소 자원이나 인적자원의 취득이 기대 이하인 경우 리쇼어링이 이뤄진다.

2. 리쇼어링 정책은 세금 감면, 부지 제공 등과 같은 일반적이고 일률적인 정책보다 전략적, 선택적, 집중적으로 설계돼야 한다.

3. 리쇼어링에는 나름의 전략적 목적과 명확한 타깃, 그에 따른 특화된 리쇼어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파격적이면서 유연한, 그리고 목표가 명확한 리쇼어링 정책 없이는 자국 기업들을 유인하기 어렵다.



미•중 무역 갈등과 코로나19가 세계 시장을 덮치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과 함께 ‘리쇼어링(Reshoring)’ 전략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등지에서 생산 활동을 벌이고 있는 미국 기업들을 본국으로 귀환하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하면서 리쇼어링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트럼프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 체계가 무너질 경우 중국에 생산 의존도가 높은 미국이 감당해야 할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그동안 해외 직접 생산과 글로벌 소싱으로 자국 제조업이 입은 피해와 대외 무역 적자도 이참에 만회하겠다는 계산도 한몫하고 있다. 이 같은 미국의 리쇼어링 움직임에 일본, 유럽 등 주요 국가들도 빠르게 가세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해외에서 활동 중인 우리 기업들을 귀환시킬 정책과 인센티브를 속속 발표하고 있으며 귀환을 고려 중인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한편에선 리쇼어링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커지고 있다. 불과 수개월 만에 해외 시장 선점 경쟁에서 자국 생산으로 전환되는 움직임에는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코로나19로 국경이 차단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응 차원인지, 아니면 뉴노멀시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중에 나타나는 현상인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라면 상황이 수습될 시점에 예전 상태로 원상 복귀되겠지만 후자의 경우라면 글로벌 기업, 특히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공급 체계를 재배치하는 계기로 삼아 리쇼어링을 포함한 다양한 옵션을 재고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현재 글로벌 공급망의 큰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유행처럼 번지는 리쇼어링에 편승하느라 급급하다면 상황이 바뀌었을 때 오히려 더 큰 비용을 치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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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쇼어링이 뜨는 이유

리쇼어링이 학계의 연구 주제로 비교적 빈번하게 등장한 것은 2010년 초반 전후다. 제조업 경쟁력을 상실한 미국, 유럽은 해외의 생산 거점을 본국으로 회귀시킬 필요성을 느끼고 글로벌 생산 트렌드의 일대 전환과 함께 리쇼어링에 주목했다.

제조관리자 혹은 공급사슬 최고책임자는 제조 거점을 지속적으로 재배치하며 생산의 효율성을 도모해야 한다. 카이누마 교수 등의 2019년 연구 1 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주요 2700여 개의 미국 제조 기업의 경우, 회사의 핵심 역량이 아닌 영역이거나 낮은 인건비를 활용할 수 있는 업체를 확보했다면 과감히 외주(Outsourcing)를 주거나 점진적으로 인건비가 낮은 지역으로 이전하는 선택을 해왔다. (그림 1 왼쪽 하단 화살표 참고) 그러나 최근 미국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이나 지난 수년간 미국 제조업체들의 생산지 재배치 과정을 살펴보면 지금까지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그림 1의 오른쪽 하단의 화살표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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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주한

    류주한jhryoo@hanyang.ac.kr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국내외 학술 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비시장 전략, PMI, 그린 공급망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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