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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3.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스트롤’ 스토리

남과 다른 것을 팔 수 없으면
같은 것을 다르게 팔아야

여준영,배미정 | 290호 (2020년 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경기도 광교에 위치한 남성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스트롤’은 상점 주인의 오랜 경험과 라이프스타일, 영감을 담은 신개념 콘셉트 스토어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 국내 PR 회사 프레인글로벌의 창업자인 여준영 대표가 본인의 열정과 비전을 담아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스트롤’이 구현하는 콘셉트 스토어의 존재 가치는 다음과 같다.
1. 매장은 상점이 아니라 ‘미디어’가 돼야 한다. 손님이 물건을 사지 않아도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2. 희귀하거나 로망에 가까운, 하나를 갖고 있어도 오래 만족할 수 있는 가치를 제안해야 한다.
3. 상품에 스토리를 담거나 디자인이나 용도를 변형시키는 등 다른 매장에서는 찾을 수 없는 절대적 가치를 지닌 상품을 제안해야 한다.



“미친 거 아냐?”

2018년 초, 부동산 디벨로퍼인 네오밸류(NeoValue)의 손지호 대표1 로부터 남성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을, 그것도 광교에 열어달라는 요청을 받고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다. 여성 소비자들의 주도로 도심과 온라인 중심의 소비가 주를 이루는 시대에 그 정반대 편에 있는 세 가지 요소, ‘오프라인, 비(非)서울 지역, 남자’를 묶어서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보라는 주문이었다.

어려운 숙제를 받은 후 몇 달간 여러 도시의 리테일 매장을 돌아다녔는데 잘되는 곳이 거의 없었다. 가로수길에서 사람들이 꽉 들어차 있는 매장은 애플 숍과 메종키츠네(Maison Kitsune) 카페, 딱 두 곳뿐이었다. 후자가 F&B를 같이하는 곳임을 감안하면 애플 같은 대형 브랜드 숍 말고 사람을 끌어모은 순수 리테일 숍은 한 곳도 없었다. 서울시내도 이런 마당에 광교에서 남성 라이프스타일 편집 매장이 잘될 리가 없었다. 손 대표에게 거절하고 또 거절했으나 긴 설득에 넘어갔다. 결과적으로는 1년여간의 고민 끝에 ‘스트롤(STROL)’을 열었다. 나중에 꺼내 들 이 말 한마디 가슴에 품고.

“거봐, 내가 안 된다고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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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내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의 가치는 어디에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남자인 나는 중독에 가깝게 이것저것을 사 모으는 자칭 소비의 왕이다. 나의 소비 경험을 감안했을 때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이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가치는 ‘경험’과 ‘공간’이다. 그간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맥락 있는 취향 제안’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경험, 취향, 맥락, 제안, 공간 이 5가지 요소를 매장의 여러 활동, 즉 상품 소싱, 디스플레이, 스태프의 태도 등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식뿐 아니라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기준으로 정했다. 예컨대, 브랜드에 입점을 제안할 때도 흔히 쓰는 파워포인트 제안서 대신 우리의 가치를 녹인 레트로 뷰어를 해외에서 주문 제작해 브랜드들에 보냈다. 브랜드 담당자들은 레트로 뷰어와 필름 슬라이드로 스트롤의 정체성을 느끼는 새로운 ‘경험’을 신선하게 여겼고 대부분 우리의 제안에 흔쾌히 호응했다. 가장 어려운 것이 좋은 브랜드를 유치하는 일이었는데 덕분에 수월하게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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