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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2. Interview: 글로벌 스포츠 업체 데카트론의 토니 레옹 CTO

구매 공간이 아닌 경험 공유 커뮤니티로 e-커머스가 할 수 없는 것에 집중

이미영 | 290호 (2020년 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e-커머스의 습격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있는 글로벌 스포츠 업체 데카트론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모바일 체크아웃 시스템, 로봇 탈리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서 오프라인 매장 직원들의 고객 응대 역량을 강화했다.
2. 가성비와 커뮤니티 전략을 결합해 제품 생산 단계에서부터 고객 경험을 반영하는 구매 여정을 설계했다.
3. 매장 직원들이 직접 실험을 통해 혁신 경험을 다른 매장에 전파하도록 함으로써 변화를 안착시켰다. CTO가 경영진과 이사회를 교육하고 설득해 이 같은 변화에 추진력을 더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이성근(동국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2019년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마켓스트리트에 위치한 ‘데카트론 랩(Decathlon lab)’ 매장.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니 키가 170㎝쯤 돼 보이는 막대 로봇 탈리(Tally)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 로봇은 혼자서 매일 770㎡ 남짓 되는 매장을 돌아다니며 80여 개 종목의 스포츠용품 재고 수십만 개를 체크한다. 매장 직원 6명이 하루 종일 매달려야 마칠 수 있는 작업을 로봇 한 대가 거뜬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매장 중앙에 디귿(ㄷ) 모양의 워크스테이션 4대가 있고, 여기엔 ‘체크아웃(Checkout)’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 장바구니가 설치돼 있다. 이 바구니에 매장에서 고른 RFID(무선 주파수 인식 시스템)가 부착된 제품을 담고 QR코드를 찍으면 데카트론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한 스마트폰에서 결제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바퀴가 달린 워크스테이션은 일종의 움직이는 계산대로 어디든지 이동할 수 있다. 고객은 스마트폰으로 1분이 채 안 걸려 결제를 마칠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계산대에 직원을 배치할 필요가 없고, 고객들은 계산하기 위해 줄 서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서 이득이 ‘실험실’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곳 매장은 데카트론이 최근 야심 차게 도입한 디지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었다. 토니 레옹 데카트론 미국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제 매장 직원들은 계산대를 지키거나 재고 관리를 하는 대신 매장을 돌아다니며 고객을 직접 응대하고 불편 사항을 해결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스포츠 스토어 데카트론은 아마존을 필두로 e-커머스가 급성장한 지난 5년 동안 견고한 성과를 내면서 대형 유통업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매출도 2015년 91억 유로(11조7114억 원)에서 2018년 113억 유로로 약 24% 성장했다.1 디지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옴니 채널 전략을 펼침으로써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몰이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이 토니 레옹 CTO를 샌프란시스코 데카트론 랩 매장에서 만나 데카트론의 혁신 노하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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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레옹(Tony Leon) CTO는 프랑스 렌공과대(IUT GEII de Rennes)에서 전기, 전자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프랑스 ESEO 대학원에서 정보기술 전자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 데카트론에 입사해 다양한 프로젝트의 엔지니어를 이끌었으며, 2012년 데카트론 인도(Decathlon Sports India)의 CTO로 승진해 인도 시장 개척을 위한 정보 시스템을 구축했다. 2020년 현재 데카트론 미국(Decathlon USA)의 CTO로 온·오프라인 채널을 연결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디지털 기반 유통업체들이 오프라인 매장에 기반한 유통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데카트론은 이 위기를 어떻게 평가하고, 대처했나?

아마존 같은 거대한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소비자의 쇼핑 습관을 바꿔놓았다. 이제 소비자들은 직접 매장에 가지 않아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제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또 온라인에서 모여서 저렴하게 공동 구매하는 소셜쇼핑(Social Shopping)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데카트론처럼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해 온 전통 유통기업에는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다음의 3가지 질문을 던지고 현실을 파악했다. 첫째, 우리가 여전히 고객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나? 둘째, 우리 제품의 접근성은 여전히 좋은 편인가? 셋째, 고객과의 소통이 잘 이뤄지고 있는가? 이다.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면서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어떻게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하는지 등을 고민했다. 그 결과가 데카트론의 새로운 ‘비전’이 됐다.


데카트론이 새롭게 세운 비전은 무엇인가?

오프라인 매장의 사회적(social)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우선, 고객과 직원의 관계부터 재설정했다. 과거 오프라인 매장의 기능은 재고를 보관하는 장소였다. 소비자는 매장에 진열된 제품을 보고 그 물건을 구매해 집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현재 오프라인 매장의 기능은 다르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매장을 방문하기 때문이다. 매장 직원들의 역할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고 상담해주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 데카트론 샌프란시스코 지점에 시범적으로 탈리 로봇이나 무인 계산대를 설치하는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것도 직원들이 계산이나 재고 관리 같은 업무에서 벗어나 고객들과 함께 소통하고 제품을 설명해주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더 나아가 지역 사회와 연계해 매장의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더 이상 구매를 위한 공간이 아니다. 고객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하고 그 경험을 공유하는 생활 공간으로 기능이 바뀌고 있다. 데카트론은 기존 스포츠용품 매장을 스포츠를 체험하고 배우고, 이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로 바꿔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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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트론은 1976년 프랑스 릴(Lille)시에 첫 매장을 열었다. 스포츠 애호가인 미셸 레크락(Michel Leclercq)이 동료들과 함께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Make sports more accessible to everyone)’라는 기치 아래 창업했다. 창업 목표는 ‘양질의 스포츠 기구와 용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겠다’였다. 1986년 자체 제작한 브랜드의 제품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현재는 육상, 수영, 요가, 스키, 사냥 등 수십여 가지의 스포츠 종목에 필요한 제품을 24개 자체 브랜드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2019년 4월 기준 데카트론은 전 세계 54개국 870개 도시에 152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 직원 수는 약 9만여 명 정도다. 2018년 매출은 128억 달러(약 14조8500억 원)를 기록했다. 한국에는 2019년 9월 인천 송도에 첫 매장을 열었으며 하남 스타필드 등 2개 매장이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하고 있나?

고객들이 운동을 실제로 즐기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매장을 활용하는 것이다. 배드민턴 경기장을 만들어 배드민턴을 칠 수 있도록 하고, 매장 밖에 축구장을 마련해 고객들이 친구들과 함께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 그뿐만 아니라 처음 스포츠를 접하는 사람들도 비교적 쉽게 운동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가르쳐주는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고객들은 스포츠 제품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운동을 함께하는 동네 친구도 만들 수 있다. 사람들 간의 교류, 공감이라는 무형적 요소를 매장이라는 물리적 공간에 심기 위해 노력했다. 2019년 한국에 처음 연 인천 송도 매장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요가, 조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매장 밖에 농구나 축구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커뮤니티 기능이 데카트론의 성장에 어떻게 도움이 될까?

많은 사람이 데카트론을 이케아에 빗대어 설명한다. 수십만 가지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고 느낄 것이다. 실제로 데카트론은 수십 년간 가격에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우리처럼 다양한 물건을 판매하는 회사일수록 고객이 ‘경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케아가 모든 매장을 실제 집과 같은 공간으로 꾸밈으로써 고객들이 이케아 제품을 사용했을 때 실제 자신의 집이나 방이 어떻게 변하는지 체험해볼 수 있게 만든 것처럼 말이다.

데카트론도 마찬가지다. 실제 우리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스포츠 공간을 마련해 우리 제품을 제대로 알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렇게 경험해 본 운동에서 재미를 느낀 고객은 또다시 우리 매장을 찾을 것이다. 정기적으로 운동을 즐기게 되면 자연스럽게 스포츠용품이 추가로 필요하게 되고 다시 데카트론을 찾게 된다.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그것을 통해 파생되는 판매 기회를 기대한다.

데카트론 인도 지점에서 실제 이런 실험의 효과를 증명했다. 인도는 아직 스포츠 활동이 많이 보급되지 않은 곳이다. 인기 종목도 제한적이다. 데카트론 내부에서 어떤 스포츠용품을 시도해 볼까 고민하다가 ‘롤러스케이트’로 타깃을 정했다. 내부에선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롤러스케이트를 탈 줄 아는 사람이 적은데다 도로가 울퉁불퉁해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우선 시험해보기로 했다. 매장 앞에 아이들이 롤러스케이트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예상외로 좋았다. 아이들이 매일같이 롤러스케이트를 타러 왔고, 그 숫자도 점차 불어났다. 자연스럽게 롤러스케이트 관련 제품의 판매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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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기능에 투자하다 보면 데카트론의 가성비 전략이 약화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가성비 전략은 데카트론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이고, 계속해서 유지해야 하는 경쟁력이다. 데카트론은 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항상 다른 유명 스포츠 브랜드에서 출시한 같은 품목의 제품 가격과 비교해 화제가 됐다. 예를 들어, 나이키 레깅스를 구매할 돈으로 데카트론에서는 레깅스와 스포츠브라와 셔츠, 가방, 매트까지도 구매할 수 있다고 비교한다. 이런 마케팅 방식과 가성비 높은 제품들에 고객들이 열광하고 있다.

이런 가성비 전략은 고객 데이터를 활용했을 때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품에 결함이 있을 때 그 결함을 고객과의 직접적인 소통으로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제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고객 정보나 의견을 활용해 실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개발해 판매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 데카트론은 온라인 멤버십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고객들에게 멤버십 가입을 독려한다. 고객들이 이런 멤버십 가입을 싫어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이유는 기업이 고객 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데카트론은 고객 정보를 습득하면 지금보다 더 질 좋은 상품을 더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데 활용할 것임을 충분히 설명한다. 또 구매한 상품을 7일 동안 집에서 체험할 수 있고, 반품 기한을 1년으로 늘려주는 혜택도 제공한다.

무인 계산대나 탈리 로봇도 고객을 좀 더 자세하게 파악하는 데 활용한다. 고객이 스마트폰을 통해 구매하면 이 고객 데이터는 고스란히 데카트론 데이터로 확보된다. 재고 관리를 통해 언제, 어떤 고객들이 방문했는지도 알 수 있다. 확보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제품 구성, 제품 개발을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은 궁극적으로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 가격을 낮추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커뮤니티 기능은 데카트론의 설립 취지, 즉 모든 사람이 쉽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과거에는 소비자가 가성비 하나 때문에 구매했다면 현재는 저렴한 가격과 경험을 결합해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두 가지를 결합하면 데카트론만의 구독 서비스도 계획해볼 수 있을 것이다. 넷플릭스처럼 매월 일정 금액을 내면 다양한 스포츠용품을 사용해보고 스포츠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예컨대, 수영을 처음 배우는 사람은 앱에서 데카트론의 수영 코치를 찾아 입문자에게 필요한 수영용품과 레슨을 추천받을 수 있다. 축구를 하고 싶은 고객은 앱에서 데카트론 멤버들이 꾸린 축구클럽을 찾아 가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구독 서비스는 글로벌 단위로 확대될 수도 있다. 최근 1∼2달 장기 여행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은 해외 각 지역에서 특색 있는 스포츠를 즐기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잠깐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비싼 스포츠 장비를 사기는 매우 부담스럽다. 이때 멤버십만 있으면 데카트론 매장에 들어가 필요한 스포츠용품을 빌려서 쓰고 반납할 수 있다. 데카트론은 제품과 커뮤니티,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함으로써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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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글로벌 브랜드도 비슷한 서비스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데카트론의 시스템은 다른 경쟁사에서 쫓아오기 힘들 것이다. 데카트론은 모든 매장이 하나의 매장으로 연결돼 있고, 같은 정책을 적용한다. 이로써 데카트론 고객은 세계 어떤 지점에서든 똑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고객이 한국 지점에서 운동화를 샀더라도 이 운동화를 들고 프랑스 파리 매장에 가져가서 환불받을 수 있다.

또 데카트론은 고객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글로벌 브랜드들은 본사가 기획하고 개발한 제품만을 내놓는다. 아무리 고객이 원하더라도 그 브랜드가 관련 종목 스포츠용품을 팔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 하지만 데카트론은 현재 판매하는 제품이 아니더라도 고객의 요청이 있으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내놓는다. 고객을 그만큼 더 이해하고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구독 서비스는 브랜드 영향력이나 인지도가 전부가 아니다. 고객과 좋은 관계를 맺고 이들을 잘 파악하는 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


데카트론이 다른 리테일 기업보다 좀 더 신속하게 변화를 이뤄낼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데카트론은 매우 혁신적인 기업이다. 우리는 스스로 수십만 가지 제품을 기획해서 개발하고 생산하는 역량을 갖고 있다. 고객 의견을 반영해 데카트론만의 특허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DBR minibox Ⅱ ‘데카트론이 개발한 인기 제품 베스트 3’ 참고). 빠르게 고객 의견을 반영하고 이를 실행하는 조직문화가 오래전부터 데카트론 내에 자리 잡고 있다. 2014년부터 시행한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 ‘데카트론 크리에이션(Creation)’이 대표적인 예다. 데카트론 제품을 사용해본 적이 없어도, 스포츠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든지 이 온라인 플랫폼에 신제품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다. 아이디어는 30일 동안 노출되며 데카트론 직원들을 포함해 이 플랫폼에 참여하는 사람 누구나 아이디어에 의견을 내고 투표할 수 있다. 100개 이상의 찬성 의견을 받은 아이디어는 채택이 되고 아이디어 제안자는 데카트론 제품개발 담당 직원들과 화상회의에 참여하게 된다. 아이디어 제안자는 이후 제품 디자인, 기술적 보완 사항, 가격 책정 등 제품 개발 과정 전반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데카트론은 처음부터 완벽한 제품을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고객이 가치를 느낀다면 불완전해도 도전하고 그것을 완성해 나가는 유연성을 지니고 있다. 오랜 기간 학습한 조직문화가 최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

DBR mini box II: 데카트론이 개발한 인기 제품 베스트 3

데카트론이 고객 의견을 반영해 자체 연구 개발, 생산한 제품 중 가장 인기 있는 대표 제품 3가지를 소개한다.


1. The Easy Breath Mask
기존 스노클링 제품은 입으로만 숨을 쉬어야 하기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데카트론 디자인팀은 물속에서 코로도 숨을 쉬면서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는 마스크를 개발했다. 물안경과 튜브를 별도로 착용할 필요 없이 간편하게 마스크만 착용하면 된다.


2.The Two Second Pop-up Tent
접힌 텐트를 펼치기만 하면 2초 만에 완성되는 제품이다. 텐트의 부품이 모두 일체형으로 부착돼 있기 때문에 일일이 조립할 필요가 없다. 텐트를 철수할 때도 바로 접어서 가방에 넣기만 하면 된다. 간편함과 가벼움 덕분에 많은 캠핑 애호가가 구매했다.


3.Quechua Backpack
10리터 용량의 3.99달러짜리 산행용 백팩이다. 가방에 들어가는 소재와 부품을 최소화하는 디자인을 고안해 초저가 백팩을 개발했다.



기존 업무 수행 방식에 익숙했던 직원들이 변화를 거부하거나 외면하진 않나?

별로 없었다. 그 이유는 데카트론이 훌륭해서도, 다른 회사보다 뛰어나서도 아니다. 우리는 아주 작은 단위의 변화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전사적으로 디지털화를 실행하거나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는다. 각 매장은 자율적으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혁신을 시도한다. 그리고 새로운 시도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을 때 다른 지점으로 이를 확산한다. 그래서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가 도입되더라도 매장 직원들의 저항이 적은 편이다. 데카트론 직원들은 한 매장이나 지역에 머물지 않는다. 회사 차원에서 계속해서 다른 지역과 매장을 경험하길 권장한다. 직원들이 경험한 것을 그들이 동료직원들에게 직접 이야기할 때 가장 설득력이 높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안톤이라는 샌프란시스코 매장 매니저는 프랑스 파리에서 파견된 친구인데, 매장의 무인 계산대 서비스를 관리하고 있다. 그가 이 새로운 시도를 효과적이라고 판단한다면 다시 파리로 돌아갔을 때 이 서비스를 도입하자고 제안할 것이다. 처음엔 다들 생소하겠지만 안톤이 직접 경험한 것을 들으면 변화를 수용하기 쉬워질 것이다. 직원들에게 절대 새로운 시도나 변화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경험을 토대로 ‘설득’하면서 점진적인 방식으로 변화를 이뤄나가야 한다.


실제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조직은 어떻게 이뤄져 있는지 궁금하다.

경영기획 부문과 IT 부문 인력이 하나의 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과거에는 전략기획 부서 직원들이 중간에서 IT 부서와 매장 실무진을 중개하는 역할을 했다. 기획팀 직원들이 실무진 이야기를 들으면 이를 IT 부서에 전달해 시스템에 반영하는 구조였다. IT 부서가 의견을 주면 다시 이 의견을 기획부서가 실무진에게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흘려 버리게 되는 정보나 이야기들이 있었다. 실무진끼리 제대로 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다. 현재는 이 장벽을 허물고 프로덕트 매니저(PM) 중심으로 모두 한 팀으로 일한다. 예를 들어, 고객을 위한 앱을 만드는 PM은 매장 근무 직원, 마케팅 부서 직원, IT 엔지니어 등과 언제나 허물없이 직접 이야기할 수 있다. 직원들을 위한 앱을 만드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또 이 앱을 만드는 PM들끼리도 소통해 각기 다른 앱이 서로 효율적으로 구동할 수 있도록 협의한다. 이용자 중심의 간편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조직을 개편한 것이다.


데카트론의 혁신 과정에서 CTO는 어떠한 역할을 했는가?

CTO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경영진과 실무진을 연결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경영진을 교육하는 것은 CTO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다. 사실 새로운 혁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 위해선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이들이 디지털 기술과 디지털 혁신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데카트론에서는 경영진과 이사회가 디지털 기술을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이사회 멤버·경영진을 초청해 스타트업들을 직접 만나고 이들이 업무를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경험하는 자리를 정기적으로 마련한다. 이를 통해 현재 우리의 잠재적 경쟁자들이 얼마나 빠르게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하고, 제품화하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다. 그리고 데카트론 실무진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새로운 혁신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샌프란시스코=이미영 기자 mylee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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