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 부산 지역의 조선 기자재 기업 선보 패밀리(선보공업, 선보유니텍, 선보하이텍)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성공한 비결은 다음과 같다. 1. 내부 신사업 팀의 근본적인 한계를 깨닫고 액셀러레이터 선보엔젤파트너스를 스핀오프함으로써 외부의 우수 인재를 영입하고 적은 투자금으로 다양한 기술에 분산 투자하기로 방향을 전환했다. 2. 비슷한 고민을 하는 중견 제조업 오너와 2∼3세 후계자들의 네트워크를 구축, 정기적인 만남과 정보 공유를 통해 신뢰를 쌓고 개별 중견기업의 니즈에 맞는 오픈 이노베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Open Innovation as a Service) 모델을 구축했다. 3. 중견기업과 스타트업, 전통 산업과 첨단 기술을 연결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협업을 이끄는 ‘커넥터(Connector)’로서 전통 산업의 위기에 대응하고 제조업 생태계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이성근(동국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왜 지방의 중견 제조업은 늘 신사업에 실패하는 걸까?”
2013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가업을 잇기 위해 귀국한 최영찬 대표는 선보공업의 사업기획팀에서 야심 차게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 선보공업은 1986년 최 대표의 부친인 최금식 회장이 창업한 회사로 조선 해양플랜트 분야, 특히 선박 모듈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전통적인 중견기업이다. 경영 후계자인 최 대표가 귀국했을 때만 해도 조선업은 20년에 걸친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하지만 수요 예측이 가능한 수주산업의 특성상 이 같은 성장이 오래가지 않을 것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조선업의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최 대표는 회사 내에 신사업 담당팀을 꾸리고 R&D팀과 함께 대대적인 기술 투자에 나선다. 하지만 결과는 건건이 실패였다. 수년간 수백억 원을 투자해 개발한 훌륭한 신기술들이 정작 사업화 단계에서 고꾸라졌다. 열정만으로 추진하기엔 부담해야 할 비용이 너무 컸다. 최 대표는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기업 내부에서 신사업을 도모하는 데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외부에서 오종훈 대표, 고덕수 이사를 영입해 2016년 액셀러레이터 선보엔젤파트너스(이하 선보엔젤)를 스핀오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