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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과 리스크 관리 ①

‘디지털 통한 공급 사슬 관리’로 위기 탈출

장영재 | 280호 (2019년 9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의 시대다. 과거 운영상의 공급 사슬망 리스크 관리 기법만으로는 미·중 무역 분쟁, 한일 무역 마찰 등 탈세계화의 흐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증강/혼합현실 (AR/MR) 같은 디지털 기술이 글로벌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 예로, 반도체 등 장비를 설계, 제조, 서비스하는 신성FA는 국내 벤처인 지노텍과 협업해 AR/MR기술을 활용한 지식 전달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플랫폼 덕분에 신성FA는 숙련된 엔지니어를 해외 공장에 파견하지 않고도 현지 미숙련 인력에게 작업 노하우를 쉽게 전달할 수 있게 됐고, 지리적 이동에 따른 시간과 비용 투입을 최소화해 리스크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이 글은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서 디지털 기술과 빅데이터가 어떻게 운영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의사결정을 고도화할 수 있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소개한다.


각자도생의 새로운 세상

각자도생의 세상이다. 베를린 장벽 붕괴와 냉전 체제의 종식 이후 이어져 온 세계화 공조가 최근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세계의 경찰을 자처한 미국은 스스로 그 지위를 벗어나려 노력 중이며 세계 경제 공조를 위해 설립된 WTO와 IMF가 스스로 그 결속을 해체하는 데 앞장서는 역설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1 이러한 탈세계화의 시그널은 제조 분야 실물 경제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화웨이 논쟁으로 본격화한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과 화이트 리스트로 불거진 일본과 한국의 무역 마찰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아무도 겪어보지 못한 불안한 정세 속에서 기업들이 취해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정치·경제적 관계 등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정책적 방향도 중요하겠지만 이로 인한 혼란의 시대에 대응할 기업의 전략 및 전술 또한 중요하다. 지난 20년간의 세계화로 인해 글로벌 제조업에서 생산되는 대부분 제품은 ‘제품설계/개발 - 부품개발 - 조립/가공- 영업/서비스’ 과정에서 전 세계 분업으로 이뤄져 왔다. 하지만 세계 공조에 금이 가면서 이들의 연결 고리를 관리하는 공급 사슬망의 리스크 관리가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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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영재

    장영재yjang@kaist.ac.kr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

    장영재 교수는 미국 보스턴대 우주항공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기계공학, MIT 경영대학원(슬론스쿨)에서 경영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MIT 기계공학과에서 불확실성을 고려한 생산운영 방식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본사 기획실의 프로젝트 매니저로 근무하면서 과학적 방식을 적용한 원가 절감 및 전략적 의사결정 업무를 담당했다. 2020년 KAIST 연구소 기업인 ‘다임리서치’를 창업해 인공지능과 디지털 트윈 등의 혁신 기술을 제조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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