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 스마트한 공급사슬을 구성하는 3가지 빌딩 블록 ‘3I’: 기술 활용 기반(Instrumented), 상호 연결(Interconnected), 지능화(Intelligent)
스마트 SCM의 효용성 및 가치1. 유연성: 상황 변화에 따른 공급사슬의 조정 통해 비용 절감 및 리스크 최소화
2. 가시성: 정교한 계획 수립 통해 실행력 제고
3. 고객 지향: 제품수명주기 전체에 걸친 고객 니즈 파악해 공급사슬에 반영
4. 통합과 최적화: 글로벌 물류의 병목구간을 파악하고 복합적 요소들을 고려한 의사결정 통해 관리 효율화 실현
스마트 SCM의 개념공급사슬관리(Supply Chain Management ·SCM)란 용어가 최초로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것은 1982년이다. 당시 부즈알렌해밀턴(Booz Allen Hamilton)의 컨설턴트였던 케이트 올리버(Keith Oliver)가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를 하면서 이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올리버는 필립스 생산부서의 재고관리 관련 문제를 컨설팅하다가 이를 ‘생산’부서 하나의 문제가 아닌 기업 전체, 그리고 고객과 협력업체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당사자 간의 ‘프로세스’ 문제로 인식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개념적 방안으로 SCM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문제의 범위를 공장 내부에서 외부로 확대한 것이다.
오늘날 SCM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의 핵심도 1982년 올리버가 고민했던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바로 기업 내외부의 협력을 통해 어떻게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출 것인가 하는 문제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문제는 종국적으로 최종 소비자와는 어떻게든 연관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종종 일반인들에게도 이 문제가 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2011년 라면업계를 강타했던 ‘꼬꼬면’ 사례나 2014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허니버터칩’ 사례가 대표적이다. 팔도에서 내놓은 꼬꼬면은 ‘하얀 짬뽕 국물의 반란’이라는 이름하에 전통적인 빨간 국물의 라면 시장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꼬꼬면은 출시 3일 만에 400만 개가 판매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고, 이처럼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해 낼 수 없었던 팔도는 부랴부랴 500억 원을 들여 새로운 공장을 증설했다. 하지만 수요가 갑자기 급감하면서 팔도는 큰 손해를 입었다. 허니버터칩도 폭증하는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공급 설비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지만 이후 수요는 크게 줄어들었다. 이른바 ‘증설의 저주’를 경험한 것이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은 이처럼 기업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다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이루는 SCM이 ‘스마트’해진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 스마트 SCM은 공급사슬 전체에 대한 자동화(automation), 자율화(autonomy), 연결성(connectivity)을 강조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시스템이다. 당연히 실행능력의 범위는 단절된 ‘단일’ 기업으로부터 공급사슬 ‘전체’를 지능적, 체계적으로 아우르는 데까지 확장된다. 따라서 스마트 SCM은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공급사슬 각 구성원 간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보장하며, 지능형 의사결정을 통해 고객의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스마트 SCM은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비용을 줄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가치를 창조해낸다. 더욱 많은 정보를 이용한 최적의 의사결정과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프로세스의 재구성을 통해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것이다. 스마트 SCM의 개념이 아직은 모호하고, 이를 설명하는 방식에도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지만, 대체적으로 스마트한 공급사슬은 소위 ‘3I(Instrumented, Interconnected, Intelligent)’로 요약할 수 있는 3가지 빌딩블록(building blocks)을 핵심 구성요소로 가지고 있다.
1. 기술활용기반(Instrumented)SCM에 필요한 제반 정보는 RFID 등과 같은 다양한 센서나 기기에 의해 자동으로 생성돼야 한다. 과거에는 이들 정보가 사람에 의해 수집되고 기록되며 공유됐지만 스마트 SCM에서는 이런 정보의 생성과정이 기술기반의 디바이스나 장치, 혹은 시스템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이렇게 생성된 정보는 공급사슬에 대한 전반적인 가시성을 향상시켜준다. 정보의 가시성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이벤트를 볼 수 있게(see) 해줄 뿐 아니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이벤트라 할지라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감시 차원의 정보수집(witness)도 가능하게 해준다. 따라서 단순 수작업에 기반해 사람이 일일이 정보를 모니터링하는 프로세스 대신 컨테이너나 트럭, 제품, 그리고 생산설비 스스로가 사람을 위해 정보를 보고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2. 상호연결(Interconnected)스마트 SCM에서는 공급사슬을 구성하는 기업들의 창고와 트럭, IT 시스템, 제품 등이 서로 연결된다. 그 덕택에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수준의 상호연결성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상호연결성에는 고객이나 협력업체, IT 시스템과 같은 전통적인 연결 대상뿐 아니라 공급사슬에서 모니터링되는 모든 사물 개체까지도 포함한다. 이러한 연결성은 공급사슬에 대한 전체적인 가시성을 제공해 줄 뿐 아니라 모든 공급사슬 구성원을 포함하는 대규모의 협업도 가능케 한다.
3. 지능화 (Intelligent)스마트 SCM은 부분 최적화(local optimization)가 아닌 전체 최적화(global optimization)의 해답을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텔리전스(intelligence)가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공급사슬의 의사결정 문제는 제약조건이 복잡하기 때문에 하나의 정답만 존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제약조건과 대안을 평가해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결과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기능이 필수적이다.
스마트 SCM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인간의 개입 없이 학습을 통해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공급사슬 네트워크상에 어떠한 교란 상황(가령, 자연재해나 예기치 않은 사고와 같이 수요나 공급상에 갑작스런 변동이 발생하는 경우)을 인지하게 되면 시스템은 스스로 네트워크를 재조정해 문제의 해결과 복구를 지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생산시설, 물류시설, 차량 운영 등과 같은 물리적 자산의 이용에 관한 권한을 취득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실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지능형 SCM은 실시간 의사결정뿐 아니라 미래의 예측에도 활용될 수 있는데 향후에는 ‘인지 후 대응(sense-and-respond)’ 방식에서 ‘예측 후 실행 (predict-and-act)’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다.이러한 세 가지 특징을 통해 스마트 SCM은 개별적인 기술의 도입을 통해 폐쇄적 환경하에서의 스마트화를 거쳐 구매와 생산, 판매 등에 이르는 공급사슬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다. (그림 1)
스마트 SCM의 효용성과 가치기술 활용 기반, 상호연결, 지능화라는 요건을 갖춘 스마트 SCM은 오늘날 공습사슬 현장에서 직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다. 스마트 SCM이 제공해주는 효용성과 가치는 다음과 같은 4가지 측면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1. 유연성: 유연성을 통한 비용의 절감스마트 SCM은 유연성을 기본으로 한다. 오늘날의 공급사슬은 태생적으로 공급자 및 협력업체, 생산자, 유통, 기타 서비스 제공자들의 네트워크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주변 여건과 상황의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온디맨드(on-demand) 역량이 필수적이다. 공급사슬 관리자는 주어진 자원을 최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비용과 서비스 수준, 시간과 품질의 영향을 확인하고 대안별 장단점을 분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판촉 기간 동안 협력업체가 보내온 재고 및 배송 정보를 시스템에 내장된 비즈니스 규칙과 기준에 따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재고 등과 관련한 예외 상황의 발생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 만일 이러한 상황이 예상된다면 유통업체의 시스템은 구매담당자에게 현 상황을 공지하고, 자동으로 해당 공급업체에 주문을 발주할 수 있다. 제품 배송 지연이 예상되면 제3의 물류업체에 배송을 의뢰할 수도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기업은 결품에 따른 비용이나 판매 실기에 따른 막대한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유연성은 공급사슬의 리스크 관리에도 유용한 해답을 제공할 수 있다. 밀접하게 연결된 공급사슬이 더욱 복잡해짐에 따라 지엽적으로 발생한 작은 문제는 종종 다른 곳에서 심각한 문제로 전이될 수 있다. 따라서 리스크 관리는 한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광범위한 시스템의 문제다. 스마트 SCM은 이러한 유연성을 바탕으로 수많은 연결 대상으로부터 수집된 정보를 활용해 리스크를 경감할 수 있는 협력 전략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
2. 가시성: 스마트 SCM의 핵심 기반기업의 경영진은 비록 문제가 당장 발생하지는 않았더라도 공급사슬의 모든 현황을 상세히 알고 싶어 한다. 납품업체의 창고에는 얼마만큼의 재고가 보관돼 있는지, 협력업체의 생산라인에서 조립되고 있는 제품의 수량은 어느 정도인지, 유통 매장에 보관돼 있는 완제품의 재고는 며칠 분량인지 등이 바로 이러한 정보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에 대한 가시성을 해당 업체를 통해 확보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기존 비즈니스 관행과 시스템의 문제로 인해 관련 정보의 공유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마트 SCM에서는 ‘사람’이 아닌 ‘사물’이 정보 공유의 통로가 된다. 가시성을 확보해주는 주요 데이터는 센서 기술의 발달로 인해 도로를 움직이는 트럭, 창고의 독(dock), 매장의 매대 등 다양한 사물 접점을 통해 수집된다. 사실 인터넷 시대에 가시성의 문제는 정보의 부족이 아닌 정보의 홍수에서 기인된다. 스마트 SCM은 지능적인 모델링과 시뮬레이션 역량을 통해 넘쳐나는 정보의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통해 보다 완벽한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물론 그 계획을 실행하고 상황 변화에 대처하는 데에도 기여한다.
3. 고객지향: 전체 공급사슬에 투영되는 고객의 니즈현재 기업들이 도입한 SCM의 기술 수준을 고려했을 때 사실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만 있다면 이러한 니즈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부분은 어떻게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느냐가 아니라 그 니즈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일이다.
오늘날 기업들이 고민하는 SCM 전략의 불편한 가정 중 하나는 기업이 ‘상상하는’ 고객의 직관적 니즈를 맞추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이들은 면밀한 분석 없이 그저 신속한 제품의 배송과 전달에만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 SCM은 이러한 불편한 가정을 정확한 데이터 기반의 현실로 바꿀 수 있다. 제품의 전달 과정에만 고민의 영역을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전체 라이프사이클을 통틀어 고객과 상호작용하며 그들의 실제 니즈를 파악한다. 매일매일의 제품 사용에 대한 실제 패턴은 물론 제품의 마지막 폐기 단계까지도 분석의 과정에 포함해 이를 제품의 디자인과 생산 과정 전반에 반영한다. 또한 스마트 SCM에서는 수요와 관련된 시그널을 다양한 출처를 통해 확인할 수도 있다. 제품이 매장에서 소비자의 손에 닿는 순간, 제품이 매장을 떠나는 순간, 공장 내부의 중요한 부품이 내구연한을 다해가는 순간 등에도 필요한 수요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수요 정보와 관련한 시그널은 개별화된 고객 계층별 니즈를 분석해 맞춤화 전략을 구사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4. 통합과 최적화: 글로벌 공급사슬 관리를 위한 기본 역량글로벌화는 새로운 시장 개척을 통해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줬지만 관리 효율 면에서는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반면 스마트 SCM에서는 글로벌 물류의 병목구간이 어디인지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어 관리의 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제조공장의 입지나 협력업체를 선정할 때에도 단순히 인건비 같은 1차원적인 변수 외 다양한 고려사항들을 포함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공급, 제조, 유통 전반에 걸친 복잡다기한 변수와 대안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상황이나 변수의 변화에 따라 공급사슬을 유연하게 재조정하는 것은 물론 긴급 상황에 대한 복구 방안도 신속하게 실행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스마트 SCM의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