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2. 물류 4.0 전략

CPS 구축으로 실시간 시뮬레이션,모니터링.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물류 위험 최소화

235호 (2017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물류 4.0(Logistics 4.0) 시대를 주도할 핵심 기술


1. 사물인터넷(IoT): 단순 모니터링 수준을 넘어 운송 중 발생하는 위험을 사전에 예방


2. 블록체인(Block chain): 비용효과적인 문서 디지털화 통해 물류 프로세스의 비용과 시간 절감


3. 빅데이터: 기존의 화물 운송 데이터뿐 아니라 자연재해 및 파업, 테러 같은 사건/사고 데이터까지 분석해 전 세계 운행 선박의 지연예상 가능성 분석 및 대체 경로 개발


4. 인공지능(AI): 물류창고 적재 작업에 도입 시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화 결과 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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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기술과 산업의 발전은 공급사슬관리(SCM)와 물류에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1차 산업혁명으로 증기기관이 상용화되자 산업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가축의 힘에 의존하던 물류도 기계의 힘을 빌려 획기적인 도약을 이뤄냈다. 제조현장에 전기가 도입되면서 대량 생산 체계가 고도화된 2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전기를 기반으로 한 자동화된 물류 시스템이 등장했다. 이어 3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컴퓨터와 인터넷에 의한 정보화 혁명으로 물류운영 정보시스템이 널리 도입됐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은 이른바 ‘물류 4.0(Logistics 4.0)’으로 불리는 새로운 물류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필자들은 본고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이 물류에 미치는 영향과 물류 4.0 시대에 대비한 글로벌 물류 전략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물류 4.0의 핵심 기술인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Block chain),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및 로봇기술이 글로벌 물류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를 검토해보겠다.


물류 4.0과 글로벌 물류운영

 

1. IoT

물류 4.0의 핵심 기술은 가상물리시스템(CPS·Cyber Physical System)의 구축이라 할 수 있다. CPS는 실제 산업현장의 모습을 가상의 환경으로 구축해 물리세계와 가상세계의 융합을 꾀한다. 물류 설비에 부착된 IoT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데이터(온도나 습도 같은 환경 데이터, 물동 데이터 등)는 최적화 전략 수립을 위한 다양한 시뮬레이션에 활용된다. 가상세계에서의 시뮬레이션 결과 가장 우수한 성과를 낸 전략은 실제 현실세계에 적용되고, 이를 통해 기업은 물류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한마디로 물류 자원의 낭비 없이 최고의 효율을 이끌어 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전략 수립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CPS의 개념은 이미 물류 현장에서 구현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웹 기반 물류 시스템이 확산하면서 전자상거래를 통해 구입한 제품의 배송상태를 소비자에게 알려주거나 위성을 통해 수집한 선박, 항공기의 실시간 운항 정보를 바탕으로 화주에게 현재 화물의 위치를 보여주는 서비스가 이미 시도됐다. 하지만 이런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하려면 수작업에 의한 가공을 거쳐야만 했다. 즉 위성을 이용해 파악한 선박의 실시간 위치에서 특정 화주의 컨테이너 위치를 찾아내려면 화물이 담긴 컨테이너와 선박 정보를 일일이 수작업을 통해 매핑(mapping)한 후 고객에게 제공하는 방법이 일반적이었다. 이처럼 대부분의 프로세스가 수작업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특정 물류전략을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상상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장벽은 물류 IoT 장비의 발전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어느 정도 극복됐다. 예를 들어 화주는 자신의 화물에만 특정 기능의 IoT 장비 부착을 요청할 수 있다. 이에 따라 GPS 센서 기반으로 화물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거나 빛의 세기를 감지하는 감광센서로 컨테이너 혹은 박스의 개봉 여부를 확인해 도난 위험을 감지할 수 있게 됐다. 충격에 민감한 화물에 부착된 온도/습도/진동 센서는 화물 이동과정에서 충격이나 부주의에 의한 제품 불량이 발생할 경우 해당 시간과 위치를 명확히 기록해 사고의 원인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세계 각국의 통신회사는 저비용으로 운용 가능한 IoT용 네트워크 회선을 서비스하기 시작했고, 통신기술의 발전 덕택에 국경을 넘나드는 경우에도 자동 로밍 기능을 통해 화물 상태에 대한 정보를 끊김 없이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오늘날 물류 분야에서 IoT의 활용은 단순한 모니터링을 넘어 운송 중 발생하는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고 예방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가령 냉장설비를 갖춘 컨테이너 차량을 이용해 신선식품을 배달하는 콜드체인 시스템(cold chain system, 저온유통체계)에선 유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질을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삼성SDS가 자체 개발한 IoT 기반 통합 물류 플랫폼 ‘첼로(Cello)’는 배송과정에서 컨테이너 온도가 통제 범위 이상으로 상승하면 자동으로 컨테이너 온도를 낮추는 원격제어를 실시한다. 만약 원격제어를 통해서도 온도가 정상 범위로 돌아오지 않으면 컨테이너 냉장설비의 고장으로 인식하고 운전기사에게 컨테이너 정비를 지시할 수 있다. 이처럼 IoT 기반 물류 플랫폼을 활용하면 비단 신선 식품뿐 아니라 고가의 화물이나 충격에 민감한 반도체 등 전자제품의 운송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 밖에 물류창고의 설비관리나 작업자의 위치파악, 차량유지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2. 블록체인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17년 주목해야 할 10대 기술을 발표하면서 블록체인을 포함시켰다. 블록체인이란 중앙 서버가 단독으로 기록하던 거래내역을 분산된 각 서버에 시간 순서에 따라 블록 형태로 저장해 연결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데이터나 자산 거래의 신뢰성, 유연성, 신속성을 보장하는 블록체인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유명해지며 현재 금융업에서 제일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활용처는 매우 다양하며 향후 SCM과 물류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가능성도 크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을 물류 분야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글로벌 선사인 머스크(Maersk)는 해운물류의 디지털화라는 관점에서 접근했다. 머스크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해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나라마다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수작업으로 인해 다양한 종이 문서가 활용되는 점에 주목했다. 그리고 이 종이 문서를 디지털화하면 자사의 해운 경쟁력이 한 단계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문서의 디지털화에 가장 대표적인 기술은 전자문서교환(EDI·electronic data interchange)이다. EDI는 기존에 사용되는 문서 구조를 그대로 전자화해 기업 내외부의 다양한 정보시스템을 통한 접속을 가능케 했다. 1980년대부터 UN을 중심으로 국제 EDI 표준을 제정해 왔고 오늘날 많은 글로벌 기업이 EDI를 사용해 전자문서를 교환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EDI 구축에는 적지 않은 정보자원의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이로 인해 실제 EDI는 주로 대량의 문서 교환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기업 간 거래에서만 국한돼 사용된다. 거래 빈도나 물량이 많지 않은 기업 입장에서 모든 거래처와 EDI를 활용하는 건 비용효과적이지 않아서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 거래 빈도나 물량에 구애받지 않고 비용효과적으로 문서 디지털화가 가능해진다. EDI보다 훨씬 더 사용자에게 편리한 입력화면을 구현할 수 있고 종이 문서의 스캔본을 업로드해 거래를 진행할 수도 있다. 특히 스캔본의 경우 문자인식 기능을 이용하기 때문에 종이 문서의 필수 항목을 전자화된 데이터로 자동 저장할 수 있다. 이 모든 기능은 스마트 계약을 통해 자동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물류 프로세스의 비용과 시간이 크게 절감된다.
 

머스크는 동아프리카에서 네덜란드(로테르담 항구)까지 해운 수송과정에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개념증명(proof of concept)을 통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문서 디지털화를 구현하면 실제 물류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는 사실을 검증했다. 세계경제포럼을 비롯한 다양한 단체들도 다가올 미래의 블록체인 역할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기존 중앙집중형 물류정보시스템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 분산 환경에서 국제무역거래와 물류운영의 프로세스를 바꾸는 혁신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 이다.

 

3. 빅데이터

 

물류운영에서는 다양한 위험이 존재한다. 특히 국제운송 구간에서 예기치 못한 기상환경 등의 변화로 인해 예정보다 배송이 지연되는 상황이 흔하게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선박의 운항경로는 선사에서 결정할 문제다. 하지만 물류회사 입장에서는 복수의 선사가 동일 구간에 대해 서로 다른 항로를 선택할 경우, 개별 항로의 잠재 위험을 평가할 필요가 발생한다. 즉 다양한 항로 가운데 지연 발생이 최소화되는 항로를 고객에게 제안하는 것은 빅데이터 시대에 물류회사가 갖춰야 할 필수 역량이다.

 

삼성SDS의 경우 전 세계 물동량을 모니터링하는 글로벌컨트롤센터(GCC)를 운영하고 있다. GCC는 단순히 특정 화물의 운송 현황을 바라만 보는 곳이 아니다. 물류 시스템에 축적된 기존 데이터뿐 아니라 태풍, 지진 같은 자연재해나 파업, 테러 같은 사건/사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물류 위험관리를 선제적으로 수행하는 게 주된 기능이다. 즉,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전 세계 선박의 지연 예상 가능성을 분석하고, 지연 위험도가 큰 경우 지연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대체 경로를 개발하거나 육상수송 수단을 사전에 준비하는 등의 작업을 통해 물류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한다.

 

빅데이터 분석은 물류 ‘실행’뿐 아니라 SCM ‘계획’ 영역에서도 커다란 효과를 발휘한다. 대표적으로 미국 아마존은 예측배송(anticipated shipping)이란 특허를 출원했다. 이는 고객의 주문 이력으로부터 다음 주문 시점을 예측한 후, 실제 주문이 접수되기 전에 제품 배송을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예측되는 주문의 단위는 지역별로 통합된(aggregated) 주문을 의미한다. 따라서 예측 배송은 지역적으로 주문을 예상하고 결품으로 인한 제품 판매기회 상실을 방지하기 위해 인근 물류 센터에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도록 하는 기법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4. AI

 
물류창고 내에서의 적재 최적화는 비용절감을 위한 필수 요소다. 물류창고 내에서의 작업 시간을 단축하고 공간 활용을 효율화하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트럭비용을 줄이는 것도 적재 최적화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즉, 크기가 제각각 다른 제품들을 각각의 규격에 딱 맞는 박스에 담아 부피를 최적화하고, 이를 가장 공간효율적으로 차곡차곡 쌓을 수 있어야 작업 효율을 높이고 트럭 운반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만약 수요가 가장 많은 제품을 물류창고 입구에서 가장 먼 구석에 쌓아 놓았다거나 제품을 적재할 때 순서나 방법을 최적화하지 못할 경우 비효율이 발생하게 된다.


과거 물류창고 내 적재작업은 작업자의 판단에 의해 수행되곤 했다. 이는 작업자의 업무 숙련도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는 걸 의미한다. AI를 적재작업에 활용하면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화 결과를 미리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실제로 삼성SDS의 구주물류센터에서는 AI 기반의 적재 최적화(Loading Optimizer) 기술을 통해 ▲주문 내역에 따른 박스 선정 ▲팰릿(pallet) 적재 ▲트럭/컨테이너 적재 등 크게 세 단계별 시뮬레이션을 수행해 최적화 결과(제품 높이, 방향, 안정성을 위한 무게중심 등 다양한 제약조건을 고려)를 각각 도출하고 있다. 작업자는 시스템에서 알려주는 순서와 방법대로 적재작업을 수행하면 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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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히타치 역시 물류창고에서의 효율적 작업을 위해 창고 내 작업 데이터와 성과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창고관리 시스템이 작업을 지시할 때 물동량이 아닌 들어온 순서대로 배분하는 탓에 특정 시점에 특정 구역의 혼잡도가 상승, 작업 지연과 오류 위험이 함께 올라가는 현상을 파악했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 히타치는 AI를 활용, 창고 내 작업을 재할당하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전통적인 창고관리 시스템의 작업 할당 방식을 사용한 것과 AI 기반의 최적 작업 할당을 2개월간 실험한 결과 약 8%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게 됐다.


결론


향후 기업의 SCM/물류전략은 공급망 계획(SCP·Supply Chain Planning)과 물류 실행(SCE·Supply Chain Execution)이 통합돼 실시간 상호 소통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수요가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서 물류 실행 역량을 고려하지 않은 SCP가 실효성을 발휘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물류 실행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IoT를 통해 수집된 상태 정보와 내부 시스템에서 수집된 실적 정보는 단순히 공급망의 자재와 정보 흐름을 보여주는 것에서 멈춰선 안 된다.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을 통해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가 무엇인지 명확히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위험을 감지/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빈도(frequency)를 보여주는 공급망 관제 역시 공급망의 다양한 이벤트 간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수준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장인수 삼성SDS 플랫폼팀 팀장 insoo.jang@samsung.com
백승기 삼성SDS 수석 컨설턴트 seungki.baek@samsung.com

 

장인수 팀장은 한양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삼성SDS에 입사해 제조, 물류 관련 시스템 개발 및 컨설팅 업무를 맡아왔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외 다양한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SDS의 물류 솔루션 ‘첼로(Cello)’ 개발을 주도했다. 현재 SL(Smart Logistics)사업부에서 플랫폼팀을 이끌고 있다. 백승기 수석 컨설턴트는 고려대에서 경영과학 및 경영정보시스템 전공으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학 객원연구원, 미국 미시간대(University of Michigan) 연구원을 역임했다. 현재 삼성SDS SL 사업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4호 Rebuilding a Sales Strategy 2022년 05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