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4. 리테일 공간 혁신 트렌드

'팝업스토어 가 봤니?' 체험과 스타일 파는 소매공간이 뜬다

232호 (2017년 9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리테일 공간은 관람객들에게 매번 환상적인 무대공간으로 새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공연 이벤트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리테일 공간은 최근 4차 산업혁명을 통한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소매 유통시장의 경쟁 심화, 소비자 태도 변화 등으로 인해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브랜드 체험, 타깃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집중, 옴니 채널,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쇼핑 등의 키워드로 축약될 수 있는 최근의 변화와 더불어 기업들이 기억해야 할 가장 큰 전략은 ‘선제공격’이다. 즉 경쟁사는 물론 고객도 깨닫기 전에 소비자의 ‘숨겨진 니즈’를 발굴해 라이프스타일을 선도적으로 제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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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공간은 소비자들의 방문과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 주요 진열상품 카테고리와 상품 머천다이징, 매장 내·외부 인테리어, 매장 동선, 소비자 이용방식 재구성 등 지속적인 개선과 리뉴얼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어찌 보면 소매공간은 공연마다 관람객들에게 새롭고 환상적인 무대공간을 통해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공연 이벤트와 유사하다. 더불어 최근 소매유통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는 한편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소매 공간의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 제품 판매보다는 브랜드 체험을 중시하고, 카테고리 집중보다는 타깃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하는 흐름이 확연히 관찰된다. 또 소비자들의 편의를 극대화하는 옴니채널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을 쇼핑에 도입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리테일 혁신 트렌드의 구체적 내용과 사례들을 살펴보자.




체험의 확대: 브랜드 체험매장

플래그십 스토어, 팝업스토어, 편집숍 등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정체성과 개성 등을 직접 경험·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브랜드 체험매장(콘셉트 스토어)이 늘어나고 있다. 단순한 제품 구매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중요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이런 매장의 중요성 역시 커지고 있다.

먼저 플래그십 스토어는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특정 상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브랜드의 성격과 이미지를 극대화한 매장이다. 2000년대 초반 마케팅의 중심이 제품에서 브랜드로 이동하면서 럭셔리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확산된 모델이다. 그런데 이 플래그십 스토어가 10년이 지난 오늘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디지털·스마트 기술 진보, 4차 산업혁명의 본격화 등으로 인해 이제는 기존과 다른 방식의 고객 커뮤니케이션이 요구되고 있다. 즉 플래그십 스토어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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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차세대 브랜드 체험 플랫폼

플래그십 스토어의 효시이자 대표 기업인 애플스토어(Apple Store)는 고객의 총체적인 경험을 세밀하게 관리해 애플 제품만의 차별적 강점과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브랜드 철학을 효과적으로 전달해왔다. 고객은 직접 보고, 듣고, 만지고, 지원을 받는 총체적인 경험을 통해 애플의 강점을 인지할 수 있다. 그 결과, 전통적인 유통매장에서 전달하기 어려웠던 감성적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201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문을 연 애플유니온스퀘어(Apple Union Square)는 애플의 새로운 체험 공간 전략으로 만든 2세대 애플스토어다. 그 규모와 기능에서 혁신성이 드러나는데 일단 상업공간을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퍼블릭 커뮤니티 공간’으로 진화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명품 매장과 상가가 즐비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핫플레이스에 문을 열면서 애플의 브랜드 콘셉트를 잘 살려 심플한 느낌의 인테리어 디자인 요소와 친환경, 예술적 요소를 함께 녹였다. 애플유니온스퀘어의 시그니처 디자인이라 할 만한 유리슬라이딩도어는 높이가 무려 42피트(약 12.8m)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유리문이다.

또 애플유니온스퀘어 내에 자리 잡은 ‘애비뉴(Avenue)’는 애플의 제품과 서비스를 체험하는 인터랙티브 디지털 공간이다. 매장 방문객이 기기에 대한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매장의 동선을 따라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가 세워져 있다. 마치 거리처럼 조성된 길을 따라 방문객이 이동하면서 제품을 체험하고 정보도 얻게 한 것이다.

매장 중심부의 제품수리점인 ‘지니어스그로브’는 고객들이 기다리는 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포럼(Forum)은 다양한 문화행사를 위한 공간으로 고해상도를 자랑하는 비디오벽(Video wall)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공간에서 재능 있는 아티스트와 사진작가, 뮤지션, 게이머, 개발자 및 기업가들이 애플 고객들에게 영감을 심어주고 필요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보드룸은 애플 직원들이 벤처 창업가나 개발자, 중소기업 고객들에게 직접적인 조언을 해주고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또 프라자(Plaza)는 대중에게 24시간 공개되며 무료 와이파이(Wi-Fi) 및 좌석을 제공해 다양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했다. 플라자는 공원을 연상케 할 정도로 쾌적하게 꾸며놓은 야외공간으로 주말마다 정기적으로 유명 아티스트들의 공연이나 문화행사가 진행된다. 야외 테라스에는 자연친화적인 느낌을 줄 수 있도록 50피트(약 15.24m) 높이의 ‘녹색벽(green wall)’도 마련돼 있다.

체험 마케팅의 대가인 번트 슈밋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고객의 다양한 경험 관련 요소(감성, 감각, 인지, 행동, 관계)를 파악하고 충족시키기 위해 7가지의 체험제공물(커뮤니케이션, 아이덴티티, 제품의 외형, 공동 브랜딩, 공간적 환경, 웹 사이트, 인적요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슈밋 교수가 제안한 7가지 요소의 대부분은 플래그십 스토어 같은 브랜드 체험 플랫폼을 통해 제공이 가능하다.

 

희소한 경험 제공, 팝업스토어

팝업스토어는 인터넷에서 갑자기 생겼다가 없어지는 팝업 창처럼 붐비는 특정 장소에서 짧은 기간 신상품이나 한정판 등을 전시·판매하다 사라지는 매장이다. 이제는 많은 기업 또는 브랜드들이 시도해 콘셉트 자체는 신선하지 않아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애자일 방식1  을 활용해 큰 리스크를 지지 않고 특정 상품 또는 브랜드를 고객들에게 시험해보고자 하는 기업들과 새로운 자극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맞물려 당분간 리테일 혁명의 한 축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체험 경제의 선구자이자 심리학자인 크리스티안 미쿤다의 저서 <마음을 훔치는 공간의 비밀>에 따르면, 팝업스토어는 매우 독특한 상품(한정판, 일반 유통채널에서 판매되지 않는 상품)과 독특한 매장 인테리어(강렬한 인상을 주는)를 이용해 소비자들에게 특별하고 희소한 경험을 제공한다. 팝업스토어는 판매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각인, 신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 확인이 목적이므로 마케팅 도구로서의 역할이 더 크다. 따라서 브랜드 론칭 행사, 신제품 테스트, 재고품 처리, 인지도 제고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팝업스토어 콘셉트를 제대로 활용한 것으로 평가받는 몇 가지 국내 사례를 소개한다.

게임마니아의 천국,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엇게임즈는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판교 현대백화점에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한 달 동안 5만 명이 넘는 방문객들로 북적거렸다. 개장 첫날에는 1시간 전부터 팬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백화점 내의 일반 매장 대비 상대적으로 매우 많은 고객들이 몰려들어 백화점 전체의 매장 전략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 정도였다고 한다. 이곳에는 각종 게임 캐릭터의 피규어들이 전시됐으며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도 판매됐다. 특히 한정 판매품 ‘미스터리 박스’는 피규어와 인형, 마우스 패드 및 모자 등이 무작위로 1종씩 들어 있는데 최소 6만 원 이상의 상품을 4만 원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큰 인기를 끌었다.

체코 마을을 재현하라, 코젤다크

‘체코 마을로의 여행’을 콘셉트로 한 코젤다크의 팝업스토어는 코젤다크가 탄생한 체코 염소 마을을 그대로 재현해 이국적인 분위기에서 신선한 체코산 생맥주를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했다.

이태원에 위치한 ‘러스티 스모크하우스’에서 2016년 12월부터 약 2개월간 진행된 코젤다크 팝업스토어는 오픈 한 달 만에 1만 잔 이상을 판매하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우고 온라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또한 이태원의 첫 번째 팝업스토어의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2017년 5월에는 합정동에 두 번째 팝업스토어도 마련했다.

체코를 대표하는 맥주답게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체코 전통 음식인 콜레뇨, 스마제니시르, 굴라시 등을 함께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시나몬 아트, 염소수염 인증샷 이벤트도 진행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한 주말에는 매번 다른 스타일의 전문 캐리커처 작가들이 직접 참여자의 얼굴을 염소 캐릭터로 의인화해주는 ‘나만의 염소 캐리커처 이벤트’도 운영했다. 2   특히 맥주 거품 위에 자신만의 염소 표정을 표현하는 ‘시나몬 아트’는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소비자의 50% 이상이 참여하며 자발적인 입소문의 진원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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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숍

최근 특정 카테고리(가구, 가전, 완구, 생활용품 등)별로 완벽한 구색과 깊이를 갖춘 특화된 매장을 통해 일부 상품군을 집중 판매하는 전문점 내지 카테고리 킬러 소매점이 각광받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역동적 구매성향과 글로벌 소매시장 트렌드를 볼 때 아마 당분간 이러한 형태의 소매점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들어 카테고리 킬러들은 단순히 상품의 구색이나 깊이로만 승부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문화와 체험 등을 통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파고들고 있다.

서적 체인점에서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츠타야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공간으로 리테일 전문가들이 가장 먼저 손에 꼽는 곳은 일본의 츠타야(TSUTAYA)다. 이곳은 독서뿐 아니라 쇼핑, 문화, 휴식, 사교, 여행의 경계를 무너뜨린 공간으로 ‘고객이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함으로써 고객을 진정 행복하게 하는 공간’을 지향한다. 기업명 ‘CCC(Culture Convenience Club)’의 서적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츠타야는 서적, DVD, CD를 동시에 제공하는 멀티 패키지 스토어다. 2017년 1월 기준으로 일본 전역에서 14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3 

그런데 2011년 도쿄 시부야에 개점한 츠타야 다이칸야마점은 새롭고 혁신적인 콘셉트로 현재 일본 최고, 최대의 서점으로 인정받고 있다. 츠타야 다이칸야마점은 2014년 도서 매출 1109억 엔으로 전국 판매 1위 매장으로 올라섰다. 츠타야 다이칸야마점의 타깃 고객은 ‘프리미어 에이지’로 불리는 단카이 세대로 50∼65대 중장년층이다. 한국의 베이비부머 세대에 해당하는 계층이다. 이들 세대의 기호에 맞춰 서점, 음반, 영상 매장, 카페 등을 구성했으며 일반 서점에서 주로 다루는 비즈니스, 처세 등의 콘텐츠는 취급하지 않고 인문, 문예, 예술, 취미, 건축, 디자인, 요리, 여행 등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인구통계학적으로 세분화된 시장을 타깃으로 함으로써 고객들의 니즈와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하는 상품 및 서비스, 체험을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츠타야에서 가장 이색적인 특징 중 하나가 라이프스타일 관점으로 배치한 상품 진열 방식이다. 요리책 옆에는 각종 식기나 식재료가 배치돼 있고 원예 책 옆에는 씨앗부터 화분, 디지털 원예기구 같은 제품이 구색에 맞춰 진열돼 있다.

또한 음악 서적과 음반이, 문화 서적과 스타벅스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으며, 스포츠 서적 근처에서는 테니스용품과 자전거가 판매되고 있다. 여행책 코너 부근에는 여행안내 데스크가 있어 항공권과 기차 티켓까지 현장에서 예매할 수 있다. 츠타야는 최근 가전매장에 도서관, 카페, 음반, 소프트웨어, 로봇까지 결합한 ‘라이프스타일숍’도 추진하고 있다.

츠타야의 본질은 ‘상업용 매장’ 자체가 아니라 ‘지식과 체험 공간’이다. 이는 고객들이 ‘물건’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행위’를 원하기 때문이다. 츠타야는 숲속의 도서관, 오감으로 느끼고 즐기는 장소를 구현함으로써 고객들의 니즈에 적절히 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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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매장에서 2030 남성 편집숍으로, 일렉트로마트

이번엔 눈을 국내로 돌려보자. 일렉트로마트는 ‘지구에 없던 가전전문매장 : Digitally, Everything is Possible’을 표방하며 2015년 
6월 킨텍스점으로 처음 출점한 후 최근 스타필드 하남점, 중동점까지 총 1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새로운 콘셉트인 ‘체험테마형 가전전문점’을 표방하면서 대형 가전, 소형 가전, 디지털 가전, 장난감 등 모든 가전 상품을 아우르면서 패션, 화장품, 아웃도어 등 남성들이 선호하는 상품군도 함께 구성한 통합형 가전전문매장이다. ‘남자들의 감성놀이터’라는 콘셉트를 지향하는 일렉트로마트는 단순히 가전제품 구매를 넘어서 엔터테인먼트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 공간을 지향한다.4



일단 트렌디한 상품을 가장 빨리, 많이 경험하도록 하면서 전문성 있는 상품을 다양하게 제공한다. 또 판매 위주의 가전매장이 아니라 고객들이 오래 머물고 싶은 놀이터와 같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차별화된 머천다이징을 적용하고 있다. 상품 구색도 초저가에서 프리미엄 라인까지를 모두 커버하고 있는데 노브랜드(No Brand), 차별화된 자체 브랜드(PL), 직접 소싱 제품, 독점 판매 제품 등의 구색을 모두 갖췄을 뿐 아니라 각 카테고리를 대표하는 ‘1등 브랜드’ 중심으로 프리미엄 라인도 강화하고 있다.

일렉트로마트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고 하면 무엇보다 영웅 캐릭터 ‘일렉트로맨’을 들 수 있다. 영웅 캐릭터를 통해 만화처럼 즐겁고 스토리텔링 요소가 있는 매장을 구현했다. 이 캐릭터는 매장 입구, 벽면, 기둥, 배너 등에 익살스러운 B급 유머 표현을 가미해 구성함으로써 보는 이들에게 재미를 더하고 있다. 실제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슈퍼 히어로는 이제 어른이 됐지만 한때는 소년이었던 성인 남성들의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유대감을 형성한다. 일렉트로맨의 성격과 취향을 반영한 피규어, 드론, 스마트토이, 맥주거품기, 코믹스북 등을 통해 젊은 남성 고객들의 취향도 저격하고 새로운 수익도 창출하고 있다. 브랜드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도 일렉트로맨이라는 단일 캐릭터 콘셉트를 모든 고객 접점에 일관되게 활용함으로써 통합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츠타야의 CEO인 마스다 무네아키는 그의 저서 <지적자본론>에서 ‘기획이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과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기존 생산 및 유통 구조와 관점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리테일 분야에서는 제품이나 매장 자체의 경쟁력보다 소비자를 대신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해주고 제안해주는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옴니채널

전자상거래 전문가인 존 스텔저(John Stelzer)는 효과적인 옴니채널 운영에 실패한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는 자신들의 성장 기반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온라인 영역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오프라인 점포를 내면서 향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차이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오프라인 매장만으로는 디지털 네이티브 고객들을 불러 모으는 데 한계를 느끼고 있으며 온라인 유통업체들도 체험과 서비스 제공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옴니채널 시대의 최강자, 아마존

다소 식상하게 느껴지겠지만 최근 들어 온라인 기반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통시장 지배력을 극대화해 가고 있는 대표적인 옴니채널 성공기업으로 아마존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아마존은 가격, 제품 다양성, 배송 등 온라인 몰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채널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아마존 대시, 프라임서비스 등 신기술과 온라인몰 간 연계를 통해 주문 편의성을 제고하고 있다. 또 오프라인 서점 및 전자기기 유통점 등과 연계해 오프라인 픽업(Pick-up)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은 이러한 다양한 옴니채널 성공 사례들을 바탕으로 미국 온라인 유통시장의 5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아마존의 다양한 옴니채널 시도 가운데 필자가 눈여겨본 것은 오프라인 서점인 ‘아마존 북스토어(Amazon Bookstore)’다. 아마존은 최근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북스토어 출점을 확대하고 있다. 오프라인상에서 다양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온라인 상품까지 직접 수령할 수 있는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게 아마존의 전략적 의도다. 특히 이 서점은 온라인에서의 리뷰나 예약/판매 상황을 기반으로 서적을 진열하기 때문에 회전율이 매우 높다. 또한 아마존의 다른 상품을 시험할 수 있는 체험 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실제 아마존 북스토어에 가면 아마존의 킨들파이어나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 등 아마존의 최신 기기를 체험할 수 있다.5   아마존 매장을 찾는 고객들 중 상당수가 인터넷과 모바일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만큼 향후에도 아마존의 영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AR/VR 쇼핑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는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과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을 활용한 쇼핑은 향후 유통업계에 지각변동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AR/VR은 그동안 게임, 관광, 엔터테인먼트 등 특정 분야를 중심으로 활용돼 왔으나 최근 그 적용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AR/VR을 이용한 쇼핑은 온라인과 모바일의 체험을 극대화한다는 측면에서 차세대 온라인 플랫폼의 핵심 기술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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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스페이스를 발굴하라:
VR/AR쇼핑의 선두주자, 알리바바

최근 중국에서는 미국에도 없는 VR카페가 생겨날 정도로 VR 하드웨어 개발 및 VR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이 바로 중국의 최대 규모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다. 알리바바는 새로운 유통환경의 변화를 일으킬 기술로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등을 꼽고 있다. 이에 따라 먼저 VR과 AR을 집중 개발할 목적으로 GM(GnomeMagic Lab) 연구소를 출범하고, 세계 최대 규모의 VR 쇼핑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조물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알리바바가 장악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시장에 VR을 접목함으로써 판매자들이 스스로 독자적인 VR 상점을 꾸릴 수 있는 플랫폼을 구성하겠다는 것이 최종 목표다.

VR 상점은 기존에 없던 리테일 공간의 확장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리테일 혁신을 논할 때 이처럼 새롭게 등장한 ‘새 영토’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알리바바는 기존 쇼핑 환경에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하는 소위 바이플러스(Buy+)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15센트에 불과한 카드보드 VR 헤드셋을 구입하고, 스마트폰을 헤드셋에 넣으면 다양한 상품들을 둘러볼 수 있다. 바이플러스(Buy+)는 알리페이와 연계돼 가상현실 세계에서 결제도 진행할 수 있다. 즉 VR 헤드셋을 착용한 상태에서 눈 맞춤(eye contact), 고개 끄덕임, 손동작을 하면 3D 형태의 결제창이 나타나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결제가 완료된다.

이러한 기술은 중국 내에 소매점이 없는 유통사업자들에게 매우 유용한데 일례로 뉴욕의 메이시스백화점은 알리바바가 제안하는 ‘VR 쇼핑을 통한 구매’를 시험해보고 있다. 또 로봇 가이드 ‘샤오위’가 등장해 쇼핑을 도와주고, 상품을 사각지대 없이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게 지원해주고 있다. 또 이용자의 시선을 분석해 고객 관심사를 파악한 뒤 제품 생산 및 매장 운영 방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또한 ‘포켓몬 고’ 게임과 유사한 증강현실 게임도 서비스하고 있다. ‘Catch the Tmall Cat’이라는 증강현실 게임은 티몰(Tmall)의 마스코트 고양이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잡는 방식으로, 상하이 디즈니랜드, 스타벅스, KFC 등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Catch the Tmall Cat’은 알리바바의 O2O 전략 중 하나로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알리바바는 VR과 AR 간 시너지 창출을 도모할 수 있다.

알리바바는 현재 메이시스, 타깃, 코스트코 등 7개의 세계적인 유통업체들과 VR 쇼핑 사업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향후 알리바바의 소비자들은 뉴욕, 도쿄, 시드니 등 세계 곳곳의 백화점, 마트, 쇼핑몰 등에서 자유롭게 쇼핑을 하게 될 것이다. 결국 중국 소비자들에게 세계적인 브랜드와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알리바바가 추구하는 VR과 AR 사업의 최종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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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혁명에 주목하라

지금까지 최근 리테일 공간에 불고 있는 ‘체험혁명을 통한 혁신적인 변화’ 흐름들을 살펴봤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소매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지만 이러한 혁신적인 리테일 공간들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며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희소성 있는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밀레니얼세대로 분류되는 2030 젊은 층과 강한 연대감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이들과 공감할 수 있는 매력적이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다.

한 가지 기억할 점은 유통업체 관점이 아닌 고객 관점에서 리테일 공간을 기획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통업체의 편의와 효율을 위한 상품 구성과 매장 환경 기획은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소비자의 숨겨진 ‘니즈’를 깨울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먼저 제안해 고객과 유통업체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개척해야 한다. 앞서 살펴본 사례별로 성공의 포인트는 다르지만 다른 이들이 시도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새롭고 독특한, 즉 희소성 있는 경험을 제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구매경험을 앞서 제안할 수 있는 유통업체들이 결국 새로운 시대의 승자가 될 것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 jys1836@naver.com

정연승 교수는 서울대 경영학부 학사와 석사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경제연구소, 현대자동차, 이노션 등에서 근무했다. 국내 주요 유통 및 소비재 기업, 그리고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자문 및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주 연구 분야는 유통채널 전략, 세일즈 및 프로모션 전략, 서비스 마케팅, 뉴로마케팅 등이다. 한국경영학회가 선정하는 ‘2016 올해의 신진경영학자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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